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426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2항 제3호 위헌확인
결정일: 2022년 11월 24일
결정요지
1. 심판대상조항의 입법 목적, ‘못된 장난’의 사전적 의미, ‘경범죄 처벌법’의 예방적ㆍ보충적ㆍ도덕적 성격 등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타인의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을 만큼 남을 괴롭고 귀찮게 하는 행동으로 일반적인 수인한도를 넘어 비난가능성이 있으나 형법상 업무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에 이르지 않을 정도의 불법성을 가진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형법상 업무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에 이르지 아니하나 업무나 공무를 방해하거나 그러한 위험이 있는 행위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므로 심판대상조항에서는 ‘못된 장난 등’이라는 다소 포괄적인 규정으로 개별 사안에서 법관이 그 적용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경범죄 처벌법’은 제2조에서 남용금지 규정을 둠으로써 심판대상조항이 광범위하게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2. 업무를 통한 사람의 사회적ㆍ경제적 활동과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행하여지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못된 장난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경범죄로 처벌하는 것은 적합한 수단이다.‘경범죄 처벌법’의 예방적ㆍ보충적ㆍ도덕적 성격을 반영하여 형법과 달리 업무방해와 공무방해를 함께 규율하는 것도 가능하고, 형법상 처벌되는 행위보다 불법성은 경미하지만 규제하지 않는다면 국가기능의 정상적 수행에 어려움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여야 할 필요성도 인정되는바, 심판대상조항은 방해되는 것이 사적 업무인지 공무인지 관계없이 ‘못된 장난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그 상한이 비교적 가볍고 벌금형 선택 시 선고유예도 가능하며 법관이 여러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행위책임에 비례하는 형벌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법정형의 수준이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경범죄 처벌법’에서는 통고처분 제도를 두어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절차도 추가적으로 보장하고 있다.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은 업무나 공무를 방해할 위험이 있는 못된 장난 등을 할 수 없는 데 그치나, 달성하려는 공익은 널리 사람이나 단체가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일체의 사회적 활동의 자유 보장 및 국가기능의 원활한 작동이라고 할 것인바, 이러한 공익은 위와 같은 사익보다 크다.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37조 제2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6조, 제137조, 제314조
경범죄 처벌법(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2항 제3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6조, 제137조, 제314조
경범죄 처벌법(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2항 제3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서○○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서□□, 모 남○○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재철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0. 11. 20.부터 2020. 12. 28.까지 ○○시 홈페이지에 코로나 관련 의견을 수차례 게시하였고, ○○시는 이를 악성민원으로 판단하여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경찰서장은 청구인의 행위가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보아 창원지방법원에 즉결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21. 2. 22. 청구인에 대하여 벌금 10만 원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1조30). 청구인은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2항 제3호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4.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경범죄 처벌법’(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2항 제3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경범죄 처벌법(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경범죄의 종류)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3. (업무방해)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6조(공무집행방해) 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무원에 대하여 그 직무상의 행위를 강요 또는 조지하거나 그 직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4조(업무방해) ①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그 적용범위가 광범위하여 법집행자의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며, 수범자는 어떤 내용이 심판대상조항으로 포섭되는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위축시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도 침해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연혁
(1) ‘경범죄 처벌법’은 형법을 적용하기에는 그 행위의 불법이 경미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추후에 더 큰 범죄로 나아갈 수 있는 범죄의 예비행위 또는 준비행위에 해당하거나 일반 국민들에게 불쾌감 등을 유발하여 사회적 무질서의 원인을 제공하는 행위를 사전에 제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질서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1954. 4. 1. 법률 제316호로 제정된 법률이다.
‘경범죄 처벌법’은 형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경범죄행위에 대하여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을 부과하거나 통고처분에 따른 범칙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규율하고 있다. ‘경범죄 처벌법’의 적용대상은 형법이 적용되는 범죄에
비하여 불법의 내용이 경미하므로 부과되는 제재 역시 상대적으로 경하다.
(2) ‘경범죄 처벌법’상 업무방해의 처벌규정은 1954. 4. 1. 법률 제316호로 ‘경범죄 처벌법’이 제정될 당시 도입되었는데, 제1조 제12호로 ‘타인의 업무에 대하여 악희 등으로 이를 방해한 자’는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위 조항은 ‘경범죄 처벌법’이 1983. 12. 30. 법률 제3680호로 개정될 때, 일반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지킬 수 있도록 우리말로 개정한다는 목적에 따라 ‘다른 사람 또는 단체의 업무에 관하여 못된 장난 등으로 이를 방해한 사람’을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벌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되었고, 이후 1994. 12. 22. 법률 제4799호로 개정되면서 법정형에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추가되었다.
