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113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2년 11월 24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0헌마1136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대리인 법무법인 누리담당변호사 하만영
피 청 구 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선 고 일 2022. 11. 24.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5. 28.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709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0. 5. 28. 청구인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709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모친인 하○○과 함께 ○○시 ○○구 ○○로, ○○아파트 ○○동 ○○호에서 거주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차○○(여, 76세)는 위 아파트 ○○동 □□호에 거주하는 사람의 모친이다.
청구인은 하○○과 공동하여, 2020. 1. 7. 21:30경 청구인의 주거지 앞에서 피해자와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중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하자 피해자를 밀쳐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손목 척골 경상돌기 골절의 상해를 가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0. 8. 24.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피해자는 청구인과 하○○에게 밀려 넘어진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① 이 사건 직후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손으로 청구인 주거지의 현관문을 수차례 두들기며 쳤던 점, ② 이 사건 직후 출동한 경찰관이나 청구인 등에게 손목 상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점, ③ 피해자는 상해를 입은 과정에 대해 진술을 번복할 뿐만 아니라 목격자 신○○은 청구인의 가족들과 불편한 관계이므로 이들의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낮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상해는 청구인과 무관하게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모친인 하○○과 함께 이 사건 발생 장소인 ○○시 ○○구 ○○로, ○○아파트 ○○동 ○○호에서 거주해왔고, 그 위층인 ○○동 □□호에는 피해자의 딸이 거주하고 있으며, 청구인의 가족들은 층간소음 문제로 피해자의 딸과 다툼이 있어 왔다.
(2)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청구인의 주거지를 찾아가 대화를 했는데 하○○의 딸 1명이 모자를 벗겨 밖으로 집어던졌고, 피해자를 하○○과 청구인이 밀어 넘어져 다쳤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손목 척골 경상돌기 골절상을 입었다’는 내용의 상해진단서를 제출하였다.
(3) 하○○은 경찰 조사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찾아온 피해자가 청구인의 주거지 현관까지 들어오면서 청구인 등을 폭행하였고, 이에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면서 피해자를 문 밖으로 밀어냈으며, 이와 같이 피해자를 문 밖으로 밀어낼 때 피해자가 넘어졌는지, 청구인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그 이후 피해자가 청구인의 주거지 문을 세차게 두드린 것을 보면 청구인 등이 밀쳐 넘어지는 바람에 다쳤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청구인도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인 하○○을 폭행하고 주거지 안으로 들어오려던 피해자를 청구인이 말리자 오히려 청구인의 손을 할퀴고 밀치는 등 폭행하였고, 청구인이 하○○과 함께 피해자를 밀치거나 넘어뜨린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5) 청구인의 이웃이자 목격자인 신○○은 경찰 조사에서 ‘현관문에 설치된 외시경을 통해 현관문 밖을 내다보았는데, 피해자는 청구인의 주거지에 들어가려고 하고 하○○은 피해자를 밀어내고 있었으며, 현관문에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 현관문을 열어보니 피해자가 쓰러져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6)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고, 그 이후 피해자는 검찰수사관과의 전화통화 진술에서 ‘현관에서 하○○과 몸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하○○과 청구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부분을 밀어 문 밖으로 밀려나며 넘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7) 피청구인은 2020. 5. 28. 청구인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의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8) 한편 피청구인은 하○○에 대하여 ‘청구인과 공동하여, 2020. 1. 7. 21:30경 피해자를 밀쳐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우측 손목 척골 경상돌기 골절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로 기소하였다. 1심 법원은 위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였으나(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5. 10. 선고 2020고단2955 판결) 항소심 법원은 ‘① 피해자가 넘어지게 된 경위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②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며, ③ 피해자의 상해가 하○○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하였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2. 9. 선고 2021노502 판결),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어(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도17654 판결)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하○○과 함께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린 사실이 있는지, 또한 그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는지 여부 등이다.
