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53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후문 위헌소원

결정일: 2022년 7월 21일

결정 전문

사     건 2021헌바53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후문 위헌소원
청  구  인 1. ~ 6. 이○○ 외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정도
        담당변호사 설창일, 김지미
당 해 사 건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고합226 공직선거법위반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2021. 1. 27.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후보자의 성명 또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현수막과 피켓을 게시하였다.’는 취지의 범죄사실로 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고합226).
나. 이에 대한 청구인들 및 검사의 각 항소(서울고등법원 2021노232)와 청구인들의 상고(대법원 2021도8754)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한편, 청구인들은 당해 사건인 위 1심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후문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서부지방법원 2021초기9), 당해 사건 법원은 2021. 1. 27.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다.
라. 청구인들은 2021. 2. 24.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후문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90조 제1항 후문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밑줄 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 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1. 화환·풍선·간판·현수막·애드벌룬·기구류 또는 선전탑, 그 밖의 광고물이나 광고시설을 설치·진열·게시·배부하는 행위
2. 표찰이나 그 밖의 표시물을 착용 또는 배부하는 행위
3. 후보자를 상징하는 인형·마스코트 등 상징물을 제작·판매하는 행위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ㆍ사진 또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각 호의 행위에 대하여 바로 초과주관적 요소인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인정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다.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사안에 대하여도 법관으로 하여금 무죄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고,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라 함은 원칙적으로 법원이 심리 중인 당해 사건의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경우뿐만 아니라, 문제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비록 재판의 주문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도 포함된다(헌재 2019. 2. 28. 2018헌바8 참조).
나. 당해 사건의 범죄사실은 청구인들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후보자의 성명 또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현수막과 광고물인 피켓을 게시하였다는 것이다.
다.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전문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현수막이나 광고물을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전문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란 선거의 준비과정 및 선거운동, 선거결과 등에 어떤 작용을 하려는 의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현수막, 광고물 등에 정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이다.
라. 당해 사건 법원은 청구인들이 게시한 현수막이나 피켓의 기재 내용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내용인 점, 당시 선거가 약 20일 정도 남은 상황이었던 점, 일부 피켓 게시 행위의 장소는 후보자의 선거사무실 앞에 후보자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 바로 앞이었던 점과 그 밖에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청구인들에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을 뿐이고,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여 현수막과 피켓에 후보자의 성명 또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하였다는 사실 그 자체로부터 바로 청구인들의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에 기한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마. 당해 사건의 항소심 법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경쟁 후보자 또는 정당과의 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및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시하면서, 이와 같은 제반 사정들의 인정에 근거하여 청구인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현수막과 피켓을 게시하였다고 판단하였고, 심판대상조항에 따라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바로 간주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청구인들의 상고도 기각되어, 이러한 판단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바. 당해 사건 법원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행위의 내용과 태양, 동기 및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을 인정하였다. 심판대상조항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 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에 영향이 없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내용이나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사.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