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8헌바367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 위헌소원
결정일: 2021년 10월 28일
결정요지
가.환각물질은 섭취하거나 흡입할 경우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고 사람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물질이며,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에 따른 비정상적인 심리상태에서의 범죄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 심판대상조항에서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을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것은 이와 같은 국민보건과 건전한 사회질서에 발생하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환각물질의 유해성과 중독성,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이 근절되지 않는 상황, 환각상태에서 다른 범죄로 나아갈 위험성을 고려하면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개인적 쾌락이나 만족의 제한보다 국민건강 증진 및 사회적 위험 감소라는 공익이 월등히 중대하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환각물질은 오용이나 남용의 우려가 크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그 죄질과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감경 없이도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고 비교적 적은 금액의 벌금형 선고도 가능하여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심판대상조항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제2조 제3호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흡연ㆍ섭취의 경우와 같은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으나, 가장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마약류 등의 사용에 비해 징역형을 더 낮게 규정하고 벌금형의 상한만 정한 채 하한을 두지 않아 법원에서 그 죄질과 비난가능성에 따라 적절한 선고형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환각물질은 오용이나 남용의 우려가 크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그 죄질과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감경 없이도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고 비교적 적은 금액의 벌금형 선고도 가능하여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심판대상조항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제2조 제3호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흡연ㆍ섭취의 경우와 같은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으나, 가장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마약류 등의 사용에 비해 징역형을 더 낮게 규정하고 벌금형의 상한만 정한 채 하한을 두지 않아 법원에서 그 죄질과 비난가능성에 따라 적절한 선고형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37조 제2항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3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8. 3. 13. 법률 제15481호로 개정된 것) 제58조, 제59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9. 12. 3. 법률 제1671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21. 8. 17. 법률 제18443호로 개정된 것) 제61조
구 독물 및 극물에 관한 법률(1980. 12. 31. 법률 제3332호로 개정되고, 1990. 8. 1. 법률 제4261호로 폐지된 것) 제23조의2, 제31조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2017. 8. 1. 대통령령 제28223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3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8. 3. 13. 법률 제15481호로 개정된 것) 제58조, 제59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9. 12. 3. 법률 제1671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21. 8. 17. 법률 제18443호로 개정된 것) 제61조
구 독물 및 극물에 관한 법률(1980. 12. 31. 법률 제3332호로 개정되고, 1990. 8. 1. 법률 제4261호로 폐지된 것) 제23조의2, 제31조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2017. 8. 1. 대통령령 제28223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결정 전문
사 건 2018헌바367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인성
당 해 사 건 수원지방법원 2017노8844 화학물질관리법위반(환각물질흡입)등
[주 문]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2조 제1항 중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에 관한 부분 및 제59조 제6호 중 ‘제22조를 위반하여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11. 16. 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하여 부탄가스를 흡입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17고단6476).
나. 청구인이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수원지방법원 2017노8844) 청구인에게 적용된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17초기2876) 2018. 8. 17. 위 항소가 기각됨과 동시에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8. 9.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처벌조항인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 전부에 대해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한편, 청구인은 금지조항인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및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지 않았으나, 위 조항은 위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와 필연적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관련 부분을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2조 제1항 중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 한다) 및 제59조 제6호 중 ‘제22조를 위반하여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금지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2조(환각물질의 흡입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이하 "환각물질"이라 한다)을 섭취 또는 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5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6. 제22조를 위반하여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한 자 또는 환각물질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려는 자에게 그 사실을 알면서 이를 판매 또는 제공한 자
[관련조항]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2017. 8. 1. 대통령령 제28223호로 개정된 것)
제11조(환각물질) 법 제22조 제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물질을 말한다.
