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마20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2년 6월 30일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마20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정○○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효성
            담당변호사 김효준, 차준용, 이정길, 배지현, 박종일
피 청 구 인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1. 10.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18년 형제2343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9. 1. 10. 청구인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18년 형제2343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피해자 황○○의 장모이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처이자 청구인의 딸인 변○○과 공동하여, 2017. 10. 14. 11:00경 ○○시 ○○구 ○○길 (지번 생략), ○○포레 ○○동 ○○호 안방 내에서 변○○이 피해자의 휴대폰을 뒤지다 통화녹음 파일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엄마, 이봐라 이 새끼 다 준비하고 있다"고 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변○○으로부터 휴대폰을 뺏으려는 것을 청구인이 가로막으며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마침 변○○이 녹음파일을 삭제하자 오른손으로 뺨을 2대 때려 폭행하고, 계속해서 변○○이 피해자에게 "얘기 좀 하자"며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수회 때려 폭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2019. 2. 2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한편,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공범인 변○○에 대해서는 2019. 1. 10.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죄 등으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피청구인은 공소제기 이후인 2019. 3. 20. 피해자를 소환하여 조사하였는데, 피해자는 청구인과 변○○의 공동폭행 범행 일시가 2017. 10. 14.이 아니라 2017. 10. 13.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 번복에 따라 범행일시를 "2017. 10. 13. 11:00"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제1심 법원은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였다.
라. 제1심 법원은 2020. 1. 22. 변○○에 대한 공소사실 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의 점에 대하여, 『①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일시에 대한 진술을 2017. 10. 14.에서 2017. 10. 13.로 번복한 점, ② 청구인이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결제내역에 의하면 청구인은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2017. 10. 10. 대구에 왔다가 2017. 10. 12. 대구를 떠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변○○에 대한 공소사실 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의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였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9고단74). 검사는 위 판결 전부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고, 변○○은 위 무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하여 위 판결 중 무죄 부분은 2020. 1. 30. 항소기간 도과로 확정되었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청구인은 2017. 10. 10. 14:24경 ○○터미널에서 ○○정류장으로 가는 시외버스 승차권을 구매하여 대구로 왔고, 2017. 10. 12. 18:17경 ○○정류장에서 ○○터미널로 가는 승차권을 구매하여 김해로 돌아갔다. 따라서 청구인은 피의사실 발생일인 2017. 10. 14. 11:00경 ○○시 ○○구 ○○길 (지번 생략), ○○포레 ○○동 ○○호(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 안방 내가 아니라 □□시에 있는 본인 주거지에 있었으므로, 현장부재증명(알리바이)이 있다.
나. 청구인은 2017. 7. 20.과 같은 달 28. 2차례에 걸쳐 자가골 이식수술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고, 이후에도 장기간 재활치료중이어서 행동에 제약이 있었으므로, 건장한 성인 남성인 피해자를 폭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3. 판단
수사기록상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뿐이고, 청구인과 변○○은 피의사실 발생 당시 청구인이 이 사건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낮고, 오히려 청구인의 현장부재 주장에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으므로 피의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피해자는 피의사실의 발생 날짜를 2017. 10. 14.로 진술하였다가, 변○○에 대한 공소제기 이후에 이루어진 피청구인의 조사에서 해당 날짜를 2017. 10. 13.로 번복하였다. 또한 청구인이 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 날짜, 피해자가 자녀들과 피해자 부모 집으로 옮긴 날짜 및 정황, 피해자 부모 집에서 체류한 기간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도 일관되지 않는다. 나아가 피해자는 피의사실에 대한 정황 증거로서 피해자와 변○○ 사이의 카○○ 대화내역을 제출하였으나, 위 대화내역은 피의사실과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단편적인 사실만을 담고 있어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고, 일부 대화 내용은 피해자의 진술과도 배치된다.
한편, 의사 김○○ 작성의 소견서 및 의사 이○○ 작성의 소견서에 따르면, 청구인은 2017. 9.부터 2018. 1.까지 좌측 손목에 보호대(brace)를 착용해야 했고, 2017. 7.부터 2017. 10.까지 수근관절과 슬관절 문제로 거동이 어려워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청구인은 피해자와 변○○이 오랜 기간 불화를 겪는 과정에서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고, 피의사실 당시 피해자와 변○○은 통화녹음이 담긴 핸드폰을 빼앗기 위해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으므로,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할 경우 피해자의 물리적인 저항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위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의사실 발생 당시 몸이 불편했던 57세의 여성인 청구인이 피해자로부터의 물리적인 저항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34세의 건장한 남성인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릴 정도의 유형력 행사에 나아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위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피의사실 발생 당시의 청구인의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하기 어려웠다고 볼 만한 사정이 존재하는 이상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나. 청구인의 현장부재 주장의 신빙성 판단
청구인이 제출한 신용카드 결제내역에 의하면, 청구인은 2017. 9. 30.에 19,800원, 2017. 10. 10.에 9,900원, 2017. 10. 12.에 9,900원을 각각 버스 승차권 대금으로 결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각 결제내역상 사업자등록번호와 가맹점 번호가 모두 동일하여 위 각 결제내역만으로는 청구인이 구체적으로 어느 터미널에서 버스 승차권을 구입한 것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2017. 9. 30.에 결제한 승차권 대금이 2017. 10. 10. 및 2017. 10. 12.에 결제한 각 승차권 대금의 두 배이므로, 2017. 10. 10. 및 2017. 10. 12. 승차권 대금 결제내역은 2017. 10. 10.에 김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에 왔다가 피의사실 발생일 이전인 2017. 10. 12.에 시외버스를 타고 김해로 돌아왔다는 청구인 주장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볼 수 있다.
다. 소결
이와 같이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낮고, 청구인의 현장부재 주장에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상,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당시까지의 수사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변○○과 공동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과 변○○, 피해자의 진술에 서로 모순이 있는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수사를 하여 피의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될 수 있는지 판단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은 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였으므로, 여기에는 수사미진의 위법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