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9헌마72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1년 10월 25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09헌마72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수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현성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09. 10. 15.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9년 형제8505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09. 5. 30. 15:50경 서울 중구 태평로 대한문 앞에 설치되어 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도착하여 16:00경 분향을 하였다. 청구인은 2009. 5. 30. 17:50경 위 대한문 앞에 있던 민주노총, 한국대학생연맹(이하 ‘한대련’이라 한다) 등의 시위대가 가두시위를 하자, 이를 구경하기 위하여 위 대한문 앞 도로에 있던 중, 위 시위대에 대한 3차 해산명령이 있기 이전인 2009. 5. 30. 18:00경 위 도로에서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로 경찰에게 현행범체포 되었다.
나. 피청구인은 청구인을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로 수사한 후, 2009. 10. 15.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자신의 혐의사실을 부인하며 2009. 12. 15.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시위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시위대의 도로점거에 가세한 바 없고 단순히 시위를 구경하고 있었을 뿐인데,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일반교통방해죄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일반교통방해라 함은 교통을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교통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다. 청구인은 민주노총, 한대련 등의 시위대와 함께 위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가 검거된 것이므로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3. 판 단
가. 사건의 쟁점
일반교통방해죄는 육로 등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바(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도755 판결 등 참조), 청구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위 구성요건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문제된다. 또한 청구인에게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아울러 청구인이 위 시위대와 공동하여 일반교통방해죄를 범하였을 가능성은 없는지 등도 살펴본다.
나. 구성요건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구성요건적 행위의 특정 여부
청구인에 대한 일반교통방해죄의 증거로서 청구인을 체포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가 있다. 그런데 위 진술조서의 기재 내용은 일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전체에 대한 진술일 뿐 청구인에 대한 구성요건적 행위를 목격한 진술이 아니다. 즉,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위 강○근이 속한 부대의 이동경로, 2009. 5. 30. 18:00경 서울 중구 태평로2가 360-1 대한문 앞에서 위 시위대의 도로 점거 상황 등이 진술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위 시위대의 시위 모습 등에 대한 진술일 뿐이어서, 청구인이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거는 될 수 없다(수사기록 85면 내지 90면).
기타 위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를 면밀히 살펴보아도 청구인이 도로에 잠시 있었다는 것 외에 시위 당시 청구인의 교통을 방해한 구체적인 행위 및 그 행위가 지속된 시간, 도로교통을 방해하려는 의도 등 청구인이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다는 구성요건적 행위가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청구인이 시위 당시 어떠한 불법행동을 하였냐는 사법경찰관의 질문에 대해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은 누군가 청구인을 가리키며 "저 사람 검거해"라고 하기에 청구인을 검거하였다는 막연한 진술을 할 뿐이다(수사기록 88면).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도로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청구인의 구체적인 행위를 밝혔어야 할 것이나, 이에 대하여 아무런 수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2) 시위대와의 관련성
뿐만 아니라,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 청구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살펴보아도 청구인과 민주노총·한대련 등 당시 위 장소에서 시위 중이던 시위대와의 사이에 아무런 관련성을 찾을 수 없다.
청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분향을 하기 위하여 청구인의 집에서부터 혼자 지하철을 타고 위 분향소에 도착한 후(수사기록 291면)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는 것을 구경하였을 뿐(수사기록 289면)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의 무리 속에 함께 있었던 사실도 부인하고 있는 바, 이를 탄핵하는 어떠한 수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오히려, 청구인이 위 시위와 관련한 피켓 등의 시위용품을 지니지 아니하였다는 사실과(수사기록 90면), 청구인은 인도에서 가장 근접한 최하위차선에서 검거되었다는 사실(수사기록 88면) 등은 시위대와 관련 없이 시위 모습을 구경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과 일치한다.
