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149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3년 3월 23일
결정요지
가. 의견서조항은 ‘제1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피를 당한 법관에게 바로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인의 기피신청은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각하되었으므로, 의견서조항은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의견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나.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재판기간을 미리 법률로 정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재판의 졸속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기피신청조항은 구체적 사건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 공정한 재판에 필요한 기간을 넘어 부당하게 재판을 지연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 따라서 기피신청조항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재판기간을 미리 법률로 정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재판의 졸속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기피신청조항은 구체적 사건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 공정한 재판에 필요한 기간을 넘어 부당하게 재판을 지연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 따라서 기피신청조항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27조 제3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3조, 제44조, 제46조, 제48조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3조, 제44조, 제46조, 제48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안○○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윤구
당해사건춘천지방법원 2019아5235 기피
【주 문】
1.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2항 중 ‘기피’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중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중학교장 및 ○○도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처분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춘천지방법원 2018구합52417), 위 사건의 변론종결 후인 2019. 12. 17. 위 재판부 구성 판사 전원에 대하여 기피신청을 하였다(춘천지방법원 2019아5235).
청구인은 위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 계속 중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춘천지방법원 2020아5002), 춘천지방법원은 2020. 1. 21. 청구인의 기피신청을 각하함과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각하 및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20. 2. 26.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 및 제2항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의 기피신청은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중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기피신청조항’이라 한다), 제45조 제2항 중 ‘기피’에 관한 부분(이하 ‘의견서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제척 또는 기피신청의 각하 등) ① 제척 또는 기피신청이 제44조의 규정에 어긋나거나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은 결정으로 이를 각하(却下)한다.
② 제척 또는 기피를 당한 법관은 제1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로 제척 또는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3조(당사자의 기피권) ① 당사자는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때에는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
② 당사자가 법관을 기피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을 한 경우에는 기피신청을 하지 못한다.
제44조(제척과 기피신청의 방식) ① 합의부의 법관에 대한 제척 또는 기피는 그 합의부에, 수명법관(受命法官)ㆍ수탁판사(受託判事) 또는 단독판사에 대한 제척 또는 기피는 그 법관에게 이유를 밝혀 신청하여야 한다.
② 제척 또는 기피하는 이유와 소명방법은 신청한 날부터 3일 이내에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제46조(제척 또는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 ① 제척 또는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은 그 신청을 받은 법관의 소속 법원 합의부에서 결정으로 하여야 한다.
② 제척 또는 기피신청을 받은 법관은 제1항의 재판에 관여하지 못한다. 다만,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척 또는 기피신청을 받은 법관의 소속 법원이 합의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바로 위의 상급법원이 결정하여야 한다.
제48조(소송절차의 정지) 법원은 제척 또는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소송절차를 정지하여야 한다. 다만, 제척 또는 기피신청이 각하된 경우 또는 종국판결(終局判決)을 선고하거나 긴급을 요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기피신청조항은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결정으로 이를 각하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기피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시간만 끌면서 기피신청사건을 재배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의견서조항은 기피를 당한 법관은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바로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의견서 제출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얼마의 기간(몇 시간, 며칠)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 일정 기간 내에 각하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일정 기간 내에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신속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따라서 기피신청조항 및 의견서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며, 당사자에게 3일 이내의 소명기간을 요구하는 것(민사소송법 제44조 제2항)과 비교할 때 청구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의견서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적법하기 위하여는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2009. 4. 30. 2006헌바29).
의견서조항은 ‘제1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피를 당한 법관에게 바로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즉 의견서조항은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기피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이 스스로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을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민사소송법 제46조에 따라 소속 법원 합의부 등이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을 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의 기피신청은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하여 민사소송법 제45
조 제1항에 따라 각하되었으므로, 의견서조항은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의견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5. 기피신청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기피신청조항은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결정으로 이를 각하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위 조항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기피신청조항이 각하하는 기간을 규정하지 않아 불명확하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위 조항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거나 법 문언 자체가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는 것을 다투는 것이 아니다. 결국 이 부분 주장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족하다.
(3) 청구인은 기피신청 시 소명방법을 3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44조 제2항과 달리 기피신청조항이 아무런 기간도 정하지 아니한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44조 제2항의 수범자는 기피신청을 한 당사자인 반면, 기피신청조항의 수범자는 기피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인바 양자는 차별취급의 존부가 문제되는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도 따로 살펴보지 아니한다.
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1) 헌법 제27조 제3항 전문은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하며, 폭넓은 입법재량이 허용된다. 다만 신속한 재판을 위해서 적정한 재판기간을 정하는 것은 법률상 쟁점의 난이도, 개별사건의 특수상황, 접수된 사건량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므로, 관할 법원에게도 일정 부분 재량권이 부여된다(헌재 1999. 9. 16. 98헌마75 참조). 개별사건의 특수성 및 제반여건을 불문하고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준수하여야 할 재판기간을 미리 예측하여 일률적으로 정해 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헌재 2009. 7. 30. 2007헌마732 참조).
(2)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적정한 재판기간을 미리 법률로 정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재판의 졸속을 초래하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건의 특성을 고려하여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 등이 적절하게 결정하도록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
더욱이 기피신청조항이 소송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기피신청에 대해 각하하도록 하면서 재판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것은 그 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구체적 사건의 개별적 특수성과 현실적인 제반여건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 구체적 사건의 공정한 재판에 필요한 기간을 넘어 부당하게 재판을 지연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헌재 2006. 1. 26. 2005헌마108; 헌재 2009. 7. 30. 2007헌마732 참조).