1. 톨루엔, 초산에틸 또는 메틸알코올
2. 제1호의 물질이 들어 있는 시너(도료의 점도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사용되는 유기용제를 말한다), 접착제, 풍선류 또는 도료
3. 부탄가스
4. 아산화질소(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제외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지나치게 무겁게 처벌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처벌조항은 사회적 해악의 정도가 월등히 높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상 제2조 제3호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이하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이라 한다) 원료식물 등의 흡연ㆍ섭취와 동일한 벌금형을 규정함으로써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
다. 다른 위험성 있는 물건의 이용자와 달리 환각물질 사용으로 중독 피해를 입은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조치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서 국민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에 위반되고, 건강한 소비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부탄가스 등 환각물질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처벌함으로써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한다. 따라서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을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이 사건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3) 마약류관리법상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를 흡연ㆍ섭취한 자에 대한 처벌조항(제61조 제1항 제3호, 제4호 가목)과 동일한 벌금형을 규정한 이 사건 처벌조항이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4) 청구인은 시중에 유통되는 것으로서 인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다른 제품과 달리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비교대상으로 들고 있는 가구 또는 이와 유사한 제품의 경우, 용도에 따른 이용이나 용도 외의 이용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의 가능성이나 정도가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작용을 일으키는 환각물질과는 전혀 다르므로 비교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누구든지 환각물질을 섭취 또는 흡입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처벌하는 조항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등 유사한 성격이 있는 물질을 비교대상으로 삼더라도 이에 관하여는 마약류관리법에 의한 별도의 사용규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 주장과 같은 평등원칙 위반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5) 청구인은 환각물질의 유통을 제한하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물질의 개발이나 흡입을 억제하는 용기의 사용을 독려하는 등 사전예방적 보호조치를 규정하지 않은 점이 국민보건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실질적으로 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서 심판대상조항의 문제가 아니므로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또한 청구인의 건강한 소비환경에 관한 권리 침해 주장은 환각물질의 제조나 판매 등에 관한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어서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위헌 주장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에 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한
헌법 제10조 전문은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서는 누구나 자유로이 의사를 결정하고 그에 기하여 자율적인 생활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하므로, 행복추구권은 그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포함한다(헌재 1991. 6. 3. 89헌마204 참조).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되며, 가치 있는 행동만 보호영역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의 섭취 또는 흡입행위를 금지하고 형벌을 가함으로써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고 있다.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개인의 인격발현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므로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헌재 1990. 9. 10. 89헌마82; 헌재 1996. 2. 29. 94헌마13; 헌재 2005. 11. 24. 2005헌바46 참조).
(2) 판단
(가) 화학물질관리법에서 섭취ㆍ흡입을 금지하는 환각물질은 사람의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하여 사람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물질이므로, 이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에 따른 환각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인 심리 상태에서의 범죄가 발생할 수 있고, 환각물질 구입이나 섭취ㆍ흡입을 위한 장소 물색과정에서 범죄가 유발될 수 있으며, 섭취ㆍ흡입과정에서 화학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에 따른 사회적 위험을 방지할 필요도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 등 잘못된 사용으로 인하여 국민보건과 건전한 사회질서에 발생하는 위와 같은 폐해를 방지함으로써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자에 대하여 형벌을 규정함으로써 잠재적 행위자로 하여금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을 단념하도록 하는 예방적 효과를 갖는 것으로, 국민보건 향상 및 사회적 위험 예방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된다.
(다)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인 환각물질은 뇌세포나 신경의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고, 환각증상으로 인하여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환각상태에 빠지기 위해 또는 중단했을 때의 불쾌감을 피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섭취ㆍ흡입에 이르게 되는 등 의존성이 크고, 반복 사용에 따른 내성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유해성ㆍ중독성 등에 비추어 인체에 대한 사용을 규제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으로 처벌받는 사례가 여전히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속된 행위자 중 청소년 내지 29세 이하의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1980. 12. 31. 법률 제3332호로 개정된 구 ‘독물 및 극물에 관한 법률’에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 금지 및 처벌조항(제23조의2 제1항, 제31조 제1항 제2호)이 신설된 이래 지금까지 계속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금지와 형사적 규제가 우리의 법감정이나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환각물질이 마약류 등의 대체제로 작용할 가능성, 환각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과 중독성에 더하여 환각상태에서 다른 범죄로 나아갈 위험성까지 고려하면 과태료와 같은 행정벌로는 그 규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헌재 2005. 11. 24. 2005헌바46 참조).
