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바324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1조 제4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2년 10월 27일

결정요지

가. 문언해석과 입법목적, 법원의 해석례 등에 비추어 보면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는 ‘조합 임원의 선출에 즈음하여, 조합 임원의 선출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라는 의미로 봄이 타당하다. 개별사건에서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동기 및 경위, 행위 내용과 태양, 행위 당시의 시기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법관의 보충적 해석ㆍ적용을 통해 가려질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와 똑같이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은, 조합의 의사결정 과정에 금전이 결부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써 그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조합 임원의 선임은 조합 총회의 의결사항이므로 그 과정에 금품 수수행위가 개입되었다면 조합 총회의 의사결정이 왜곡된 것이어서 공정한 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시공사 및 협력업체와 정비사업 조합 임원 후보자 사이에 금품이 오가게 되면 협력업체 선정이나 대금증액 문제 등 정비사업 진행과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정비사업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한 것은 조합 임원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여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적합한 조치로서, 다른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공익이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으므로, 이로 인하여 정비사업 조합 임원 후보자가 받게 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한은 과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결정 전문

【당 사 자】청 구 인은○○
대리인 법무법인 웅빈
담당변호사 강호균 외 4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김용배 외 1인
당해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정1526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
【주 문】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4항 제2호 중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 부분, 제84조의2 제3호 중 ‘제21조 제4항 제2호를 위반하여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은 후보자’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12. 21.로 예정되었던 ○○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조합(이하 ‘○○동 재건축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장 선거에 출마했던 사람이고, 유○○은 주식회사 ○○와 □□의 이사로 재직한 사람이다.
나. 청구인은 ‘2015. 11. 17. 18:00경 ○○시 ○○구 ○○동 (지번 생략)에 있는 ○○관 식당 내에서 유○○으로부터 ○○동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으로 당선되면 유○○이 운영하는 회사가 창호공사와 유리공사를 수주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얻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자리에서 현금 500만 원을 선거자금 명목으로 건네받음으로써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요지의 피의사실로 약식기소되어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약7185).
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한편(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정1526), 그 소송 계속 중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4항, 제84조의2 제3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초기2752).
라. 위 법원은 2019. 7. 17. 위 피의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청구인에게 벌금 500만 원의 형을 선고하면서, 청구인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19. 8. 13. 위 조항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4항, 제84조의2 제3호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있으나,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4항 제2호 중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 부분, 제84조의2 제3호 중 ‘제21조 제4항 제2호를 위반하여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은 후보자’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조합의 임원) ④ 누구든지 추진위원회 위원 또는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할 수 없다.
2.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하는 행위
제84조의2(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21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를 위반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하거나, 제공을 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한 자
[관련조항]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2. 12. 30. 법률 제6841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조합의 임원) ① 조합은 다음 각 호의 임원을 둔다.
1. 조합장 1인
2. 이사
3. 감사
3. 청구인의 주장 요지
심판대상조항은 금품 수수가 금지되는 주체나 시기, 방식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추상적으로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한 일체의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는바,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명확성, 적정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조합 임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선거인 기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수령하여 선거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는바, 이는 결사의 자유,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하는바, 이는 그 보호법익이 다름에도 아무런 차등을 두지 않은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나아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정비사업 조합보다 공공성의 정도가 더 큰 농업협동조합 및 수산업협동조합 선거에는 의무적으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이라 한다)이 적용되고, 위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는 처벌하지 아니함에도, 정비사업 조합 선거의 경우 조합 임원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으면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처벌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내용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2002. 12. 30. 제정되었는바, 도시기능의 회복이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노후ㆍ불량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조). 위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하여 지정ㆍ고시된 정비구역에서 정비기반시설을 정비하거나 주택 등 건축물을 개량 또는 건설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재개발사업, 주택재건축사업, 도시환경정비사업,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틀어 ‘정비사업’이라 한다[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2) 시장ㆍ군수ㆍ토지주택공사 등이 아닌 자가 재개발사업ㆍ재건축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 토지 등 소유자가 20인 미만인 경우의 재개발사업을 제외하고는, 토지 등 소유자로 구성된 조합을 설립해야 하므로, 그 사업시행자는 원칙적으로 조합이 된다.
(3) 조합이 설립되기 위해서는 정비구역 지정ㆍ고시 후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위원회가 토지 등 소유자들의 가중된 특별다수 법정 동의 아래 창립총회 결의를 통하여 정관 확정 및 임원 선출 등의 단체결성행위를 거쳐 시장ㆍ군수 등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그 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이 등기를 마침으로써 법인으로 성립한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1조 제1항, 제35조 제2항, 제38조 제2항). 이 때 조합은 관할 행정청의 감독 아래 정비구역 안에서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목적 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
정한 행정작용을 행하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갖는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60568 판결).
