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1628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3년 3월 23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0헌마1628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국선대리인 변호사 태원우
피 청 구 인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검사
선 고 일 2023. 3. 23.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8. 31.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2020년 형제23222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8. 31.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2020년 형제23222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0. 7. 2. 13:30경 ○○시 ○○길 ‘○○프라자’ 앞 노상에서 피해자가 청구인이 인도 위에 오토바이를 주차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에게 시비를 하자, 손에 들고 있는 배달음식으로 피해자의 가슴 쪽을 1회 밀쳐 폭행을 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0. 9. 4.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자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한 후 2020. 12. 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피해자와 말다툼을 한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손에 들고 있던 배달음식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1회 밀치는 등 유형력을 행사하여 폭행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20. 7. 2. 13:30경 ○○시 ○○길 ‘○○프라자’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앞 인도에 음식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주차하였다. 피해자는 일행인 김○○ 등과 함께 위 건물에서 나오던 중이었고, 청구인에게 인도 위에 오토바이를 주차하였다고 시비를 걸었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배달을 마치고 다시 나왔고, 청구인의 오토바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와 서로 욕설을 하며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발로 청구인의 오른쪽 옆구리를 1회 걷어차 청구인을 바닥에 넘어뜨렸다.
(3) 청구인은 피해자의 폭행에 대하여 112신고를 하였고,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였는데, 청구인은 경찰관이 출동한 당시 상황을 녹음하여 녹취록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그 녹취 내용을 보면, 피해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청구인이 인도에 오토바이를 주차해서 자신이 빼 달라고 했음에도 청구인은 오토바이를 빼지 않고 배달을 가고 다시 내려왔다. 그 후에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옥신각신 밀치고 했고, 청구인은 일방적인 폭행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쌍방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하였고, 청구인은 위 경찰관에게 ‘서로 욕을 했고 피해자가 먼저 배달을 다녀오라고 해서 배달을 갔다 왔는데, 피해자가 오토바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계속 욕을 하면서 쫓아왔고 청구인을 발로 찼다.’고 이야기 하였다.
(4)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피해자가 일행들과 이 사건 건물에서 나오는데, 청구인이 인도에 오토바이를 주차하면서 건물 입구를 막게 되자 오토바이를 빼 달라고 하니깐 청구인이 시비를 걸어 서로 욕을 했다. 청구인은 배달을 다녀올 테니 기다리라고 하면서 손에 들고 있는 배달음식으로 자신의 배를 1회 툭 치고 갔다. 피해자는 청구인이 올 때까지 기다렸고, 내려와서 시비가 있었다. 그런데 청구인이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저한테 저새끼라는 욕설을 하여 발로 한 대 찼다. 그 외에 다른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5) 피해자의 일행인 김○○는 수사기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청구인이 오토바이를 이 사건 건물 입구 쪽에 주차를 하여 피해자가 오토바이를 저쪽으로 빼라고 했고, 청구인은 배달을 가야 한다고 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배달음식을 가지고 피해자의 가슴 쪽을 먼저 쳤다. 청구인이 배달을 다녀와서 피해자와 서로 옥신각신 밀치고 몸싸움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6) 청구인은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청구인이 배달을 위해 이 사건 건물 앞 인도에 오토바이를 주차하였고, 배달음식을 들고 건물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피해자가 일행들과 입구 쪽에서 나오면서 욕을 했다. 피해자의 일행이 먼저 배달을 하고 오라고 해서 청구인이 배달을 하고 내려오니, 피해자와 그 일행은 청구인의 오토바이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청구인에게 다시 욕을 했다. 청구인도 같이 욕을 하였고, 청구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려고 하는데 피해자가 발로 가슴과 배 쪽을 1회 차서 뒤로 넘어졌고, 청구인은 넘어진 상태에서 112신고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7) 당시 중간에 청구인과 피해자를 말렸던 목격자 이□□은 경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청구인과 피해자가 서로 욕하면서 티격태격하고 있어서 이를 말렸고, 피해자가 청구인을 발로 찬 것을 보았지만, 청구인이 배달음식으로 피해자를 툭 친 사실은 모르겠다.’고 진술하였고, 서로 밀치는 행동이 있었냐는 경찰관의 질문에는 ‘네, 그런 것 같다’는 진술을 하였다.
(8) 청구인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한 후 목격자인 이□□과 김○○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녹취록을 제출하였는데, 이□□은 청구인이 자신은 밀친 적이 없지 않았냐는 질문에 ‘청구인이 밀치지는 않았다.’는 대답을 하면서 경찰관에게는 서로 티격태격했다고 진술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김○○는 청구인에게 ‘서로 시비가 붙었는데 자신이 아는 피해자의 편을 들어서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 청구인의 유형력 행사가 인정되는지 여부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록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피의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현출된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 단순히 재량적, 심정적 판단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 증거법의 원칙에 따라 피의사실 인정 여부를 판단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헌법상 원칙에 부합한다(헌재 2010. 6. 24. 2009헌마712; 헌재 2019. 6. 28. 2017헌마882).
그런데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해자는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한 당시에는 ‘청구인이 이 사건 건물에 배달을 다녀온 후에 옥신각신 밀치고 쌍방 폭행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청구인이 배달을 다녀오기 전에 배달음식으로 피해자를 툭 쳤다는 내용의 피해 진술은 전혀 하지 않았다가, 수사기관에서는 ‘청구인이 배달을 다녀오기 전에 배달음식으로 자신의 배를 1회 툭 치고 갔고, 그 외에는 청구인의 폭행이 없다’는 진술을 하였다. 또한 피해자가 청구인을 발로 찬 후에 청구인이 112신고를 하여 경찰관이 출동하였음에도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청구인이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자신에게 욕설을 하여 발로 한 대를 찼다는 진술을 하였다. 이처럼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해 사실에 관하여 경찰관이 출동한 현장에서의 진술과 모순된 내용을 진술하고, 가해 사실에 관하여 신빙성이 없는 진술을 하였다.
(2) 피해자의 일행인 김○○는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하게 ‘청구인이 배달을 가야 한다고 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배달음식을 가지고 피해자의 가슴 쪽을 먼저 쳤다’고 진술하였다. 하지만 김○○는 이후 청구인과 피해자가 서로 몸싸움이 있었다는 진술도 하면서 피해자의 진술과 다른 내용을 과장하며 진술하였고, 수사기관 진술 이후에는 청구인과 대화를 하면서 ‘서로 시비가 붙었는데 자신이 아는 피해자의 편을 들어서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였는바, 수사기관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
(3) 당시 목격자인 이□□은 객관적인 제3자이지만 이 사건을 처음부터 목격하지는 않았고, 경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청구인이 배달음식으로 툭 친 사실은 모르겠다’고 진술하였다. 서로 밀치는 행동이 있었냐는 경찰관의 질문에는 ‘네, 그런 것 같다’는 진술을 하였지만,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청구인이 배달음식으로 툭 친 것 외에는 다른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위 조사 이후에 이□□은 청구인과 대화를 하면서 ‘청구인이 밀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하여, 서로 밀치는 행동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의 위 대답은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라고 보이지 않는다.
다. 소결론
청구인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폭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있고, 수사가 이루어진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검사는 청구인에 대하여 폭행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선애,이석태,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