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마252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 위헌확인 등

결정일: 2023년 3월 14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마252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 위헌확인 등
청 구 인 주식회사 ○○
대표자 사내이사 오○○
결 정 일 2023. 3. 14.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 개요
가. 청구인은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김○○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이다.
나. 청구인은 2019. 9. 16. 김○○과 사이에 청구인이 김○○으로부터 ‘○○ 게임 개발’ 용역을 수급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청구인은 2020. 11. 4. 대한상사중재원에 김○○을 상대로, 청구인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음에도 김○○은 청구인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수익 정산금 4,0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재판정을 신청하였고, 2021. 1. 7. 최종적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수익 정산금 7,338,239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다(중재 제20111-0250호). 이에 김○○은 청구인을 상대로, 청구인의 개발 산출물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일부 기능을 구현하지 않았고 개발 완료가 지체되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에 따른 기지급 대금 상당액과 지체상금 및 매출지체 손해액의 합계 9,37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반대신청을 하였다(중재 제20111-0293호).
라. 대한상사중재원 중재판정부는 2021. 6. 24. ‘김○○은 청구인에게 미지급 수익 정산금으로서 1,188,99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청구인의 본신청을 일부 인용하고, 김○○의 반대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중재판정을 하였다.
마. 청구인은 2021. 10. 12. 위 중재판정 중 중재 제20111-0250호(본신청)에 관한 중재판정(이하 ‘이 사건 중재판정’이라 한다)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2. 4. 27. 청구인의 청구가 기각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73693), 이에 항소하였으나 2022. 9. 22. 항소가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2나2016527).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2. 12. 29. 청구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하거나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같은 법 제5조에 의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22다280689, 이하 위 판결들을 모두 합하여 ‘이 사건 각 판결’이라 한다).
바. 청구인은 2023. 2. 1.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 나목,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이 사건 각 판결, 이 사건 중재판정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각하결정을 받았다(헌재 2023. 2. 14. 2023헌마141). 청구인은 이후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이 사건 중재판정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2.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경우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주장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그 심판대상을 확정한다(헌재 2022. 1. 27. 2020헌마895).
나. 청구인은 청구취지에서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 전체에 대해서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앞서 살펴본 중재판정취소의 소를 제기하면서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 나목에 따른 중재판정 취소사유를 주장한 점, 이 사건 심판청구에서도 법원이 직권으로 중재판정 취소를 결정할 수 있는 사유로서 ‘헌법의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경우’ 또는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를 제외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에 대한 심판청구는 그 심판대상을 중재법 제36조 제2항 제2호 나목으로 한정한다.
다. 청구인은 청구취지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전체에 대해서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그 주장 취지는 이 사건 각 판결에서 중재판정 취소사유를 정한 중재법 조항에 관해 위헌적 해석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없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 주장에 관한 심판대상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으로 한정한다.
라. 청구인은 청구취지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전체에 대해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그 주장 취지는 중재판정에 대한 법원의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 중재판정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의 심판의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년’이라는 청구기간을 사실상 준수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한데,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중재판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점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 주장에 관한 심판대상은 청구인의 주장과 관련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으로 한정한다.
마.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중재법(2010. 3. 31. 법률 제10207호로 개정된 것) 제36조 제2항 제2호 나목(이하 ‘이 사건 중재법 조항’이라 한다),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 제1항 본문 중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이하 ‘재판소원금지 조항’이라 한다),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9조 제1항 본문(이하 ‘청구기간 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중재판정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중재법(2010. 3. 31. 법률 제10207호로 개정된 것)
제36조(중재판정 취소의 소) ②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중재판정을 취소할 수 있다.
2. 법원이 직권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나. 중재판정의 승인 또는 집행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경우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청구 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
제69조(청구기간) ①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절차를 거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최종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중재법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구체적 규범통제절차에서 법률조항에 대한 특정적 해석이나 적용부분의 위헌성을 다투는 한정위헌청구가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하더라도, 재판소원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한정위헌청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당해 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 또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 있는 헌법문제를 주장하지 않으면서 법원의 법률해석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경우 등은 모두 현행의 규범통제제도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헌재 2018. 2. 20. 2018헌마78 등 참조).
