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8헌마62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1년 11월 24일

결정요지

뜸 시술행위 자체가 신체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는 그리 크다고 보기 어려운데다가 뜸이 청구인과 같은 침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그 위험성은 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무방할 만큼 적다. 또한, 오랫동안 새로운 구사가 배출되지도 않고 청구인을 비롯한 침사에 의한 뜸 시술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는 것은 적어도 침사에 의한 뜸 시술행위에 대하여 사회 일반에서 이를 일종의 관습으로 인정하여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는바, 청구인은 수십 년 동안 뜸 시술행위를 행하여 왔음에도 이 때까지 아무런 제재도 받은 바가 없고 청구인으로부터 뜸 시술을 받아 온 일반인들에게도 청구인과 같은 정도의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뜸 치료를 받을 경우 신체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침사로서 수십 년간 침술과 뜸 시술행위를 하여 온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많음에도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수사와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이 사건에서 문제된 뜸 시술행위는 인체에 직접 쑥뜸을 올려놓고 불을 피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화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얼마든지 있으므로 뜸 시술행위 자체에 의한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의 우려를 쉽게 무시할 수는 없다. 다수의견에서는 수지침 시술행위에 대하여 정당행위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면서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도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으나, 이 사건에서 문제된 뜸 시술행위는 위 대법원 판결에서 문제된 수지침 시술행위와는 그 성질 및 부작용의 정도 등이 다르므로 위 대법원 판결을 이 사건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뜸과 침은 별개의 것으로서 뜸을 시술할 때에는 그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므로 침 시술에 대하여 자격이 있는 침사라고 하여 당연히 뜸도 제대로 뜰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청구인은 과거에 적절한 자격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구사 자격을 취득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본인 스스로 구사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채 자격 범위를 넘어 뜸 시술행위를 한 것이고, 뜸 시술행위를 함에 있어서도 새로운 뜸 시술방법을 창안하여 특정 경혈에 특정 크기의 뜸을 시술하는 방식으로 뜸을 시술하였는바, 이는 침술에 대한 단순한 보조적인 치료방법으로서의 뜸 시술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이를 정당행위로서 용인하기는 어렵다.
결국,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는 의료법을 포함한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형법(2010. 4. 15. 법률 제10259호로 개정된 것)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 한다.
의료법(2011. 10. 8.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1. 외국의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로서 일정 기간 국내에 체류하는 자
2.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 종합병원 또는 외국 의료원조기관의 의료봉사 또는 연구 및 시범사업을 위하여 의료행위를 하는 자
3. 의학·치과의학·한방의학 또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학교의 학생
② 의료인이 아니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또는 간호사 명칭이나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
③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할 수 있다.
1. 환자의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개별적으로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사전승인을 받아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
2.「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에 따른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외국인(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제외한다)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위
④ 제3항 제2호에도 불구하고 「보험업법」 제2조에 따른 보험회사, 상호회사,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또는 보험중개사는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의료법((2011. 10. 8.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된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면허증을 대여한 자
2. 제12조 제2항, 제18조 제3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한 자
② 제38조 제3항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김○수
대리인 변호사 김성규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윤홍근 외 1인
피청구인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

【주문】
피청구인이 2008. 7. 28. 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4021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08. 7. 28. 피청구인으로부터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4021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범죄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소재에서 ‘○○ 침시술소’라는 상호로 침 시술행위를 하는 의료유사업자로, 침사는 환자의 경혈에 대하여 침 시술행위를 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 구(뜸)사는 환자의 경혈에 대하여 구(뜸) 시술행위를 한다고 업무 한계가 구별됨에도 불구하고, 2008. 6. 18. 위 침술소에 내원한 환자 50명에게 5cm 정도의 침을 이용하여 환자의 해당 치료 경혈에 20개 정도의 침을 놓은 후 쑥으로 0.3cm의 뜸을 만든 후 해당 치료 경혈에 뜸을 놓아 시술하는 방법으로 자격된 침사 외에 구(뜸)사 시술행위를 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이 위 사건에 대하여 수사한 후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이 고령이고 침사 자격은 소지하고 있는 등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자, 청구인은 2008. 10. 17.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와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침은 쇠붙이로 된 침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위험을 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으나, 뜸은 뜸쑥을 태워 경혈 부위에 잠시 얹어 놓는 것에 불과하여 그로 인해 인체에 상해를 가할 위험이 전혀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침사는 구사의 역할을 당연히 했던 것으로 구사와 침사를 구별할 이유는 구사로 하여금 침사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지, 침사로 하여금 구사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아니다. 즉, 침술을 배운 사람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 구술을 할 수 있지만, 구술을 배운 사람에게는 손기술이 필요한 침술을 하지 못하게 하여 침에 의한 사고발생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침사는 당연히 뜸 시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고, 또한 시술 도구, 시술의 방법, 환자의 부작용 유무, 시술자의 능력 요부 등 제반사항을 종합해 보더라도 침사가 별다른 부작용이나 위험성이 없는 뜸 시술을 했다고 하여 이 행위를 위법하다고 하는 것은 피청구인이 청구인 행위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법률을 잘못 해석, 적용한 것이다.

