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1082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3년 3월 23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0헌마1082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피 청 구 인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검사
선 고 일 2023. 3. 23.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5. 7.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20년 형제3217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병원의 간호사들인바, 2020. 5. 7. 피청구인으로부터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20년 형제321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 도○○은 2017. 3. 6.경부터 2018. 2. 22.경까지 환자 108명에 대한 신경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고,
청구인 임○○는 2017. 6. 16.경부터 2018. 2. 19.경까지 환자 44명에 대한 신경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고,
청구인 정○○는 2017. 3. 9.경부터 2018. 2. 22.경까지 환자 78명에 대한 신경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고,
청구인 손○○는 2017. 3. 6.경부터 2018. 2. 28.경까지 환자 76명에 대한 신경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고,
청구인 권○○는 2017. 5. 15.경부터 2018. 2. 21.경까지 환자 78명에 대한 신경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고,
청구인 이○○는 2017. 3. 6.경부터 2018. 2. 26.경까지 환자 90명에 대한 신경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고,
청구인 한○○은 2017. 4. 21.경부터 2018. 2. 22.경까지 환자 42명에 대한 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
나. 청구인들은 2020. 8. 1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청구인들은 간호사로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방법대로 환자의 척추 경막외강에 삽입되어 있는 카테터를 제거하는 행위를 하였고, 이는 카테터와 환자 피부의 한 점을 고정하고 있는 실을 자른 후 카테터를 잡아당겨 몸 밖으로 빼내는 방법으로 수행한다. 이러한 카테터 제거행위는 간호사가 의사의 일반적인 지도·감독하에 적법하게 할 수 있는 진료의 보조에 해당하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은 그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한 의료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은 의사가 환자의 환부에 삽입 및 고정하여 둔 카테터를 간호사가 직접 제거하는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나. 의료법에 의하면,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의료인’에 포함되어 있고(제2조 제1항), 간호사의 임무는 ‘진료의 보조’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며(제2조 제2항), 간호사가 되기 위하여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대학 또는 전문대학 등을 졸업하고 간호사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도록 되어 있다(제7조). 국가가 상당한 수준의 전문교육과 국가시험을 거쳐 간호사의 자격을 부여한 후 이를 ‘의료인’에 포함시키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함에 있어서는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족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는 보조행위의 유형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그 행위의 객관적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혹은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지, 당시의 환자 상태가 어떠한지,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도3667 판결 참조).
다. 청구인들이 신경성형술에 참여하여 환자들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한 것은 ○○병원 의사 정□□, 정△△ , 박○○(이하 ‘의사 정□□ 등’이라 한다)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의사 정□□ 등에 대하여 ‘청구인들을 비롯한 간호사들에게 카테터를 제거하도록 지시하고 이에 따라 위 간호사들이 환자들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직접 제거함으로써 위 간호사들과 공모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의료법위반 혐의로 공소가 제기되었고, 위 사건의 제1심법원은 ‘간호사들이 의사 정□□ 등의 입회 없이 카테터를 제거하였다 하더라도 진료의 보조를 넘어서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021. 9. 10. 무죄를 선고하였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고단1409). 이에 대한 검사의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대구지방법원 2021노3434, 대법원 2022도3209), 2022. 8. 31.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이처럼 이 사건 피의사실과 사실상 동일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의사 정□□ 등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점, 카테터 제거는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그대로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하므로 그 객관적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혹은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점, 청구인들과 의사 정□□ 등이 수사 과정에서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카테터 삽입 또는 제거 시 저항감이 있는 경우 등에는 의사가 직접 카테터를 제거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청구인들은 2017년을 기준으로 짧으면 2년, 길게는 11년의 경력을 가진 숙련된 간호사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이 의사의 입회 없이 카테터를 직접 제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진료의 보조를 넘어서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마. 결국 청구인들이 카테터를 제거한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에 대하여 의료법위반죄가 성립한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이나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선애,이석태,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별 지】
[별지]청구인 명단
1. 도○○
2. 임○○
3. 정○○
4. 손○○
5. 권○○
6. 이○○
7. 한○○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정상담당변호사 임호섭, 박호성, 최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