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바185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2년 6월 30일
결정요지
가. 심판대상조항을 포함한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각 호의 폭력범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하고 있는데, 이는 수인 사이에 소위 공범관계가 있어야 함은 물론 수인이 동일 장소에서 동일 기회에 상호 다른 사람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범행을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을 형법 제30조와 달리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하는 폭력범죄는 동일 장소에서 동일 기회에 단독으로 구성요건행위에 나아가는 범행에 비하여 범행의 집단성으로 인해 죄질과 범정이 더 무겁고 위험이 증가하므로, 이를 엄벌하겠다는 입법자의 결단을 고려한 것이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판대상조항이 가중처벌하는 행위의 내용, 즉 상해죄의 구성요건행위를 2명 이상이 그 현장에서 함께 분담하여 실행하였는지 여부를 일의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법원의 확립된 해석에 비추어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 및 현장에서의 실행행위 분담’이라는 가중적 구성요건을 정한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된다.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는 범죄는 죄질이나 범정, 위험성의 측면에서 현장에서의 단독 범행에 비하여 형을 가중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법정형 가중의 정도가 형법 조항의 2분의 1까지로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징역형이나 벌금형의 하한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고 그 상한이 1.5배까지 상향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법관은 개별 사건마다 구체적인 행위태양이나 불법의 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선고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법정형 가중을 두고 형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거나 현저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거나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 및 현장에서의 실행행위 분담’이라는 가중적 구성요건을 정한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된다.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는 범죄는 죄질이나 범정, 위험성의 측면에서 현장에서의 단독 범행에 비하여 형을 가중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법정형 가중의 정도가 형법 조항의 2분의 1까지로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징역형이나 벌금형의 하한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고 그 상한이 1.5배까지 상향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법관은 개별 사건마다 구체적인 행위태양이나 불법의 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선고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법정형 가중을 두고 형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거나 현저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거나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37조 제2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0조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7조 제1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4. 12. 30. 법률 제12896호로 개정된 것) 제1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2항 제1호, 제2호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0조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7조 제1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4. 12. 30. 법률 제12896호로 개정된 것) 제1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2항 제1호, 제2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최○○
대 리 인 변호사 손의태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3581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등
[주 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2항 제3호 중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죄를 범한 사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11. 7.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피고인 김○○와 공동하여 피해자를 상해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2018고단2972).
나. 청구인이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3581) 청구인에게 적용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초기1314) 2019. 5. 10.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9. 6.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폭행 등 죄를 범한 경우 각 형법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규정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그 중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죄를 범한 사람’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이하 ‘폭력행위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항 제3호 중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죄를 범한 사람’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폭행 등) ②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사람은「형법」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3.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ㆍ제2항(존속상해), 제276조 제2항(존속체포, 존속감금) 또는 제350조(공갈)의 죄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폭행 등) ②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사람은「형법」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1.「형법」제260조 제1항(폭행), 제283조 제1항(협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또는 제366조(재물손괴 등)의 죄
2.「형법」제260조 제2항(존속폭행), 제276조 제1항(체포, 감금), 제283조 제2항(존속협박) 또는 제324조 제1항(강요)의 죄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부분은 공동정범에 관한 형법 제30조의 ‘2인 이상이 공동하여’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여 가중적 구성요건으로서 명확하다고 할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과 형법 제30조의 ‘2명(또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를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더라도 그 문구 자체로 이들을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형법 제30조가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하게 규정하면서도 형법 각칙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형법 각칙에서 정한 형을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무겁게 처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형벌체계상 균형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떤 것인지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 이념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 개념만으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그 적용대상자와 구체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행위의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한 법문의 해석으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21. 12. 23. 2019헌바87등 참조).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2) ‘공동(共同)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사람이나 단체가 함께 일을 하거나 같은 자격으로 관계를 가지다."라는 것인바,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범행을 한다는 것은 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 범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에 따른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ㆍ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한다.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 있고(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수인이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또한 ‘기능적 행위지배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이란 공동자 각자가 기능적ㆍ분업적 관점에서 분담한 역할과 실행행위가 범죄의 실현에 본질적 기능을 수행한 것으로서 전체 행위를 함께 지배하였다고 평가될 때 인정된다. 분담하는 실행행위는 반드시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작위뿐 아니라 부작위에 의해서도 실행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해석된다(헌재 2011. 12. 29. 2010헌바54등).
