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604

수산자원관리법 제22조 제2호 위헌소원

결정일: 2023년 5월 25일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어업허가를 부여할 때 고려한 어획능력을 훨씬 초과하여 매우 적극적인 형태의 어업이 이루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어업인들 사이의 분쟁을 예방하고, 어업인들 간의 균등한 자원 배분과 수산자원의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수산자원관리법상의 수산자원 포획ㆍ채취 금지 기간 또는 금지 체장의 설정, 총허용어획량제도의 실시만으로는 수산자원의 남획을 방지하거나 감소된 수산자원의 회복을 위한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된 때로부터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지속적ㆍ반복적으로 위반행위를 한 사례들이 다수 적발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5조, 제37조 제2항
수산자원관리법(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제정된 것) 제22조 제1호, 제3호, 제68조 제1항, 제2항
수산자원관리법(2015. 3. 27. 법률 제13270호로 개정된 것) 제64조 제4호
수산업법(2022. 1. 11. 법률 제1875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0조 제1항
수산업법 시행령(2023. 1. 10. 대통령령 제3322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1조 제1항 제7호, 제10호,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1. 서○○
2. 정○○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배호근 외 2인
당해사건대법원 2020도10287 수산자원관리법위반 등
【주 문】
수산자원관리법(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제정된 것) 제22조 제2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서○○은 ○○호(58톤, 동해구중형트롤어선)의 선장이자 □□호(49톤, 근해채낚기어선)의 실제 소유자이고, 청구인 정○○는 위 ○○호의 실제 소유자이다.
나. 수산자원관리법은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방법으로 다른 어업을 하는 어선의 조업활동을 돕는 행위 또는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어업의 도움을 받아 조업활동을 하는 행위(이하 ‘공조조업’이라 한다)를 금지하고 있다.
다. 청구인들은 위 □□호가 집어등을 비추어 선박 인근으로 오징어를 모으면 위 ○○호가 이를 포획하는 방식의 공조조업을 통하여, 2018. 10. 11.경부터 2019. 1. 30.경까지 총 51회에 걸쳐 시가 합계1,503,928,400원 상당의 오징어 총 3,315상자를 포획한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9고단826).
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2019. 10. 16. 청구인들에 대하여 수산자원관리법 제22조 제2호 위반으로 청구인 서○○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0,000원을 부과하고 343,000,000원을 추징하며, 청구인 정○○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000원을 부과하고 1,157,000,000원을 추징하도록 판결하였다.
마. 청구인들은 항소하였으나, 2020. 7. 8. 추징금을 산정한 부분을 파기하고,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19노4260). 청구인들은 상고하였고(대법원 2020도10287), 상고심 계속 중 수산자원관리법 제22조 제2호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20초기903), 법원은 2020. 11. 26. 청구인들의 상고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바. 이에 청구인들은 2020. 12. 30. 공조조업을 금지한 수산자원관리법 제22조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수산자원관리법(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제정된 것) 제22조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수산자원관리법(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제정된 것)
제22조(어선의 사용제한) 어선은 다음 각 호의 행위에 사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2.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어업의 도움을 받아 조업활동을 하는 행위
[관련조항]
수산자원관리법(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제정된 것)
제22조(어선의 사용제한) 어선은 다음 각 호의 행위에 사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1.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방법으로 다른 어업을 하는 어선의 조업활동을 돕는 행위
3. 다른 어선의 조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수산자원관리법(2015. 3. 27. 법률 제13270호로 개정된 것)
제6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제22조를 위반하여 어선을 사용한 자
수산자원관리법(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제정된 것)
제68조(몰수) ① 제64조부터 제67조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행위자가 소유 또는 소지하는 어획물ㆍ제품ㆍ어선ㆍ어구ㆍ폭발물 또는 유독물은 이를 몰수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행위자가 소유 또는 소지한 물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다.
수산업법(2022. 1. 11. 법률 제1875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0조(허가어업) ① 총톤수 10톤 이상의 동력어선(動力漁船) 또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어업조정을 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총톤수 10톤 미만의 동력어선을 사용하는 어업(이하 "근해어업"이라 한다)을 하려는 자는 어선 또는 어구마다 해양수산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산업법 시행령(2023. 1. 10. 대통령령 제3322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1조(근해어업의 종류) ① 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근해어업(이하 "근해어업"이라 한다)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7. 동해구중형트롤어업: 1척의 동력어선으로 별표 5에 따른 근해어업의 조업구역에서 망구전개판을 장치한 인망을 사용하여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어업
10. 근해채낚기어업: 1척의 동력어선으로 외줄낚시
또는 채낚기로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어업
② 제1항 각 호에 따른 어업의 종류별 어구의 형태는 별표 2와 같다.
