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3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1호 위헌소원
결정일: 2022년 9월 29일
결정요지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유해화학물질의 종류와 성질, 용도 등에 따라 그 범위가 넓고 내용이 다양하여 이를 법률에 일일이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곤란하고, 그 내용 또한 전문적이고 기술적이므로 행정입법에서 이를 탄력적으로 규율하도록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이나 화학물질관리법의 관련조항 등을 종합하면, 하위법령에 규정될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란 ‘유해화학물질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유해화학물질이 인체 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유해화학물질의 보관, 저장, 상ㆍ하차, 운반 등에 관하여 준수하여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이나 화학물질관리법의 관련조항 등을 종합하면, 하위법령에 규정될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란 ‘유해화학물질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유해화학물질이 인체 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유해화학물질의 보관, 저장, 상ㆍ하차, 운반 등에 관하여 준수하여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 제75조, 제95조
구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3. 31. 법률 제171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구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3. 31. 법률 제171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1. 홍○○
2. 주식회사 ○○
대표이사 홍○○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
담당변호사 황찬현 외 1인
당 해 사 건 인천지방법원 2020고정1086 화학물질관리법위반
[주 문]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홍○○은 니코틴 제조 및 판매 등을 하는 청구인 주식회사 ○○(이하 ‘청구인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청구인 홍○○은 2018. 5. 4.부터 같은 해 8. 29.까지 (R,S)-니코틴(CAS NO 22083-74-5)을 1% 이상 함유한 유독물질인 전자담배 액상을 제조하여 인터넷 쇼핑몰 주문자에게 택배로 발송ㆍ판매하는 등 유해화학물질을 택배로 발송하여 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청구인 회사는 그 대표이사인 청구인 홍○○이 청구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각 기소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0고정1086).
나. 청구인들은 위 재판 계속 중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20초기2774). 인천지방법원은 2020. 12. 9.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여 청구인들에게 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같은 날 청구인들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들은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2021. 1.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화학물질관리법’이라 한다)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3조를 위반하여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을 지키지 아니한 자
[관련조항]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3조(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누구든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을 지켜야 한다.
6. 그 밖에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항으로서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사항
구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3. 31. 법률 제171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누구든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을 지켜야 한다.
1.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유지ㆍ관리할 것
2.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예방대책을 강구하고,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방재장비와 약품을 갖추어 둘 것
3. 유해화학물질을 보관ㆍ저장하는 경우 종류가 다른 유해화학물질을 혼합하여 보관ㆍ저장하지 말 것
4. 유해화학물질을 차에 싣거나 내릴 때나 다른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로 옮길 때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가 참여하도록 할 것
5. 유해화학물질을 운반하는 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 또는 제33조 제1항에 따른 유해화학물질 안전교육을 받은 자일 것
구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2017. 5. 30. 환경부령 제701호로 개정되고, 2019. 11. 29. 환경부령 제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법 제13조 제6호에 따른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은 별표 1과 같다.
[별표 1]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제8조 관련)
30. 유해화학물질을 우편 또는 택배로 보내지 말 것. 다만, 시험용ㆍ연구용ㆍ검사용 시약 또는 소량의 견본품으로서 유해화학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밀봉하는 등 견고하게 포장된 경우는 제외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님에도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을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죄형법정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화학물질관리법의 입법목적, 구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2017. 5. 30. 환경부령 제701호로 개정되고, 2019. 11. 29. 환경부령 제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8조 별표 1 제30항 중 ‘택배’에 관한 부분의 개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바와 같은 저농도 니코틴의 택배 운반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저농도 니코틴의 경우 운반 과정에서 화재, 폭발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낮고 범죄 등에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농도가 아니어서 규제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과태료 부과 등 형사처벌보다 경미한 다른 제재 조치를 통해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심판대상조항은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을 환경부령에 위임하여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을 하위법령에서 정할 수 있게 하였는바, 이것이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청구인들은 저농도의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용 액상은 운반과정상 위험 발생 가능성이나 범죄 이용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택배로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해화학물질을 우편 또는 택배로 보내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이 아닌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 제8조 제3호 별표 1의 내용이고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과잉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의 관계
헌법은 제12조 제1항 후문과 제13조 제1항 전단에서 죄형법정주의를 천명하고 있는데, 죄형법정주의는 자유주의, 권력분립, 법치주의 및 국민주권의 원리에 입각한 것으로서 무엇이 범죄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가는 반드시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입법부가 제정한 법률로써 정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그런데 현대국가의 사회적 기능증대와 사회현상의 복잡화에 따라 처벌법규를 모두 입법부에서 제정한 법률만으로 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이를 위임하는 것이 허용된다(헌재 2021. 10. 28. 2019헌바50 참조).
범죄와 형벌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도 위임입법의 근거와 한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헌법 제75조 및 제95조가 적용된다.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대통령령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으로 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 제95조는 부령에서의 위임근거를 마련하면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법률의 위임에 의한 대통령령에 가해지는 헌법상의 제한은 당연히 법률의 위임에 의한 부령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법률로 부령에 위임을 하는 경우라도 적어도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부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부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형벌법규가 구성요건의 일부를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경우에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위임에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것이 요구되며, 이러한 경우에도 법률에서 처벌대상행위가 어떠한 것일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구성요건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3. 2. 28. 2012헌가3 참조).