(2)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로 인하여 피치료자의 건강이 악화된 사실도 전혀 없거니와, 청구인과 같이 침술행위에 관한 자격이 있는 자가 침을 놓을 자리에 뜸 시술을 하는 행위가 국민 전체의 보건복지에 악영향을 줄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일제에 의해 침구사제도가 도입된 1914년 이래 침사 자격증과 구사 자격증을 구별하여 별도로 수여하여 온 점, 침사와 구사는 그 자격요건과 자격시험과목이 다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침사가 당연히 구사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침사 자격만을 소지한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자격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고 그 결정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판단
가. 사건의 쟁점
청구인은 침사 자격만을 소지하였음에도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환자의 특정 경혈에 뜸 시술행위를 하였는바, 이러한 청구인의 행위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다만,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고, 이것이 이 사건의 쟁점에 해당한다.

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대법원에서는 수지침 시술행위에 대하여, 일반적으로는 면허 또는 자격 없이 침술행위를 하는 것이 의료법 제27조의 무면허 의료행위(한방의료행위)에 해당되어 같은 법 제87조에 의하여 처벌되어야 하고(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842 판결, 1993. 1. 15. 선고 92도2548 판결 등 참조), 수지침 시술행위도 위와 같은 침술행위의 일종으로서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의료행위에 해당하며(대법원 1996. 7. 30. 선고 94도1297 판결 참조), 이러한 수지침 시술행위가 광범위하고 보편화된 민간요법이고, 그 시술로 인한 위험성이 적다는 사정만으로 그것이 바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나, 수지침은 시술부위나 시술방법 등에 있어서 예로부터 동양의학으로 전래되어 내려오는 체침의 경우와 현저한 차이가 있고, 일반인들의 인식도 이에 대한 관용의 입장에 기울어져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과 함께 시술자의 시술의 동기, 목적, 방법, 횟수, 시술에 대한 지식수준, 시술경력, 피시술자의 나이, 체질, 건강상태, 시술행위로 인한 부작용 내지 위험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개별적으로 보아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뜸은 쑥을 이용하여 경혈 부위에 열을 가하는 것에 불과하고, 시술을 중단하면 쉽게 시술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으며, 뜸 시술로 인한 화상은 누가 뜸을 놓는가에 관계없이 직접구 방식을 취하는 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인데,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시술한 뜸의 크기는 0.3cm에 불과하여 뜸 시술행위로 인하여 뜸 부위에 물집이 잡히거나 흔적이 남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을 정도의 화상에 불과하여,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 자체가 신체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는 그리 크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뜸이 침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그 위험성은 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무방할 만큼 적다. 침과 뜸은 모두 경혈에 시술하는 것으로 침 자리와 뜸 자리는 다르지 않으므로 침을 놓을 수 있으면 당연히 뜸 뜨는 법도 알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같은 경혈에 놓을 때에도 침은 바늘로 해당 경혈에 정확하게 놓아야 하는 반면 뜸은 그 언저리를 덥혀주기만 하면 되며, 침은 경혈을 조금만 벗어나도 위험할 수 있지만 뜸은 비슷하게만 놓아도 부작용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혈을 잘 알고 있고, 뜸보다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부작용의 위험성이 더 높은 ‘침’을 놓을 줄 아는 침사에 의한 뜸 시술행위는 침사가 아닌 일반인에 의한 뜸 시술행위와는 달리 보아 그 위해의 정도를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할 것이다.