(3) 소 결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및 청구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만으로는 청구인과 시위대와의 관련성, 청구인이 교통을 방해한 구체적인 행위태양 및 그 행위가 지속된 시간 등 일반교통방해죄의 구성요건적 행위가 전혀 드러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게 곧바로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다.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또한 청구인에게 불법 집회에 참가함으로써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인도에서 가장 근접한 최하위차선에서 검거된 점(수사기록 88면), 청구인은 일관되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분향하고자 대한문 앞의 분향소에 왔고, 시위가 벌어진 것을 구경하였을 뿐이라며 교통방해의 고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88, 292, 293면), 청구인은 의무경찰 강○근에게 검거될 당시 반항은 거의 하지 않고 "집에 가려는데 왜 그러느냐"고만 말하였던 점(수사기록 88면), 청구인은 시위와 관련된 아무런 장비도 소지하고 있지 아니하였던 점(수사기록 90면)에다가 청구인은 검거 당시 68세의 고령이고, 아무런 범죄·수사경력이 없는 점까지 덧붙여 보면, 고령인 청구인은 위 시위에 참가하여 도로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고의를 가졌다기보다는 위 시위대의 시위 모습을 구경하다가 매우 혼잡한 상황에서 우연히 시위 현장 근처에 있게 되었고, 이 때 경찰에 의하여 검거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높다.
결국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에게 이 사건 일반교통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라. 공동정범의 인정여부
청구인이 위 시위대와 공동하여 일반교통방해죄를 범하였을 가능성을 살펴본다.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였을 것이 필요하고,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란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함이 없이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도7477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과 시위대 사이에서는 아무런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어 시위대와 공동으로 교통을 방해하려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시위대의 시위모습을 구경한 것만으로는 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청구인이 어떠한 교통방해의 구성요건적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이 현출되지 아니한 마당에 청구인과 시위대 사이에 기능적 행위지배 즉, 어떠한 역할분담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죄의 공동정범의 죄책을 묻기 어렵다.
4. 결 론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청구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만으로는 청구인과 시위대와의 관련성, 청구인이 위 일시·장소에서 교통을 방해한 구체적인 행위태양 및 그 행위가 지속된 시간, 교통을 방해하려는 의도 등 일반교통방해죄의 구성요건적 행위가 전혀 특정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이 위 일시·장소에 오게 된 경위, 청구인이 검거된 장소와 인도와의 거리, 청구인이 아무런 시위용품도 소지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죄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도로교통을 방해하여 현저히 곤란하게 한 구체적인 행위를 특정하거나 최소한 위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와의 관계를 밝혔어야 할 것이나, 이러한 점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 없이 경찰에서 이루어진 강○근의 1회 진술에 의존하여 만연히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죄의 혐의를 인정하였는바, 이는 현저한 수사미진 내지 법리오해라고 판단된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10. 25.
청 구 인 김○수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현성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09. 10. 15.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9년 형제8505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09. 5. 30. 15:50경 서울 중구 태평로 대한문 앞에 설치되어 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도착하여 16:00경 분향을 하였다. 청구인은 2009. 5. 30. 17:50경 위 대한문 앞에 있던 민주노총, 한국대학생연맹(이하 ‘한대련’이라 한다) 등의 시위대가 가두시위를 하자, 이를 구경하기 위하여 위 대한문 앞 도로에 있던 중, 위 시위대에 대한 3차 해산명령이 있기 이전인 2009. 5. 30. 18:00경 위 도로에서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로 경찰에게 현행범체포 되었다.
나. 피청구인은 청구인을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로 수사한 후, 2009. 10. 15.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자신의 혐의사실을 부인하며 2009. 12. 15.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시위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시위대의 도로점거에 가세한 바 없고 단순히 시위를 구경하고 있었을 뿐인데,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일반교통방해죄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일반교통방해라 함은 교통을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교통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다. 청구인은 민주노총, 한대련 등의 시위대와 함께 위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가 검거된 것이므로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3. 판 단
가. 사건의 쟁점
일반교통방해죄는 육로 등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바(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도755 판결 등 참조), 청구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위 구성요건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문제된다. 또한 청구인에게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아울러 청구인이 위 시위대와 공동하여 일반교통방해죄를 범하였을 가능성은 없는지 등도 살펴본다.
나. 구성요건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구성요건적 행위의 특정 여부
청구인에 대한 일반교통방해죄의 증거로서 청구인을 체포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가 있다. 그런데 위 진술조서의 기재 내용은 일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전체에 대한 진술일 뿐 청구인에 대한 구성요건적 행위를 목격한 진술이 아니다. 즉,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위 강○근이 속한 부대의 이동경로, 2009. 5. 30. 18:00경 서울 중구 태평로2가 360-1 대한문 앞에서 위 시위대의 도로 점거 상황 등이 진술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위 시위대의 시위 모습 등에 대한 진술일 뿐이어서, 청구인이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거는 될 수 없다(수사기록 85면 내지 90면).
