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71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2년 5월 26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마71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국선대리인 변호사 차명심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9. 27. 수원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7350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9. 9. 27. 청구인에 대하여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2019년 제7350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한○○는 연인 사이이다.
청구인과 한○○는 2019. 6. 29. 16:16경부터 같은 날 19:13경 사이 ○○시 ○○구 ○○길 (지번 생략) ○○’ 모텔 객실 ○○호에서, 화장대 위에 있던 그곳 업주인 피해자 이○○ 소유 시가 32,000원 상당의 남녀 스킨·로션 세트를 발견하고, 합동하여 이를 가져가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1. 12.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이 사건 화장품을 사용하거나 훔친 사실이 없으며, 현장 폐쇄회로 텔레비전(이하 ‘CCTV’라 한다) 영상자료에는 청구인의 범행장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음에도, 피청구인은 단지 피해자와 그가 고용한 종업원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회사원이고, 월 소득은 약 150만 원이다. 한○○는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조선족으로, 한국에서 파출부로 일하며 그 월 소득은 약 180만 원이다. 청구인과 한○○는 연인 사이이다.
(2) 청구인과 한○○는 2019. 6. 29. 오후 4시 7분경 청구인이 운전하는 (차량번호 생략) (차량명 생략) 차량을 타고 ‘○○’ 모텔(이하 ‘이 사건 모텔’이라 한다) 지하주차장에 들어와 위 차량을 주차한 후, 오후 4시 16분경 25,000원을 지불하고 ○○호 객실(이하 ‘이 사건 객실’이라 한다)에 입실하였다. 입실 당시 한○○는 검정색 숄더백을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3) 청구인은 2019. 6. 29. 오후 4시 23-30분경 이 사건 객실에서 나와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명 생략) 차량에서 검정색 손가방을 들고 나온 후 다시 이 사건 객실로 돌아갔다.
(4) 청구인과 한○○는 2019. 6. 29. 오후 7시 21분경 이 사건 객실에서 퇴실하였다. 그 후 이 사건 모텔의 청소부들이 위 객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위 객실 내에 비치되어 있던 남녀 스킨·로션 세트(이하 ‘이 사건 화장품’이라 한다)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에게 알렸고, 피해자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였다.
(5) 사건 당일 CCTV 녹화자료와 이 사건 객실에 대한 ‘객실 출입 전산자료’ 등을 살펴보면, ① 오전 9시 37분경 남자 손님 3명이 이 사건 객실에서 퇴실하였고, ② 오전 10시 21분경 이 사건 모텔의 청소부들이 위 객실을 청소하였으며, ③ 오후 2시 25분경 이 사건 모텔 직원 김○○이 위 객실 내부를 점검하였고(객실 체크리스트 작성 목적), ④ 오후 2시 46분 00초경 성인자판기 업체 직원들이 이 사건 객실에 입실한 후 오후 2시 46분 58초경 퇴실하였으며, ⑤ 오후 4시 11분경 청구인과 한○○가 위 객실에 입실한 후 오후 7시 21분경 퇴실하였고, ⑥ 오후 8시 13분경 모텔 직원 조○○가 위 객실에 들어갔으며(침대시트 교체 목적), ⑦ 오후 8시 20분경 청소부 3명이 위 객실에 들어간 후 오후 8시 24분경 청소부 1명이 이 사건 화장품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1층 카운터로 내려간 사실이 확인된다.
(6)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을 이용하기 전에 객실 내부를 점검한 이 사건 모텔 직원 김○○은 청구인이 입실하기 전 위 객실 내에 이 사건 화장품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김○○이 작성한 사건 당일 객실 체크리스트에는 위 객실 내 화장품이 모두 이상 없이 비치되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7) 청구인과 한○○는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객실 대실 당시 이 사건 화장품 중 일부(청구인은 남자 화장품 2개, 한○○는 남자 화장품 1개)를 본 사실은 있으나, 위 화장품을 가져가지 않았고, 상대방이 가져가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였다. 청구인은, 평소 목욕도구를 담은 가방을 승용차에 가지고 다니고, 이 사건 당일에도 위 가방을 지참하여 그 속에 있는 목욕도구와 스킨·로션을 이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한○○는,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에 남자 화장품 스킨 1개가 있기에 청구인에게 그것을 바르라고 하였더니, 청구인이 ‘싸구려 화장품은 바르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8) 이 사건 모텔 직원 조○○는, 위 모텔의 직원들은 모텔에 비치된 물건들이 필요할 경우 사장이나 지배인에게 말하면 새 것으로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새 제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직원들이 이 사건 객실에 비치된 화장품을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진술하였다.