(4) 조합의 정비사업 진행과정에서는 계약체결과 관련한 공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약체결을 주도하는 추진위원회 위원 및 조합 임원의 선임에 있어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이 엄격히 유지되어야 한다.
(5) 그런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기 전까지는 정비사업 조합의 추진위원회 위원이나 조합 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금품, 향응,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하 ‘금품 등’이라 한다) 수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추진위원회 위원이나 조합 임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정비사업의 이해당사자로부터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금품 등을 제공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하는 것을 제재할 수단이 없었다. 이에 조합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위원회 위원 또는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한 금품 등 수수행위 등’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구 도시정비법 제21조 제4항, 제84조의2 제3호가 신설되었다.
(6) 위 신설된 규정 중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에 관한 부분이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이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 이념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 개념만으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12. 12. 27. 2012헌바47 참조). 한편, 일반적 또는 불확정 개념의 용어가 사용된 경우에도, 동일한 법률의 다른 규정을 원용하거나 다른 규정과의 상호관계를 고려하거나 이미 확립된 판례를 근거로 하는 등 정당한 해석방법을 통하여 그 규정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신뢰성 있는 원칙을 도출할 수 있어, 그 결과 개개인이 그 형사법규가 보호하려고 하는 가치 및 금지되는 행위의 태양과 이러한 행위에 대한 국가의 대응책을 예견할 수 있고 그 예측에 따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의를 할 수 있는 정도라면 그 범위 내에서 명확성의 원칙은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헌재 1992. 2. 25. 89헌가104 참조).
(2) 앞서 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입법목적과 ‘조합운영의 투명성 제고’라는 심판대상조항의 도입취지, 조합의 의사결정 과정에 금전이 결부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해야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종합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는 ‘조합 임원의 선출에 즈음하여’, ‘조합 임원의 선출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라는 의미로 봄이 타당하다(헌재 2002. 4. 25. 2001헌바26; 헌재 2011. 4. 28. 2010헌바473 참조). 대법원 역시 같은 관점에서 위 요건을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6도6497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20도8054 판결 등 참조). 법원이 일관하여 심판대상조항 및 그와 유사한 법률조항들의 의미를 위와 같이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으므로, 개별사건에서 피고인이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행위 동기 및 경위, 행위 내용과 태양, 행위 당시의 시기적 상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법관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보충적 해석ㆍ적용을 통해 가려질 수 있다.
(3) 그 밖에 청구인은 ‘금품 수수 후 조합 임원으로 선출이 되지 않은 경우’나 ‘시공자 등 선정과의 관련성이 없는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지가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나, ‘선출이 되었는지 여부’나, ‘시공자 등 선정과의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가 금지됨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법문상 명확하다. 입법자의 의도 또한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기 위해 위와 같이 넓은 개념의 문언을 사용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가) 심판대상조항은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하도록 하는바,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조합 임원 선출에 관한 선거자금으로 사용할 목적으로도 금품을 제공받지 못하는 등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받는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 또한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조합 임원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는 그로 인하여 추후 정비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조합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어도, 이를 금지한다고 하여 조합의 구성이나 직업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결사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1. 10. 25. 2011헌바13등 참조).
(다) 또한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의 구성요건에서는, 공직선거법이나 위탁선거법의 유사한 법률조항의 구성요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행위의 목적’이나 ‘대가 관계’ 등 요건을 명시하지 아니하고 있어 위헌적 해석의 여지가 존재하고, 실제 청구인이 당해 사건 재판부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확정되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원이 개별사건에서 ‘행위의 목적’이나 ‘대가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이 금지하는 ‘선출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한’ 금품 제공으로 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므로, 위 주장은 당해 사건에 있어서 법원의 사실관계 인정이나 평가 또는 법률조항의 적용에 관한 문제를 다투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목적의 정당성
정비사업은 노후ㆍ불량 건축물 밀집으로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개량하여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공적 성격을 띤 사업일 뿐만 아니라, 정비구역 내 주민들이나 토지 등 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조합 임원의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청렴성이 담보되어야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도5506 판결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신설되었는바,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여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앞서 본 것과 같은 정비사업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할 때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수단의 적합성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시공사 및 협력업체와 정비사업 조합 임원 후보자 사이에 금품 등이 오가게 되면 협력업체 선정이나 대금증액 문제 등 정비사업 진행과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조합 임원 후보자가 그 선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함으로써 조합의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는 금품수수를 방지하고 있는바, 이는 조합 임원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수행되도록 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다.