기타 위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를 면밀히 살펴보아도 청구인이 도로에 잠시 있었다는 것 외에 시위 당시 청구인의 교통을 방해한 구체적인 행위 및 그 행위가 지속된 시간, 도로교통을 방해하려는 의도 등 청구인이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다는 구성요건적 행위가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청구인이 시위 당시 어떠한 불법행동을 하였냐는 사법경찰관의 질문에 대해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은 누군가 청구인을 가리키며 "저 사람 검거해"라고 하기에 청구인을 검거하였다는 막연한 진술을 할 뿐이다(수사기록 88면).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도로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청구인의 구체적인 행위를 밝혔어야 할 것이나, 이에 대하여 아무런 수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2) 시위대와의 관련성
뿐만 아니라,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 청구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살펴보아도 청구인과 민주노총·한대련 등 당시 위 장소에서 시위 중이던 시위대와의 사이에 아무런 관련성을 찾을 수 없다.
청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분향을 하기 위하여 청구인의 집에서부터 혼자 지하철을 타고 위 분향소에 도착한 후(수사기록 291면)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는 것을 구경하였을 뿐(수사기록 289면)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의 무리 속에 함께 있었던 사실도 부인하고 있는 바, 이를 탄핵하는 어떠한 수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오히려, 청구인이 위 시위와 관련한 피켓 등의 시위용품을 지니지 아니하였다는 사실과(수사기록 90면), 청구인은 인도에서 가장 근접한 최하위차선에서 검거되었다는 사실(수사기록 88면) 등은 시위대와 관련 없이 시위 모습을 구경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과 일치한다.
(3) 소 결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및 청구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만으로는 청구인과 시위대와의 관련성, 청구인이 교통을 방해한 구체적인 행위태양 및 그 행위가 지속된 시간 등 일반교통방해죄의 구성요건적 행위가 전혀 드러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게 곧바로 일반교통방해의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다.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또한 청구인에게 불법 집회에 참가함으로써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인도에서 가장 근접한 최하위차선에서 검거된 점(수사기록 88면), 청구인은 일관되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분향하고자 대한문 앞의 분향소에 왔고, 시위가 벌어진 것을 구경하였을 뿐이라며 교통방해의 고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88, 292, 293면), 청구인은 의무경찰 강○근에게 검거될 당시 반항은 거의 하지 않고 "집에 가려는데 왜 그러느냐"고만 말하였던 점(수사기록 88면), 청구인은 시위와 관련된 아무런 장비도 소지하고 있지 아니하였던 점(수사기록 90면)에다가 청구인은 검거 당시 68세의 고령이고, 아무런 범죄·수사경력이 없는 점까지 덧붙여 보면, 고령인 청구인은 위 시위에 참가하여 도로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고의를 가졌다기보다는 위 시위대의 시위 모습을 구경하다가 매우 혼잡한 상황에서 우연히 시위 현장 근처에 있게 되었고, 이 때 경찰에 의하여 검거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높다.
결국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에게 이 사건 일반교통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라. 공동정범의 인정여부
청구인이 위 시위대와 공동하여 일반교통방해죄를 범하였을 가능성을 살펴본다.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였을 것이 필요하고,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란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함이 없이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도7477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과 시위대 사이에서는 아무런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어 시위대와 공동으로 교통을 방해하려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시위대의 시위모습을 구경한 것만으로는 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청구인이 어떠한 교통방해의 구성요건적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이 현출되지 아니한 마당에 청구인과 시위대 사이에 기능적 행위지배 즉, 어떠한 역할분담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죄의 공동정범의 죄책을 묻기 어렵다.
4. 결 론
청구인을 검거한 의무경찰 강○근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청구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만으로는 청구인과 시위대와의 관련성, 청구인이 위 일시·장소에서 교통을 방해한 구체적인 행위태양 및 그 행위가 지속된 시간, 교통을 방해하려는 의도 등 일반교통방해죄의 구성요건적 행위가 전혀 특정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이 위 일시·장소에 오게 된 경위, 청구인이 검거된 장소와 인도와의 거리, 청구인이 아무런 시위용품도 소지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죄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도로교통을 방해하여 현저히 곤란하게 한 구체적인 행위를 특정하거나 최소한 위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와의 관계를 밝혔어야 할 것이나, 이러한 점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 없이 경찰에서 이루어진 강○근의 1회 진술에 의존하여 만연히 청구인에게 일반교통방해죄의 혐의를 인정하였는바, 이는 현저한 수사미진 내지 법리오해라고 판단된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