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바472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3년 3월 23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19헌바472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2항 위헌소원
청 구 인 박○○
대리인 법무법인 신광
담당변호사 이현직
당 해 사 건 대법원 2019마6106(본소), 2019마6107(반소) 상고장각하명령
선 고 일 2023. 3. 23.
【주 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25조 중 민사소송법(2014. 12. 30. 법률 제12882호로 개정된 것) 제399조 제2항 가운데 ‘항소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항소장에 법률의 규정에 따른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흠을 보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원심재판장은 명령으로 항소장을 각하하여야 한다.’ 부분을 준용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김○○은 청구인을 상대로 공증인가 ○○법률사무소가 2008. 5. 6. 작성한 2008년 증서 제225호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의 불허와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반소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가단4339(본소), 2015가단209592(반소)]. 위 법원은 2015. 10. 8. 본소청구와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과 김○○이 모두 항소하였고[부산고등법원 2015나56444(본소), 2015나56451(반소)], 위 법원은 2016. 11. 10. 김○○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본소의 청구이의 부분에 관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위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하며, 청구인의 항소는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고[대법원 2016다275433(본소), 2016다275440(반소)], 위 법원은 2017. 4. 13. 원심판결 중 청구이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파기환송심[부산고등법원 2017나52491(본소), 2017나53807(반소)]은 2019. 6. 26. 본소의 청구이의에 관한 부분을 일부 인용하는 취지의 변경판결을 선고하였다.
라. 청구인은 2019. 7. 17. 상고장을 제출하였고, 위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참여관은 2019. 7. 18.자로 청구인에게 인지대 587,100원을 7일 안에 납부할 것을 명하는 보정명령을 하였다. 위 보정명령은 2019. 7. 26. 청구인에게 송달되었으나, 청구인은 보정기간 내에 인지대를 납부하지 않았고, 2019. 8. 5. 상고장각하명령이 내려졌다.
마. 청구인은 위 상고장각하명령을 송달받은 2019. 8. 5. 당일 인지대를 전부 납부하면서 상고장각하명령에 대하여 재항고하였다[대법원 2019마6106(본소), 2019마6107(반소)].
바. 한편 청구인은 위 재항고 사건 계속 중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19카기227), 위 법원은 2019. 10. 25. 재항고를 기각함과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하였다.
사. 청구인은 2019. 11. 30.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2항은 상고장각하명령에 대하여 재항고를 하면서 인지를 모두 보정한 경우에도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2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당해 사건은 상고장각하명령에 대한 재항고 사건이고 청구인은 상고장각하명령 이후 재항고 기간 내에 인지를 보정하였음에도 상고장각하명령이 취소되지 않은 것을 다투고 있으므로,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을 상고와 상고심의 소송절차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항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정한 민사소송법 제425조 중 제399조 제2항을 준용하는 부분으로 변경한다.
나.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2항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당해 사건에서는 상고장에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흠을 보정하지 아니한 경우만 문제되므로 심판대상은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다.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2항은 상고장각하명령에 대하여 재항고를 하면서 인지를 모두 보정한 경우에도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결국 위 조항에서 상고장각하명령 성립 이후에 재항고를 하면서 인지를 모두 보정한 경우 상고장각하명령을 취소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므로,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25조 중 민사소송법(2014. 12. 30. 법률 제12882호로 개정된 것) 제399조 제2항 가운데 ‘항소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항소장에 법률의 규정에 따른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흠을 보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원심재판장은 명령으로 항소장을 각하하여야 한다.’ 부분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25조(항소심절차의 준용) 상고와 상고심의 소송절차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제1장의 규정을 준용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14. 12. 30. 법률 제12882호로 개정된 것)
제399조(원심재판장 등의 항소장심사권) ① 항소장이 제397조 제2항의 규정에 어긋난 경우와 항소장에 법률의 규정에 따른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원심재판장은 항소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이내에 흠을 보정하도록 명하여야 한다. 원심재판장은 법원사무관 등으로 하여금 위 보정명령을 하게 할 수 있다.
② 항소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흠을 보정하지 아니한 때와, 항소기간을 넘긴 것이 분명한 때에는 원심재판장은 명령으로 항소장을 각하하여야 한다.
③ 제2항의 명령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상고인이 상고장각하명령을 송달받은 후 재항고를 하면서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흠을 보정한 경우(이하 ‘상고장각하명령 후 인지보정의 경우’라 한다)에도 적용하는 한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심판대상조항은 상고인이 항소심재판장으로부터 인지보정명령을 받고도 보정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항소심재판장으로 하여금 상고장을 각하하도록 정하면서, 상고장각하명령 후 인지보정의 경우에 상고장각하명령을 취소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은 경우 상고인은 상고심 재판을 받을 기회가 제한되므로, 이러한 제한이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
(1)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정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상소심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것은, ‘법적 분쟁시 독립된 법원에 의하여 사실관계와 법률관계에 관하여 한 번 포괄적으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로서, 적어도 한 번의 재판을 받을 권리, 적어도 하나의 심급을 요구할 권리인 것이며, 그 구체적인 형성은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재량에 맡겨져 있다(헌재 2005. 3. 31. 2003헌바34; 헌재 2012. 7. 26. 2009헌바297 참조). 따라서 상고장각하명령 후 인지보정의 경우에 항소심재판장으로 하여금 상고장각하명령을 취소하도록 할 것인지 여부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사실상 형해화하는 등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입법자가 항소심재판장에 의한 상고장심사제도의 취지, 인지납부의무로 인한 상고인의 부담 및 상고장각하명령으로 인한 상고인의 권리침해의 정도, 피상고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의 조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사항이다.
