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마15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2년 11월 24일
결정요지
입원의 필요성과 상당성은 의학전문가인 의사가 환자의 질병, 건강상태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하여 판단하는 것으로서 입원적정성 여부의 판단에서는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의무기록에 현출되지 않은 환자의 개인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병명과 진료기록만을 근거로 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후적 판단만으로 의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의사의 판단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요구된다.담당 의사의 전문성과 성실성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자문 회신결과에 의하더라도 청구인 자녀들의 입원일 중 적정 입원일의 비율이 74%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 점, 청구인의 자녀들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어린 나이이고, 열악한 주거환경이 질병의 경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임상적 관점에서 비교적 장기의 입원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기록의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사기의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참조조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47조 제1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어○○
대리인 변호사 박영주
피청구인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12. 28. 부산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5088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12. 28. 피청구인으로부터 사기 혐의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부산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5088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전○○, 전□□, 전△△(이하 3인을 모두 칭할 때 ‘전○○ 등’이라 한다)의 어머니로, 2003. 8. 1.경 피해자 ○○보험주식회사 ‘□□보험Ⅳ’의 피보험자를 전○○ 명의로 가입한 것을 비롯하여 전○○ 1개, 전□□ 9개, 전△△ 7개 등 피해자 보험회사들이 운영하는 합계 17개의 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하였다.
청구인은 2009. 5. 20.경부터 2015. 10. 10.경까지 총 33회에 걸쳐 입원할 필요가 없는 전○○을 반복적으로 ○○시 ○○구 ○○로 (지번 생략)에 있는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 입퇴원 시킨 후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38,746,948원을 지급받고, 2009. 7. 25.경부터 2015. 11. 19.경까지 총 66회에 걸쳐 입원할 필요가 없는 전□□을 반복적으로 이 사건 병원에 입퇴원 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213,675,175원을 지급받았으며, 2012. 12. 1.경부터 2015. 11. 19.경까지 총 38회에 걸쳐 입원할 필요가 없는 전△△를 반복적으로 이 사건 병원에 입퇴원 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105,496,621원을 지급받았다.
이처럼 청구인은 피해자들을 속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357,918,744원을 지급받았다.』
나. 청구인은 2019. 2. 12.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어려운 형편에 6명의 다자녀를 둔 상황에서 자녀들이 매우 허약하여 향후 자녀들이 아플 때를 대비해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게 되었고, 피의사실에서의 전○○ 등의 입원내역은 자녀들에게 실제로 질병이 발생하였고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입원의 필요성이 인정되었던 것이다. 또한 청구인과 자녀들의 거주지는 매우 비좁고 열악하여 어린 자녀들은 질병이 쉽게 악화·재발되었고 자녀들 사이에서의 전염도 빈번하여, 담당 의사는 입원한 자녀의 병세가 비교적 호전된 상황에서도 질병이 완치될 때까지 며칠 더 입원할 것을 권유하여 입원이 장기화되었던 것으로, 청구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고자 하는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사기 혐의를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가족관계 및 경제상황
(가) 청구인은 시각장애 3급으로 전▽▽과 사이에 전◇◇(여, 생년월일 생략), 전▷▷(여, 생년월일 생략), 전◁◁(여, 생년월일 생략), 전○○(남, 생년월일 생략), 전□□(남, 생년월일 생략) 및 전△△(여, 생년월일 생략) 총 6명의 자녀를 두었다.
(나) 청구인과 전▽▽은 ○○시 ○○구 ○○로 (지번 생략), ○○동 ○○호(○○동, ○○아파트)에서 자녀들과 거주 중인데, 위 아파트의 전유부분 면적은 36.36㎡으로 11평 남짓이다.
(다) 전▽▽은 2017. 4월 기준 영업용 택시기사로 일하며 월 150만 원 가량의 수입이 있었고, 청구인 가구는 2000. 10. 1.부터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를 지급받아 오다 금융재산이 수급자 선정기준을 초과하게 되면서 2016. 5. 27. 생계급여 지급이 중지되었다. 청구인 가구가 수령한 생계급여는 월 단위로 2010년 602,600원 ~ 824,410원, 2011년 811,000원 ~ 883,600원, 2012년 647,010원 ~ 1,390,490원 가량이다.
(2) 보험가입내역
(가) 청구인은 2003. 8.경부터 2012. 11.경까지 전○○ 등을 피보험자로 하는 피의사실 기재 17건의 보험에 가입하였고, 그 밖에 청구인과 다른 자녀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8건의 보험에도 가입하였는데, 위 합계 25건 보험계약의 월 보험료는 합계 789,109원 가량이다. 청구인은 이후 2건의 보험계약을 해지하여 2015. 11. 기준 23건의 보험을 유지 중이었고, 위 23건 보험계약의 월 보험료는 합계 745,009원 가량이다.
