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바250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1년 6월 24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바250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전○○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임복규, 장시원, 손유정, 조대규
당 해 사 건 대법원 2019도7115 공직선거법위반
[주 문]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 제1항 중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에 관한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 제1항 가운데 위 해당 부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8. 6. 13.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사람인데, 2018. 3. 31.경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게 기부행위를 하였다는 공직선거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1심 법원은 2019. 2. 14.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청구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18고합483).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2019. 5. 15. 기각되었고(대전고등법원 2019노75), 상고하였으나 2019. 7. 5. 기각되었다(대법원 2019도7115).
청구인은 위 상고심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13조 제1항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7. 5. 기각되었고(대법원 2019초기625), 2019. 7. 2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13조 제1항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에 관한 부분에 대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공직선거법 제112조는 기부행위 정의조항에 불과하여 그것 자체로는 기본권침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조항은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13조 제1항 중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에 관한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 제1항 가운데 위 해당 부분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①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그 배우자는 당해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결혼식에서의 주례행위를 포함한다)를 할 수 없다.
제257조(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14조(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항 또는 제115조(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의 규정에 위반한 자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① 이 법에서 "기부행위"라 함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직선거법(2017. 3. 9. 법률 제14571호로 개정된 것)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②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한다.
1. 통상적인 정당활동과 관련한 행위(이하 각 세부항목은 생략)
2. 의례적 행위
3. 구호적·자선적 행위
4. 직무상의 행위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6.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
3. 청구인의 주장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라는 개념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 국민이 그 기준과 범위를 충분히 예측하거나,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기부행위’에 관하여 법에서 정하고 있기는 하나, 법 제112조 제2항에서 허용되는 기부행위로 예시된 내용이 일부에 국한되고, 법 제112조 제2항 제6호가 허용되는 기부행위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였을 뿐만 아니라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 심판대상조항은 규제가 광범위하고 그 뜻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법 제115조와 달리 당해 선거와 관련이 없는 기부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매우 제한적으로 기부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기부행위금지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그 외 당선무효, 공무담임 제한 등 법적 효과도 뒤따른다.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공무담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 등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하여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후보자 등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법 제264조, 제266조 등에 의하여 당선이 무효가 되고 일정 기간 공직에 취임할 수 없는 등의 제한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의 직접적 효과라기보다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법 제264조 등이 적용되어 나타난 결과이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21. 2. 25. 2018헌바223 참조).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과 더욱 밀접하게 관련된 기본권인 선거운동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일반적 행동자유권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 한다.
청구인의 주장에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취지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법 제112조 제2항 제6호에 대한 주장인데 이 조항은 이 사건 심판대상이 아니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법 제112조 제2항 제6호의 위임에 따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부분은 법률 자체의 위헌 여부에 관한 주장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및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후보자 등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에 관하여 검토한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판단기준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헌재 2000. 6. 29. 98헌가10 참조). 다만,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7. 11. 30. 2015헌바300 참조).
(2)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 부분
심판대상조항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기부행위가 부정한 경제적 이익 등으로 선거권자의 자유의사를 왜곡시켜 선거의 공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심판대상조항에서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는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의 경우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같은 조항에서 ‘선거구민’이라는 표현을 병렬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의 의미가 당해 선거구민을 의미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18. 3. 29. 2017헌바266). 대법원도 ‘선거구 내에 주소나 거소를 갖는 사람은 물론 선거구 안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사람도 포함되는 것’으로 일관되게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도2049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3) ‘기부행위’ 부분
헌법재판소는 2021. 2. 25. 2018헌바223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의 이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기부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법 제112조 제1항은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기부행위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금지되는 기부행위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위 2018헌바223 결정 이후 심판대상조항이나 기부행위 정의조항인 법 제112조가 개정된바 없으므로,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기부행위의 제한은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할 선거에서 부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여 유권자의 자유의사를 왜곡시키는 선거운동을 범죄로 처벌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선거의 공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형사처벌의 방법을 선택한 것은 그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헌재 2021. 2. 25. 2018헌바223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2004. 3. 12. 공직선거법이 개정되기 전과 개정 후의 법률을 비교하여 보면, 구법 제112조 제1항은 기부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를 ‘1. 금전·화환·달력·서적 또는 음식물 기타 이익이 되는 물품의 제공행위, 2. 