다.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위임의 필요성
유해화학물질은 화학물질 중 유해성 또는 위해성이 있거나 그러할 우려가 있는 물질로서 같은 유해화학물질이라 하더라도 방사성, 폭발성, 자연 발화성, 독성 등 그 성질이 다양하고, 해당 물질이 고체인지, 액체 또는 기체인지 등 그 상태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취급자가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 다르다. 또한 제조, 보관ㆍ저장, 운반, 사용 등의 각 과정마다 추가적으로 준수하여야 할 기술적 사항도 있다. 이처럼 유해화학물질의 종류와 성질, 용도 등에 따라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 역시 그 범위가 넓고 내용이 다양하므로, 이를 법률에 일일이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곤란하다.
또한 유해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일반화학, 화학공학 등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 산업현장의 현실까지 함께 고려하여 정해져야 하므로 그 내용이 전문적이고 기술적일 수밖에 없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화학물질의 종류와 범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역시 새로운 유해화학물질의 등장에 대응하여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의 구체적ㆍ세부적 내용을 법률에서 모두 규정하기보다는 행정입법에서 이를 탄력적으로 규율하도록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2) 예측가능성
심판대상조항은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을 정함에 있어 ‘그 밖에 화학물질관리법 제13조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항으로서’라고 하여 예시를 든 후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을 환경부령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화학물질관리법 제13조 제1호 내지 제5호는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으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유지ㆍ관리할 것’(제1호),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예방대책을 강구하고,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방재장비와 약품을 갖추어 둘 것’(제2호), ‘유해화학물질을 보관ㆍ저장하는 경우 종류가 다른 유해화학물질을 혼합하여 보관ㆍ저장하지 말 것’(제3호), ‘유해화학물질을 차에 싣거나 내릴 때나 다른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로 옮길 때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가 참여하도록 할 것’(제4호), ‘유해화학물질을 운반하는 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 또는 제33조 제1항에 따른 유해화학물질 안전교육을 받은 자일 것’(제5호)을 정하고 있다.
한편, 화학물질관리법은 ‘화학물질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상의 위해를 예방하고 화학물질을 적절하게 관리하며, 화학물질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고에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화학물질로부터 모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또는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자에게, 화학물질로 인한 국민건강상 또는 환경상의 위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적절한 시설ㆍ설비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와 화학물질의 적절한 관리를 위한 국가의 시책에 참여하고 협력하여야 할 의무 및 해당 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에 관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제5조).
이러한 화학물질관리법의 입법목적과 관련조항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결국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란 ‘유해화학물질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유해화학물질이 인체 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유해화학물질의 보관ㆍ저장, 상ㆍ하차, 운반 등에 관하여 준수하여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3)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 1. 홍○○
2. 주식회사 ○○
대표이사 홍○○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
담당변호사 황찬현 외 1인
당 해 사 건 인천지방법원 2020고정1086 화학물질관리법위반
[주 문]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홍○○은 니코틴 제조 및 판매 등을 하는 청구인 주식회사 ○○(이하 ‘청구인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청구인 홍○○은 2018. 5. 4.부터 같은 해 8. 29.까지 (R,S)-니코틴(CAS NO 22083-74-5)을 1% 이상 함유한 유독물질인 전자담배 액상을 제조하여 인터넷 쇼핑몰 주문자에게 택배로 발송ㆍ판매하는 등 유해화학물질을 택배로 발송하여 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청구인 회사는 그 대표이사인 청구인 홍○○이 청구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각 기소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0고정1086).
나. 청구인들은 위 재판 계속 중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20초기2774). 인천지방법원은 2020. 12. 9.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여 청구인들에게 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같은 날 청구인들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들은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2021. 1.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화학물질관리법’이라 한다) 제59조 제1호 중 제13조 제6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3조를 위반하여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을 지키지 아니한 자
[관련조항]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3조(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누구든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을 지켜야 한다.
6. 그 밖에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항으로서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사항
구 화학물질관리법(2013. 6. 4. 법률 제1186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3. 31. 법률 제171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누구든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을 지켜야 한다.
1.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유지ㆍ관리할 것
2.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예방대책을 강구하고,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방재장비와 약품을 갖추어 둘 것
3. 유해화학물질을 보관ㆍ저장하는 경우 종류가 다른 유해화학물질을 혼합하여 보관ㆍ저장하지 말 것
4. 유해화학물질을 차에 싣거나 내릴 때나 다른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로 옮길 때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가 참여하도록 할 것
5. 유해화학물질을 운반하는 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 또는 제33조 제1항에 따른 유해화학물질 안전교육을 받은 자일 것
구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2017. 5. 30. 환경부령 제701호로 개정되고, 2019. 11. 29. 환경부령 제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법 제13조 제6호에 따른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은 별표 1과 같다.