(나) 위 보험들 중 전□□, 전△△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은, 전□□을 피보험자로 하여 2009. 1. 6.부터 2009. 7. 1.까지 9개의 보험에, 전△△를 피보험자로 하여 2012. 7. 10.부터 2012. 11. 30.까지 7개의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3) 보험사고 발생 및 보험금 수령
(가) 전○○은 2009. 5. 20.부터 2015. 10. 10.까지 이 사건 병원에 급성 인두염, 급성 기관지염, 기관지 폐렴 등의 병명으로 33회에 걸쳐 합계 496일 입원하였고, 청구인은 위 입원들에 관하여 합계 38,746,948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나) 전□□은 2009. 7. 25.부터 2015. 11. 19.까지 이 사건 병원에 급성 기관지염, 기관지 폐렴, 급성 세기관지염 등의 병명으로 66회에 걸쳐 합계 1,076일 입원하였고, 청구인은 위 입원들에 관하여 합계 213,675,175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다) 전△△는 2012. 12. 1.부터 2015. 11. 19.까지 이 사건 병원에 급성 세기관지염, 급성 인두염, 급성 기관지염, 중이염 등의 병명으로 38회에 걸쳐 합계 601일 입원하였고, 청구인은 위 입원들에 관하여 합계 105,496,621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라) 전○○ 등을 포함하여 청구인의 자녀들 또는 청구인이 2009. 5. 20.부터 2015. 11. 19.까지 이 사건 병원에 입원한 시기가 겹치는 횟수는 59회 가량이다.
(4) 전○○ 등의 외래진료내역
(가) 앞서 본 입원치료 외에 ① 전○○은 2009년 80회, 2010년 97회, 2011년 71회, 2012년 55회, 2013년 64회, ② 전□□은 2009년 50회, 2010년 95회, 2011년 107회, 2012년 84회, 2013년 69회, 2014년 101회, 2015년 87회, 2016년 102회, 2017년 29회, ③ 전△△는 2013년 72회, 2014년 83회, 2015년 91회, 2016년 105회, 2017년 34회 가량 이 사건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다.
(나) 전○○ 등은 입원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외래진료를 받다가 다시 입원하는 일이 빈번하였다. 예컨대, ① 전○○은 급성 상기도 감염 등으로 2015. 7. 18.부터 2015. 7. 31.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2015. 8. 3.부터 2015. 9. 28.까지 25회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다가 2015. 9. 29. 급성 상기도감염 등으로 다시 입원을 하였고, ② 전□□은 급성 상기도 감염 등으로 2015. 9. 23.부터 2015. 10. 6.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2015. 10. 8.부터 2015. 11. 4.까지 15회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다가 2015. 11. 5. 급성 상기도 감염 등으로 다시 입원을 하였으며, ③ 전△△는 급성기관지염 등으로 2015. 9. 23.부터 2015. 10. 10.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2015. 10. 12.부터 2015. 11. 4.까지 14회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다가 2015. 11. 5. 다시 급성기관지염 등으로 입원을 하였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자문 회신결과
(가) 전○○ 등의 전체 입원내역은 입원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된다.
(나) 전○○ 등의 전체 입원일수 합계 2,173일 중 적정 입원일은 합계 1,609일로서 74% 정도를 차지하고, 초과 입원일은 564일이다.
(6) 관련 민사소송 경과
(가) □□보험 주식회사는 청구인에 대하여 ‘청구인이 전□□과 전△△의 입원일수가 적정입원일수를 초과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없음을 알면서도 보험금을
청구하여 적정입원일수에 해당하는 보험금과의 차액 20,930,000원을 편취하였으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금 20,93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단5131636). 위 법원은 2020. 1. 15.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나11444), 위 법원은 2020. 10. 20.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이 전□□, 전△△의 입원일수가 적정입원일수를 초과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없음을 알면서도 보험금을 청구하여 보험금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판단
(1) 청구인에게 사기죄가 인정되려면 전○○ 등에게 입원의 필요성이 없었거나 적정입원일수를 초과하여 입원을 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없음을 알면서도 피해자 보험회사들에게 보험금을 청구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의사, 즉 사기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2)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단기간 다수의 보장성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하였고, 월 납입 보험료가 70만 원을 상회하여 청구인 가구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치게 다액인 점, 전○○ 등의 입원기간은 동일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입원기간과 비교할 때 이례적으로 장기로 보이는 점, 자녀들의 동반입원 횟수가 상당하고 청구인도 수사기관에서 자녀들의 동반입원의 경우 일부 자녀의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양육의 편의를 위해 과다하게 입원을 하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은 인정된다.