2009년 대법원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공무집행방해죄는 보호법익과 보호대상이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업무방해죄의 업무에 ‘공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416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은 업무방해의 처벌규정을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규정하였다. 즉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의 ‘업무’에는 ‘공무’가 포함되지 않는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경범죄 처벌법’상 업무방해죄의 ‘업무’에는 ‘공무수행중인 자의 업무’가 포함됨을 명시하였고, 벌금의 상한액을 20만 원으로 상향하였다.
나. 제한되는 기본권
(1)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행복추구권을 보장한다. 행복추구권은 그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을 포함하고,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를 포함하며, 가치 있는 행동만이 그 보호영역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참조).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못된 장난 등 자유로운 행동을 제한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의사표현을 직접 제한하는 조항이 아니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주로 제한되는 기본권은 일반적
행동자유권이라고 할 것이다.
(3)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다. 심판대상조항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반여부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은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형벌규정에 대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9. 8. 29. 2014헌바212등 참조).
(나) 판단
1) 심판대상조항은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업무를 통한 사회적ㆍ경제적 활동을 보호하고 공무수행중인 자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행하여지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2) 심판대상조항은 공무방해 행위의 유형으로 ‘못된 장난 등’을 규정하고 있는바, 사전적으로 ‘못되다’는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한 것을 의미하고, ‘장난’이란 심심풀이 삼아 하는 짓이나 짓궂게 하는 못된 짓을 의미한다. 한편 ‘짓궂다’의 사전적 의미는 ‘장난스럽게 남을 괴롭고 귀찮게 하여 달갑지 아니하다’라는 뜻인바, 일반적으로 ‘못된 장난’은 상대방의 수인한도를 넘어 괴롭고 귀찮게 하는 고약한 행동을 의미한다.
3) 형법과 ‘경범죄 처벌법’은 각각 국가적, 사회적, 개인적 중요법익에 대한
침해행위를 범죄로 규율함으로써 그 법익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다만, ‘경범죄 처벌법’은 중대한 범죄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성 있는 행위를 그 전 단계에서 발견하고 이를 제재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예방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형법 등에서 정한 범죄유형에서 누락된 사항을 보충하는 점에서 보충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질서를 보호하기 위하여 국민의 평균적 법 감정에 호소하여야 할 성질의 것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도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범죄 처벌법’은 그 예방적 성격에 따라 경찰행정상의 규제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도 다수 규율하고, 보충적ㆍ도덕적 성격에 따라 형법상 범죄행위보다 불법성이 낮지만 사회질서상 비난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규율한다.
이러한 ‘경범죄 처벌법’의 성격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업무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 등에 대한 보충규정으로서 상대적으로 불법성이 낮은 업무방해 행위들을 규제하는 것임을 수범자의 입장에서도 예견 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의 의미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①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것(형법 제314조 제1항),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여 업무를 방해하는 것(동조 2항)을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고, ②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는 폭행, 협박(형법 제136조) 또는 위계(형법 제137조)의 방법에 의하여 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을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이보다 불법성이 낮은 업무방해 행위를 의미한다.
4)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계’, ‘위력’의 의미에 대하여 "‘위계’라 함은 사람을 속이거나 유혹하거나 혹은 사람의 착오ㆍ부지를 이용하는 일체의 수단을 의미하고,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유형ㆍ무형의 일체의 세력을 의미한다."라고 판시하였다(헌재 2011. 12. 29. 2010헌바54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이에 이르지 아니하는, 즉 타인을 속이는 등의 의도까지는 없이 괴롭고 귀찮게 하는 정도의 무형적 행위나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 유형력의 행사를 포괄한다고 할 것이다.
5)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타인의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을 만큼 남을 괴롭고 귀찮게 하는 행동으로 일반적인 수인한도를 넘어 비난가능성이 있으나, 형법상 업무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에 이르지 않을 정도의 불법성을 가진 행위라고 볼 수 있다.
