헌법재판소

2021헌마16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1년 5월 27일

결정 전문

사 건 2021헌마16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대리인 법무법인 해냄
담당변호사 김형선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11. 10.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20년 형제3876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0. 11. 10. 청구인에 대하여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20년 형제3876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0. 9. 21. 21:14경 성남시 분당구 (주소생략) ○○아파트 135동 1, 2호라인 앞 노상에서 피해자 황○○(남, 16세)가 잠금장치를 하지 않은 채 세워 놓은 시가 1,000,000원 상당의 자전거(브랜드명 생략) 1대를 가지고 갔다. 이로써 청구인은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1. 2. 2.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피해자가 놓고 간 자전거(이하 ‘이 사건 자전거’라 한다)가 아파트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 근처 재활용품을 쌓아 놓는 장소에 있었고 그 방치상태나 주변상황, 자전거의 상태 등에 비추어 타인이 버린 물건으로 오인하여 가져간 것에 불과하므로,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성남시 분당구 (주소생략)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137동에 거주하고 있다.
(2) 피해자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2020. 9. 21. 20:00경 이 사건 아파트 135동에서 과외를 받기 위하여 이 사건 자전거를 타고 왔으며, 잠금장치를 하지 않은 채 135동 1, 2호 라인 앞에 세워두고 과외를 받으러 올라갔다.
(3) 청구인은 같은 날 퇴근길에 이 사건 자전거를 발견하고, 21:14경 위 자전거를 자신의 주거지인 이 사건 아파트 137동 402호로 가지고 갔다.
(4) 피해자는 같은 날 21:48경 과외를 마치고 내려 와 보니 이 사건 자전거가 없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22:23경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5) 경찰은 아파트 단지 내 영상정보처리기기(이하 ‘CCTV’라 한다)에 녹화된 영상정보를 검색하던 중 불상의 남성이 이 사건 자전거와 비슷한 모델의 자전거를 가지고 137동 1, 2호 라인 현관으로 들어와 승강기에 탑승한 후 4층에서 내리는 모습을 확인한 후, 402호에 방문하여 CCTV에 촬영된 남성이 청구인임을 확인하고, 당시 아파트 베란다에 보관 중이던 자전거가 이 사건 자전거임을 확인함으로써 청구인을 피의자로 특정하였다.
(6)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다음날인 2020. 9. 22. 17:00경 경찰로부터 이 사건 자전거가 버려진 자전거가 아니라는 연락을 받고, 19:00경 피해자에게 위 자전거를 직접 돌려주었다.

나.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 인정 여부
(1)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절도의 고의 외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9. 8. 선고 91도3149 판결). 절도의 고의는 타인의 점유 하에 있는 타인소유물을 그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 하에 이전하는 데에 대한 인식을 말하므로, 타인이 그 소유권을 포기하고 버린 물건으로 오인하여 이를 취득하였다면 이와 같이 오인하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한 절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89. 1. 17. 선고 88도971 판결).

(2)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아파트 137동 근처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35동 1, 2호 라인 앞 쓰레기 분리수거장 근처 버려진 옷장 옆에 이 사건 자전거를 잠금장치도 하지 않은 채로 세워둔 점, 이 사건 자전거 바로 옆에 버려져 있던 옷장 등에도 폐기물스티커는 붙어 있지 않았던 점, 청구인은 이 사건 아파트의 주민으로서 아파트 현관, 승강기 안에 CCTV가 설치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청구인은 당시 이 사건 자전거를 집으로 가져감에 있어서 중학생인 아들과 동행하여 불특정 다수의 눈에 잘 띄는 아파트 현관을 통해 승강기를 이용한 점이 인정되는데, 청구인이 나중에 CCTV를 통해 쉽게 자신의 행적이 드러날 것임을 알면서도 자신의 아들이 보는 앞에서 이 사건 자전거를 절취하였다고 보기에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이 이 사건 자전거를 누군가 버린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갔을 것으로 인정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청구인이 수사 초기부터 일관되게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를 부인하면서 이 사건 자전거를 버린 물건으로 오인하여 이를 취득하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으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그 주장과 같은 오인이 있었는지 여부 및 그러한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를 더 신중하게 조사ㆍ검토한 후 절도죄의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