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205
민법 제269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2년 7월 21일
결정요지
1.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대금분할의 요건인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라는 부분은 현물분할이 물리적ㆍ유형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공유물의 성질 등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라는 부분 역시 현물분할이 가능하기는 하나 교환가치의 감손이 불가피한 우려가 존재하는 경우로 비교적 분명하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현저히”라는 표현은 특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가중된 요건으로 우리 법 문언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용어이고 심판대상조항에서도 법관으로 하여금 “가액이 감손될 우려”에 관하여 엄격한 판단을 요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판상 공유물분할에 있어서는 다양한 기초사실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므로 그 요건을 정할 때에는 어느 정도 추상적 표현의 사용이 불가피하고, 대법원이 법관에게 허용된 재량의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거나 법관의 자의적 해석에 관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공유물분할청구권자를 비롯한 공유자들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율하여 공유물분할을 둘러싼 다툼을 공평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중립성이 보장되는 법원으로 하여금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때에 대금분할을 명하도록 함으로써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이 예정하고 있는 공유물분할의 원칙적인 형태는 어디까지나 현물분할이고 대금분할은 보충적ㆍ예외적인 점, 여기에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 동일한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다른 대안을 상정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공유물분할절차를 둘러싼 다툼의 공평하고 신속한 해결이라는 공익을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재산권의 제한 정도는 공유물분할에 관한 법원의 공정한 재판권 행사와 절차적 보장에 의해 상당 부분 완화되고,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가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으로 참여하여 공유지분을 포함한 공유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므로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8조 제1항, 제2항, 제3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1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2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1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손용근
당해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55076 부당이득금반환 등
【주 문】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이 1/5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 또 다른 공유자로부터 분할 협의 불성립을 이유로 공유물분할청구의 소가 제기되었고, 제1심 법원은 2018. 5. 25. 공유물인 위 부동산은 3층 점포와 주택 및 그 부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현물분할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민법 제269조 제2항에 따라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134813).
나. 청구인은 위 판결에 항소하였고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55076) 계속 중 민법 제269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가 기각 결정을 받게 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카기51309), 2020. 3. 12. 위 조항을 대상으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분할의 방법) ②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
[관련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8조(공유물의 분할청구) ① 공유자는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
다. 그러나 5년 내의 기간으로 분할하지 아니할 것을 약정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계약을 갱신한 때에는 그 기간은 갱신한 날로부터 5년을 넘지 못한다.
③ 전2항의 규정은 제215조, 제239조의 공유물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269조(분할의 방법) ①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유자는 법원에 그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이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는 요건이 분명하지 않고 해석의 여지가 지나치게 넓어 현물분할의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어도 현물분할이 아닌 대금분할이 이루어지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은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법원은 공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행복추구권 속에 포함된 공유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문제되는 헌법 원칙과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에서는 우선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음으로 공유물에 대한 공유지분권은 공유자의 일반재산을 구성하므로 헌법상 재산권에 해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을 기초로 한 대금분할이 있을 경우 청구인과 같은 공유자는 공유지분의 상실 내지 변동을 감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함께 하고 있지만, 특별관계에 있는 재산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헌재 2014. 7. 24. 2012헌마662 참조).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법률의 의미와 내용이 명확하지 않으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확보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이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하고 집행할 수도 있다.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하며, 이러한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이다. 그러나 법률의 규정은 어느 정도 가치개념을 포함한 일반적이고 규범적 개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법률의 규정이 단순
하지 않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법관의 객관적 해석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분명하게 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6. 6. 30. 2013헌바370등 참조).
