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327

형법 제61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3년 3월 23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1헌바327 형법 제61조 제1항 위헌소원
청 구 인 장○○
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박홍우, 신은정, 김휘재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1모2562 선고유예실효 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
선 고 일 2023. 3. 23.
【주 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61조 제1항 가운데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9. 11. 11. 직무유기죄로 징역 6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18고단4324), 2020. 11. 6.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청구인은 2016. 8. 31.부터 2017. 5. 21.까지 범한 뇌물수수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900만 원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단4888), 2021. 4. 8.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에 검사는 선고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선고유예 실효를 청구하였다. 이 청구가 인용되자 청구인은 즉시항고를 하였으나 기각되었고, 대법원에 다시 재항고하면서(당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대법원 2021초기717), 2021. 11.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61조 제1항 가운데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61조(선고유예의 실효) ①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된 때에는 유예한 형을 선고한다.
[관련조항]
구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선고유예의 요건) 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에는 그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단,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 대하여는 예외로 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0조(선고유예의 효과)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면소된 것으로 간주한다.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된 것)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형법(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된 것)
제63조(집행유예의 실효)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3. 청구인의 주장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특별예방적 형사정책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고, 요건과 효과의 측면에서 선고유예의 가벌성이 오히려 경미하다. 집행유예의 실효요건은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범죄로 한정되어 있는데도, 그보다 경미한 범행을 한 피고인에게 인정되는 선고유예에 있어 유예기간 전에 저지른 범죄로도 선고유예가 실효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선고유예를 받은 자를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자에 비하여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선고유예 기간 동안 비난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하지 않은 자에게 예상할 수 없는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서 책임주의에 반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09. 3. 26. 2007헌가19 결정 및 2019. 9. 26. 2017헌바265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그중 2017헌바265등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평등원칙 위반 여부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선고유예 등의 제도는 형사정책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실효사유를 어떻게 규정하느냐 하는 것 또한 입법자가 광범위한 재량을 바탕으로 범죄자에 대한 교정처우의 실태, 범죄발생의 추이 및 범죄억제를 위한 형사정책적 판단, 형벌법규에 규정된 법정형의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입법자가 명백히 불공정 또는 불합리하게 자의적으로 입법형성권을 행사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관하여 헌법위반의 문제는 발생하지 아니한다.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모두 단기자유형의 폐해를 구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형벌의 대용방안이라고 할 수 있으나, ①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그 요건과 효과에 있어 구별되고, ② 선고유예는 법적 성격상 형법이 규정하는 고유한 종류의 제재인 반면 집행유예는 형 집행의 변형이라 할 수 있으며, ③ 선고유예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전혀 없는 초범자에 대하여만 인정되지만(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 집행유예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가 아니면 가능할 뿐만 아니라(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④ 선고유예는 실효사유가 발생하더라도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비로소 실효되는 데 반하여 집행유예는 실효사유가 발생하면 집행유예의 선고가 당연히 실효되고 검사는 유예된 형의 집행을 지휘할 뿐이며, ⑤ 집행유예는 형의 선고를 전제로 하므로 법률상·사실상 입게 되는 불이익이 적지 않은 반면 선고유예는 범죄전력이 남지 않는 등,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선고유예의 입법취지, 실효의 효력발생 시기·효과 등을 감안하여 선고유예의 실효사유를 집행유예와 다르게 규정한 것을 자의적인 차별이라 보기 어렵다.
(2) 책임주의 위반 여부
선고유예의 실효는 재범의 방지뿐만 아니라 범죄자에 대한 적정한 형벌권 행사를 도모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 선고유예 전의 범죄라 하더라도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범죄와 함께 재판받았다면 선고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이미 받은 선고유예를 실효시키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질서상 부정적으로 평가될 만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책임주의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어서 책임주의에 반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항이 범죄의 시기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그 확정판결이 유예기간 중에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실효사유로 규정한 것은, 실효사유의 원인이 된 범죄가 선고유예를 받은 범죄 이전에 범한 경우로서 미리 확정되었다면 선고유예 결격사유에 해당하여 선고유예 판결을 받지 못하였을 것인 점, 선고유예를 받은 범죄 행위 이후에 범한 범죄가 선고유예의 판결을 받은 범죄보다 범죄의 발각 또는 판결의 확정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이에 대해서도 선고유예의 효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미한 초범에 한하여 한 번 기회를 주는 선고유예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점 등에 비추어 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현행 형법상 선고유예 제도는 형의 선고를 유예하면서 조건위반이 있는 경우에 선고할 형을 미리 양정해두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선고유예가 실효되는 경우 미리 정해둔 형이 선고되고 다시 형을 양정하여 집행유예 판결을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이는 입법자가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서 선고유예 제도를 위와 같이 구성한 이상 불가피한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 및 책임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의 반대의견
우리는 2019. 9. 26. 2017헌바265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요지로 위헌 이유를 상세히 밝힌 바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의 이유에 이를 인용한다.
"가. 평등원칙 위반 여부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그 요건과 효과, 법적 성격, 실효절차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으나 이는 선고유예가 실효될 수 있는 요건의 범위를 집행유예의 그것보다 좁고 엄격하게 하는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선고유예판결을 받은 자를 집행유예판결을 받은 자보다 법적으로 불리하게 처우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이 범행의 발각이나 판결확정의 우연적인 선후에 의하여 선고유예 시 소극적 요건의 적용 여부가 좌우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형벌권의 적정한 행사가 실현되도록 함에 있다 하더라도, 이는 선고유예의 실효요건 중 ‘자격정지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된 때’(형법 제61조 제1항 후단)만으로도 상당 부분 달성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러한 문제는 집행유예의 실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발생하므로, 이러한 목적이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를 차별할 합리적 근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유예의 실효에 있어서, 선고유예를 받은 피고인이 유예기간 전에 범한 범죄가 유예기간 중에 확정된 경우 집행유예를 받은 피고인과 달리 실효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아가 집행유예는 2005. 7. 29. 법률 제7623호 개정으로 ‘집행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만 실효되는 것으로 개정되었으나, 선고유예는 여전히 선고유예기간 중에 자격정지 이상의 판결이 확정되기만 하면 실효되도록 함으로써 선고유예와 집행유예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는 선고유예를 보다 가벼운 제재로 예정한 입법자의 의사 및 우리 법체계와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나. 책임주의 위반 여부
선고유예 판결의 경고를 무시하고 재범한 경우에는, 다시 양형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리 정해둔 형을 그대로 집행하더라도 책임에 부합하는 형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선고유예 판결 이전의 범행에 따른 판결이 유예기간 중에 확정되어 선고유예가 실효되는 경우에는, 재범 경고를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집행유예라는 양형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책임을 초과한 형벌이 될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주의에 위반된다."

재판장,유남석,이선애,이석태,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