물품이나 시설의 무상대여나 무상양도 또는 채무의 면제·경감행위……’ 등과 같이 11가지의 유형으로 규정하였으나, 현행 법 제112조 제1항은 이 유형을 삭제하고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라고 규정함으로써 구체적 유형 제시에서 일반적 개념 제시 형식으로 바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법에서도 11가지 유형에는 ‘제1호 내지 제9호에 규정된 금전·물품·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외에 그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제112조 제1항 제10호)와 ‘제1호 내지 제10호의 규정에 의한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제11호)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법률 규정상 현행법에서 기부행위의 개념이나 범위가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금지되는 기부행위의 의미나 내용, 범위가 자세히 한정되어 있는 점은 구법이나 위 법률 조항이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기부행위가 ‘원칙적 제한, 예외적 허용’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심판대상조항에는 법 제115조와 달리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을 위하여’라는 구성요소가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것은 법 제115조가 널리 제3자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규정으로서 선거와 관련이 없는 제3자에 대하여 기부행위를 금지시키려면 금지요건을 추가로 설정할 필요가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의 경우에는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가 선거기간에 상관없이 후보자 자신을 위한 기부행위로서 선거의 공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아 금지시키고 있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추가적 구성요건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기부행위를 상시 제한하고 있지만, 법 제112조 제2항 등 관련규정들과 연관 하에 면밀히 살펴보면 모든 기부행위가 언제나 금지되고 있는 것은 아니고, 금지되는 기부행위의 폭이 엄격하게 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기부행위 대상자를 ‘당해 선거구 내, 선거구민의 모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로 한정하고 있고, 그 주체도 후보자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나아가 기부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규정한 법 제112조 제2항도 ‘1. 통상적인 정당 활동과 관련한 행위 2. 의례적 행위 3. 구호적ㆍ자선적 행위 4. 직무상의 행위’뿐만 아니라,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를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개방적으로 규정하여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행위 유형이 추가될 수 있음을 긍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거운동 내지 선거와 무관한 기부행위까지 이 법이 규제하는 기부행위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역시 기부행위가 비록 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07. 6. 29. 선고 2007도3211 판결;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도1912 판결)고 판시하여, 선거와 무관한 경우뿐만 아니라 일응 선거와 유관해 보이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에는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하고 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기부행위는 일정 범위로 제한되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처벌함으로써 확보하고자 하는 법익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의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선거의 공정이 훼손되는 경우 후보자 선택에 관한 민의가 왜곡되고 그로 인하여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점, 아직도 기부행위로 유권자의 의사 결정이 왜곡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는 우리 선거실태를 고려해 보면, 선거의 공정을 확보하기 위해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것은 법익 균형성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전○○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임복규, 장시원, 손유정, 조대규
당 해 사 건 대법원 2019도7115 공직선거법위반
[주 문]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 제1항 중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에 관한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 제1항 가운데 위 해당 부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8. 6. 13.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사람인데, 2018. 3. 31.경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게 기부행위를 하였다는 공직선거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1심 법원은 2019. 2. 14.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청구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18고합483).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2019. 5. 15. 기각되었고(대전고등법원 2019노75), 상고하였으나 2019. 7. 5. 기각되었다(대법원 2019도7115).
청구인은 위 상고심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13조 제1항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7. 5. 기각되었고(대법원 2019초기625), 2019. 7. 2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13조 제1항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에 관한 부분에 대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공직선거법 제112조는 기부행위 정의조항에 불과하여 그것 자체로는 기본권침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조항은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13조 제1항 중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에 관한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 제1항 가운데 위 해당 부분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①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그 배우자는 당해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결혼식에서의 주례행위를 포함한다)를 할 수 없다.
제257조(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14조(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항 또는 제115조(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의 규정에 위반한 자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① 이 법에서 "기부행위"라 함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직선거법(2017. 3. 9. 법률 제14571호로 개정된 것)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②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한다.
1. 통상적인 정당활동과 관련한 행위(이하 각 세부항목은 생략)
2. 의례적 행위
3. 구호적·자선적 행위
4. 직무상의 행위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6.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
3. 청구인의 주장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라는 개념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 국민이 그 기준과 범위를 충분히 예측하거나,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기부행위’에 관하여 법에서 정하고 있기는 하나, 법 제112조 제2항에서 허용되는 기부행위로 예시된 내용이 일부에 국한되고, 법 제112조 제2항 제6호가 허용되는 기부행위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였을 뿐만 아니라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 심판대상조항은 규제가 광범위하고 그 뜻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법 제115조와 달리 당해 선거와 관련이 없는 기부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매우 제한적으로 기부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기부행위금지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그 외 당선무효, 공무담임 제한 등 법적 효과도 뒤따른다.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공무담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 등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하여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후보자 등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법 제264조, 제266조 등에 의하여 당선이 무효가 되고 일정 기간 공직에 취임할 수 없는 등의 제한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의 직접적 효과라기보다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법 제264조 등이 적용되어 나타난 결과이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21. 2. 25. 2018헌바223 참조).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과 더욱 밀접하게 관련된 기본권인 선거운동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일반적 행동자유권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 한다.