(2)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은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다. 대금분할의 첫 번째 요건인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라는 부분은 현물분할이 물리적ㆍ유형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공유물의 성질 등에 비추어 보아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경우와 같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2다4580 판결 참조). 대금분할의 또 다른 요건인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라는 부분 역시 현물분할이 가능하기는 하나 교환가치의 감손이 불가피한 우려가 존재하는 경우로 비교적 분명하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재판상 공유물분할은 공유물분할의 자유를 실현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 공유자들 사이의 공평을 꾀하여야 하므로 "가액이 감손될 염려"는 공유자 전체는 물론이고 개개의 공유자의 관점에서도 평가되어야 하며, 대법원 역시 같은 관점에서 위 요건을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0603 판결 등 참조). 또한 심판대상조항 중 "현저히"라는 표현은 특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가중된 요건으로 우리 법 문언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용어이고, 심판대상조항에서도 법관으로 하여금 "가액이 감손될 우려"에 관하여 엄격한 판단을 요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의 문언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그 의미 내용이 불명확하여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재판상 공유물분할에 있어서는 다양한 기초사실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법관은 공유물의 현황을 비롯하여 여러 사정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유자들 전체의 관점에서 공평한 분할을 꾀하는 방법을 명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법관에게는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재량이 인정될 수밖에 없고, 재판상 공유물분할의 요건을 정할 때에는 어느 정도 추상적 표현의 사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해석이 법관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지 않도록 할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하는바, 대법원이 ‘대금분할을 할 수밖에 없는 요건에 관한 객관적ㆍ구체적인 심리 없이 단순히 공유자들 사이에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의사가 합치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주관적ㆍ추상적인 사정에 터잡아 함부로
대금분할을 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40219, 40226 판결 참조)’며 법관에게 허용된 재량의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관하여 법관의 자의적 해석의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재산권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재판에 의한 대금분할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현물분할 외에도 공유물분할방법을 다양화함으로써 공유물분할의 자유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공유자들 전체의 관점에서 공유물에 대한 대가가 공평하게 분할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공유물분할청구권자를 비롯한 공유자들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율하여 공유물분할을 둘러싼 다툼을 공평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중립성이 보장되는 법원으로 하여금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때에 대금분할을 명하도록 함으로써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이 대금분할을 명하게 되면,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유지분을 강제로 처분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여기에 대금분할을 통한 경매가격이 시장가격에 비하여 저렴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이 예정하고 있는 공유물분할의 원칙적인 형태는 어디까지나 현물분할이고,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한 가액 감손 등의 염려가 있는 상황에서만 대금분할이 고려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요건에 관하여 객관적ㆍ구체적인 심리 없이 주관적ㆍ추상적인 사정을 기초로 함부로 대금분할을 명할 수는 없다. 여기에 대법원이 공유지분 가액을 초과하여 현물을 취득하는 공유자로 하여금 그렇지 아니한 공유자에게 과부족 부분에 상응하는 금전을 지급하도록 하는 형태의 이른바 ‘부분적 가액보상’과 일부 공유자가 공유물 전부를 취득하고 나머지 공유자에게는 금전을 지급하는 형태의 이른바 ‘전면적 가액보상’을 현물분할의 방법으로 인정하면서 대금분할에 앞서 이러한 분할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한 점(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4다30583 판결 참조)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정하고 있는 대금분할의 보충적ㆍ예외적 성격은 법원의 해석에 의해서도 더욱
뚜렷하게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관점에서는 공유물의 분할방법으로 현물분할만을 두거나, 또는 대금분할의 요건을 가중시키거나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는 공유물분할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비교하여 볼 때 입법목적의 달성 정도가 동일한 정도의 입법대안이라 볼 수 없다. 그밖에 심판대상조항보다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 동일한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다른 대안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을 통해서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은 공유자의 공유물분할청구권 실현을 보장하고 공유물분할절차에 있어서 대립하는 당사자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이를 둘러싼 다툼을 공평하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공유물의 성질과 현황, 공유관계의 형성 경위, 공유자들 사이의 관계와 같은 개개의 사정 등에 따라 공유관계 해소의 목적과 내용은 다양할 수밖에 없으므로 법에서는 공유물분할방법을 유연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고, 심판대상조항은 어떠한 경우에 대금분할을 할지의 판단을 헌법상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 공유물분할을 둘러싼 다툼의 공평하고 신속한 해결이라는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것과 달리 공유물분할방법으로 현물분할만을 규율하거나 대금분할 요건을 지금보다 엄격하게 제한할 경우에는, 그 요건이 엄격해지는 것에 비례하여 공유물분할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이 사건 청구인과 같이 자신의 공유지분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그 처분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권리와 지위는 보장될 수는 있지만, 공유관계의 해소를 원하는 다른 공유자들의 권리 실현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현물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법원이 현물분할을 명하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공유물분할을 둘러싼 다툼의 공평하고 신속한 해결은 상당히 저해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달성되는 입법목적의 구체적인 가치를 가벼운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의 판결로 공유지분을 상실하게 되는 현상 자체만 놓고 본다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 또한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사익인 공유자의 재산권의 구
체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는, 대금분할이 최후의 방법이란 점과 현물분할에는 지분비율에 따라 공유물을 물리적으로 분할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부분적 가액보상이나 전면적 가액보상 등 다양한 방법이 이미 법원의 해석에 따라 실행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공유물분할의 소에서 법원은 공유관계나 객체인 물건의 제반 상황에 따라 공유자의 지분비율에 따른 합리적인 분할을 명하여야 하고, 재판상 공유물분할에서 대금분할이 정당한지 여부는 공유관계와 공유물의 제반 상황에 관한 공유자들의 주장을 기초로 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 정도는 법원의 합목적적인 판단에 따라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나아가 대금분할을 명하는 법원의 판결이 있더라도 공유자에게는 해당 경매절차에 매수인으로 참여하는 길이 열려 있다. 공유물을 경매에 부쳐 매득금을 분배할 것을 명한 판결은 경매를 조건으로 하는 특수한 형성판결로서, 원고와 피고의 구별 없이 그 판결의 당사자는 누구나 공유물의 경매를 신청할 권리가 있다(대법원 1979. 3. 8.자 79마5 결정). 이러한 경매절차에서는 공유자 우선매수권을 규정한 민사집행법 제140조가 적용되지는 않지만(대법원 1991. 12. 16.자 91마239 결정),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는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으로 참여하여 공유지분을 포함한 공유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공유물분할절차를 둘러싼 다툼의 공평하고 신속한 해결이라는 공익을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 정도는 공유물분할에 관한 법원의 공정한 재판권 행사와 절차적 보장에 의해 상당 부분 완화되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제한받는 사익의 정도가 보호되는 공익에 비하여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손용근
당해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55076 부당이득금반환 등
【주 문】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이 1/5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 또 다른 공유자로부터 분할 협의 불성립을 이유로 공유물분할청구의 소가 제기되었고, 제1심 법원은 2018. 5. 25. 공유물인 위 부동산은 3층 점포와 주택 및 그 부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현물분할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민법 제269조 제2항에 따라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134813).