나. 쟁점 및 판단
(1)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2) 이 사건 화장품에 대한 절취행위의 인정 여부
(가) 청구인과 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에 들어갈 당시 이 사건 화장품 중 적어도 일부는 위 객실 내에 비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에 입실한 후 같은 날 퇴실하기 전까지 위 객실에 다른 출입자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들이 위 객실에서 퇴실한 이후 이 사건 화장품이 사라진 이상, 청구인과 한○○, 또는 그 중 1명이 이 사건 화장품을 가져갔다고 의심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정황증거만이 있을 뿐,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하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청구인이 이 사건 객실에 입실하기 전에 위 객실을 점검한 모텔 직원 김○○이 이 사건 화장품이 비치된 것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김○○이 작성한 객실 체크 리스트에도 이 사건 화장품이 비치되어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객실 출입 전산자료 등에 따르면 김○○이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을 점검하는 데에는 불과 3분가량이 소요되었는바, 위와 같은 짧은 시간 동안 김○○이 이 사건 화장품의 비치 여부를 포함하여 위 객실의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또한, 청구인과 한○○ 모두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 내에서 이 사건 화장품(남녀 스킨·로션 세트, 총 4개) 전부를 보았다고 주장하지 않고, 각기 그 일부(청구인의 경우 남자 스킨·로션 세트 총 2개, 한○○의 경우 남자 스킨 총 1개)만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화장품 중 일부가 청구인과 한○○가 위 객실에 입실하기 전에 이미 분실된 상황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에는 청구인과 한○○ 이외에도 이 사건 모텔 직원들이 드나들었고, 그 밖에 성인자판기 수금·관리를 맡은 외부 업체 직원들도 1분가량 위 객실에 머물렀다. 비록 이 사건 모텔 직원들은 새 화장품을 모텔 사장이나 지배인에게 요청하여 지급받을 수 있어 위 화장품을 절취할 동기가 없다고 보더라도, 성인자판기 업체 직원들이 이 사건 화장품을 가져갔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청구인과 한○○ 모두 일정한 수입이 있어 경제적으로 매우 곤궁한 처지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에서 퇴실한 이후 이 사건 화장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과 한○○, 또는 그 중 1명이 위 화장품을 절취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가사 한○○가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이 위와 같은 한○○의 절취행위에 공모하였다거나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는 사실 또한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라) 결국 이 사건 기록만으로는 청구인과 한○○가 합동하여 이 사건 화장품을 가져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특수절도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이○○
국선대리인 변호사 차명심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9. 27. 수원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7350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9. 9. 27. 청구인에 대하여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2019년 제7350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한○○는 연인 사이이다.
청구인과 한○○는 2019. 6. 29. 16:16경부터 같은 날 19:13경 사이 ○○시 ○○구 ○○길 (지번 생략) ○○’ 모텔 객실 ○○호에서, 화장대 위에 있던 그곳 업주인 피해자 이○○ 소유 시가 32,000원 상당의 남녀 스킨·로션 세트를 발견하고, 합동하여 이를 가져가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1. 12.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이 사건 화장품을 사용하거나 훔친 사실이 없으며, 현장 폐쇄회로 텔레비전(이하 ‘CCTV’라 한다) 영상자료에는 청구인의 범행장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음에도, 피청구인은 단지 피해자와 그가 고용한 종업원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회사원이고, 월 소득은 약 150만 원이다. 한○○는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조선족으로, 한국에서 파출부로 일하며 그 월 소득은 약 180만 원이다. 청구인과 한○○는 연인 사이이다.
(2) 청구인과 한○○는 2019. 6. 29. 오후 4시 7분경 청구인이 운전하는 (차량번호 생략) (차량명 생략) 차량을 타고 ‘○○’ 모텔(이하 ‘이 사건 모텔’이라 한다) 지하주차장에 들어와 위 차량을 주차한 후, 오후 4시 16분경 25,000원을 지불하고 ○○호 객실(이하 ‘이 사건 객실’이라 한다)에 입실하였다. 입실 당시 한○○는 검정색 숄더백을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3) 청구인은 2019. 6. 29. 오후 4시 23-30분경 이 사건 객실에서 나와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명 생략) 차량에서 검정색 손가방을 들고 나온 후 다시 이 사건 객실로 돌아갔다.
(4) 청구인과 한○○는 2019. 6. 29. 오후 7시 21분경 이 사건 객실에서 퇴실하였다. 그 후 이 사건 모텔의 청소부들이 위 객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위 객실 내에 비치되어 있던 남녀 스킨·로션 세트(이하 ‘이 사건 화장품’이라 한다)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에게 알렸고, 피해자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였다.
