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71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2년 5월 26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21헌마716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권○○
대리인 변호사 황미옥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21. 3. 23. 수원지방검찰청 2021년 형제1082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1. 3. 23. 청구인에 대하여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2021년 형제1082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1. 2. 20. 18:24경 ○○시 ○○구 (지번 생략), ○○호에 있는 피해자 운영의 ‘아이스크림 무인판매점(이하 ‘이 사건 무인판매점’이라 한다)’에서 피해자 소유인 시가 8,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10개를 계산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1. 6. 1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경찰 조사 당시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구매한 후 계산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간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당시 직장에서 청구인이 담당하고 있던 주요 업무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는 바람에 신용카드를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 설치되어 있던 무인계산대에 넣어 계산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가지고 간 것이므로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별도의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에 대해 절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21. 2. 20. 18:24경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 들어가 시가 8,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10개를 고른 후 무인계산기에 아이스크림들의 바코드를 모두 인식시켰으나 신용카드 등의 지불수단을 이용해 결제하지는 않은 채 그대로 가지고 나와 청구인의 주거지로 갔다.
(2)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관들은 이 사건 무인판매점 내에 설치되어 있던 씨씨티브이의 녹화영상과 이 사건 무인판매점의 주변 아파트 씨씨티브이 녹화영상 등을 통해 청구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였으며, 청구인은 경찰 조사에서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서 계산하지 않은 채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간 사실이 있으나 일부러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담당하고 있던 주요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황에서 정신이 없는 상태라 계산을 했는지 여부도 몰랐다. 아마 딴 생각을 하느라 계산을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였다.
(3) 그 후 청구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경기수원남부경찰서는 2021. 3. 17. 이 사건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으며, 피청구인은 사건 송치 후 별도의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에 대해 절도 혐의를 인정하고 2021. 3. 2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절도의 고의 유무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인데, 고의는 내심의 사실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청구인이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절도의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입증할 수 있고(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3410 판결 등 참조), 그 입증 이후에 비로소 청구인에 대하여 절도의 혐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청구인이 계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간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청구인은 경찰 조사에서부터 당시 직장에서 담당하고 있던 주요 업무 수행에 스트레스가 많아서 다른 생각을 하느라 계산하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청구인이 이 사건 당시 ○○연구원 본부장으로 재직 중이었고, ○○부품개발사업의 개발과제 업무를 담당하면서 개발과제 제출을 앞두고 있었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일응 신빙성이 있다.
(2) 이 사건 무인판매점은 청구인의 주거지 인근에 위치하여 청구인이 평소에 이용하던 장소이고, 범죄예방 등의 목적으로 씨씨티브이가 설치되어 녹화되고 있었다. 또한 청구인이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 들어올 때에는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있었고, 청구인은 그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스크림 10개를 고른 후 무인계산대로 와 아이스크림의 바코드까지 인식시켰다. 이와 같이 청구인이 아이스크림을 절취할 경우 쉽게 발각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스크림을 절취할 별다른 동기나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바코드를 인식시키는 것은 정상적인 결제에 나아가기 위한 전단계이므로, 청구인이 아이스크림의 바코드를 인식시킨 이상 청구인에게 아이스크림을 결제하지 않고 절취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이다.