더욱이 1962. 3. 20. 국민의료법이 의료법으로 개정되면서 침구사 제도가 폐지된 이후 5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침사가 하는 뜸 시술행위에 대해 한 번도 처벌한 예가 없는바, 이처럼 오랫동안 새로운 구사가 배출되지도 않고 청구인을 비롯한 침사에 의한 뜸 시술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는 것은 적어도 침사에 의한 뜸 시술행위에 대하여, 사회 일반에서 이를 일종의 관습으로 인정하여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고, 나아가 침사가 뜸 시술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작용 등 국민건강상의 위험성을 걱정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볼 수도 있다.
특히 청구인은 90세가 넘은 노령으로 1943. 5.경 침사 자격을 취득하여 침술원을 개원한 이래로 오랫동안 침술행위와 뜸 시술행위를 행하여 왔고, 이에 대하여 표창은 받은 일이 있을지언정 이 때까지 아무런 제재도 받은 바가 없으며, 청구인의 의료지식과 오랜 경험을 신뢰하여 뜸 시술을 받아 온 일반인들에게, 청구인과 같은 정도의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뜸 치료를 받을 경우 신체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리고 2009. 1. 현재 총 39명의 침구사가 생존해 있는데 그 중 8명은 침사와 구사 자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반면 나머지 31명은 청구인처럼 침사 자격만을 소지하고 있는바, 이들의 평균연령이 청구인과 마찬가지로 80세 이상의 고령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들에게 기왕에 영위하여 오던 뜸 시술행위를 정당행위로서 용인한다 하더라도 법질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침사로서 수십 년간 침술과 뜸 시술행위를 하여 온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많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수사와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행위를 유죄로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에 대하여는 재판관 이동흡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견해가 일치되었다.

5.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과 달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 우선 다수의견에서는 뜸 시술행위는 신체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가 아주 작으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물론 뜸은 쑥을 이용하여 경혈 부위에 열을 가하는 것이므로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성이나 부작용의 정도가 통상의 의료행위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뜸 시술행위가 광범위하고 보편화된 민간요법이고, 그 시술로 인한 위험성이 적다는 사정만으로 그것이 바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3405 판결 참조). 인체에 직접 쑥뜸을 올려놓고 불을 피우는 직접구 방식에 의한 뜸 시술행위는, 자칫 잘못하면 피부이식 및 성형수술을 요하는 정도의 화상을 입게 하거나 켈로이드성 반흔과 심한 통증과 같이 화상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경혈을 잘못 짚을 경우 인체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도 있으므로(사단법인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제출 2009. 5. 22.자 의견서 참조), 뜸 시술행위 자체에 의한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의 우려를 쉽게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수의견에서는 수지침 시술행위에 대하여 정당행위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을 인용하면서 청구인의 뜸 시술행위도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으나, 뜸 시술행위를 수지침 시술행위와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위 대법원 판결에서 문제된 수지침 시술행위는 손등과 손바닥에만 수지침을 놓는 것으로서 침이 피부에 침투하는 정도가 아주 경미하여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극히 적은 데에 반하여, 이 사건에서 문제된 뜸 시술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인체에 직접 쑥뜸을 올려놓고 불을 피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화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수지침은 위와 같이 시술부위나 시술방법 등에 있어서 예로부터 동양의학으로 전래되어 내려오는 체침의 경우와 현저한 차이가 있는 데에 반하여, 뜸은 체침과 함께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중요한 치료방법으로 전래되어 내려오던 것으로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사’라는 자격제도까지 존재하였던 분야이므로 양자는 서로 그 성질이 다르다. 