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8헌바481

구 토지수용법 제71조 제3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2년 5월 26일

결정 전문

사     건 2018헌바481 구 토지수용법 제71조 제3항 위헌소원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당 해 사 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8가합11016 소유권이전등기

[주 문]
구 토지수용법(1981. 12. 31. 법률 제3534호로 개정되고, 2002. 2. 4. 법률 제66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전라남도지사는 1991. 12.경 ○○시장을 사업시행자로 하여 ○○시(당시 □□시였으나 ○○시에 통합되었다. 이하에서는 통합 전후를 불문하고 ‘○○시’라 한다) △△동 일원을 개발하는 ▽▽지구 산업입지 및 개발사업(이하 이 사업의 대상이 된 토지를 ‘이 사건 사업부지’라 한다)의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고시하였다. ○○시는 1993. 6.경까지 이 사건 사업부지 중 일부에 대하여 협의취득 절차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그 후 이 사건 사업부지 전부에 대해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2021. 4.경에 이르러 택지개발 공사가 시작되었다.
나. 청구인들은 전항 기재와 같은 ○○시의 협의취득 절차에 따라 협의취득된 토지의 소유자이거나 그 상속인이다. 청구인들은 구 토지수용법 제71조 제2항에 따른 환매권 행사를 주장하며 ○○시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8가합11016).
다. 청구인들은 전항 기재 소송 계속 중에 환매권의 행사기간을 규정하는 구 토지수용법 제71조 제3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10. 30. 기각되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8카기10058). 청구인들은 2018. 11.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토지수용법(1981. 12. 31. 법률 제3534호로 개정되고, 2002. 2. 4. 법률 제66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3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토지수용법(1981. 12. 31. 법률 제3534호로 개정되고, 2002. 2. 4. 법률 제66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71조 (환매권) ③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환매권은 사업인정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6년이내에 이를 행사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구 토지수용법(1981. 12. 31. 법률 제3534호로 개정되고, 2002. 2. 4. 법률 제66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71조 (환매권) ① 사업인정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10년이내에 사업의 폐지·변경 기타의 사유로 인하여 수용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없게 된 때에는 그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이하 "환매권자"라 한다)은 그 필요없게 된 때로부터 1년, 그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10년이내에 당해 토지 및 토지에 관한 소유권 이외의 권리에 대하여 지급받은 보상금에 상당한 금액을 기업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를 환매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사업인정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을 경과하여도 수용한 토지의 전부를 사업에 이용하지 아니하였을 때에 이를 준용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행사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하여 환매권이 발생한 사실을 바로 알았다고 해도 환매권을 1년 정도 보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심판대상조항은 환매권 발생사실을 알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환매권의 행사기간을 정하고 있어 환매권을 형해화한다.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인 법률관계의 안정은 주로 개발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될지와 같은 사실적인 것에 불과한 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청구인들의 불이익은 재산권인 환매권 자체의 상실이므로 중대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사업부지내의 토지소유자들 중 협의취득에 응하지 않아 소유권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과 청구인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사업부지내의 토지소유자들 중 협의취득에 응하지 않아 소유권을 유지한 사람들과의 차별에 의한 평등권 침해도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한 차이는 협의취득 절차에 의해 발생한 것이고, 환매권의 행사기간을 정하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평등권 침해 여부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와 무관하므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환매권의 법적 성격과 심사기준
환매권은 수용된 토지가 당해 공익사업에 필요 없게 되거나 이용되지 아니하였을 경우에 종전 토지소유자가 그 원래의 토지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 권리이다. 환매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된다. 협의취득은 수용에 의한 강제취득 절차가 후속조치로 남아있어 공용수용과 비슷한 공법적 기능을 수행하므로, 협의취득 후 인정되는 환매권도 헌법상 재산권에 해당된다(헌재 1994. 2. 24. 92헌가15등 참조).
구 토지수용법은 제71조 제1항과 제2항에 각각 환매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구 토지수용법 제71조 제1항은 수용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필요가 없어지고,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10년을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 환매권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이하 이 조항에 따라 발생하는 환매권을 ‘공공필요 소멸 환매권’이라 한다). 공공필요 소멸 환매권은 필요없게 된 때로부터 1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할 수 있다(구 토지수용법 제71조 제1항).