(3)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들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입원의 필요성과 상당성은 의학전문가인 의사가 환자의 질병, 건강상태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하여 판단하는 것으로서 입원적정성 여부의 판단에서는 입원 당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의무기록에 현출되지 않은 환자의 개인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병명과 진료기록만을 근거로 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후적 판단만으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실제 치료행위를 한 의사의 판단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요구된다 할 것이다.
(나) 전○○ 등에 대한 각 입원은 모두 담당 의사의 진단 하에 이루어진 것인데, 의사의 진단이 부적절하였는지에 관하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의료자문 회신결과 외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전○○ 등을 진료한 담당 의사의 전문성과 성실성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담당 의사 등 병원 관계자에 대하여 사기방조 등의 혐의에 관한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자문 회신결과에 의하더라도, 전○○ 등의 입원내역은 ‘입원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되고, 전체 입원일수 중 적정 입원일의 비율이 74%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라) 전○○ 등이 형식적으로 입원치료를 등록하고 사실상 통원치료를 받았다거나, 입원기간 중 잦은 외박이나 외출을 하였다는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 전○○ 등의 각 입원이 동종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경과나 통계지표 등에 비추어 볼 때 과다한 기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각 입원기간에 해당하는 연령이 전○○은 만 6세부터 만 12세까지, 전□□은 만 0세부터 만 6세까지, 전△△는 만 0세부터 만 3세 무렵까지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특히 약한 어린 나이인 점, ② 청구인은 전유부분 면적이 36.36㎡에 불과한 아파트에서 자녀 6명을 양육하고 있어 일부 자녀에게 질병이 발생하였을 경우 자녀들 간 분리가 어려운 상황이고 주거환경 또한 매우 열악하여 질병의 완치 전에 퇴원할 경우 다시 증상이 악화되거나 다른 자녀들에게 전염될 우려가 큰 점, ③ 전○○ 등이 입원치료를 받은 병명 대부분은 급성 상기도염이나 기관지염 등으로, 이는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전○○ 등은 거의 매달 비정상적일 정도로 위 질병이 발병하여 잦은 입원을 하였고 퇴원 후에도 여러 차례 통원 치료를 받다 다시 재입원하는 형태를 보이는바, 위와 같은 특수한 양육환경이 질병의 경과에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전○○ 등에 대하여 임상적 관점에서 비교적 장기적인 입원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인다.
(4) 결국 이 사건 기록의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사기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
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어○○
대리인 변호사 박영주
피청구인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12. 28. 부산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5088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12. 28. 피청구인으로부터 사기 혐의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부산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5088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전○○, 전□□, 전△△(이하 3인을 모두 칭할 때 ‘전○○ 등’이라 한다)의 어머니로, 2003. 8. 1.경 피해자 ○○보험주식회사 ‘□□보험Ⅳ’의 피보험자를 전○○ 명의로 가입한 것을 비롯하여 전○○ 1개, 전□□ 9개, 전△△ 7개 등 피해자 보험회사들이 운영하는 합계 17개의 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하였다.
청구인은 2009. 5. 20.경부터 2015. 10. 10.경까지 총 33회에 걸쳐 입원할 필요가 없는 전○○을 반복적으로 ○○시 ○○구 ○○로 (지번 생략)에 있는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 입퇴원 시킨 후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38,746,948원을 지급받고, 2009. 7. 25.경부터 2015. 11. 19.경까지 총 66회에 걸쳐 입원할 필요가 없는 전□□을 반복적으로 이 사건 병원에 입퇴원 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213,675,175원을 지급받았으며, 2012. 12. 1.경부터 2015. 11. 19.경까지 총 38회에 걸쳐 입원할 필요가 없는 전△△를 반복적으로 이 사건 병원에 입퇴원 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105,496,621원을 지급받았다.