6) 한편,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공무집행방해죄에는 해당하지 아니하지만 업무나 공무를 방해하거나 그러한 위험이 있는 행위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므로 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거나 예시적으로 열거하여 규율하게 되면 자칫 규율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심판대상조항은 ‘못된 장난 등’이라는 다소 포괄적인 규정으로 개별 사안에서 법관이 업무방해 행위의 내용, 행위의 상대방, 행위 당시의 전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7) ‘경범죄 처벌법’은 제정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국민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 법을 적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남용금지 규정을 두어(제2조), 법집행기관이 심판대상조항을 자의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 없도록 경고함으로써 ‘경범죄 처벌법’이 광범위하게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헌재 2015. 5. 28. 2013헌바385 참조).
8) 위와 같은 심판대상조항의 문언, 입법취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업무를 통한 사람의 사회적ㆍ경제적 활동을 보호하고,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행하여지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이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경범죄로 처벌하는 것은 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심판대상조항은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하기에는 법익침해나 위법성의 정도가 경미하나 방치하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지거나 사회질서를 어지럽힐 우려가 있는 행위를 제지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 혹은 단체의 업무나 공무수행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의 경
우 그 행위 태양에 따라 법익 침해의 위험이나 정도는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그 모든 경우를 형법상의 범죄로 의율하여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제재가 될 수 있고, 기소 및 재판절차에 따르는 사법절차비용도 적지 않다. 따라서 형법상의 범죄에 비하여 경미한 법익 침해나 불법성을 가지고 있지만 추후에 큰 범죄로 확장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제지하되, 통고처분을 통해 형사처벌을 회피할 수 있는 일정한 기회를 부여하면서, 형사처벌 시에도 신속한 재판을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2) 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경범죄 처벌법’이 개정되면서 심판대상조항은 ‘공무수행 중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도 구성요건에 포함됨을 명확히 하였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공무집행방해죄는 적용되는 범위나 그 구성요건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하여 ‘경범죄 처벌법’에서도 이를 구분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범죄 처벌법’의 예방적ㆍ보충적ㆍ도덕적 성격을 반영하여 함께 규율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방해되는 것이 사적 업무인지 공무인지에 관계없이 ‘못된 장난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바,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의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소란행위 등으로 공무를 방해하는 경우와 같이 형법상 처벌되는 행위보다 불법성은 경미하지만 이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국가기능의 정상적 수행에 어려움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여야 할 필요성도 인정된다.
3)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그 상한이 비교적 가볍다. 또한 벌금형 선택 시에도 죄질에 따라 선고유예가 가능하고, 실제로도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된 사건에서 선고유예가 이루어진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결국 법관이 사건의 경위와 행위의 태양, 방해받은 업무의 성격 등 여러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행위책임에 비례하는 형벌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법정형의 수준이 과중하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경범죄 처벌법’에서는 통고처분 제도를 두어(‘경범죄 처벌법’ 제7조 제1항 전문) 범칙행위를 하여 통고처분의 절차에 따라 통고처분서를 받은 사람이 범칙금을 납부한 경우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처벌하지 아니함으로써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절차도 추가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4)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은 다른 사람이나 단체, 공무수행중
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있는 못된 장난 등을 할 수 없는 데 그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달성되는 공익은 널리 사람이나 단체가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일체의 사회적 활동의 자유 보장, 국가기능의 원활한 작동이라고 할 것인바, 이러한 공익은 위와 같은 사익보다 크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3)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는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서○○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서□□, 모 남○○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재철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0. 11. 20.부터 2020. 12. 28.까지 ○○시 홈페이지에 코로나 관련 의견을 수차례 게시하였고, ○○시는 이를 악성민원으로 판단하여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경찰서장은 청구인의 행위가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보아 창원지방법원에 즉결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21. 2. 22. 청구인에 대하여 벌금 10만 원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1조30). 청구인은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2항 제3호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4.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경범죄 처벌법’(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2항 제3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경범죄 처벌법(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경범죄의 종류)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3. (업무방해)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6조(공무집행방해) 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무원에 대하여 그 직무상의 행위를 강요 또는 조지하거나 그 직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4조(업무방해) ①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그 적용범위가 광범위하여 법집행자의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며, 수범자는 어떤 내용이 심판대상조항으로 포섭되는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위축시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도 침해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연혁
(1) ‘경범죄 처벌법’은 형법을 적용하기에는 그 행위의 불법이 경미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추후에 더 큰 범죄로 나아갈 수 있는 범죄의 예비행위 또는 준비행위에 해당하거나 일반 국민들에게 불쾌감 등을 유발하여 사회적 무질서의 원인을 제공하는 행위를 사전에 제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질서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1954. 4. 1. 법률 제316호로 제정된 법률이다.