반면 심판대상조항을 포함한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각 호의 폭력범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하고 있는데,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과 그 표현이 동일하지만 공동정범이 아닌 합동범을 의미한다는 법원의 해석이 확립되어 있다. 법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언의 의미는 사전적 의미 외에 해당 조항을 둔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파악할 수 있다. 폭력행위처벌법은 ‘집단적 또는 상습적으로 폭력행위 등을 범한 사람 등을 처벌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참조). 대법원은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 상해 또는 폭행의 죄를 범한 때’라고 함은 그 수인 사이에 소위 공범관계가 있어야 함은 물론 수인이 동일 장소에서 동일 기회에 상호 다른 사람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범행을 한 경우라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도2153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4430 판결 참조). 다만 형법 제30조가 적용되는 죄에는 제한이 없고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의 죄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여러 사람이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 각 호의 범죄를 범하기로 공모한 다음 그 중 2인 이상이 범행장소에서 범죄를 실행한 경우에는 범행장소에 가지 아니한 사람도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에 기재된 죄의 공모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252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을 형법 제30조와 달리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하는 폭력범죄는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단독으로 구성요건행위에 나아가는 범행에 비하여 범행의 집단성으로 인해 죄질과 범정이 더 무겁고 일반에 대한 위험성과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 위험이 증가하므로, 이를 엄벌하겠다는 입법자의 결단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게 되는 ‘2명 이상이 공동하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에 더하여,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판대상조항이 가중처벌하는 행위의 내용, 즉 상해죄의 구성요건행위를 2명 이상이 그 현장에서 함께 분담하여 실행하였는지 여부를 일의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의 경우에 비하여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보는 법원의 확립된 해석에 비추어 볼 때,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형법규정의 법정형만으로는 어떤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척결하기에 미흡하다는 입법정책적 고려에 따라 이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특별형법법규를 제정한 경우에는 형법규정의 법정형만을 기준으로 하여 그 특별형법법규의 법정형의 과중여부를 쉽사리 논단해서도 안 될 것이다(헌재 2006. 4. 27. 2005헌가2 등).
(2)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 및 현장에서의 실행행위 분담’이라는 가중적 구성요건을 정한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된다. 행위자가 단독으로 상해죄의 구성요건적 실행 행위에 나아가는 범행에 비하여, 심판대상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범죄는 죄질이나 범정이 더 무겁고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가중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 가중의 정도가 형법 조항의 2분의 1까지로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징역형이나 벌금형의 하한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고 그 상한이 1.5배까지 상향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법관은 개별 사건마다 구체적인 행위태양이나 불법의 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법정형 가중을 두고 형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거나 현저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거나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 최○○
대 리 인 변호사 손의태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3581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등
[주 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2항 제3호 중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죄를 범한 사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11. 7.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피고인 김○○와 공동하여 피해자를 상해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2018고단2972).