이처럼 청구인은 피해자들을 속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357,918,744원을 지급받았다.』
나. 청구인은 2019. 2. 12.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어려운 형편에 6명의 다자녀를 둔 상황에서 자녀들이 매우 허약하여 향후 자녀들이 아플 때를 대비해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게 되었고, 피의사실에서의 전○○ 등의 입원내역은 자녀들에게 실제로 질병이 발생하였고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입원의 필요성이 인정되었던 것이다. 또한 청구인과 자녀들의 거주지는 매우 비좁고 열악하여 어린 자녀들은 질병이 쉽게 악화·재발되었고 자녀들 사이에서의 전염도 빈번하여, 담당 의사는 입원한 자녀의 병세가 비교적 호전된 상황에서도 질병이 완치될 때까지 며칠 더 입원할 것을 권유하여 입원이 장기화되었던 것으로, 청구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고자 하는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사기 혐의를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가족관계 및 경제상황
(가) 청구인은 시각장애 3급으로 전▽▽과 사이에 전◇◇(여, 생년월일 생략), 전▷▷(여, 생년월일 생략), 전◁◁(여, 생년월일 생략), 전○○(남, 생년월일 생략), 전□□(남, 생년월일 생략) 및 전△△(여, 생년월일 생략) 총 6명의 자녀를 두었다.
(나) 청구인과 전▽▽은 ○○시 ○○구 ○○로 (지번 생략), ○○동 ○○호(○○동, ○○아파트)에서 자녀들과 거주 중인데, 위 아파트의 전유부분 면적은 36.36㎡으로 11평 남짓이다.
(다) 전▽▽은 2017. 4월 기준 영업용 택시기사로 일하며 월 150만 원 가량의 수입이 있었고, 청구인 가구는 2000. 10. 1.부터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를 지급받아 오다 금융재산이 수급자 선정기준을 초과하게 되면서 2016. 5. 27. 생계급여 지급이 중지되었다. 청구인 가구가 수령한 생계급여는 월 단위로 2010년 602,600원 ~ 824,410원, 2011년 811,000원 ~ 883,600원, 2012년 647,010원 ~ 1,390,490원 가량이다.
(2) 보험가입내역
(가) 청구인은 2003. 8.경부터 2012. 11.경까지 전○○ 등을 피보험자로 하는 피의사실 기재 17건의 보험에 가입하였고, 그 밖에 청구인과 다른 자녀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8건의 보험에도 가입하였는데, 위 합계 25건 보험계약의 월 보험료는 합계 789,109원 가량이다. 청구인은 이후 2건의 보험계약을 해지하여 2015. 11. 기준 23건의 보험을 유지 중이었고, 위 23건 보험계약의 월 보험료는 합계 745,009원 가량이다.
(나) 위 보험들 중 전□□, 전△△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은, 전□□을 피보험자로 하여 2009. 1. 6.부터 2009. 7. 1.까지 9개의 보험에, 전△△를 피보험자로 하여 2012. 7. 10.부터 2012. 11. 30.까지 7개의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3) 보험사고 발생 및 보험금 수령
(가) 전○○은 2009. 5. 20.부터 2015. 10. 10.까지 이 사건 병원에 급성 인두염, 급성 기관지염, 기관지 폐렴 등의 병명으로 33회에 걸쳐 합계 496일 입원하였고, 청구인은 위 입원들에 관하여 합계 38,746,948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나) 전□□은 2009. 7. 25.부터 2015. 11. 19.까지 이 사건 병원에 급성 기관지염, 기관지 폐렴, 급성 세기관지염 등의 병명으로 66회에 걸쳐 합계 1,076일 입원하였고, 청구인은 위 입원들에 관하여 합계 213,675,175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다) 전△△는 2012. 12. 1.부터 2015. 11. 19.까지 이 사건 병원에 급성 세기관지염, 급성 인두염, 급성 기관지염, 중이염 등의 병명으로 38회에 걸쳐 합계 601일 입원하였고, 청구인은 위 입원들에 관하여 합계 105,496,621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라) 전○○ 등을 포함하여 청구인의 자녀들 또는 청구인이 2009. 5. 20.부터 2015. 11. 19.까지 이 사건 병원에 입원한 시기가 겹치는 횟수는 59회 가량이다.
(4) 전○○ 등의 외래진료내역
(가) 앞서 본 입원치료 외에 ① 전○○은 2009년 80회, 2010년 97회, 2011년 71회, 2012년 55회, 2013년 64회, ② 전□□은 2009년 50회, 2010년 95회, 2011년 107회, 2012년 84회, 2013년 69회, 2014년 101회, 2015년 87회, 2016년 102회, 2017년 29회, ③ 전△△는 2013년 72회, 2014년 83회, 2015년 91회, 2016년 105회, 2017년 34회 가량 이 사건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다.
