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32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1년 6월 24일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마32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대리인 변호사 두완수
피 청 구 인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2. 28.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2020년 형제187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2. 28. 피청구인으로부터 수산자원관리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2020년 형제187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누구든지 해양수산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여 체장미달 어류를 포획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2019. 8. 29.경부터 같은 해 9. 2.경까지 제주도 남서방 약 50마일 해상에서 ○○호를 운항하며 근해안강망 어구를 이용하여 갈치, 참조기 합계 17,560㎏ 상당의 어획물을 포획하면서 그 중 법령이 허용한 각 어획물의 20%를 초과한 비율인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 합계 5,260㎏ 상당을 포획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3. 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수산자원관리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는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의 포획을 금지하면서도 각 어획량 중 20% 미만으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하는 경우는 처벌하지 않고 있는데, 청구인이 포획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의 각 어획량이 특정되지 않아 각 어획량 중 20% 이상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갈치 및 참조기의 각 어획량 중 20% 이상으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하였는지 여부이다.

나. 관련 조항
수산자원관리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14조(포획ㆍ채취금지) ① 해양수산부장관은 수산자원의 번식ㆍ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수산자원의 포획ㆍ채취 금지 기간ㆍ구역ㆍ수심ㆍ체장ㆍ체중 등을 정할 수 있다.(중략)
⑤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수산자원의 포획ㆍ채취 금지 기간ㆍ구역ㆍ수심ㆍ체장ㆍ체중 등과 특정 어종의 암컷의 포획ㆍ채취금지의 세부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수산자원관리법(2015. 3. 27. 법률 제13270호로 개정된 것)
제6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4조를 위반하여 어업을 한 자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2019. 1. 22. 대통령령 제29502호로 개정되고, 2020. 9. 22. 대통령령 제310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포획·채취금지) ② 법 제14조 제5항에 따른 수산자원의 포획ㆍ채취 금지 체장 또는 체중은 별표 2와 같다.

별표 2
<img src="/LSA/flDownload.do?flSeq=105697797"></img>

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호(근해안강망어업 허가 보유, 군산시 선적, 89톤, 선원은 11-10명 정도 승선)의 선장으로 약 45년 동안 어업에 종사하여 왔다.

(2) 청구인은 2019. 8. 27. 군산시에서 출항하여 2019. 8. 29. 13:00경 조업지인 제주도 남서쪽 약 50마일 해상에 도착한 다음 2019. 9. 2. 19:00경까지 근해안강망 어구 5틀로 어획물을 포획하는 작업을 하여 갈치, 참조기를 910상자(총 17,560㎏) 상당을 포획하였다.

(3) 2019. 9. 5.경 군산해양경찰은 어선들이 군산 ○○동 공판장에 입항하여 불법 포획한 어획물을 하역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군산 ○○동 공판장에 출동하여 단속하였다. 군산해양경찰은 청구인이 운송차량 기사 하○○에게 건넨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류가 섞여 냉동된 어획물 263상자(5,260㎏)를 압수하고 청구인을 체장미달 어류를 포획한 수산자원관리법위반 혐의로 입건하였다.

(4) 압수된 어획물은 체장미달 갈치와 체장미달 참조기 등이 섞여 냉동된 것으로, 청구인이 체장미달 갈치와 체장미달 참조기를 포획한 사실은 알 수 있으나, 체장미달 갈치와 체장미달 참조기 각각의 정확한 포획량은 알기 어렵다.

(5) 청구인은 해양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포획한 갈치·참조기 중 체장미달 갈치·참조기는 263상자(5,260㎏) 정도로 총 어획물의 20%를 초과하였고 갈치 및 참조기 각 어종별로도 20% 기준을 초과하여 포획하였다고 진술하였다.

(6) 한편, 운송차량 기사인 하○○은 청구인으로부터 어획물 운송의뢰를 받고 2019. 9. 5. 15:00경 군산에 도착하여 기다리던 중, 청구인으로부터 다른 화물차 기사들이 해경에 검거되었으니 저녁까지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대기하였고, 그 후 청구인으로부터 냉동어획물을 받아 차량에 싣다가 해양경찰로부터 체장미달 어획물 보관 혐의로 단속되었다.