청구인의 주장에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취지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법 제112조 제2항 제6호에 대한 주장인데 이 조항은 이 사건 심판대상이 아니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법 제112조 제2항 제6호의 위임에 따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부분은 법률 자체의 위헌 여부에 관한 주장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및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후보자 등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에 관하여 검토한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판단기준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헌재 2000. 6. 29. 98헌가10 참조). 다만,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7. 11. 30. 2015헌바300 참조).
(2)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 부분
심판대상조항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기부행위가 부정한 경제적 이익 등으로 선거권자의 자유의사를 왜곡시켜 선거의 공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심판대상조항에서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는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의 경우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같은 조항에서 ‘선거구민’이라는 표현을 병렬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의 의미가 당해 선거구민을 의미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18. 3. 29. 2017헌바266). 대법원도 ‘선거구 내에 주소나 거소를 갖는 사람은 물론 선거구 안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사람도 포함되는 것’으로 일관되게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도2049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3) ‘기부행위’ 부분
헌법재판소는 2021. 2. 25. 2018헌바223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의 이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기부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법 제112조 제1항은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기부행위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금지되는 기부행위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위 2018헌바223 결정 이후 심판대상조항이나 기부행위 정의조항인 법 제112조가 개정된바 없으므로,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기부행위의 제한은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할 선거에서 부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여 유권자의 자유의사를 왜곡시키는 선거운동을 범죄로 처벌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선거의 공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형사처벌의 방법을 선택한 것은 그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헌재 2021. 2. 25. 2018헌바223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2004. 3. 12. 공직선거법이 개정되기 전과 개정 후의 법률을 비교하여 보면, 구법 제112조 제1항은 기부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를 ‘1. 금전·화환·달력·서적 또는 음식물 기타 이익이 되는 물품의 제공행위, 2. 물품이나 시설의 무상대여나 무상양도 또는 채무의 면제·경감행위……’ 등과 같이 11가지의 유형으로 규정하였으나, 현행 법 제112조 제1항은 이 유형을 삭제하고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라고 규정함으로써 구체적 유형 제시에서 일반적 개념 제시 형식으로 바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법에서도 11가지 유형에는 ‘제1호 내지 제9호에 규정된 금전·물품·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외에 그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제112조 제1항 제10호)와 ‘제1호 내지 제10호의 규정에 의한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제11호)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법률 규정상 현행법에서 기부행위의 개념이나 범위가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금지되는 기부행위의 의미나 내용, 범위가 자세히 한정되어 있는 점은 구법이나 위 법률 조항이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기부행위가 ‘원칙적 제한, 예외적 허용’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심판대상조항에는 법 제115조와 달리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을 위하여’라는 구성요소가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것은 법 제115조가 널리 제3자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규정으로서 선거와 관련이 없는 제3자에 대하여 기부행위를 금지시키려면 금지요건을 추가로 설정할 필요가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의 경우에는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가 선거기간에 상관없이 후보자 자신을 위한 기부행위로서 선거의 공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아 금지시키고 있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추가적 구성요건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기부행위를 상시 제한하고 있지만, 법 제112조 제2항 등 관련규정들과 연관 하에 면밀히 살펴보면 모든 기부행위가 언제나 금지되고 있는 것은 아니고, 금지되는 기부행위의 폭이 엄격하게 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기부행위 대상자를 ‘당해 선거구 내, 선거구민의 모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로 한정하고 있고, 그 주체도 후보자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나아가 기부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규정한 법 제112조 제2항도 ‘1. 통상적인 정당 활동과 관련한 행위 2. 의례적 행위 3. 구호적ㆍ자선적 행위 4. 직무상의 행위’뿐만 아니라,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를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개방적으로 규정하여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행위 유형이 추가될 수 있음을 긍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거운동 내지 선거와 무관한 기부행위까지 이 법이 규제하는 기부행위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역시 기부행위가 비록 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07. 6. 29. 선고 2007도3211 판결;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도1912 판결)고 판시하여, 선거와 무관한 경우뿐만 아니라 일응 선거와 유관해 보이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에는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하고 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기부행위는 일정 범위로 제한되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처벌함으로써 확보하고자 하는 법익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의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선거의 공정이 훼손되는 경우 후보자 선택에 관한 민의가 왜곡되고 그로 인하여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점, 아직도 기부행위로 유권자의 의사 결정이 왜곡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는 우리 선거실태를 고려해 보면, 선거의 공정을 확보하기 위해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것은 법익 균형성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01 참조).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