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0헌마15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1년 11월 24일

결정 전문

사 건 2010헌마15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1. 남○현
2. 송○희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나라
담당변호사 김경규

피청구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09. 12. 30.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09년 형제31879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 남○현은 주식회사 ○○신문의 대표이사, 청구인 송○희는 위 신문사의 편집국 기자, 청구외 권○영은 위 신문사의 편집국 차장이다.

나. 청구인들과 위 권○영은 2009. 4. 17. ○○신문의 인터넷 사이트 사회면에 □□의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책임문제에 관한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를 게시하였다. 그러자 □□ 운영지원사찰의 주지인 임○규(법명: △△)는 2009. 6. 29. 위 기사로 인하여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청구인들 및 위 권○영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다.

다. 피청구인은 위 고소사건을 수사한 후, 청구인들 및 위 권○영이 공모하여 작성한 이 사건 기사 중 ‘□□ 운영에 책임이 있는 △△스님이 종무원의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의 행위이며, △△스님은 승려로서의 기본적인 양심마저 포기한 것 같다.’는 취지의 표현이 임○규를 모욕하였다고 인정하여, 2009. 12. 30. 위 권○영은 모욕죄로 공소제기하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09고단2957), 청구인들에 대해서는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점을 참작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09형제31879호).

라. 이에 청구인들은 자신들의 혐의사실을 부인하며 2010. 3. 11.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청구인들은 □□ 체납임금 등의 책임 문제로 인하여 불교복지의 근간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공익적 취지에서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서 모욕의 고의가 없다. 가사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하여도 위와 같은 기사 작성 경위와 전체 기사에서 모욕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한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청구인들이 ‘□□ 운영에 책임이 있는 △△스님이 종무원의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의 행위이며, △△스님은 승려로서의 기본적인 양심마저 포기한 것 같다.’는 취지의 기사를 불교계의 대표적인 신문인 ○○신문에 게시한 것은 모욕의 범의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며,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봐도 용인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므로 청구인들에 대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3. 판 단
어떤 글이 모욕적인 표현을 포함하는 판단 또는 의견의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3972 판결,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145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조계종 종양종회의원인 임○규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언사인 ‘□□ 운영에 책임이 있는 △△스님이 종무원의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의 행위이며, △△스님은 승려로서의 기본적인 양심마저 포기한 것 같다.’는 취지의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에 대하여는 기소유예처분을 하면서 청구외 권○영에 대하여는 주도적으로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하여 임○규를 모욕하였다는 이유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공소제기 하였는바, 서울서부지방법원은 ① △△스님이 사실상 영향력을 가지고 관리하던 □□의 직원들에 대한 체불임금으로 인한 법적분쟁에서 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유지재단이 체불임금을 지급할 사용자라는 법적판단을 받게 되자, 위 임금 체불 사건의 처리가 조계종의 복지시설 운영과 관련하여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에서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하게 된 점, ② 총무원이 △△스님에게 직원들의 체불임금을 변제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구상권 행사 및 징계를 검토한 점, ③ 2009. 4. 조계종 호법부장이 피고인 권○영과의 인터뷰에서 "□□ 문제는 모든 책임을 고소인이 져야한다. 그럼에도 그 책임을 총무원에 전가하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위이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스님에게 책임을 묻겠다."라는 취지로 말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피고인 권○영의 이 사건 기사 작성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0. 8. 11. 위 권○영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09고단2957).
피청구인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2011. 1. 20.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으며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하여 항소를 기각하였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10노931), 동 판결은 그 즈음 확정되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기사를 주도적으로 작성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된 위 권○영에 대하여 이 사건 기사 작성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모욕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된 이상 위 권○영을 도와 이루어진 청구인들의 이 사건 기사 작성 행위에 대해서도 정당행위로 인정함이 상당하고, 이 사건 심판기록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달리 판단할 사정이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기사의 작성 경위 및 배경, 청구인들의 기사 작성의 의도, 전체 기사에서 모욕적인 표현이 차지하는 비중, 모욕적인 표현의 수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청구인들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폈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하여 수사와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들의 행위를 유죄로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