한편 구 토지수용법 제71조 제2항은 수용한 토지를 전부 이용하지 않고,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경우에 환매권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이하 이 조항에 따라 발생하는 환매권을 ‘전부 불이용 환매권’이라 한다). 전부 불이용 환매권은 비록 공공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5년 이상 미리 토지를 취득해 둔다거나 토지를 취득한 후에 5년 이상 방치해 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18306 판결 참조). 전부 불이용 환매권은 헌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공공필요가 여전히 있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따라서 전부 불이용 환매권의 경우, 위 헌법 조항에 따른 재산권의 존속보장에 대한 요청이 공공필요 소멸 환매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전부 불이용 환매권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6년 이내에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전부 불이용 환매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재산권 침해 여부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정한 기본권 제한 입법의 한계인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헌재 2020. 11. 26. 2019헌바131 참조).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환매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사업시행자의 지위나 토지를 둘러싼 이해관계인들의 토지이용 등에 관한 법률관계 안정, 토지의 사회경제적 이용의 효율성 제고, 사회일반의 이익이 되어야 할 개발이익이 원소유자 개인에게 귀속되는 불합리 방지 등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토지취득일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기간을 제한함으로써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피해의 최소성
환매권의 행사기간을 심판대상조항보다 길게 하는 입법대안은 심판대상조항보다 재산권을 적게 제한할 수는 있지만, 법률관계의 안정 등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을 심판대상조항만큼 달성하기 어렵다. 그밖에 심판대상조항만큼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는 입법대안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도 만족시킨다.
(3) 법익의 균형성
전부 불이용 환매권은 사업인정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을 경과하여야 발생하는데, 심판대상조항은 전부 불이용 환매권의 행사기간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6년으로 정하고 있다. 결국 전부 불이용 환매권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사업인정후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 경과 후 6년 이내의 1년 동안만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 중 토지를 둘러싼 이해관계인들의 법률관계의 안정이라는 공익은 구체적으로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 내지 6년 이내의 시점에서 형성되어 있는 법률관계의 안정을 의미한다. 공익사업은 특성상 대규모의 사업부지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협의취득이나 수용된 토지의 등기부의 등기원인에도 협의취득 또는 수용이라고 표기된다. 따라서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 내지 6년이 경과할 때까지 그러한 대규모의 공익사업 계획 및 등기부상 표시를 신뢰하고 사업부지에 속하는 토지들에 대하여 다수의 법률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나아가 수용된 토지를 전부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곧 공공필요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공필요가 여전히 존재함에도 각종 현실적 여건 때문에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에 비로소 공익사업에 착수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경우에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6년이 경과한 후부터는 환매권 행사를 차단함으로써 토지의 사회경제적 이용의 효율성을 효과적으로 제고하고, 사회일반의 이익이 되어야 할 개발이익이 원소유자 개인에게 귀속되는 불합리를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다른 한편,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전부 불이용 환매권의 행사가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재산권에는 헌법 제23조 제2항에 따라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행사할 의무가 따를 뿐 아니라, 토지 재산권은 강한 사회성, 공공성을 띠므로 다른 재산권에 비해 보다 강한 제한과 의무가 부가될 수 있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참조). 특히 전부 불이용 환매권은 헌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공공필요의 소멸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헌법상 재산권의 존속보장 요청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다. 이에 더하여 협의취득이나 수용에 대해서는 이미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진 점까지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산권 제한 정도를 중대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법익의 균형성 판단에 있어서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 달성 정도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재산권 제한 정도에 관한 위와 같은 구체적인 사정들에 더하여, 공공필요 소멸 환매권의 존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심판대상조항에 규정된 전부 불이용 환매권의 행사기간이 경과한 이후라도 공공필요가 소멸하는 경우에는 공공필요 소멸 환매권을 여전히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전부 불이용 환매권의 행사가 차단된다 하더라도, 공익사업의 성실한 수행 담보 및 재산권의 존속보장이라는 환매권의 순기능은 공공필요 소멸 환매권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을 둘러싼 위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 적절한 비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충족한다.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별지]
청구인 명단

1. ~ 31. 김○○ 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김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