(3)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일을 전후하여 이 사건 무인판매점을 수회 방문하여 아이스크림을 구입하였고, 그때마다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아이스크림 대금을 정상적으로 결제하였는데, 청구인이 굳이 이 사건 발생일에만 절도의 고의로 아이스크림 대금을 결제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4) 피청구인은 아이스크림 대금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 내역이 청구인에게 문자메시지로 통지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신용카드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기록상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청구인이 신용카드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더라도 통상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 서비스 이용자는 수신한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문자메시지를 수신하지 않은 신용카드 미결제 사실을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청구인이 위 아이스크림 대금 신용카드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청구인에게 위 아이스크림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소결
청구인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였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사정도 있으며, 수사가 이루어진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아무런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절도의 고의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권○○
대리인 변호사 황미옥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21. 3. 23. 수원지방검찰청 2021년 형제1082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1. 3. 23. 청구인에 대하여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2021년 형제1082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1. 2. 20. 18:24경 ○○시 ○○구 (지번 생략), ○○호에 있는 피해자 운영의 ‘아이스크림 무인판매점(이하 ‘이 사건 무인판매점’이라 한다)’에서 피해자 소유인 시가 8,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10개를 계산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1. 6. 1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경찰 조사 당시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구매한 후 계산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간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당시 직장에서 청구인이 담당하고 있던 주요 업무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는 바람에 신용카드를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 설치되어 있던 무인계산대에 넣어 계산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가지고 간 것이므로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별도의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에 대해 절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21. 2. 20. 18:24경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 들어가 시가 8,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10개를 고른 후 무인계산기에 아이스크림들의 바코드를 모두 인식시켰으나 신용카드 등의 지불수단을 이용해 결제하지는 않은 채 그대로 가지고 나와 청구인의 주거지로 갔다.
(2)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관들은 이 사건 무인판매점 내에 설치되어 있던 씨씨티브이의 녹화영상과 이 사건 무인판매점의 주변 아파트 씨씨티브이 녹화영상 등을 통해 청구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였으며, 청구인은 경찰 조사에서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서 계산하지 않은 채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간 사실이 있으나 일부러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담당하고 있던 주요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황에서 정신이 없는 상태라 계산을 했는지 여부도 몰랐다. 아마 딴 생각을 하느라 계산을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였다.
(3) 그 후 청구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경기수원남부경찰서는 2021. 3. 17. 이 사건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으며, 피청구인은 사건 송치 후 별도의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에 대해 절도 혐의를 인정하고 2021. 3. 2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절도의 고의 유무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인데, 고의는 내심의 사실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청구인이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절도의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입증할 수 있고(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3410 판결 등 참조), 그 입증 이후에 비로소 청구인에 대하여 절도의 혐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청구인이 계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간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청구인은 경찰 조사에서부터 당시 직장에서 담당하고 있던 주요 업무 수행에 스트레스가 많아서 다른 생각을 하느라 계산하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청구인이 이 사건 당시 ○○연구원 본부장으로 재직 중이었고, ○○부품개발사업의 개발과제 업무를 담당하면서 개발과제 제출을 앞두고 있었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일응 신빙성이 있다.
(2) 이 사건 무인판매점은 청구인의 주거지 인근에 위치하여 청구인이 평소에 이용하던 장소이고, 범죄예방 등의 목적으로 씨씨티브이가 설치되어 녹화되고 있었다. 또한 청구인이 이 사건 무인판매점에 들어올 때에는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있었고, 청구인은 그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스크림 10개를 고른 후 무인계산대로 와 아이스크림의 바코드까지 인식시켰다. 이와 같이 청구인이 아이스크림을 절취할 경우 쉽게 발각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스크림을 절취할 별다른 동기나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바코드를 인식시키는 것은 정상적인 결제에 나아가기 위한 전단계이므로, 청구인이 아이스크림의 바코드를 인식시킨 이상 청구인에게 아이스크림을 결제하지 않고 절취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이다.
(3)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일을 전후하여 이 사건 무인판매점을 수회 방문하여 아이스크림을 구입하였고, 그때마다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아이스크림 대금을 정상적으로 결제하였는데, 청구인이 굳이 이 사건 발생일에만 절도의 고의로 아이스크림 대금을 결제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4) 피청구인은 아이스크림 대금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 내역이 청구인에게 문자메시지로 통지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신용카드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기록상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청구인이 신용카드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더라도 통상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 서비스 이용자는 수신한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문자메시지를 수신하지 않은 신용카드 미결제 사실을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청구인이 위 아이스크림 대금 신용카드 결제 내역 문자메시지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청구인에게 위 아이스크림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소결
청구인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였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사정도 있으며, 수사가 이루어진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아무런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절도의 고의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