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342

형법 제311조 위헌소원

결정일: 2022년 5월 26일

결정 전문

사     건 2021헌바342 형법 제311조 위헌소원
청  구  인 이○○
        국선대리인 변호사 손용근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1도8177 모욕

[주 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1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인터넷 뉴스 기사에 피해자들인 ○○단 멤버 김○○ 외 6인을 모욕하는 댓글을 수차례 작성하였다는 이유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6. 10. 선고 2021노290 판결),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 판결을 받았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도8177 판결).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모욕죄를 규정한 형법 제311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1. 11. 11. 기각되자(2021초기577), 2021. 11. 2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1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그 보호법익이 외부적 명예인지 또는 주관적 명예감정인지 명확하지 않고, 재판 실무상 정당행위의 판단 역시 불명확하다. 모욕 개념의 광범위성으로 인하여 표현행위가 지나치게 위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최소한의 행위에 국한되어야 하는데, 심판대상조항은 경미한 모욕행위, 단순한 추상적 판단, 우발적 감정의 표현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최근 2020. 12. 23. 2017헌바456등 결정 및 2021. 9. 30. 2021헌가2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법정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명예훼손죄와 달리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등 입법목적과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대법원은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판시함으로써 모욕의 의미에 대하여 객관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법집행기관이 심판대상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도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사람의 인격을 경멸하는 가치판단의 표시가 공연히 이루어진다면 그 사람의 사회적 가치는 침해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생활하고 발전해 나갈 가능성도 침해받게 된다. 이러한 모욕행위를 금지할 필요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모든 모욕적 표현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의 모욕적 표현만을 제한하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형사처벌이 가능하며, 법정형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되어 있어 상한이 비교적 낮고,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판결을 선고할 수 있어 비교적 경미한 불법성을 가진 행위에 대하여는 법관의 양형으로 불법과 책임을 일치시킬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필요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모욕행위가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전파에 따른 파급효과가 적지 않고 그로 말미암아 개인의 명예가 침해될 우려는 과거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표현의 자유 제한의 정도가 보호되는 개인의 명예에 비하여 월등하게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2020. 12. 23. 2017헌바456등 결정 및 2021. 9. 30. 2021헌가2등 결정에서 밝힌 반대의견과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의 구성요건해당성은 매우 넓으므로,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 외에도 타인에 대한 비판, 풍자·해학을 담은 문학적 표현, 인터넷상 널리 쓰이는 다소 거친 신조어 등도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 구체적인 사회적 해악을 발생시키거나 개인의 명예감정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표현을 넘어서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인 단순히 부정적·비판적 내용이 담긴 판단과 감정표현까지 규제할 수 있으므로 표현행위가 지나치게 위축된다. 이로 인해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통하여 사회공동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건전하게 해소할 가능성이 제한되고,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며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국가권력행사 중 가장 강력하고 가혹한 강제력에 해당하므로 최소한의 행위에 국한되어야 한다. 단순한 모욕행위에 대하여는 민사적 책임을 지우는 방법 등으로 규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경미한 모욕행위,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우발적 감정의 표현까지 형사처벌하므로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개인의 명예보호와 표현의 자유라는 충돌하는 법익을 비례적으로 형량하지 못하고 후자를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