(5) 사건 당일 CCTV 녹화자료와 이 사건 객실에 대한 ‘객실 출입 전산자료’ 등을 살펴보면, ① 오전 9시 37분경 남자 손님 3명이 이 사건 객실에서 퇴실하였고, ② 오전 10시 21분경 이 사건 모텔의 청소부들이 위 객실을 청소하였으며, ③ 오후 2시 25분경 이 사건 모텔 직원 김○○이 위 객실 내부를 점검하였고(객실 체크리스트 작성 목적), ④ 오후 2시 46분 00초경 성인자판기 업체 직원들이 이 사건 객실에 입실한 후 오후 2시 46분 58초경 퇴실하였으며, ⑤ 오후 4시 11분경 청구인과 한○○가 위 객실에 입실한 후 오후 7시 21분경 퇴실하였고, ⑥ 오후 8시 13분경 모텔 직원 조○○가 위 객실에 들어갔으며(침대시트 교체 목적), ⑦ 오후 8시 20분경 청소부 3명이 위 객실에 들어간 후 오후 8시 24분경 청소부 1명이 이 사건 화장품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1층 카운터로 내려간 사실이 확인된다.
(6)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을 이용하기 전에 객실 내부를 점검한 이 사건 모텔 직원 김○○은 청구인이 입실하기 전 위 객실 내에 이 사건 화장품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김○○이 작성한 사건 당일 객실 체크리스트에는 위 객실 내 화장품이 모두 이상 없이 비치되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7) 청구인과 한○○는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객실 대실 당시 이 사건 화장품 중 일부(청구인은 남자 화장품 2개, 한○○는 남자 화장품 1개)를 본 사실은 있으나, 위 화장품을 가져가지 않았고, 상대방이 가져가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였다. 청구인은, 평소 목욕도구를 담은 가방을 승용차에 가지고 다니고, 이 사건 당일에도 위 가방을 지참하여 그 속에 있는 목욕도구와 스킨·로션을 이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한○○는,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에 남자 화장품 스킨 1개가 있기에 청구인에게 그것을 바르라고 하였더니, 청구인이 ‘싸구려 화장품은 바르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8) 이 사건 모텔 직원 조○○는, 위 모텔의 직원들은 모텔에 비치된 물건들이 필요할 경우 사장이나 지배인에게 말하면 새 것으로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새 제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직원들이 이 사건 객실에 비치된 화장품을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진술하였다.
나. 쟁점 및 판단
(1)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2) 이 사건 화장품에 대한 절취행위의 인정 여부
(가) 청구인과 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에 들어갈 당시 이 사건 화장품 중 적어도 일부는 위 객실 내에 비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에 입실한 후 같은 날 퇴실하기 전까지 위 객실에 다른 출입자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들이 위 객실에서 퇴실한 이후 이 사건 화장품이 사라진 이상, 청구인과 한○○, 또는 그 중 1명이 이 사건 화장품을 가져갔다고 의심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정황증거만이 있을 뿐,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하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청구인이 이 사건 객실에 입실하기 전에 위 객실을 점검한 모텔 직원 김○○이 이 사건 화장품이 비치된 것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김○○이 작성한 객실 체크 리스트에도 이 사건 화장품이 비치되어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객실 출입 전산자료 등에 따르면 김○○이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을 점검하는 데에는 불과 3분가량이 소요되었는바, 위와 같은 짧은 시간 동안 김○○이 이 사건 화장품의 비치 여부를 포함하여 위 객실의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또한, 청구인과 한○○ 모두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 내에서 이 사건 화장품(남녀 스킨·로션 세트, 총 4개) 전부를 보았다고 주장하지 않고, 각기 그 일부(청구인의 경우 남자 스킨·로션 세트 총 2개, 한○○의 경우 남자 스킨 총 1개)만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화장품 중 일부가 청구인과 한○○가 위 객실에 입실하기 전에 이미 분실된 상황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사건 당일 이 사건 객실에는 청구인과 한○○ 이외에도 이 사건 모텔 직원들이 드나들었고, 그 밖에 성인자판기 수금·관리를 맡은 외부 업체 직원들도 1분가량 위 객실에 머물렀다. 비록 이 사건 모텔 직원들은 새 화장품을 모텔 사장이나 지배인에게 요청하여 지급받을 수 있어 위 화장품을 절취할 동기가 없다고 보더라도, 성인자판기 업체 직원들이 이 사건 화장품을 가져갔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청구인과 한○○ 모두 일정한 수입이 있어 경제적으로 매우 곤궁한 처지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과 한○○가 이 사건 객실에서 퇴실한 이후 이 사건 화장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과 한○○, 또는 그 중 1명이 위 화장품을 절취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가사 한○○가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이 위와 같은 한○○의 절취행위에 공모하였다거나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는 사실 또한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라) 결국 이 사건 기록만으로는 청구인과 한○○가 합동하여 이 사건 화장품을 가져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절취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특수절도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