환각물질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이라고 하더라도 그 용법에 따른 사용, 즉 접착제, 연료 및 도료 등 용도에 맞는 사용은 허용되어 있고, 심판대상조항은 단지 본래의 용도에 반하여 인체에 해를 끼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뿐이다. 환각물질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의 용법에 따른 사용까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편익이나 필요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과도 무관하여 덜 침해적 수단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화학물질의 안전한 이용과 그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나 안내가 필요하기는 하나 이것만으로 형사처벌과 같은 수준의 목적 달성이 어렵다. 환각물질 중독에 따른 재활치료 등은 사후적으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일 뿐이어서 사전에 이를 예방하여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섭취ㆍ흡입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
그 밖에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실에 의한 흡입 등 부득이한 경우에 예외를 인정하지 않아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과실범을 처벌하지 않으므로(형법 제14조) 청구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하는 개인의 신체와 생명에 가해지는 위해를 억제하고 환각상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범죄의 발생을 예방한다. 또한 화재나 폭발 등 섭취ㆍ흡입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화학사고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환각물질 중독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 대한 치료 등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이는 섭취ㆍ흡입행위자 개인의 이익이기도 하지만 국민건강 증진 및 사회적 위험 감소를 위한 중요한 공익에 해당한다. 이러한 공익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사익의 제한, 즉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을 통해 얻는 개인적 쾌락이나 만족의 제한에 비하여 월등히 중대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3) 소결론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법정형의 내용에 대한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의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헌재 2011. 2. 24. 2009헌바29 참조).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헌재 2021. 4. 29. 2019헌바83 참조).
(2) 판단
환각물질은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크고 섭취ㆍ흡입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로서, 이러한 물질의 섭취ㆍ흡입행위를 두고 징역형을 배제할 정도로 죄질이나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징역형의 상한은 ‘징역 3년’으로, 법관이 가장 높은 형량을 선택하더라도 법률상 감경이나 작량감경 없이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벌금형도 아울러 규정하고 있어서 죄질이 경미하거나 비난가능성이 낮은 경우 비교적 적은 금액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여 양형단계에서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벌조항이 법정형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한 것이 죄질과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심사기준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헌재 2009. 2. 26. 2008헌바9등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0. 2. 25. 2008헌가20; 헌재 2012. 5. 31. 2010헌바401; 헌재 2021. 4. 29. 2019헌바83 참조).
(2) 판단
(가)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3호와 제4호 가목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를 흡연ㆍ섭취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에 따른 법정형(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의 흡연ㆍ섭취에 따른 법정형과 비교하여 징역형의 상한이 2년 낮고, 벌금형의 상한은 같다.
마약류는 양귀비, 아편, 코카 잎 등 그 자체로 마약인 것과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향정신성의약품, 그리고 대마로 구성된다(마약류관리법 제2조 참조). 그런데 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마약류와 화학물질의 위험성의 정도가 명확히 구분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위험성의 정도가 구분되고 이에 따라 법정형의 경중을 나눌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용량이나 사용방법 또는 사용하는 개인에 따라 그 효능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로써 형벌체계의 합리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04. 2. 26. 2001헌바75 참조).
