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306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1년 12월 23일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바306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위헌소원
청 구 인 이○○
대리인 변호사 김주원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0다204186 손해배상(기)
[주 문]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75조 제6항 중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 제47조 제2항을 준용’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3. 9. 7. 대한민국 소속 공무원들이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를 근거로 청구인을 체포하여 수사하고, 청구인에게 가혹행위를 하였으며, 증거 조작 등을 통해 청구인에게 징역 8월 및 자격정지 3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였고,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도 수사기관 등으로부터 감시 및 사찰을 당하는 등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유로 대한민국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1심 법원은 2014. 5. 16.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에 따라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위자료 청구를 모두 각하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69809), 항소심 법원은 2015. 12. 17. 청구인 고유의 위자료 청구 부분은 각하하고, 청구인이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망인의 위자료에 관한 청구만 일부 인용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4나2017556).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2016. 4. 28.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16다204035)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00. 1. 12. 법률 제6123호로 제정되고, 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의 재판상 화해에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헌재 2018. 8. 30. 2014헌바180등, 이하 ‘민주화보상법 위헌결정’이라 한다).

다. 민주화보상법 위헌결정 이후 청구인은 2018. 9. 20.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9. 12. 12. 위 위헌결정은 소급효가 없다는 이유로 청구가 각하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8재나20194). 이에 청구인은 상고하여 소송 계속 중(대법원 2020다204186)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20카기1003) 2020. 4. 29. 그 신청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자, 2020. 5.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될 법률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6항의 준용에 따른 제47조 제2항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75조 제6항 중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 제47조 제2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75조(인용결정) ⑥ 제5항의 경우 및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제45조 및 제47조를 준용한다.

[관련조항]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위헌결정의 효력) ②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민사소송 당사자와 형사 피고인을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고, 그 결과 재판청구권 등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4. 판단
헌법재판소는 이미 1993. 5. 13. 92헌가10등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인 구 헌법재판소법(1988. 8. 5. 법률 제4017호로 제정되고, 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항 본문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하였고, 헌재 2000. 8. 31. 2000헌바6 결정, 헌재 2001. 12. 20. 2001헌바7등 결정, 헌재 2008. 9. 25. 2006헌바108 결정 및 헌재 2013. 5. 30. 2010헌바347 결정에서도 위 92헌가10등 결정 이유를 원용하여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본문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을 선언하였는바, 위 92헌가10등 결정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으로 선고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제정 당시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는가, 아니면 장래에 향하여 효력을 상실하는가의 문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헌법적합성의 문제라기보다는 입법자가 법적 안정성과 개인의 권리구제 등 제반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가면서 결정할 입법정책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입법자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본문의 규정을 통하여 형벌법규를 제외하고는 법적 안정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방안을 선택하였는바, 이에 의하여 구체적 타당성이나 평등의 원칙이 완벽하게 실현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법치주의의 원칙의 파생인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원칙에 의하여 정당화된다 할 것이고,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로써 헌법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나) 그렇지만 효력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위헌결정의 특수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부분적인 소급효의 인정을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첫째, 구체적 규범통제의 실효성의 보장의 견지에서 법원의 제청·헌법소원의 청구 등을 통하여 헌법재판소에 법률의 위헌결정을 위한 계기를 부여한 당해 사건,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 이와 동종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거나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한 경우의 당해 사건, 그리고 따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아니하였지만 당해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소급효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이 현저한 반면에 소급효를 인정하여도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없고, 나아가 구법에 의하여 형성된 기득권자의 이득이 해쳐질 사안이 아닌 경우로서 소급효의 부인이 오히려 정의와 형평 등 헌법적 이념에 심히 배치되는 때에도 소급효를 인정할 수 있다. 어떤 사안이 후자와 같은 테두리에 들어가는가에 관하여는 본래적으로 규범통제를 담당하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선언을 하면서 직접 그 결정주문에서 밝혀야 할 것이나, 직접 밝힌 바 없으면, 그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일반법원이 구체적 사건에서 해당 법률의 연혁·성질·보호법익 등을 검토하고 제반이익을 형량해서 합리적·합목적적으로 정하여 대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위 선례의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서 준용하는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이고, 위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며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을 찾을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