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마1648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3년 3월 23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마1648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1. 이○○
2. 이□□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와이케이
담당변호사 김기훈, 이준용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선 고 일 2023. 3. 23.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11. 3. 수원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58806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2. 11. 3. 청구인들에 대하여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5880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들은 합동하여, 2022. 7. 17. 12:26경 ○○시 ○○구 ○○로에 있는 ○○ ○○점에서 피해자 ○○의 소유인 시가 142,000원 상당의 의자 등(이하, ‘피해품들’이라 한다)을 계산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들은 2022. 12. 5.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 매장에서 피해품들을 구매한 후 계산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간 사실은 인정하나, 셀프(무인) 계산대에서 피해품들의 바코드까지 인식시켰음에도 집에 혼자 있는 딸 생각에 급히 집으로 가려고 하다가 정상적으로 계산하지 못하고 피해품들을 그대로 가지고 간 것이므로 청구인들에게는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 처분으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들은 2022. 7. 17. 12:26경 ○○ ○○점에서 피해품들의 바코드를 셀프 계산대에 모두 인식시켰으나 신용카드 등의 지불수단을 이용해 계산하지는 않은 채 피해품들을 가지고 매장 밖으로 나갔다.
(2)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관들은 ○○ ○○점 내에 설치되어 있던 씨씨티브이의 녹화영상 등을 통해 청구인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였으며, 청구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 사건 당시 ○○ ○○점에서 계산하지 않은 채 피해품들을 가지고 간 사실이 있으나 일부러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집에 혼자 있는 딸 생각에 급히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라 정신이 없어 계산을 했는지 여부도 인식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였다.
(3) 그 후 청구인들은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경찰서는 2022. 11. 1. 이 사건에 대하여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으며, 피청구인은 사건 송치 후 별도의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들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를 인정하고 2022. 11. 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절도의 고의 유무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들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인데, 고의는 내심의 사실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청구인들이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절도의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입증할 수 있고(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3410 판결 등 참조), 그 입증 이후에 비로소 청구인들에 대하여 절도의 혐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청구인들이 계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품들을 가지고 간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당시 ○○ ○○점에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피해자의 직원이 있었고, 범죄예방 등의 목적으로 씨씨티브이가 설치되어 녹화되고 있었다. 또한 청구인들이 계산하지 않고 가지고 간 피해품들은 의자 등으로 그 크기 등을 고려했을 때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몰래 가지고 나오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청구인들의 범행이 쉽게 발각될 수 있는 상황에서 청구인들이 절도의 의사로 이 사건 피해품들을 가지고 나왔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2) 청구인들은 피해품들을 셀프 계산대에 가지고 가 품목별로 바코드를 인식시켰는데, 만약 청구인들에게 처음부터 계산하지 않을 의사가 있었다면 피해품들의 바코드를 인식시켰을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청구인 이□□은 피해품들의 바코드를 인식시킨 후 손에 지갑을 들기까지 하였다. 정상적으로 계산하기 위한 전단계로 평가될 수 있는 바코드를 찍는 행위와 손에 지갑을 드는 행위를 청구인들이 했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당시 절도의 의사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3) 청구인 이□□이 신용카드 결제내역에 대한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고 이 사건 당시 ○○에서의 결제 관련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나, 청구인 이□□이 평소에도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결제 관련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설령 청구인 이□□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결제 관련 문자메시지를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통상 결제내역 문자메시지 서비스의 이용자는 수신한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할 뿐이고, 신용카드가 결제되지 않아 문자메시지를 수신하지 않은 사실까지 인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청구인들이 이 사건 당시 ○○에서의 결제 관련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청구인들에게 피해품들에 대한 계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인식, 즉 피해품들에 대한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소결
청구인들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였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사정도 있으며, 수사가 이루어진 내용만으로는 청구인들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아무런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들에게 특수절도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절도의 고의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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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유남석,이선애,이석태,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