(나) 다만 마약류관리법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오ㆍ남용의 우려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정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마목 참조), 그 중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은 오ㆍ남용할 우려가 더욱 심하고 오ㆍ남용 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크게 일으키는 약물에 해당한다. 반면 환각물질로 분류되는 부탄가스 등은 시중에 유통되어 구입하기 쉽고 일반적으로 마약류, 적어도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그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도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이 마약류(대마 또는 라목 향정신성의약품 등)의 섭취ㆍ흡연 등에 비해 다소 낮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 등의 소지ㆍ소유, 사용 등을 금지하면서(제3조, 제4조) 이를 위반한 경우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데(제59조 내지 제61조), 마약류 등 사용에 따른 구체적인 법정형으로는 헤로인의 투약,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사용 등에 대하여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제59조), 나목 및 다목 향정신성의약품 사용 등에 대하여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제60조),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의 흡연ㆍ섭취, 라목 향정신성의약품 사용 등에 대하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제61조)을 각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 등의 약리적 작용이나 위해의 정도가 갖는 사회적 위험성을 반영하여 그 불법성에 따라 이를 법정형에 반영하고 있다. 이 사건 처벌조항은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에 대한 징역형을 마약류관리법상 위험성이 가장 낮다고 평가되는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 흡연 등의 경우에 비해 더 낮게 규정함으로써(3년 이하의 징역), 이러한 기조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처벌조항은 마약류관리법상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의 흡연ㆍ섭취의 경우와 동일한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5000만 원 이하의 벌금), 법정형의 상한만 정하고 그 하한을 두고 있지 않아 법원이 그 죄질과 비난가능성에 따라 적절한 선고형을 정하도록 하고 있는 이상, 이를 두고 현저히 정의에 반하는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
(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벌조항이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자에 대한 법정형을 마약류관리법상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의 흡연ㆍ섭취행위자에 대한 법정형과 유사하게 정한 것이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인성
당 해 사 건 수원지방법원 2017노8844 화학물질관리법위반(환각물질흡입)등
[주 문]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2조 제1항 중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에 관한 부분 및 제59조 제6호 중 ‘제22조를 위반하여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11. 16. 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하여 부탄가스를 흡입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17고단6476).
나. 청구인이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수원지방법원 2017노8844) 청구인에게 적용된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17초기2876) 2018. 8. 17. 위 항소가 기각됨과 동시에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8. 9.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처벌조항인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 전부에 대해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한편, 청구인은 금지조항인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및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지 않았으나, 위 조항은 위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와 필연적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관련 부분을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2조 제1항 중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 한다) 및 제59조 제6호 중 ‘제22조를 위반하여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금지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2조(환각물질의 흡입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이하 "환각물질"이라 한다)을 섭취 또는 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5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6. 제22조를 위반하여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한 자 또는 환각물질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려는 자에게 그 사실을 알면서 이를 판매 또는 제공한 자
[관련조항]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2017. 8. 1. 대통령령 제28223호로 개정된 것)
제11조(환각물질) 법 제22조 제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물질을 말한다.
1. 톨루엔, 초산에틸 또는 메틸알코올
2. 제1호의 물질이 들어 있는 시너(도료의 점도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사용되는 유기용제를 말한다), 접착제, 풍선류 또는 도료
3. 부탄가스
4. 아산화질소(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제외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지나치게 무겁게 처벌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처벌조항은 사회적 해악의 정도가 월등히 높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상 제2조 제3호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이하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이라 한다) 원료식물 등의 흡연ㆍ섭취와 동일한 벌금형을 규정함으로써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
다. 다른 위험성 있는 물건의 이용자와 달리 환각물질 사용으로 중독 피해를 입은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조치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서 국민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에 위반되고, 건강한 소비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부탄가스 등 환각물질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처벌함으로써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한다. 따라서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을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이 사건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3) 마약류관리법상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를 흡연ㆍ섭취한 자에 대한 처벌조항(제61조 제1항 제3호, 제4호 가목)과 동일한 벌금형을 규정한 이 사건 처벌조항이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4) 청구인은 시중에 유통되는 것으로서 인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다른 제품과 달리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비교대상으로 들고 있는 가구 또는 이와 유사한 제품의 경우, 용도에 따른 이용이나 용도 외의 이용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의 가능성이나 정도가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작용을 일으키는 환각물질과는 전혀 다르므로 비교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누구든지 환각물질을 섭취 또는 흡입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처벌하는 조항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등 유사한 성격이 있는 물질을 비교대상으로 삼더라도 이에 관하여는 마약류관리법에 의한 별도의 사용규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 주장과 같은 평등원칙 위반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5) 청구인은 환각물질의 유통을 제한하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물질의 개발이나 흡입을 억제하는 용기의 사용을 독려하는 등 사전예방적 보호조치를 규정하지 않은 점이 국민보건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실질적으로 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서 심판대상조항의 문제가 아니므로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또한 청구인의 건강한 소비환경에 관한 권리 침해 주장은 환각물질의 제조나 판매 등에 관한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어서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위헌 주장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에 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한
헌법 제10조 전문은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서는 누구나 자유로이 의사를 결정하고 그에 기하여 자율적인 생활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하므로, 행복추구권은 그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포함한다(헌재 1991. 6. 3. 89헌마204 참조).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되며, 가치 있는 행동만 보호영역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의 섭취 또는 흡입행위를 금지하고 형벌을 가함으로써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고 있다.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개인의 인격발현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므로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헌재 1990. 9. 10. 89헌마82; 헌재 1996. 2. 29. 94헌마13; 헌재 2005. 11. 24. 2005헌바46 참조).