(7)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후, 당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포획량이 법령에서 금지하는 기준인 각 어획량의 20%를 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라. 판단
(1) 수산자원관리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는 수산자원의 번식과 보호를 위하여 체장미달 어류에 대한 포획·채취를 금지하되, 수산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어종별 증감량, 어획량, 이용 소비량 등을 토대로 각 어종별로 체장미달의 기준을 정하고 특정 어종의 경우에는 해당 어종의 포획량 중 일정 비율 미만으로 체장미달 어류를 포획·채취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갈치와 참조기는 각 어획량의 20% 미만으로 체장미달 어류를 포획·채취하는 것이 허용된다(수산자원관리법 제14조 제1항,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별표 2).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청구인이 갈치 및 참조기 각 어획량의 20%를 초과하여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수산자원관리법위반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

(2) 한편, 청구인의 조업방법인 근해안강망조업은 조업장소에 도착하여 닻을 투하하고 닻줄이 모두 나가면 그물을 투하하고 양쪽 범포를 투하한 후 약 7-8시간 뒤에 다시 범포부터 닻까지 모두 양망을 하여 어획물을 포획하는 방법으로, 조류가 빠른 곳에 그물을 고정해 놓고 물살에 떠밀려온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어서 어린 물고기나 계획하지 않은 어종까지 마구 잡히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 청구인은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법령에서 허용하는 비율인 각 어획량의 20% 이상으로 포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이 약 45년의 어업경력이 있는 선장으로서 배에서 포획한 어획량을 분류하면서 체장미달 갈치와 참조기가 법령에서 금지하는 비율을 초과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당연히 주의를 기울였을 것이어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의 실제 어획량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점, 당시 청구인으로부터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받아 배송하려고 하였던 하○○의 진술에 의하면 청구인이 하○○에게 "해경이 체장미달 어획물을 단속하고 있어 저녁쯤에나 상차가 가능하니 부두 근처에서 기다리라"고 연락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까지 고려해 본다면, 청구인이 법령에서 정하는 비율 이상으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하였을 것으로 의심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청구인이 갈치 및 참조기 각 어획량의 20%를 초과하여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청구인에게 수산자원관리법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청구인은 경찰에서 각 어획량의 20%를 초과하여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당시 포획한 총 어획량이 17,560㎏으로 상당한 양에 달하는데다 많은 물고기가 조류에 휩쓸려 그물에 걸리는 안강망 조업방법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이 당시 포획한 갈치와 참조기 등을 각 어종별로 분류하고 그 중 포획된 체장미달 갈치와 체장미달 참조기의 비율을 계산하여 각 어획량의 20% 이상으로 포획한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고 진술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고, 그 이후 청구인이 헌법소원을 청구하면서 기존의 진술과 다르게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청구인의 경찰 진술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는 자료로 삼기 어렵다.
또한, 현장에서 압수된 어획물은 체장미달 갈치와 체장미달 참조기 등이 섞여 냉동된 것이어서 이러한 압수물만으로는 체장미달 갈치와 체장미달 참조기를 구분하기 어려워 각 어종별 포획량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경찰은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의 어획량을 각 어종별로 구별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합한 총 어획량으로 그 포획 비율을 계산하였는데, 이러한 자료로는 청구인이 법령에서 허용하는 비율을 초과하여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를 포획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기록상 청구인의 주장을 뒤집고 혐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

(4)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청구인을 상대로 경찰에서 자백한 내용과 관련하여 당시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가 각 어종별로 해당 어획량의 20%를 초과한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운송기사인 하○○에게 해경 단속을 언급하며 일단 현장에서 대기하라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호에 청구인과 함께 승선하였던 선원 등 제3자를 상대로 당시 포획한 어획량, 그 중 체장미달 갈치 및 참조기의 포획량을 확인하는 등 보완 조사하여 청구인의 혐의를 명확히 하였어야 함에도, 만연히 경찰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내지 증거 판단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