‘경범죄 처벌법’은 형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경범죄행위에 대하여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을 부과하거나 통고처분에 따른 범칙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규율하고 있다. ‘경범죄 처벌법’의 적용대상은 형법이 적용되는 범죄에
비하여 불법의 내용이 경미하므로 부과되는 제재 역시 상대적으로 경하다.
(2) ‘경범죄 처벌법’상 업무방해의 처벌규정은 1954. 4. 1. 법률 제316호로 ‘경범죄 처벌법’이 제정될 당시 도입되었는데, 제1조 제12호로 ‘타인의 업무에 대하여 악희 등으로 이를 방해한 자’는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위 조항은 ‘경범죄 처벌법’이 1983. 12. 30. 법률 제3680호로 개정될 때, 일반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지킬 수 있도록 우리말로 개정한다는 목적에 따라 ‘다른 사람 또는 단체의 업무에 관하여 못된 장난 등으로 이를 방해한 사람’을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벌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되었고, 이후 1994. 12. 22. 법률 제4799호로 개정되면서 법정형에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추가되었다.
2009년 대법원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공무집행방해죄는 보호법익과 보호대상이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업무방해죄의 업무에 ‘공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416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전부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은 업무방해의 처벌규정을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규정하였다. 즉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의 ‘업무’에는 ‘공무’가 포함되지 않는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경범죄 처벌법’상 업무방해죄의 ‘업무’에는 ‘공무수행중인 자의 업무’가 포함됨을 명시하였고, 벌금의 상한액을 20만 원으로 상향하였다.
나. 제한되는 기본권
(1)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행복추구권을 보장한다. 행복추구권은 그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을 포함하고,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를 포함하며, 가치 있는 행동만이 그 보호영역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참조).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못된 장난 등 자유로운 행동을 제한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의사표현을 직접 제한하는 조항이 아니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주로 제한되는 기본권은 일반적
행동자유권이라고 할 것이다.
(3)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다. 심판대상조항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반여부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은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형벌규정에 대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9. 8. 29. 2014헌바212등 참조).
(나) 판단
1) 심판대상조항은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업무를 통한 사회적ㆍ경제적 활동을 보호하고 공무수행중인 자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행하여지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2) 심판대상조항은 공무방해 행위의 유형으로 ‘못된 장난 등’을 규정하고 있는바, 사전적으로 ‘못되다’는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한 것을 의미하고, ‘장난’이란 심심풀이 삼아 하는 짓이나 짓궂게 하는 못된 짓을 의미한다. 한편 ‘짓궂다’의 사전적 의미는 ‘장난스럽게 남을 괴롭고 귀찮게 하여 달갑지 아니하다’라는 뜻인바, 일반적으로 ‘못된 장난’은 상대방의 수인한도를 넘어 괴롭고 귀찮게 하는 고약한 행동을 의미한다.
3) 형법과 ‘경범죄 처벌법’은 각각 국가적, 사회적, 개인적 중요법익에 대한
침해행위를 범죄로 규율함으로써 그 법익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다만, ‘경범죄 처벌법’은 중대한 범죄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성 있는 행위를 그 전 단계에서 발견하고 이를 제재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예방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형법 등에서 정한 범죄유형에서 누락된 사항을 보충하는 점에서 보충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질서를 보호하기 위하여 국민의 평균적 법 감정에 호소하여야 할 성질의 것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도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범죄 처벌법’은 그 예방적 성격에 따라 경찰행정상의 규제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도 다수 규율하고, 보충적ㆍ도덕적 성격에 따라 형법상 범죄행위보다 불법성이 낮지만 사회질서상 비난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규율한다.
이러한 ‘경범죄 처벌법’의 성격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업무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 등에 대한 보충규정으로서 상대적으로 불법성이 낮은 업무방해 행위들을 규제하는 것임을 수범자의 입장에서도 예견 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의 의미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①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것(형법 제314조 제1항),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여 업무를 방해하는 것(동조 2항)을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고, ②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는 폭행, 협박(형법 제136조) 또는 위계(형법 제137조)의 방법에 의하여 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을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이보다 불법성이 낮은 업무방해 행위를 의미한다.