(2) 판단
(가) 화학물질관리법에서 섭취ㆍ흡입을 금지하는 환각물질은 사람의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하여 사람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물질이므로, 이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에 따른 환각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인 심리 상태에서의 범죄가 발생할 수 있고, 환각물질 구입이나 섭취ㆍ흡입을 위한 장소 물색과정에서 범죄가 유발될 수 있으며, 섭취ㆍ흡입과정에서 화학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에 따른 사회적 위험을 방지할 필요도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 등 잘못된 사용으로 인하여 국민보건과 건전한 사회질서에 발생하는 위와 같은 폐해를 방지함으로써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자에 대하여 형벌을 규정함으로써 잠재적 행위자로 하여금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을 단념하도록 하는 예방적 효과를 갖는 것으로, 국민보건 향상 및 사회적 위험 예방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된다.
(다) 흥분ㆍ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인 환각물질은 뇌세포나 신경의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고, 환각증상으로 인하여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환각상태에 빠지기 위해 또는 중단했을 때의 불쾌감을 피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섭취ㆍ흡입에 이르게 되는 등 의존성이 크고, 반복 사용에 따른 내성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유해성ㆍ중독성 등에 비추어 인체에 대한 사용을 규제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으로 처벌받는 사례가 여전히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속된 행위자 중 청소년 내지 29세 이하의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1980. 12. 31. 법률 제3332호로 개정된 구 ‘독물 및 극물에 관한 법률’에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 금지 및 처벌조항(제23조의2 제1항, 제31조 제1항 제2호)이 신설된 이래 지금까지 계속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금지와 형사적 규제가 우리의 법감정이나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환각물질이 마약류 등의 대체제로 작용할 가능성, 환각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과 중독성에 더하여 환각상태에서 다른 범죄로 나아갈 위험성까지 고려하면 과태료와 같은 행정벌로는 그 규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헌재 2005. 11. 24. 2005헌바46 참조).
환각물질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이라고 하더라도 그 용법에 따른 사용, 즉 접착제, 연료 및 도료 등 용도에 맞는 사용은 허용되어 있고, 심판대상조항은 단지 본래의 용도에 반하여 인체에 해를 끼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뿐이다. 환각물질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의 용법에 따른 사용까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편익이나 필요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과도 무관하여 덜 침해적 수단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화학물질의 안전한 이용과 그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나 안내가 필요하기는 하나 이것만으로 형사처벌과 같은 수준의 목적 달성이 어렵다. 환각물질 중독에 따른 재활치료 등은 사후적으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일 뿐이어서 사전에 이를 예방하여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섭취ㆍ흡입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
그 밖에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실에 의한 흡입 등 부득이한 경우에 예외를 인정하지 않아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과실범을 처벌하지 않으므로(형법 제14조) 청구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환각물질을 섭취ㆍ흡입하는 개인의 신체와 생명에 가해지는 위해를 억제하고 환각상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범죄의 발생을 예방한다. 또한 화재나 폭발 등 섭취ㆍ흡입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화학사고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환각물질 중독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 대한 치료 등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이는 섭취ㆍ흡입행위자 개인의 이익이기도 하지만 국민건강 증진 및 사회적 위험 감소를 위한 중요한 공익에 해당한다. 이러한 공익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사익의 제한, 즉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을 통해 얻는 개인적 쾌락이나 만족의 제한에 비하여 월등히 중대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3) 소결론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법정형의 내용에 대한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의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헌재 2011. 2. 24. 2009헌바29 참조).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헌재 2021. 4. 29. 2019헌바83 참조).