(2) 심판대상조항은 상고인이 항소심재판장으로부터 인지보정명령을 받고도 보정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항소심재판장으로 하여금 명령으로 상고장을 각하하도록 한 것으로서 상고심 재판부담의 경감, 소송지연과 남상소의 방지, 신속한 권리의무의 실현을 위한 것이다.
(3) 민사소송법은 소송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하여는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 심급에서 소송구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민사소송법 제128조), 소송구조를 받은 사람은 인지액 등 재판비용의 납입이 유예되므로(민사소송법 제129조 제1항), 인지대를 납부할 능력이 부족한 상고인은 소송구조를 받아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그리고 재판장이 정한 인지보정기간은 이른바 재정기간(裁定期間)으로서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3항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므로, 인지보정을 위하여 시간이 필요한 상고인은 항소심재판장에게 인지보정기간의 연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이 소송구조를 받거나 인지보정기간의 연장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재판장의 인지보정명령을 만연히 불이행한 상고인에게 아무런 법적 불이익이 가해지지 아니한다면, 상고인이 인지액 상당 금원의 활용가능성이나 그에 대한 이자상당액을 미리 포기하면서까지 인지보정명령에 응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가급적 인지를 늦게 보정하려고 할 것이므로, 소송절차의 신속성은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4) 상고인에게는 항소심 판결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동안 상고 여부에 관하여 숙고할 시간이 주어지고(민사소송법 제425조, 제396조),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인지를 첩부하지 않은 경우 보정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통상 5일 내지 7일 정도의 기간을 정하여 보정명령이 내려진다. 보정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상고장각하명령을 하지 않고 있는 사이 보정을 한 경우라면 상고장은 적법하게 된다(대법원 2000. 5. 22.자 2000마2434 결정 참조). 결국 상고인에게는 상고 여부 및 인지 첩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적어도 20여일 정도의 기간이 부여된다.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상고인은 보정기간에 대하여 연장신청을 할 수 있는 점, 상고인이 소송구조신청을 하는 경우 재판부는 위 신청에 대한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상고장각하명령을 할 수 없는 점(대법원 2008. 6. 2.자 2007무77 결정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상고장각하명령 시점까지도 인지를 보정하지 아니한 상고인에 대하여 예외 규정을 두지 않고 상고심 재판을 받을 의사가 없다고 간주하는 것이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5)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상고장각하명령 후 인지보정의 경우에 상고장각하명령을 취소하도록 하는 예외 규정을 두게 되면, 상고인으로서는 보정기간 내에 인지를 보정하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게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취지와 존재의의가 형해화 될 수 있다. 또한 위와 같은 예외 규정을 두면 상고인은 상고제기기간, 보정기간에 더하여 재항고 제기기간까지 4주가량의 기간 동안 소송을 불확실한 상태로 둘 수 있게 되어 악용의 소지도 크며, 이는 민사소송법이 상고 여부는 특히 신속하게 확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아 상고장각하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로 즉시항고를 인정하고 있는 취지에도 반한다.
(6) 상고장각하명령 후라 하더라도 인지를 모두 납부하여 상고심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고 남상소나 소송지연의 목적이 없다면 상고장각하명령을 취소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고장각하명령을 발하기 위한 요건으로 ‘인지보정기간 내의 인지보정명령의 불이행’이라는 객관적인 요건 외에 남상소나 소송지연의 목적과 같은 주관적인 요건을 요구한다면 소송절차의 안정성, 명확성, 신속성은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또한 남상소 또는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각종 소송행위들은 다양한 형태이어서 남상소 또는 소송지연 목적이 아닌 경우를 외부적·객관적 징표를 사용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규율하는 것도 쉽지 않다(헌재 2009. 12. 29. 2008헌바124 참조).
(7) 청구인은 상고장각하명령 후 인지보정의 경우 상고장각하명령을 취소하여 상고심 재판이 계속되더라도, 제1심이나 항소심 판결에서 승소한 당사자를 위하여 가집행선고를 붙임으로써 승소한 당사자의 권리를 조기에 실현시킨다는 공익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집행의 선고가 불가능한 여러 사건유형, 예컨대 재산권의 청구에 관한 판결이 아니거나, 공유물분할의 판결, 사해행위 취소판결 등의 형성판결, 확인판결,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판결, 민법 제839조의2에 의한 재산분할청구사건 등에서는 승소한 당사자의 권리만족이 지연되는 폐단이 여전히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집행을 선고할 수 있는 경우에도 가집행은 확정적 집행은 아니라는 점에서 승소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소송의 완결을 통한 목적의 달성과는 엄연히 다르다.
(8) 이상의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상고장각하명령 후 인지보정의 경우에 상고장각하명령을 취소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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