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920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1년 8월 31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마920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백○○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
담당변호사 조기현, 이동규, 신예원, 정경민, 문수연
피 청 구 인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4. 9.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2020년 형제863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4. 9. 피청구인으로부터 퇴거불응의 피의사실로 기소유예처분(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2020년 형제863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고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피해자 민○○의 친딸이다. 청구인은 2020. 1. 23. 22:20경 천안시 서북구 (주소생략)에 살고 있는 피해자로부터 위 주거지에서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음에도, 그 무렵부터 같은 날 23:33경까지 정당한 이유 없이 퇴거요구에 불응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20. 7. 2.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과 피해자가 모녀 사이라는 점, 청구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 등에 비추어 청구인에 대한 피해자의 퇴거 요구에 진정한 퇴거 요구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청구인이 피해자의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퇴거불응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피해자의 친딸이다. 청구인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피해자), 청구인, 청구인의 여동생 등 총 4인이다. 청구인의 가족은 2009년 무렵부터 아버지의 지방순환근무 등으로 인해 주중에는 아버지와 나머지 식구들이 떨어져 지냈고, 주로 주말에 함께 지냈다. 청구인의 부모는 2017. 5. 16. 이혼하였다.
(2) 청구인은 부모의 이혼 전부터 피해자와 자주 다투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 청구인은 고등학교 3학년 재학 기간에 피해자와의 갈등으로 피해자와 함께 살던 집을 떠나 아버지가 있는 통영시에서 지내기도 하였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청구인의 고모와 함께 따로 생활하기도 하였다. 청구인은 2018. 3. 1.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는 줄곧 서울에서 거주하였다.
(3) 청구인은 2020. 1. 22. 방학 기간 중 설 명절을 맞이하여, 피해자가 살고 있는 천안시 서북구 (주소생략)(이하, ‘이 사건 주거지’라고 한다)로 왔다. 청구인은 2020. 1. 23. 저녁 무렵 이 사건 주거지에서 청구인의 동생과 다투던 중 이를 말리는 피해자와 갈등을 빚었다. 피해자는 2020. 1. 23. 22:09경 ‘딸이 욕설과 행패를 부린다, 격리시켜 달라’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하였다. 이에 천안서북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이 이 사건 주거지로 출동하였다. 피해자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청구인과 청구인의 동생이 싸워 이를 말렸더니 청구인이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칼을 들어 무서웠다고 주장하며 청구인을 이 사건 주거지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계속하여 청구인에게 이 사건 주거지에서 나갈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고성을 지르면서 나가지 않자, 경찰관은 청구인이 피해자의 정당한 퇴거 요청이 있음에도 약 1시간 동안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인을 2020. 1. 23. 23:33경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4) 피해자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청구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청구인의 부친도 청구인이 부모의 이혼, 타지 생활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점 등을 설명하며 청구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였다.
나. 판단
(1) 형법상 퇴거불응죄(형법 제319조 제2항)는 주거, 건조물 등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타인의 주거, 건조물 등에 적법하게 또는 과실로 들어간 자가 거주자 등의 퇴거요구를 받고 이에 응하여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 장소에서 퇴거하지 아니하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12. 4. 24. 2011헌바48 참조).
(2) 형법상 퇴거불응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주거 등에서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여야 하므로, 청구인에 대한 퇴거불응죄의 피의사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사건 당일 머물렀던 이 사건 주거지가 ‘타인’의 주거에 해당한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청구인은 피해자의 친딸로서 피해자와 함께 상당한 기간 공동생활관계를 계속적으로 유지하였음이 확인된다. 청구인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무렵 피해자와 사이가 좋지 않아 아버지 또는 고모와 함께 지내는 등 피해자와 떨어져 살았던 시기가 있지만, 그와 같은 일시적인 사정만으로는 청구인과 피해자의 공동생활관계를 달리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청구인은 2018년 3월경부터는 서울에 거주하였으나, 이는 주로 청구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기 위한 목적으로 보일 뿐이므로, 피해자가 생활하는 이 사건 주거지에 대하여 청구인의 공동생활관계를 부인할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한편 청구인이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피해자와 오랜 갈등을 겪었다고는 하나, 방학 기간 중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피해자가 살고 있는 이 사건 주거지에 왔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과 피해자는 딸과 어머니로서 생활 공동체적 결합을 이루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 여기에 청구인이 사건 당시 불과 21세(미혼)로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까지 더하여 고려해 본다면, 수사기록에 나타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실질적인 독립을 하여 청구인과 피해자의 공동생활관계가 단절되었다거나 청구인이 피해자와의 공동생활에서 완전히 이탈한 상태여서 이 사건 주거지가 청구인에 대하여 ‘타인’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청구인과 피해자가 모녀 사이라는 점과 청구인의 나이, 그동안의 청구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와 주거형태 및 이 사건이 불거진 경위 등을 감안하면,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주거지가 ‘타인’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면밀한 판단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이 사건 주거지에 얼마나 자주 또는 정기적으로 왕래하였는지, 이 사건 주거지에 청구인의 물건이나 생활공간 등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는지, 이 사건 주거지에 머무른 기간 동안에 청구인이 피해자 및 청구인의 동생과 어떻게 생활하였는지, 청구인이 대학에 다니기 위해 서울에서 거주한 것이 피해자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이었는지 등을 충분히 조사하여 이 사건 주거지를 ‘타인’의 주거로 볼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채 사법경찰관의 수사결과만으로 청구인에게 퇴거불응죄의 피의사실을 인정하였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주거지가 청구인에 대하여 ‘타인’의 주거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음이 인정된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백○○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
담당변호사 조기현, 이동규, 신예원, 정경민, 문수연
피 청 구 인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4. 9.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2020년 형제863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4. 9. 피청구인으로부터 퇴거불응의 피의사실로 기소유예처분(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2020년 형제863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고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피해자 민○○의 친딸이다. 청구인은 2020. 1. 23. 22:20경 천안시 서북구 (주소생략)에 살고 있는 피해자로부터 위 주거지에서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음에도, 그 무렵부터 같은 날 23:33경까지 정당한 이유 없이 퇴거요구에 불응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20. 7. 2.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과 피해자가 모녀 사이라는 점, 청구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 등에 비추어 청구인에 대한 피해자의 퇴거 요구에 진정한 퇴거 요구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청구인이 피해자의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퇴거불응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피해자의 친딸이다. 청구인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피해자), 청구인, 청구인의 여동생 등 총 4인이다. 청구인의 가족은 2009년 무렵부터 아버지의 지방순환근무 등으로 인해 주중에는 아버지와 나머지 식구들이 떨어져 지냈고, 주로 주말에 함께 지냈다. 청구인의 부모는 2017. 5. 16. 이혼하였다.