[별표 2] 어업별 어구의 규모ㆍ형태ㆍ재질ㆍ사용량 및 사용방법
사. 동해구중형트롤어업
1) 이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는 다음의 조건에 적합하게 구성된 어구를 말하며, 어구 겨냥도 및 표준어구 구성도는 각각 부도 사-1 및 부도 사-2와 같다.
가) 날개그물과 자루그물로 구성된 어구. 다만, 날개그물은 선택적으로 부착할 수 있다.
나) 전개판 등 좌우 전개장치를 부착한 어구
2) 이 어업의 어법은 어업허가를 받은 1척의 어선으로 1)에 적합한 어구 1통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수산동물을 자루그물 속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잡는 것으로서 조업모식도는 부도 사-3과 같다.
가) 자루그물과 날개그물, 후릿줄, 망구전개판, 끌줄 순서로 허가조건에 따라 현측(舷側: 어선의 옆 부분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나 선미에서 투망한다.
나) 중층과 저층을 예망하며 예망이 완료되면 끌줄과 망구전개판, 후릿줄, 날개그물, 자루그물 순서로 양망한다.
다) 어구를 현측에서 투망ㆍ양망하는 현측식과 선미에서 투망ㆍ양망하는 선미식으로 구분한다.
라) 어구의 투망 또는 양망을 위하여 경사로를 활용할 수 있다.
[부도 사-3] 동해구중형트롤망 조업모식도
차. 근해채낚기어업
1) 이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는 낚싯줄 한 가닥에 낚시 1개 또는 여러 개를 단 어구를 말하며, 어구 겨냥도 및 표준어구 구성도는 각각 부도 차-1 및 부도 차-2와 같다.
2) 이 어업의 어법은 어업허가를 받은 1척의 어선으로 1)에 적합한 어구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수산동물을 낚거나 채어서 잡는 것으로서 조업모식도는 부도 차-3과 같다.
가) 낚시가 달린 줄을 낚싯대, 조획기 등을 이용하여 수산동물을 낚거나 채어서 포획한다.
나) 집어등(集魚燈), 물돛(sea-anchor: 물속에서 저항을 받아 배가 바람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일론 등의 천을 이용하여 낙하산 모양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사용할 수 있다.
[부도 차-3] 근해채낚기 조업모식도
[별표 5] 근해어업의 조업구역 및 허가정수
어업의 종류
허가
정수
조업구역
7. 동해구중형트롤어업
23건
경상북도와 울산광역시의 경계와 해안선의 교점에서 방위각 107도의 연장선 이북의 해역
10. 근해채낚기어업
588건
전국 근해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수산자원의 무분별한 남획 방지를 통한 수산자원의 보호에 그 입법목적이 있으나, 오징어의 무분별한 남획 내지 어획량의 감소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나 수온 등에 좌우되는 면이 크고, 공조조업이 그 직접적인 원인이라 단정할 수 없으므로, 공조조업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 할 수 없다.
수산자원관리법이 규정하고 있는 어종별 총허용어획량제도에 따라서도 충분히 수산자원의 남획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수산업 관계법령에서 공
조조업 방식의 대형선망어업을 허용하고 있는 이상 트롤어업과 채낚기어업 간 공조조업만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넘는 과도한 제한이다. 더욱이 수산자원관리법은 심판대상조항을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하고 동시에 해당 공조조업을 통하여 획득한 오징어 전부 혹은 그 위판대금 전부를 몰수 또는 추징하도록 하고 있어서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에 비하여 침해되는 사익이 훨씬 크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공조조업 금지제도
(1) 수산업법상 어업허가
수산자원은 수중에 서식하는 수산동식물로서 국민경제 및 국민생활에 유용한 자원이다. 헌법 제120조는 중요한 수산자원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그 채취ㆍ개발 또는 이용을 특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산업법 제40조는 어업허가제도를 두어 자원의 번식보호 또는 어업조정, 기타 공익상 필요에 의하여 일반인에게 과해진 어업의 금지를 일정한 경우에 특정인에게 해제하여 어업을 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업허가제도는 수산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ㆍ보호함으로써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고, 한정된 공간인 바다에서 다양한 업종 간 조업활동에 따른 분쟁을 조정함으로써 어업경영의 안정을 도모하며, 각 어업별로 수산자원의 포획방식을 세부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무분별한 포획이나 어획능력의 증가를 제한하는 데에 기여한다.