4)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계’, ‘위력’의 의미에 대하여 "‘위계’라 함은 사람을 속이거나 유혹하거나 혹은 사람의 착오ㆍ부지를 이용하는 일체의 수단을 의미하고,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유형ㆍ무형의 일체의 세력을 의미한다."라고 판시하였다(헌재 2011. 12. 29. 2010헌바54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이에 이르지 아니하는, 즉 타인을 속이는 등의 의도까지는 없이 괴롭고 귀찮게 하는 정도의 무형적 행위나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 유형력의 행사를 포괄한다고 할 것이다.
5)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의 ‘못된 장난 등’은 타인의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을 만큼 남을 괴롭고 귀찮게 하는 행동으로 일반적인 수인한도를 넘어 비난가능성이 있으나, 형법상 업무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에 이르지 않을 정도의 불법성을 가진 행위라고 볼 수 있다.
6) 한편,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공무집행방해죄에는 해당하지 아니하지만 업무나 공무를 방해하거나 그러한 위험이 있는 행위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므로 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거나 예시적으로 열거하여 규율하게 되면 자칫 규율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심판대상조항은 ‘못된 장난 등’이라는 다소 포괄적인 규정으로 개별 사안에서 법관이 업무방해 행위의 내용, 행위의 상대방, 행위 당시의 전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7) ‘경범죄 처벌법’은 제정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국민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 법을 적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남용금지 규정을 두어(제2조), 법집행기관이 심판대상조항을 자의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 없도록 경고함으로써 ‘경범죄 처벌법’이 광범위하게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헌재 2015. 5. 28. 2013헌바385 참조).
8) 위와 같은 심판대상조항의 문언, 입법취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업무를 통한 사람의 사회적ㆍ경제적 활동을 보호하고,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행하여지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이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경범죄로 처벌하는 것은 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심판대상조항은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하기에는 법익침해나 위법성의 정도가 경미하나 방치하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지거나 사회질서를 어지럽힐 우려가 있는 행위를 제지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 혹은 단체의 업무나 공무수행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의 경
우 그 행위 태양에 따라 법익 침해의 위험이나 정도는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그 모든 경우를 형법상의 범죄로 의율하여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제재가 될 수 있고, 기소 및 재판절차에 따르는 사법절차비용도 적지 않다. 따라서 형법상의 범죄에 비하여 경미한 법익 침해나 불법성을 가지고 있지만 추후에 큰 범죄로 확장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제지하되, 통고처분을 통해 형사처벌을 회피할 수 있는 일정한 기회를 부여하면서, 형사처벌 시에도 신속한 재판을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2) 2012. 3. 21. 법률 제11401호로 ‘경범죄 처벌법’이 개정되면서 심판대상조항은 ‘공무수행 중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도 구성요건에 포함됨을 명확히 하였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공무집행방해죄는 적용되는 범위나 그 구성요건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하여 ‘경범죄 처벌법’에서도 이를 구분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범죄 처벌법’의 예방적ㆍ보충적ㆍ도덕적 성격을 반영하여 함께 규율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방해되는 것이 사적 업무인지 공무인지에 관계없이 ‘못된 장난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바,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의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소란행위 등으로 공무를 방해하는 경우와 같이 형법상 처벌되는 행위보다 불법성은 경미하지만 이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국가기능의 정상적 수행에 어려움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여야 할 필요성도 인정된다.
3)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그 상한이 비교적 가볍다. 또한 벌금형 선택 시에도 죄질에 따라 선고유예가 가능하고, 실제로도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된 사건에서 선고유예가 이루어진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결국 법관이 사건의 경위와 행위의 태양, 방해받은 업무의 성격 등 여러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행위책임에 비례하는 형벌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법정형의 수준이 과중하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경범죄 처벌법’에서는 통고처분 제도를 두어(‘경범죄 처벌법’ 제7조 제1항 전문) 범칙행위를 하여 통고처분의 절차에 따라 통고처분서를 받은 사람이 범칙금을 납부한 경우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처벌하지 아니함으로써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절차도 추가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4)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은 다른 사람이나 단체, 공무수행중
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있는 못된 장난 등을 할 수 없는 데 그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달성되는 공익은 널리 사람이나 단체가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일체의 사회적 활동의 자유 보장, 국가기능의 원활한 작동이라고 할 것인바, 이러한 공익은 위와 같은 사익보다 크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3)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는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