(2) 청구인은 부모의 이혼 전부터 피해자와 자주 다투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 청구인은 고등학교 3학년 재학 기간에 피해자와의 갈등으로 피해자와 함께 살던 집을 떠나 아버지가 있는 통영시에서 지내기도 하였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청구인의 고모와 함께 따로 생활하기도 하였다. 청구인은 2018. 3. 1.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는 줄곧 서울에서 거주하였다.
(3) 청구인은 2020. 1. 22. 방학 기간 중 설 명절을 맞이하여, 피해자가 살고 있는 천안시 서북구 (주소생략)(이하, ‘이 사건 주거지’라고 한다)로 왔다. 청구인은 2020. 1. 23. 저녁 무렵 이 사건 주거지에서 청구인의 동생과 다투던 중 이를 말리는 피해자와 갈등을 빚었다. 피해자는 2020. 1. 23. 22:09경 ‘딸이 욕설과 행패를 부린다, 격리시켜 달라’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하였다. 이에 천안서북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이 이 사건 주거지로 출동하였다. 피해자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청구인과 청구인의 동생이 싸워 이를 말렸더니 청구인이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칼을 들어 무서웠다고 주장하며 청구인을 이 사건 주거지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계속하여 청구인에게 이 사건 주거지에서 나갈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고성을 지르면서 나가지 않자, 경찰관은 청구인이 피해자의 정당한 퇴거 요청이 있음에도 약 1시간 동안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인을 2020. 1. 23. 23:33경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4) 피해자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청구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청구인의 부친도 청구인이 부모의 이혼, 타지 생활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점 등을 설명하며 청구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였다.
나. 판단
(1) 형법상 퇴거불응죄(형법 제319조 제2항)는 주거, 건조물 등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타인의 주거, 건조물 등에 적법하게 또는 과실로 들어간 자가 거주자 등의 퇴거요구를 받고 이에 응하여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 장소에서 퇴거하지 아니하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12. 4. 24. 2011헌바48 참조).
(2) 형법상 퇴거불응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주거 등에서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여야 하므로, 청구인에 대한 퇴거불응죄의 피의사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사건 당일 머물렀던 이 사건 주거지가 ‘타인’의 주거에 해당한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청구인은 피해자의 친딸로서 피해자와 함께 상당한 기간 공동생활관계를 계속적으로 유지하였음이 확인된다. 청구인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무렵 피해자와 사이가 좋지 않아 아버지 또는 고모와 함께 지내는 등 피해자와 떨어져 살았던 시기가 있지만, 그와 같은 일시적인 사정만으로는 청구인과 피해자의 공동생활관계를 달리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청구인은 2018년 3월경부터는 서울에 거주하였으나, 이는 주로 청구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기 위한 목적으로 보일 뿐이므로, 피해자가 생활하는 이 사건 주거지에 대하여 청구인의 공동생활관계를 부인할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한편 청구인이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피해자와 오랜 갈등을 겪었다고는 하나, 방학 기간 중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피해자가 살고 있는 이 사건 주거지에 왔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과 피해자는 딸과 어머니로서 생활 공동체적 결합을 이루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 여기에 청구인이 사건 당시 불과 21세(미혼)로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까지 더하여 고려해 본다면, 수사기록에 나타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실질적인 독립을 하여 청구인과 피해자의 공동생활관계가 단절되었다거나 청구인이 피해자와의 공동생활에서 완전히 이탈한 상태여서 이 사건 주거지가 청구인에 대하여 ‘타인’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청구인과 피해자가 모녀 사이라는 점과 청구인의 나이, 그동안의 청구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와 주거형태 및 이 사건이 불거진 경위 등을 감안하면,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주거지가 ‘타인’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면밀한 판단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이 사건 주거지에 얼마나 자주 또는 정기적으로 왕래하였는지, 이 사건 주거지에 청구인의 물건이나 생활공간 등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는지, 이 사건 주거지에 머무른 기간 동안에 청구인이 피해자 및 청구인의 동생과 어떻게 생활하였는지, 청구인이 대학에 다니기 위해 서울에서 거주한 것이 피해자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이었는지 등을 충분히 조사하여 이 사건 주거지를 ‘타인’의 주거로 볼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채 사법경찰관의 수사결과만으로 청구인에게 퇴거불응죄의 피의사실을 인정하였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주거지가 청구인에 대하여 ‘타인’의 주거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음이 인정된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