(나) 전○○ 등은 입원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외래진료를 받다가 다시 입원하는 일이 빈번하였다. 예컨대, ① 전○○은 급성 상기도 감염 등으로 2015. 7. 18.부터 2015. 7. 31.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2015. 8. 3.부터 2015. 9. 28.까지 25회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다가 2015. 9. 29. 급성 상기도감염 등으로 다시 입원을 하였고, ② 전□□은 급성 상기도 감염 등으로 2015. 9. 23.부터 2015. 10. 6.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2015. 10. 8.부터 2015. 11. 4.까지 15회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다가 2015. 11. 5. 급성 상기도 감염 등으로 다시 입원을 하였으며, ③ 전△△는 급성기관지염 등으로 2015. 9. 23.부터 2015. 10. 10.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2015. 10. 12.부터 2015. 11. 4.까지 14회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다가 2015. 11. 5. 다시 급성기관지염 등으로 입원을 하였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자문 회신결과
(가) 전○○ 등의 전체 입원내역은 입원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된다.
(나) 전○○ 등의 전체 입원일수 합계 2,173일 중 적정 입원일은 합계 1,609일로서 74% 정도를 차지하고, 초과 입원일은 564일이다.
(6) 관련 민사소송 경과
(가) □□보험 주식회사는 청구인에 대하여 ‘청구인이 전□□과 전△△의 입원일수가 적정입원일수를 초과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없음을 알면서도 보험금을
청구하여 적정입원일수에 해당하는 보험금과의 차액 20,930,000원을 편취하였으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금 20,93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단5131636). 위 법원은 2020. 1. 15.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나11444), 위 법원은 2020. 10. 20.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이 전□□, 전△△의 입원일수가 적정입원일수를 초과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없음을 알면서도 보험금을 청구하여 보험금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판단
(1) 청구인에게 사기죄가 인정되려면 전○○ 등에게 입원의 필요성이 없었거나 적정입원일수를 초과하여 입원을 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없음을 알면서도 피해자 보험회사들에게 보험금을 청구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의사, 즉 사기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2)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단기간 다수의 보장성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하였고, 월 납입 보험료가 70만 원을 상회하여 청구인 가구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치게 다액인 점, 전○○ 등의 입원기간은 동일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입원기간과 비교할 때 이례적으로 장기로 보이는 점, 자녀들의 동반입원 횟수가 상당하고 청구인도 수사기관에서 자녀들의 동반입원의 경우 일부 자녀의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양육의 편의를 위해 과다하게 입원을 하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은 인정된다.
(3)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들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입원의 필요성과 상당성은 의학전문가인 의사가 환자의 질병, 건강상태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하여 판단하는 것으로서 입원적정성 여부의 판단에서는 입원 당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의무기록에 현출되지 않은 환자의 개인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병명과 진료기록만을 근거로 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후적 판단만으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실제 치료행위를 한 의사의 판단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요구된다 할 것이다.
(나) 전○○ 등에 대한 각 입원은 모두 담당 의사의 진단 하에 이루어진 것인데, 의사의 진단이 부적절하였는지에 관하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의료자문 회신결과 외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전○○ 등을 진료한 담당 의사의 전문성과 성실성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담당 의사 등 병원 관계자에 대하여 사기방조 등의 혐의에 관한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자문 회신결과에 의하더라도, 전○○ 등의 입원내역은 ‘입원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되고, 전체 입원일수 중 적정 입원일의 비율이 74%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라) 전○○ 등이 형식적으로 입원치료를 등록하고 사실상 통원치료를 받았다거나, 입원기간 중 잦은 외박이나 외출을 하였다는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 전○○ 등의 각 입원이 동종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경과나 통계지표 등에 비추어 볼 때 과다한 기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각 입원기간에 해당하는 연령이 전○○은 만 6세부터 만 12세까지, 전□□은 만 0세부터 만 6세까지, 전△△는 만 0세부터 만 3세 무렵까지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특히 약한 어린 나이인 점, ② 청구인은 전유부분 면적이 36.36㎡에 불과한 아파트에서 자녀 6명을 양육하고 있어 일부 자녀에게 질병이 발생하였을 경우 자녀들 간 분리가 어려운 상황이고 주거환경 또한 매우 열악하여 질병의 완치 전에 퇴원할 경우 다시 증상이 악화되거나 다른 자녀들에게 전염될 우려가 큰 점, ③ 전○○ 등이 입원치료를 받은 병명 대부분은 급성 상기도염이나 기관지염 등으로, 이는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전○○ 등은 거의 매달 비정상적일 정도로 위 질병이 발병하여 잦은 입원을 하였고 퇴원 후에도 여러 차례 통원 치료를 받다 다시 재입원하는 형태를 보이는바, 위와 같은 특수한 양육환경이 질병의 경과에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전○○ 등에 대하여 임상적 관점에서 비교적 장기적인 입원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인다.
(4) 결국 이 사건 기록의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사기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
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