(다)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1) 심판대상조항은 조합 임원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것을 제한함에 있어 포괄적으로 ‘선출과 관련하여’라고만 규정함으로써 그 시기와 종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고, 실제 조합 임원으로 선출되었는지 여부를 불문하며, 금품제공의 목적이나 그 사용처를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금품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같은 정도로 처벌하고 있다.
2) 그런데 앞서 본 것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조합 임원의 선출에 즈음하여’, ‘조합 임원의 선출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그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기간의 제한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고 ‘관련하여’가 제한적으로 해석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시간적 적용 범위도 제한된다. 다만, 금품을 제공받은 행위가 ‘조합 임원의 선출에 즈음하여’, ‘조합 임원의 선출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 이루어진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금품을 제공받은 시기와 그 액수, 금품을 수수한 당사자들의 관계, 당사자들이 금
품 수수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구체적 사건마다 법원을 비롯한 법 집행기관에서 개별적으로 판단될 필요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3) 한편, 금품을 제공받은 후보자가 실제 조합 임원으로 선출되지 않은 경우에도, 금품수수는 그 자체로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할 우려가 높다고 할 것이므로 후보자가 실제 조합 임원으로 선출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사전에 금품수수를 방지할 필요성이 크다. 조합 임원의 선임은 조합 총회의 의결사항이므로 그 과정에 금품 수수행위가 개입되었다면 조합 총회의 의사결정이 왜곡된 것이어서 공정한 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고, 금품을 제공받은 후보자가 조합 임원으로 선출되지 않았다고 하여 처벌하지 않는다면 후보자가 다른 후보자를 금품으로 매수하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결국에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고, 조합 총회의 의사결정에 왜곡을 불러와 정비사업의 공정하고 원활한 수행에도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된다고 하여 이를 특별히 불합리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4) 나아가 후보자가 조합 임원 선거자금으로 사용할 용도로 지인이나 가족으로부터 돈을 제공받은 경우에도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후보자가 지인이나 가족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제공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돈의 출처가 정비사업의 이해관계자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이를 사후에 추적하여 구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심판대상조항의 적용 여부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구체적 사건마다 법원을 비롯한 법 집행기관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심판대상조항에서 이를 일률적으로 제외하지 않았다고 하여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5)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일부 제한된다 하더라도, 그 제한의 정도가 조합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고 조합 임원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중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라)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니고, 그로 인해 기본권에 중대한 침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완화된 심사기준, 즉 차별기준의 합리성 여부가 헌법적 정당성 여부의 판단기준이 된다.
(2)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①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구 도시정비법 제21조 제4항 제1호, 이하 ‘금품 등 교부행위’라 한다)와 ② 금품 등을 제공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하는 행위(구 도시정비법 제21조 제4항 제2호, 이하 ‘금품 등 수령행위’라 한다)가 모두 금지되어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동일하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구 도시정비법 제84조의2 제3호).
(3)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내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는 공익적 측면이 있는 사업이다. 따라서 정비사업 진행과정에서 계약체결을 주도하는 조합 임원의 선임에 있어 신뢰 및 그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이 엄격하게 유지되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이에 심판대상조항은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와 똑같이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조합의 의사결정 과정에 금전이 결부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심판대상조항은 정비사업에 참여하여 개발이익의 일부를 향유하는 시공사 및 협력업체와 조합 임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 사이의 금품 수수행위를 엄하게 처벌함으로써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적 결단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의 필요성과 합리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마. 청구인의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
(1) 청구인은 농업협동조합 및 수산업협동조합 선거와 달리 정비사업 조합의 경우에만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농업협동조합과 수산업협동조합 등 다른 조합과 정비사업 조합은 수행하는 사업과 기능 등이 전혀 다르므로, 평등에서 문제되는 비교집단이 되기 어려워 평등원칙 위반에 관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2) 청구인은 또한 위탁선거법에서는 심판대상조항과 달리 선거인이 후보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행
위를 처벌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 정당성과 균형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탁선거법은 공공단체 등의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공공단체등의 건전한 발전과 민주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된 법률(위탁선거법 제1조)이고, 구 도시정비법과 심판대상조항은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담보하여 궁극적으로는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법률이다. 따라서 정비사업 조합이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조합 임원 선거를 위탁하는 경우에도,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은 행위’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이 문제되는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청구인은, 선거에 관하여 정비사업에 적용되는 관련규정(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제47조 및 서울특별시 정비사업 표준선거관리규정 제28조 제2항)에서는 선거인 등이 조합 임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금품을 제공하더라도 이를 처벌하지 않음에 반해, 심판대상조항에서는 이를 처벌하는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울시 정비조례에 처벌조항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받는 행위가 구 도시정비법상의 처벌대상 행위에 해당하면 이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이는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이 문제되는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4) 따라서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