(2) 판단
환각물질은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크고 섭취ㆍ흡입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로서, 이러한 물질의 섭취ㆍ흡입행위를 두고 징역형을 배제할 정도로 죄질이나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징역형의 상한은 ‘징역 3년’으로, 법관이 가장 높은 형량을 선택하더라도 법률상 감경이나 작량감경 없이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벌금형도 아울러 규정하고 있어서 죄질이 경미하거나 비난가능성이 낮은 경우 비교적 적은 금액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여 양형단계에서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벌조항이 법정형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한 것이 죄질과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심사기준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헌재 2009. 2. 26. 2008헌바9등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0. 2. 25. 2008헌가20; 헌재 2012. 5. 31. 2010헌바401; 헌재 2021. 4. 29. 2019헌바83 참조).
(2) 판단
(가)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3호와 제4호 가목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를 흡연ㆍ섭취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에 따른 법정형(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의 흡연ㆍ섭취에 따른 법정형과 비교하여 징역형의 상한이 2년 낮고, 벌금형의 상한은 같다.
마약류는 양귀비, 아편, 코카 잎 등 그 자체로 마약인 것과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향정신성의약품, 그리고 대마로 구성된다(마약류관리법 제2조 참조). 그런데 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마약류와 화학물질의 위험성의 정도가 명확히 구분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위험성의 정도가 구분되고 이에 따라 법정형의 경중을 나눌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용량이나 사용방법 또는 사용하는 개인에 따라 그 효능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로써 형벌체계의 합리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04. 2. 26. 2001헌바75 참조).
(나) 다만 마약류관리법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오ㆍ남용의 우려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정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마목 참조), 그 중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은 오ㆍ남용할 우려가 더욱 심하고 오ㆍ남용 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크게 일으키는 약물에 해당한다. 반면 환각물질로 분류되는 부탄가스 등은 시중에 유통되어 구입하기 쉽고 일반적으로 마약류, 적어도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그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도 환각물질의 섭취ㆍ흡입이 마약류(대마 또는 라목 향정신성의약품 등)의 섭취ㆍ흡연 등에 비해 다소 낮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 등의 소지ㆍ소유, 사용 등을 금지하면서(제3조, 제4조) 이를 위반한 경우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데(제59조 내지 제61조), 마약류 등 사용에 따른 구체적인 법정형으로는 헤로인의 투약,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사용 등에 대하여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제59조), 나목 및 다목 향정신성의약품 사용 등에 대하여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제60조),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의 흡연ㆍ섭취, 라목 향정신성의약품 사용 등에 대하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제61조)을 각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 등의 약리적 작용이나 위해의 정도가 갖는 사회적 위험성을 반영하여 그 불법성에 따라 이를 법정형에 반영하고 있다. 이 사건 처벌조항은 환각물질 섭취ㆍ흡입에 대한 징역형을 마약류관리법상 위험성이 가장 낮다고 평가되는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 흡연 등의 경우에 비해 더 낮게 규정함으로써(3년 이하의 징역), 이러한 기조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처벌조항은 마약류관리법상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의 흡연ㆍ섭취의 경우와 동일한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5000만 원 이하의 벌금), 법정형의 상한만 정하고 그 하한을 두고 있지 않아 법원이 그 죄질과 비난가능성에 따라 적절한 선고형을 정하도록 하고 있는 이상, 이를 두고 현저히 정의에 반하는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
(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벌조항이 환각물질 섭취ㆍ흡입행위자에 대한 법정형을 마약류관리법상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원료식물 또는 대마의 흡연ㆍ섭취행위자에 대한 법정형과 유사하게 정한 것이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