수산업법 제40조는 어업을 크게 근해어업, 연안어업, 구획어업으로 구분하고, 각 어업을 하려는 자로 하여금 어선 또는 어구마다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근해어업은 총톤수 10톤 이상의 동력어선 또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어업조정을 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총톤수 10톤 미만의 동력어선을 사용하는 어업을 말한다(수산업법 제40조 제1항 참조). 수산업법 시행령 제21조는 다시 근해어업의 종류를 21개로 구분하고, 어업의 종류별로 조업구역 및 조업금지구역, 어구사용 금지기간 및 금지구역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동해구중형트롤어업과 근해채낚기어업은 모두 근해어업의 일종으로, 수산업법 시행령 제21조 제2항에 따른 별표 2에서 각 어업별 어구의 규모ㆍ형태ㆍ재질ㆍ사용량 및 사용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2) 수산자원관리법상 공조조업 금지
수산자원관리법 제22조 제1호 및 심판대상조항은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방법으로 다른 어업을 하는 어선의 조업활동을 돕는 행위’ 또는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어업의 도움을 받아 조업활동을 하는 행위’에 어선이 사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이른바 ‘공조조업’을 금지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오징어 공조조업은 주로 오징어 포획에 사용되는 근해채낚기어선이 집어등을 이용하여 오징어를 모이게 하고 동해구중형트롤어선이 단시간에 근해채낚기어선 밑으로 어구를 예망(물속에 투하된 어구를 어선이 끌고 가는 것)하여 군집된 오징어를 순식간에 포획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공조조업 금지는 1993. 6. 19. 대통령령 제13911호로 개정된 수산자원보호령에 제23조의2가 신설되면서 처음 도입된 것으로, 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수산자원관리법이 제정(2010. 4. 23. 시행)되면서 제22조에 위와 같은 내용의 공조조업 금지가 규정되었으며 현재까지 그 내용은 변경 없이 유지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법 제22조를 위반하여 어선을 사용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제64조 제4호 참조), 행위자가 소유 또는 소지하는 어획물ㆍ어선ㆍ어구 등은 모두 몰수되며, 소유 또는 소지한 물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다(제68조 참조). 그 밖에도 해양수산부장관이나 시ㆍ도지사는 연근해어업의 지속가능한 생산기반 조성 및 어업의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어선의 선령 및 어구의 내용연수, 어선ㆍ어구의 규모, 조업실적, 수산 관계 법령의 준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직권으로 근해어선을 감척할 수 있다(연근해어업의 구조개선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1조 제2항 참조).
(3) 총허용어획량제도
수산자원관리법은 감소된 수산자원을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하고, 체계적ㆍ효율적으로 수산자원을 조성함으로써 수산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어업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총허용어획량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총허용어획량제도(Total Allowable Catch, TAC)는 지속가능한 수산자원량을 유지하여 수산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개별 어종에 대해 연간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을 정하고 그 한도 내에서만 어획을 허용하는 대표적인 수산자원관리제도이다.
수산자원관리법 제36조 제1항, 제2항 및 제37조 제1항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장관 및 시ㆍ도지사는 수산자
원의 회복 및 보존을 위하여 대상 어종 및 해역을 정하여 총허용어획량을 정하고, 총허용어획량의 설정 및 관리에 관한 시행계획을 수립하며, 어종별, 어업의 종류별, 조업수역별 및 조업기간별 허용어획량(이하 ‘배분량’이라 한다)을 결정한다. 이 때 배분량은 수산자원관리법 등의 위반 전력, 과거 어획실적 및 어선의 톤수 등 어획능력, 업종별수협의 조합장 또는 어업 관련 단체장의 의견, 수산자원의 상태 등을 기준으로 결정되며, 어업자별ㆍ어선별로 제한하여 할당할 수 있다(제37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 참조). 어업인들은 할당된 배분량을 초과하여 수산물을 어획할 수 없고, 행정관청은 어획량의 합계가 배분량을 초과하였거나 초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해당 어업인에게 조업 정지 등을 명할 수 있다(제38조 제1항 및 제3항 참조). 배분량을 할당받지 않고 수산물을 채취ㆍ포획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제64조 제8호 참조), 배분량을 초과하여 어획한 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66조 제4호 참조). 그 밖에 어업인들은 어획량을 해당 관청에 보고하여야 하고 지정된 판매 장소에서만 어획물을 매매ㆍ교환하여야 하며(제38조 제4항 및 제40조 제2항 참조), 이를 위반한 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67조 제3호, 제4호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의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바, 헌법 제15조가 말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는 직업수행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까지 포괄하는 직업의 자유를 뜻한다(헌재 1993. 5. 13. 92헌마80; 헌재 2011. 8. 30. 2009헌마638; 헌재 2022. 5. 26. 2021헌마619 참조).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하여는 직업선택의 자유와는 달리 공익 목적을 위하여 상대적으로 폭넓은 입법적 규제가 가능하지만,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할 때에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거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안 된다(헌재 2014. 9. 25. 2013헌바162; 헌재 2015. 7. 30. 2014헌마500; 헌재 2021. 9. 30. 2019헌마551 참조).