나. 청구인은 위 판결에 항소하였고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55076) 계속 중 민법 제269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가 기각 결정을 받게 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카기51309), 2020. 3. 12. 위 조항을 대상으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9조(분할의 방법) ②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
[관련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268조(공유물의 분할청구) ① 공유자는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
다. 그러나 5년 내의 기간으로 분할하지 아니할 것을 약정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계약을 갱신한 때에는 그 기간은 갱신한 날로부터 5년을 넘지 못한다.
③ 전2항의 규정은 제215조, 제239조의 공유물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269조(분할의 방법) ①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유자는 법원에 그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이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는 요건이 분명하지 않고 해석의 여지가 지나치게 넓어 현물분할의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어도 현물분할이 아닌 대금분할이 이루어지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은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법원은 공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행복추구권 속에 포함된 공유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문제되는 헌법 원칙과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에서는 우선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음으로 공유물에 대한 공유지분권은 공유자의 일반재산을 구성하므로 헌법상 재산권에 해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을 기초로 한 대금분할이 있을 경우 청구인과 같은 공유자는 공유지분의 상실 내지 변동을 감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함께 하고 있지만, 특별관계에 있는 재산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헌재 2014. 7. 24. 2012헌마662 참조).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법률의 의미와 내용이 명확하지 않으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확보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이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하고 집행할 수도 있다.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하며, 이러한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이다. 그러나 법률의 규정은 어느 정도 가치개념을 포함한 일반적이고 규범적 개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법률의 규정이 단순
하지 않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법관의 객관적 해석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분명하게 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6. 6. 30. 2013헌바370등 참조).
(2)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은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다. 대금분할의 첫 번째 요건인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라는 부분은 현물분할이 물리적ㆍ유형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공유물의 성질 등에 비추어 보아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경우와 같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2다4580 판결 참조). 대금분할의 또 다른 요건인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라는 부분 역시 현물분할이 가능하기는 하나 교환가치의 감손이 불가피한 우려가 존재하는 경우로 비교적 분명하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재판상 공유물분할은 공유물분할의 자유를 실현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 공유자들 사이의 공평을 꾀하여야 하므로 "가액이 감손될 염려"는 공유자 전체는 물론이고 개개의 공유자의 관점에서도 평가되어야 하며, 대법원 역시 같은 관점에서 위 요건을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0603 판결 등 참조). 또한 심판대상조항 중 "현저히"라는 표현은 특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가중된 요건으로 우리 법 문언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용어이고, 심판대상조항에서도 법관으로 하여금 "가액이 감손될 우려"에 관하여 엄격한 판단을 요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의 문언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그 의미 내용이 불명확하여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재판상 공유물분할에 있어서는 다양한 기초사실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법관은 공유물의 현황을 비롯하여 여러 사정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유자들 전체의 관점에서 공평한 분할을 꾀하는 방법을 명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법관에게는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재량이 인정될 수밖에 없고, 재판상 공유물분할의 요건을 정할 때에는 어느 정도 추상적 표현의 사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해석이 법관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지 않도록 할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하는바, 대법원이 ‘대금분할을 할 수밖에 없는 요건에 관한 객관적ㆍ구체적인 심리 없이 단순히 공유자들 사이에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의사가 합치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주관적ㆍ추상적인 사정에 터잡아 함부로
