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마1024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1년 9월 30일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마1024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박○○
대리인 법무법인 해성
담당변호사 정재현, 송효원
피 청 구 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6. 13. 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2594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8. 8. 12. 서울 영등포구 ○○로 (지번생략) ○○침례교회(이하 ‘○○교회’라 한다) 청년회관 앞에서 청년회관 이용 문제로 다른 교인들과 대치하던 중 넘어진 피해자 문○○(46세, 남성)을 오른손으로 밀쳤다는 폭행 혐의로, 피청구인으로부터 2019. 6. 13. 기소유예처분(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25945호, 이하 ‘이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에 청구인은 2019. 9. 10.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고 폭행의 고의도 없었다. 가사 청구인의 행위가 폭행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측의 위법한 점거행위에 맞선 행위로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분쟁발생 경위
(가) ○○교회는 서울 영등포구 ○○로 (지번생략)에 본당을 두면서 61개의 지예배당을 두고 있는 교회이다.
김○○은 1969년경 ○○교회를 설립한 이래 2012년경까지 교회의 유일한 감독으로서 신앙생활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재정, 교육, 선교 등의 최고 집행자의 직무를 수행하였다. 김○○은 2013. 1. 3. 시무예배를 통해 2013. 1. 1.자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그의 아들인 김□□이 감독으로서 위임을 받는다는 취지를 선포하였다. 김□□은 그 후부터 감독직을 수행하다가 2017. 3. 12. 사임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후 김○○이 감독 취임에 관한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다시 감독 직무를 사실상 수행하였다.
이에 ○○교회의 상당수 교인들이 2017. 3.경부터 ○○교회 교회개혁협의회(이하 ‘교개협’이라 한다)를 결성하여 김○○과 김□□의 ○○교회 운영행태 등을 비판하면서 ○○교회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교회의 교인들은 김○○과 김□□을 지지하는 교인들(이하 ‘비교개협 측 교인들’이라 한다)과 교개협 측 교인들로 나뉘어 서로 반목하게 되었다.
교개협 측 교인들 일부는 법원에 김○○을 상대로 ○○교회 감독으로서의 직무집행정지와 그 직무대행자 선임을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18. 3. 23. 김○○은 ○○교회의 감독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결정하는 한편, 김□□의 후임 감독이 없는 이상 김□□이 그 사임 후에도 민법 제691조에 따라 ○○교회의 감독으로서 업무수행권이 있으므로 감독의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7라21220). 교개협 측 교인들은 이에 재항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8. 5. 29. 재항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18마5400).

(나) ○○교회는 본당 부지에 9개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건물들은 본당과 청년회관 등 그 부속 건물들이다. 청년회관 2층에는 김○○의 사택이 있다.
수십 명 이상의 교개협 측 교인들은 2018. 8. 5. 일요일 오전에 본당 바로 옆에 있는 청년회관에 들어갔다. 이들은 망치와 드릴 등을 사용하여 2층으로 통하는 문을 부수고 2층에 들어가려 하였다.
교개협 측 교인들은 2018. 8. 12. 일요일 오전에 다시 청년회관에 들어가려 하였으나, 경찰이 출동하여 이를 저지하였다.

(2) 청구인의 행위
2018. 8. 12. 피해자 등 교개협 측 교인들이 청년회관에 들어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청구인 등 비교개협 측 교인들과 대치하게 되었다.
피해자는 ‘청구인이 2018. 8. 12. 피해자를 발로 차고 멱살을 잡아 밀치며 두 팔로 밀어 넘어뜨리는 등 폭행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9. 2. 19.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피해자는 그 후 경찰에 출석하여 ‘청구인이 피해자를 잡고 넘어뜨리면서 손으로 어깨를 눌렀고 오른쪽 무릎을 발로 밟았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반하여 청구인은 경찰 피의자신문 시 ‘옆 사람들과 팔짱을 끼고 있어서 폭행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피해자가 제출한 동영상 속에서 피해자의 어깨를 잡은 사람이 청구인이기는 하나 피해자를 밀거나 누른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하며 폭행사실을 부인하였다.
피해자와 청구인이 각각 제출한 동영상(수사기록 6, 107면)에 의하면, 피해자 등 교개협 측 교인들 다수와 청구인 등 비교개협 측 교인들 다수가 서로 마주보면서 몸, 팔 등으로 미는 등 몸을 대고 밀착하여 대치하고 있으며, 청구인과 피해자 또한 서로 마주보고 미는 모습이 확인된다. 그러던 중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를 말리기 위해 피해자의 등을 잡아당기면서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등을 보인 상태, 즉 피해자의 등과 청구인의 가슴이 맞닿은 상태가 되고, 갑자기 피해자와 청구인 모두 뒤쪽으로 밀리면서 피해자가 넘어지는데, 이때 청구인도 뒤로 밀리며 뒷걸음치면서 자신의 앞에서 뒤로 넘어지는 청구인의 어깨를 잡는 모습이 확인된다.

(3) 피해자의 청구인에 대한 폭행과 재판
피해자는 ‘2018. 8. 12. ○○교회 청년회관 계단 앞에서, 청년회관 사용문제로 교회 신도들이 양분되어 대치하던 중 청구인의 멱살을 잡은 후 그의 얼굴을 향해 침을 뱉으면서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 청구인을 폭행하였다’는 폭행죄로 2019. 2. 18. 기소되어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고단649,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노1395).

나. 폭행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청구인이 피의사실과 같은 폭행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핀다.
피해자는 2019. 2. 18. 청구인에 대한 폭행죄로 기소되자, 사건발생일로부터 6개월이 넘게 지난 2019. 2. 19. 청구인을 폭행죄로 고소하였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해자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발로 차고 잡아 넘어뜨리면서 어깨를 눌렀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은 피의사실을 부인한다. 한편 제출된 동영상에 의하면, 피해자가 넘어지기 직전 경찰이 피해자의 등을 잡아당기면서 피해자의 등과 청구인의 가슴이 맞닿은 상태가 되었고, 갑자기 피해자와 청구인 모두 뒤쪽으로 밀리면서 피해자가 넘어지자 청구인이 자신의 앞에서 뒤로 넘어지는 청구인의 어깨를 잡는 것이 확인되고, 청구인이 피해자를 밀거나 눌러 넘어뜨리거나 넘어진 피해자를 밀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동영상에 의하면 청구인의 행위는 교개협 측 교인들과 비교개협 측 교인들 다수가 몸을 맞대고 서로 밀던 중 힘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발생하였고, 이 과정에서 청구인이 피해자의 어깨를 잡은 것은 피해자와 함께 갑자기 뒤로 밀리면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한 행동으로 볼 수 있는 점, 피해자가 고소장 내지 경찰 진술에서 주장한 청구인의 폭행행위가 일관되지 아니하고 동영상에서 확인되지 않으며 이에 부합하는 다른 증거도 없는 점, 피해자가 자신이 청구인에 대한 폭행죄로 기소되자 바로 다음날, 사건발생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청구인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뢰하기 어렵다. 반면, 피해자의 어깨를 잡은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를 밀거나 누른 것은 아니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동영상의 내용과 부합한다.
결국 청구인이 피의사실과 같은 폭행행위를 하였다거나 폭행의 고의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폭행죄에 대한 법리오해 및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자의적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