(3) 그 밖에, 기피신청이 있을 경우 본안소송 절차는 원칙적으로 당해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정지되므로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은 일반적인 재판절차보다 신속성이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는 점(헌재 2020. 6. 25. 2017헌바516 참조)까지 고려한다면, 기피신청조항이 각하 결정을 할 수 있는 기간을 명문으로 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
6. 결론
그렇다면 의견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기피신청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안○○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윤구
당해사건춘천지방법원 2019아5235 기피
【주 문】
1.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2항 중 ‘기피’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중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중학교장 및 ○○도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처분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춘천지방법원 2018구합52417), 위 사건의 변론종결 후인 2019. 12. 17. 위 재판부 구성 판사 전원에 대하여 기피신청을 하였다(춘천지방법원 2019아5235).
청구인은 위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 계속 중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춘천지방법원 2020아5002), 춘천지방법원은 2020. 1. 21. 청구인의 기피신청을 각하함과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각하 및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20. 2. 26.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 및 제2항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의 기피신청은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중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기피신청조항’이라 한다), 제45조 제2항 중 ‘기피’에 관한 부분(이하 ‘의견서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제척 또는 기피신청의 각하 등) ① 제척 또는 기피신청이 제44조의 규정에 어긋나거나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은 결정으로 이를 각하(却下)한다.
② 제척 또는 기피를 당한 법관은 제1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로 제척 또는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3조(당사자의 기피권) ① 당사자는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때에는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
② 당사자가 법관을 기피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을 한 경우에는 기피신청을 하지 못한다.
제44조(제척과 기피신청의 방식) ① 합의부의 법관에 대한 제척 또는 기피는 그 합의부에, 수명법관(受命法官)ㆍ수탁판사(受託判事) 또는 단독판사에 대한 제척 또는 기피는 그 법관에게 이유를 밝혀 신청하여야 한다.
② 제척 또는 기피하는 이유와 소명방법은 신청한 날부터 3일 이내에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제46조(제척 또는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 ① 제척 또는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은 그 신청을 받은 법관의 소속 법원 합의부에서 결정으로 하여야 한다.
② 제척 또는 기피신청을 받은 법관은 제1항의 재판에 관여하지 못한다. 다만,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척 또는 기피신청을 받은 법관의 소속 법원이 합의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바로 위의 상급법원이 결정하여야 한다.
제48조(소송절차의 정지) 법원은 제척 또는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소송절차를 정지하여야 한다. 다만, 제척 또는 기피신청이 각하된 경우 또는 종국판결(終局判決)을 선고하거나 긴급을 요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기피신청조항은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결정으로 이를 각하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기피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시간만 끌면서 기피신청사건을 재배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의견서조항은 기피를 당한 법관은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바로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의견서 제출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얼마의 기간(몇 시간, 며칠)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 일정 기간 내에 각하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일정 기간 내에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신속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따라서 기피신청조항 및 의견서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며, 당사자에게 3일 이내의 소명기간을 요구하는 것(민사소송법 제44조 제2항)과 비교할 때 청구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의견서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적법하기 위하여는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2009. 4. 30. 2006헌바29).
의견서조항은 ‘제1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피를 당한 법관에게 바로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즉 의견서조항은 민사소송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기피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이 스스로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을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민사소송법 제46조에 따라 소속 법원 합의부 등이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을 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의 기피신청은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하여 민사소송법 제45
조 제1항에 따라 각하되었으므로, 의견서조항은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의견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5. 기피신청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기피신청조항은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결정으로 이를 각하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위 조항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기피신청조항이 각하하는 기간을 규정하지 않아 불명확하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위 조항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거나 법 문언 자체가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는 것을 다투는 것이 아니다. 결국 이 부분 주장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족하다.
(3) 청구인은 기피신청 시 소명방법을 3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44조 제2항과 달리 기피신청조항이 아무런 기간도 정하지 아니한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44조 제2항의 수범자는 기피신청을 한 당사자인 반면, 기피신청조항의 수범자는 기피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인바 양자는 차별취급의 존부가 문제되는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도 따로 살펴보지 아니한다.
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1) 헌법 제27조 제3항 전문은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하며, 폭넓은 입법재량이 허용된다. 다만 신속한 재판을 위해서 적정한 재판기간을 정하는 것은 법률상 쟁점의 난이도, 개별사건의 특수상황, 접수된 사건량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므로, 관할 법원에게도 일정 부분 재량권이 부여된다(헌재 1999. 9. 16. 98헌마75 참조). 개별사건의 특수성 및 제반여건을 불문하고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준수하여야 할 재판기간을 미리 예측하여 일률적으로 정해 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헌재 2009. 7. 30. 2007헌마732 참조).
(2)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경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적정한 재판기간을 미리 법률로 정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재판의 졸속을 초래하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건의 특성을 고려하여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 등이 적절하게 결정하도록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
더욱이 기피신청조항이 소송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기피신청에 대해 각하하도록 하면서 재판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것은 그 신청을 받은 법원 등이 구체적 사건의 개별적 특수성과 현실적인 제반여건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 구체적 사건의 공정한 재판에 필요한 기간을 넘어 부당하게 재판을 지연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헌재 2006. 1. 26. 2005헌마108; 헌재 2009. 7. 30. 2007헌마732 참조).
(3) 그 밖에, 기피신청이 있을 경우 본안소송 절차는 원칙적으로 당해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정지되므로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은 일반적인 재판절차보다 신속성이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는 점(헌재 2020. 6. 25. 2017헌바516 참조)까지 고려한다면, 기피신청조항이 각하 결정을 할 수 있는 기간을 명문으로 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
6. 결론
그렇다면 의견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기피신청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