대금분할을 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40219, 40226 판결 참조)’며 법관에게 허용된 재량의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관하여 법관의 자의적 해석의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재산권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재판에 의한 대금분할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현물분할 외에도 공유물분할방법을 다양화함으로써 공유물분할의 자유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공유자들 전체의 관점에서 공유물에 대한 대가가 공평하게 분할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공유물분할청구권자를 비롯한 공유자들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율하여 공유물분할을 둘러싼 다툼을 공평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중립성이 보장되는 법원으로 하여금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때에 대금분할을 명하도록 함으로써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이 대금분할을 명하게 되면,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유지분을 강제로 처분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여기에 대금분할을 통한 경매가격이 시장가격에 비하여 저렴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이 예정하고 있는 공유물분할의 원칙적인 형태는 어디까지나 현물분할이고,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한 가액 감손 등의 염려가 있는 상황에서만 대금분할이 고려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요건에 관하여 객관적ㆍ구체적인 심리 없이 주관적ㆍ추상적인 사정을 기초로 함부로 대금분할을 명할 수는 없다. 여기에 대법원이 공유지분 가액을 초과하여 현물을 취득하는 공유자로 하여금 그렇지 아니한 공유자에게 과부족 부분에 상응하는 금전을 지급하도록 하는 형태의 이른바 ‘부분적 가액보상’과 일부 공유자가 공유물 전부를 취득하고 나머지 공유자에게는 금전을 지급하는 형태의 이른바 ‘전면적 가액보상’을 현물분할의 방법으로 인정하면서 대금분할에 앞서 이러한 분할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한 점(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4다30583 판결 참조)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정하고 있는 대금분할의 보충적ㆍ예외적 성격은 법원의 해석에 의해서도 더욱
뚜렷하게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관점에서는 공유물의 분할방법으로 현물분할만을 두거나, 또는 대금분할의 요건을 가중시키거나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는 공유물분할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비교하여 볼 때 입법목적의 달성 정도가 동일한 정도의 입법대안이라 볼 수 없다. 그밖에 심판대상조항보다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 동일한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다른 대안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을 통해서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은 공유자의 공유물분할청구권 실현을 보장하고 공유물분할절차에 있어서 대립하는 당사자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이를 둘러싼 다툼을 공평하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공유물의 성질과 현황, 공유관계의 형성 경위, 공유자들 사이의 관계와 같은 개개의 사정 등에 따라 공유관계 해소의 목적과 내용은 다양할 수밖에 없으므로 법에서는 공유물분할방법을 유연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고, 심판대상조항은 어떠한 경우에 대금분할을 할지의 판단을 헌법상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 공유물분할을 둘러싼 다툼의 공평하고 신속한 해결이라는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것과 달리 공유물분할방법으로 현물분할만을 규율하거나 대금분할 요건을 지금보다 엄격하게 제한할 경우에는, 그 요건이 엄격해지는 것에 비례하여 공유물분할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이 사건 청구인과 같이 자신의 공유지분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그 처분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의 권리와 지위는 보장될 수는 있지만, 공유관계의 해소를 원하는 다른 공유자들의 권리 실현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현물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법원이 현물분할을 명하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공유물분할을 둘러싼 다툼의 공평하고 신속한 해결은 상당히 저해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달성되는 입법목적의 구체적인 가치를 가벼운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원의 판결로 공유지분을 상실하게 되는 현상 자체만 놓고 본다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 또한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사익인 공유자의 재산권의 구
체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는, 대금분할이 최후의 방법이란 점과 현물분할에는 지분비율에 따라 공유물을 물리적으로 분할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부분적 가액보상이나 전면적 가액보상 등 다양한 방법이 이미 법원의 해석에 따라 실행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공유물분할의 소에서 법원은 공유관계나 객체인 물건의 제반 상황에 따라 공유자의 지분비율에 따른 합리적인 분할을 명하여야 하고, 재판상 공유물분할에서 대금분할이 정당한지 여부는 공유관계와 공유물의 제반 상황에 관한 공유자들의 주장을 기초로 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 정도는 법원의 합목적적인 판단에 따라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나아가 대금분할을 명하는 법원의 판결이 있더라도 공유자에게는 해당 경매절차에 매수인으로 참여하는 길이 열려 있다. 공유물을 경매에 부쳐 매득금을 분배할 것을 명한 판결은 경매를 조건으로 하는 특수한 형성판결로서, 원고와 피고의 구별 없이 그 판결의 당사자는 누구나 공유물의 경매를 신청할 권리가 있다(대법원 1979. 3. 8.자 79마5 결정). 이러한 경매절차에서는 공유자 우선매수권을 규정한 민사집행법 제140조가 적용되지는 않지만(대법원 1991. 12. 16.자 91마239 결정), 대금분할을 희망하지 않는 공유자는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으로 참여하여 공유지분을 포함한 공유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공유물분할절차를 둘러싼 다툼의 공평하고 신속한 해결이라는 공익을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 정도는 공유물분할에 관한 법원의 공정한 재판권 행사와 절차적 보장에 의해 상당 부분 완화되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제한받는 사익의 정도가 보호되는 공익에 비하여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