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26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2년 5월 26일

결정 전문

사     건 2021헌마26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국선대리인변호사 강윤경
피 청 구 인 울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12. 9. 울산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3983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12. 9. 피청구인으로부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울산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3983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시 ○○로 (지번 생략) 에 있는 ‘○○박스 ○○점’에서 관람객의 안전, 영화관 시설 및 직원 관리 등을 책임지는 ‘매니져’로 근무하는 자로, 관람객이 영화관 내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조명을 유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로, 2019. 12. 26. 01:00경 위 영화관에서 영화가 종영된 것으로 인식하고, 계단을 내려오던 피해자로 하여금 넘어지게 하여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족관절 인대파열상을 입게 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에게 범죄전력이 없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청구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1. 3. 3.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은 영화관의 시설 담당 직원에 불과하여 피의사실과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아니며, 안전 관리 업무 등 영화관의 전반적인 운영을 총괄 관리하면서 피의사실과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매니져’는 청구인이 아니라 이 사건 당시 영화관 운영회사인 주식회사 ○○의 사업개발팀 팀장이었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2019. 12. 26. 01:00경 청구인이 근무하는 ‘○○박스 ○○점’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퇴관하다가 영화관 내 계단에서 넘어져 왼쪽 발목을 접지르는 바람에 인대 파열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2) 이에 피해자는 ‘영화가 종료되었음에도 조명을 켜지 않아 상해를 입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경찰서에 고소하였고, 참고인 및 피의자로 경찰에 출석한 청구인은 ‘영화관의 매니져로 티켓 판매, 영화상영, 조명 등 영화관의 전반적인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청구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경찰서는 2020. 12. 4. 이 사건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울산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으며, 피청구인은 사건 송치 후 별도의 추가 수사없이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고 2020. 12. 9.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청구인이 피의사실과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피해자 및 목격자들의 진술, 이 사건 상황이 촬영된 씨씨티브이의 녹화내용, 피해자의 가족과 영화관 직원과의 대화 녹취록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를 포함한 영화관의 관람객들이 영화가 종료된 것으로 인식하고 퇴관하기 위해 이동하는 시기에 영화관에서는 관람객들의 이동을 위한 조명을 밝히지 않았고, 그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된다.
다만 청구인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되려면 청구인이 피의사실에 기재된 것과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자임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2019. 12. 30.자 ○○점 재해대처 계획서에 청구인이 매니져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청구인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영화관의 전반적인 운영 총괄 관리를 담당하는 매니져라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해 청구인은 위 재해대처 계획서는 2020년도부터 사용할 예정인 계획서이므로 2020. 1. 1.자로 매니져 승진이 예정되어 있던 자신의 이름이 매니져란에 기재된 것일 뿐 자신은 이 사건 당시 매니져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계획서는 그 속성상 작성 일시 이후에 사용하기 위한 의도로 작성하는 것이므로 작성일자가 2019. 12. 30.자인 위 재해대처 계획서에 표시된 직급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피의사실 발생일인 2019. 12. 26.경 당시의 직급과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영화관 직원인 김○○과 김□□도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서를 제출하였고, 청구인이 제출한 인사발령 공고문 역시 2020. 1. 1.부터 청구인을 기존의 ‘슈퍼 바이저’ 직급에서 ‘매니져’ 직급으로 승진 발령한다는 내용이어서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한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직책과 담당 업무를 ‘영화관의 전반적인 운영 총괄 관리를 담당하는 매니져’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 역시 이 사건 발생일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은 날인 2020. 10. 18.경과 같은 달 30.경을 기준으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와 같이 수사기록에 나타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관람객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영화관의 조명을 조절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 자임을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당시 영화관의 조직도 확인, 영화관 직원들의 진술 청취 등 추가 수사를 통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 자를 명확히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는 것으로,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