다. 판단
청구인은 ‘이 사건 당시에 하○○을 폭행하고 주거지 안으로 들어오려던 피해자를 말리자 오히려 청구인의 손을 할퀴고 밀쳐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하였을 뿐이고, 하○○과 함께 피해자를 밀쳐 넘어뜨린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로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주장하였다. 반면에 목격자 신○○은 ‘청구인이 하○○과 함께 피해자를 밀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상, 이 사건 피의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데,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1) 피해자가 경찰에서의 첫 조사에서부터 ‘청구인이 하○○과 함께 피해자를 밀쳤다’는 취지로 진술하고는 있으나 이는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2일이 경과한 이후인 2020. 1. 9.경에 진술한 내용인 반면, 이 사건 발생 직후에 피해자가 청구인의 주거지 앞에서 발언한 내용을 녹취한 녹취록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돼지 같은 년이 나를, 나한테 손을 확 디밀고’, ‘모자까지 벗기고 썅년이, 확 떠밀어, 저 개 같은 년이’, ‘이 썅년이, 지가 얼마나 잘났으면 나를 확 밀어?, 썅년이. 어디서 밀어? 이 썅년아!’, ‘이 씨발년이 나를 밀잖아’, ‘지 애미가 뚱뚱한 년이 나를 확 밀잖아요’, ‘저 썅년이 나를 확 밀잖아, 돼지 같은 년이’라고 발언하였다. 이와 같이 피해자는 자신을 밀친 사람에 대해 복수가 아닌 단수 표현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밀친 사람에 대해 ‘뚱뚱한 년, 돼지 같은 년’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이 사건 발생 직후에는 경찰 조사 과정과는 달리 피해자를 밀쳐 넘어뜨린 사람은 하○○ 1인인 것처럼 진술하였다.
(2) 또한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진술서에서 ‘엄마와 다른 딸 1명은 나를 문 밖으로 힘껏 밀쳤다’라고 기재하였고, 경찰에서의 제1회 조사에서는 ‘엄마하고 키작은 딸이 저를 밀쳐서 문 밖으로 밀려서 넘어졌습니다’라고 진술하여, 피해자를 밀쳐 넘어뜨린 사람은 하○○과 청구인인 것처럼 진술하였다. 그러나 하○○에 대한 항소심 판결문에 의하면, 피해자는 하○○에 대한 1심 공판에서는 ‘하○○과 딸들이 합세하여 밀쳐서 나뒹굴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항소심 공판에서는 ‘하○○과 딸들 셋이 합세하여 밀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여 자신을 밀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
(3) 피해자는 넘어져 상해를 입게 된 경위에 대해 진술서에는 ‘엄마와 그 딸이 함께 문 밖으로 힘껏 밀쳤고, 그 후 바닥에 넘어졌다’는 취지로 기재하였고, 경찰에서의 제1회 조사에서는 ‘(하○○의 딸이 집어던진) 모자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릴 때 (하○○과 청구인이) 뒤에서 밀쳐서 앞으로 넘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제2회 조사에서는 ‘청구인과 하○○이 워낙 세게 밀어서 △△호 문까지 밀려서 쿵하고 넘어졌다. 사실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제가 미끄러져 쾅하고 넘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검찰수사관과의 전화통화에서는 ‘하○○과 옥신각신 하다가 갑자기 하○○과 청구인이 손으로 가슴 부분을 밀어 문 밖으로 밀려나며 넘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하○○에 대한 위 항소심 판결문에 의하면, 피해자는 1심 공판에서는 ‘하○○과 딸들이 합세하여 밀쳐서 그냥 나뒹굴어서 앞집 대문에 부딪혔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항소심 법원에서는 ‘하○○과 그 딸들 셋이 합세하여 밀었고 머리가 다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을 차리고 몸을 틀어 △△호 문에 부딪힌 후(△△호 문을 손으로 짚었다) 넘어졌다’는 취지로 증언하여 넘어져 다치게 된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역시 일관되지 않는다.
(4) 이 사건 발생 직후에 피해자가 청구인의 주거지 앞에서 발언한 내용을 녹취한 녹취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수십 차례에 걸쳐 손으로 청구인의 주거지 현관문을 강하게 두드렸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가족에게 욕설을 하고 자신의 딸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손목이 아프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청구인 등에 의해 밀려 넘어져 이미 손목이 골절된 사람이 과연 철로 된 현관문을 수십 차례나 강하게 두드릴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이 들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나이(만 76세), 병력(당뇨병)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 등에 의해 밀려 넘어져 상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 특히 이 사건 이후 피해자가 스스로 자신의 손으로 청구인의 주거지 현관문을 두드리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청구인이나 하○○이 밀쳐 넘어뜨려 발생한 상해라고 단정할 수 없다.
(5) 설령 청구인이 하○○과 함께 피해자를 밀쳐 넘어뜨렸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수사기록이나 이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에 대한 판결문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직전에 피해자가 청구인의 주거지에 무단으로 침입하려고 하였고, 위 하○○과 청구인을 상대로 상해를 가하고 폭행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를 문 밖으로 밀쳐내는 행위는 피해자의 돌발적인 공격을 막기 위한 본능적이고 소극적인 방어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고, 따라서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결국 청구인이 하○○과 공동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피해자의 상해가 청구인의 행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청구인의 행위에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을 사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관련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게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으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선애행정전자서명,,이석태,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