[별표 1]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제8조 관련)
30. 유해화학물질을 우편 또는 택배로 보내지 말 것. 다만, 시험용ㆍ연구용ㆍ검사용 시약 또는 소량의 견본품으로서 유해화학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밀봉하는 등 견고하게 포장된 경우는 제외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님에도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을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죄형법정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화학물질관리법의 입법목적, 구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2017. 5. 30. 환경부령 제701호로 개정되고, 2019. 11. 29. 환경부령 제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8조 별표 1 제30항 중 ‘택배’에 관한 부분의 개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바와 같은 저농도 니코틴의 택배 운반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저농도 니코틴의 경우 운반 과정에서 화재, 폭발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낮고 범죄 등에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농도가 아니어서 규제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과태료 부과 등 형사처벌보다 경미한 다른 제재 조치를 통해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심판대상조항은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을 환경부령에 위임하여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을 하위법령에서 정할 수 있게 하였는바, 이것이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청구인들은 저농도의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용 액상은 운반과정상 위험 발생 가능성이나 범죄 이용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택배로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해화학물질을 우편 또는 택배로 보내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이 아닌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 제8조 제3호 별표 1의 내용이고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과잉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의 관계
헌법은 제12조 제1항 후문과 제13조 제1항 전단에서 죄형법정주의를 천명하고 있는데, 죄형법정주의는 자유주의, 권력분립, 법치주의 및 국민주권의 원리에 입각한 것으로서 무엇이 범죄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가는 반드시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입법부가 제정한 법률로써 정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그런데 현대국가의 사회적 기능증대와 사회현상의 복잡화에 따라 처벌법규를 모두 입법부에서 제정한 법률만으로 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이를 위임하는 것이 허용된다(헌재 2021. 10. 28. 2019헌바50 참조).
범죄와 형벌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도 위임입법의 근거와 한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헌법 제75조 및 제95조가 적용된다.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대통령령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으로 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 제95조는 부령에서의 위임근거를 마련하면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법률의 위임에 의한 대통령령에 가해지는 헌법상의 제한은 당연히 법률의 위임에 의한 부령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법률로 부령에 위임을 하는 경우라도 적어도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부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부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형벌법규가 구성요건의 일부를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경우에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위임에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것이 요구되며, 이러한 경우에도 법률에서 처벌대상행위가 어떠한 것일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구성요건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3. 2. 28. 2012헌가3 참조).
다.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위임의 필요성
유해화학물질은 화학물질 중 유해성 또는 위해성이 있거나 그러할 우려가 있는 물질로서 같은 유해화학물질이라 하더라도 방사성, 폭발성, 자연 발화성, 독성 등 그 성질이 다양하고, 해당 물질이 고체인지, 액체 또는 기체인지 등 그 상태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취급자가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 다르다. 또한 제조, 보관ㆍ저장, 운반, 사용 등의 각 과정마다 추가적으로 준수하여야 할 기술적 사항도 있다. 이처럼 유해화학물질의 종류와 성질, 용도 등에 따라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 역시 그 범위가 넓고 내용이 다양하므로, 이를 법률에 일일이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곤란하다.
또한 유해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일반화학, 화학공학 등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 산업현장의 현실까지 함께 고려하여 정해져야 하므로 그 내용이 전문적이고 기술적일 수밖에 없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화학물질의 종류와 범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역시 새로운 유해화학물질의 등장에 대응하여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의 구체적ㆍ세부적 내용을 법률에서 모두 규정하기보다는 행정입법에서 이를 탄력적으로 규율하도록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2) 예측가능성
심판대상조항은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을 정함에 있어 ‘그 밖에 화학물질관리법 제13조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항으로서’라고 하여 예시를 든 후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을 환경부령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화학물질관리법 제13조 제1호 내지 제5호는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으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유지ㆍ관리할 것’(제1호),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예방대책을 강구하고,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방재장비와 약품을 갖추어 둘 것’(제2호), ‘유해화학물질을 보관ㆍ저장하는 경우 종류가 다른 유해화학물질을 혼합하여 보관ㆍ저장하지 말 것’(제3호), ‘유해화학물질을 차에 싣거나 내릴 때나 다른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로 옮길 때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가 참여하도록 할 것’(제4호), ‘유해화학물질을 운반하는 자는 제32조에 따른 유해화학물질관리자 또는 제33조 제1항에 따른 유해화학물질 안전교육을 받은 자일 것’(제5호)을 정하고 있다.
한편, 화학물질관리법은 ‘화학물질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상의 위해를 예방하고 화학물질을 적절하게 관리하며, 화학물질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고에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화학물질로부터 모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또는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자에게, 화학물질로 인한 국민건강상 또는 환경상의 위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적절한 시설ㆍ설비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와 화학물질의 적절한 관리를 위한 국가의 시책에 참여하고 협력하여야 할 의무 및 해당 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에 관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제5조).
이러한 화학물질관리법의 입법목적과 관련조항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결국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란 ‘유해화학물질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유해화학물질이 인체 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유해화학물질의 보관ㆍ저장, 상ㆍ하차, 운반 등에 관하여 준수하여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3)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