나. 청구인이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3581) 청구인에게 적용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초기1314) 2019. 5. 10.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9. 6.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폭행 등 죄를 범한 경우 각 형법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규정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그 중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죄를 범한 사람’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이하 ‘폭력행위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항 제3호 중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죄를 범한 사람’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폭행 등) ②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사람은「형법」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3.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ㆍ제2항(존속상해), 제276조 제2항(존속체포, 존속감금) 또는 제350조(공갈)의 죄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것)
제2조(폭행 등) ②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사람은「형법」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1.「형법」제260조 제1항(폭행), 제283조 제1항(협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또는 제366조(재물손괴 등)의 죄
2.「형법」제260조 제2항(존속폭행), 제276조 제1항(체포, 감금), 제283조 제2항(존속협박) 또는 제324조 제1항(강요)의 죄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부분은 공동정범에 관한 형법 제30조의 ‘2인 이상이 공동하여’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여 가중적 구성요건으로서 명확하다고 할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과 형법 제30조의 ‘2명(또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를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더라도 그 문구 자체로 이들을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형법 제30조가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하게 규정하면서도 형법 각칙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형법 각칙에서 정한 형을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무겁게 처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형벌체계상 균형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떤 것인지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 이념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 개념만으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그 적용대상자와 구체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행위의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한 법문의 해석으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21. 12. 23. 2019헌바87등 참조).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2) ‘공동(共同)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사람이나 단체가 함께 일을 하거나 같은 자격으로 관계를 가지다."라는 것인바, 2명 이상이 공동하여 범행을 한다는 것은 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 범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에 따른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ㆍ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한다.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 있고(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수인이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또한 ‘기능적 행위지배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이란 공동자 각자가 기능적ㆍ분업적 관점에서 분담한 역할과 실행행위가 범죄의 실현에 본질적 기능을 수행한 것으로서 전체 행위를 함께 지배하였다고 평가될 때 인정된다. 분담하는 실행행위는 반드시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작위뿐 아니라 부작위에 의해서도 실행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해석된다(헌재 2011. 12. 29. 2010헌바54등).
반면 심판대상조항을 포함한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각 호의 폭력범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하고 있는데,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과 그 표현이 동일하지만 공동정범이 아닌 합동범을 의미한다는 법원의 해석이 확립되어 있다. 법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언의 의미는 사전적 의미 외에 해당 조항을 둔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파악할 수 있다. 폭력행위처벌법은 ‘집단적 또는 상습적으로 폭력행위 등을 범한 사람 등을 처벌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참조). 대법원은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 상해 또는 폭행의 죄를 범한 때’라고 함은 그 수인 사이에 소위 공범관계가 있어야 함은 물론 수인이 동일 장소에서 동일 기회에 상호 다른 사람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범행을 한 경우라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도2153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4430 판결 참조). 다만 형법 제30조가 적용되는 죄에는 제한이 없고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의 죄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여러 사람이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 각 호의 범죄를 범하기로 공모한 다음 그 중 2인 이상이 범행장소에서 범죄를 실행한 경우에는 범행장소에 가지 아니한 사람도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에 기재된 죄의 공모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252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을 형법 제30조와 달리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하는 폭력범죄는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단독으로 구성요건행위에 나아가는 범행에 비하여 범행의 집단성으로 인해 죄질과 범정이 더 무겁고 일반에 대한 위험성과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 위험이 증가하므로, 이를 엄벌하겠다는 입법자의 결단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게 되는 ‘2명 이상이 공동하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에 더하여,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판대상조항이 가중처벌하는 행위의 내용, 즉 상해죄의 구성요건행위를 2명 이상이 그 현장에서 함께 분담하여 실행하였는지 여부를 일의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의 경우에 비하여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보는 법원의 확립된 해석에 비추어 볼 때,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형법규정의 법정형만으로는 어떤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척결하기에 미흡하다는 입법정책적 고려에 따라 이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특별형법법규를 제정한 경우에는 형법규정의 법정형만을 기준으로 하여 그 특별형법법규의 법정형의 과중여부를 쉽사리 논단해서도 안 될 것이다(헌재 2006. 4. 27. 2005헌가2 등).
(2)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 및 현장에서의 실행행위 분담’이라는 가중적 구성요건을 정한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된다. 행위자가 단독으로 상해죄의 구성요건적 실행 행위에 나아가는 범행에 비하여, 심판대상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범죄는 죄질이나 범정이 더 무겁고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가중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 가중의 정도가 형법 조항의 2분의 1까지로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징역형이나 벌금형의 하한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고 그 상한이 1.5배까지 상향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법관은 개별 사건마다 구체적인 행위태양이나 불법의 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법정형 가중을 두고 형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거나 현저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거나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