청구인은 이 사건 중재판정이 헌법의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경우 또는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판결에서 이 사건 중재법 조항에 관한 위헌적인 해석을 함으로써 기본권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이 사건 중재판정에 이 사건 중재법 조항 소정의 중재판정 취소사유가 존재한다는 주장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결국 이 사건 각 판결과 관련하여,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를 다투는 경우 또는 법원의 법률해석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헌법소원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중재법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는 이미 심판을 거친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39조). 그리고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하여 각하된 경우, 그 결정에서 판시한 요건의 흠결을 보정할 수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보정한 후 다시 심판청구를 하는 것은 모르되, 이를 보완하지 아니한 채 동일한 내용의 심판청구를 되풀이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2012. 3. 29. 2011헌마178).
헌법재판소는 2023. 2. 14. 2023헌마141 결정에서,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청구인의 주장을 살펴보면 위 조항 자체에 관한 의미 있는 헌법적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각 판결의 부당함을 다투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청구인은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해 위 2023헌마141 사건과 동일한 주장을 반복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바, 이는 위 2023헌마141 결정에서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적법요건의 흠결을 보정하지 아니한 채 동일한 내용의 심판청구를 되풀이하는 것으로서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반된다.
덧붙여, 청구인은 중재판정에 대한 법원의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 중재판정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청구인이 청구기간을 사실상 준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명백하므로 재판소원금지 조항 및 청구기간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나, 이는 청구기간 조항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것일 뿐 재판소원금지 조항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다. 이 사건 중재판정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공권력’이란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을 행사하는 모든 국가기관·공공단체 등의 고권적 작용을 말하고, 그 행사 또는 불행사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청구인의 법률관계 내지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구체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헌재 2021. 3. 25. 2020헌마94 참조).
‘중재’란 당사자 간의 합의로 재산권상의 분쟁 및 당사자가 화해에 의하여 해결할 수 있는 비재산권상의 분쟁을 법원의 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 중재인(仲裁人)의 판정에 의하여 해결하는 절차를 말한다(중재법 제3조 제1호). 중재인은 이러한 중재절차에 있어서 당사자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선정된 자인바, 중재인의 수 및 그 선정절차 등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결정한다(중재법 제11조, 제12조). 중재판정부는 중재절차를 진행하고 중재판정을 내리는 단독중재인 또는 여러 명의 중재인으로 구성되는 중재인단을 말하며(중재법 제3조 제3호), 중재판정부의 권한은 중재합의, 즉 ‘계약상의 분쟁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간에 이미 발생하였거나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전부 또는 일부를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하는 당사자 간의 합의’의 존재 및 효력에 의존한다(중재법 제3조 제2호, 제17조 제1항 참조). 중재절차는 중재법의 강행규정에 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재절차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중재법 제20조 제1항). 중재판정부는 당사자들이 지정한 법에 따라 판정을 내려야 한다(중재법 제29조 제1항 제1문).
이상과 같이 중재란 당사자 간의 합의로 재산권상의 분쟁 및 당사자가 화해에 의하여 해결할 수 있는 비재산권상의 분쟁을 법원의 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 중재인(仲裁人)의 판정에 의하여 해결하는 절차를 의미하는 점, 중재판정부의 구성·권한, 중재절차 및 분쟁의 실체에 적용될 법이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중재절차에 따른 중재판정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중재판정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라. 청구기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심판청구 당시는 물론 결정 당시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한다(헌재 2022. 1. 27. 2020헌마497).
청구인은, 중재판정에 대한 법원의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 중재판정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의 심판의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년’이라는 청구기간을 사실상 준수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한데,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중재판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점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중재판정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설령 청구기간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중재판정에 대해 적법한 심판청구를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청구인의 청구기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따라서 청구기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문형배,이선애,이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