결국, 이 사건에서 문제된 뜸 시술행위는 위 대법원 판결에서 문제된 수지침 시술행위와는 그 성질 및 부작용의 정도 등이 다르므로 위 대법원 판결을 이 사건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나. 또한, 다수의견에서는 침이 뜸보다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부작용의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에 침사에 의한 뜸 시술행위는 그 위해의 정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침사는 환자의 경혈에 대하여 침 시술을 하는 자이고 구사는 환자의 경혈에 대하여 구 시술을 하는 자로서 양자는 별개의 의료유사업자에 해당하고{의료유사업자령(보건사회부령 제55호) 제2조}, 침사·구사 제도가 존재하였을 때에도 각각 별도로 시행되는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자격증을 받아야 침사 또는 구사가 될 수 있었는바(위 의료유사업자령 제3조), 침사인 청구인이 침 시술에 관하여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뜸 시술에 관하여까지 전문적이고 검증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침과 뜸은 기원과 유래를 달리할 뿐만 아니라 침을 시술하는 부위와 뜸을 시술하는 부위가 반드시 동일한 것도 아니고, 침을 시술하는 것이 효과적인 질병과 뜸을 시술하는 것이 효과적인 질병도 서로 다를 수 있어 어떤 방식으로 시술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뜸을 시술할 때에는 그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종전 침사·구사에 대한 자격시험에서도 양자는 그 응시자격과 자격시험 과목이 상이하였던 것이고{접골사·침사·구사·안마사자격시험규정(보건사회부령 제56조) 제3조 제1항, 제5조 제1항}, 현재 침사·구사 제도가 존재하는 일본에서도 침사 시험과목과 구사 시험과목이 다른 것이다. 결국, 침 시술에 대하여 자격이 있는 침사라고 하여 당연히 뜸도 제대로 뜰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더욱이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침구사 자격제도가 존재하였던 1943년 침사 자격만을 취득하였고, 그 후 얼마든지 구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음에도 1962년 침구사 자격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20여 년간 구사 자격을 취득하지 않았다. 즉, 청구인은 과거에 적절한 자격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구사 자격을 취득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본인 스스로 구사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채 자격 범위를 넘어 뜸 시술행위를 한 것이다. 따라서 비록 청구인이 90세 이상의 노령으로 수십 년 동안 아무런 제재없이 뜸 시술행위를 하여 왔다 하더라도, 이러한 청구인의 행위를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용인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청구인은 침사 자격만 있음에도 스스로 ‘무극보양뜸’이라는 새로운 뜸 시술방법을 창안하여 특정 경혈에 특정 크기의 뜸을 시술하였는바, 청구인의 이러한 행위는 침술에 대한 단순한 보조적인 치료방법으로서의 뜸 시술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고, 구사 자격이 없는 청구인의 이러한 뜸 시술행위까지 정당행위로서 용인하는 것은 종전에 침사와 별도로 존재하였던 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라. 한편, 다수의견에서는 청구인이 침사이고, 오랫동안 뜸 시술행위를 하여 왔으며, 그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를 받은 바가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이 사건 뜸 시술행위를 정당행위로 보고 있으나, 규율하는 법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법규 위반행위가 오랫동안 이루어졌고 이에 대하여 이때까지 아무런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행위를 앞으로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은 오히려 법적 안정성을 훼손한다 할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견은 청구인 외에 다른 ‘침사’에 의한 뜸 시술행위도 모두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청구인의 경우에만 특별히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마. 이상의 점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이 행한 뜸 시술행위가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행할 우려가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는 데다가, 단순히 수지침 정도의 수준에 그치지 아니하고 피부에 직접 쑥뜸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뜸 시술행위가 이루어졌고, 청구인은 얼마든지 구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음에도 침사 자격만 취득한 채 뜸 시술행위까지 한 것이므로, 이러한 청구인의 시술행위는 의료법을 포함한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기소유예
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