(2) 판단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헌법은 "광물 기타 중요한 지하자원ㆍ수산자원ㆍ수력과 경제상 이용할 수 있는 자연력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그 채취ㆍ개발 또는 이용을 특허할 수 있다."(제120조 제1항), "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그 균형 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다."(제120조 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수산자원의 남획을 방지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어업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고 자원을 이용하는 다른 어업인과의 분쟁을 감소시켜 어업질서를 유지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는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어업의 도움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수산업법은 어업을 하려는 자로 하여금 어선 또는 어구마다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0조 참조). 어업허가를 받은 자는 허가된 어선 또는 어구를 사용하여 허가된 방법으로만 조업을 할 수 있다. 어업허가제도는 수산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ㆍ보호함으로써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고, 한정된 공간인 바다에서 다양한 업종 간 조업활동에 따른 분쟁을 조정함으로써 어업경영의 안정을 도모하며, 각 어업별로 수산자원의 포획방식을 세부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무분별한 포획이나 어획능력의 증가를 막을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공조조업금지는 이러한 어업허가제도로부터 파생된 것으로,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어업의 도움을 받아 조업활동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동해구중형트롤어업과 근해채낚기어업은 수산업법에 따라 허가를 받은 어업으로,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제2항에 따른 별표 2가 정한 어구를 사용하여 허가된 방식으로만 조업을 할 수 있다. 동해구중형트롤어업은 어업허가를 받은 1척의 어선으로 날개그물과 자루그물에 전개판 등 좌우 전개장치를 부착한 어구 1통을 이용하여 수산동물을 자루그물 속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잡는 것으로, 집어등을 사용하여 수산동물을 유인하지는 못하나 그물을 투망한 뒤 이를 끌어서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적극적 방식의 어업이다. 근해채낚기어업은 어업허가를 받은 1척의 어선으로 낚싯줄 한 가닥에 낚시 1개 또는 여러 개를 단 어구를 이용하여 수산동물을 낚거나 채어서 잡는 것으로, 집어등을 사용하여 수산동물을 유인할 수 있으나 낚시가 달린 줄을 이용하여 다가오는 수산동물을 낚아서 잡는 소극적 방식의 어업이다. 수산업법은 적극적 방식의
동해구중형트롤에 대해서는 집어등의 사용을 제한하고 소극적 방식의 근해채낚기에 대해서는 집어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과도한 어획을 억제하고 그를 통하여 어업인들 사이의 분쟁을 예방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근해채낚기어선이 집어등을 사용하여 수산동물을 유인하고 동해구중형트롤어선이 그물을 끌어서 이를 포획하는 방식의 이른바 공조조업이 이루어지면, 기존에 어업허가를 부여할 때 고려한 어획능력을 훨씬 초과하여 매우 적극적인 형태의 어업이 이루어질 수 있고, 그 경우 수산자원의 보존과 어업인 간의 균등한 자원 배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993. 6. 19. 대통령령 제13911호로 개정된 수산자원보호령에서 신설된 이래 현재까지 심판대상조항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공조조업의 폐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필요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2)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0년까지 연간 22만 6천 톤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고, 2017년에는 연간 8만 7천 톤, 2018년에는 4만 6천 톤, 2022년에는 3만 6천 톤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어획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수산자원의 감소는 기후변화나 외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같은 환경적ㆍ국제적 요인과 함께, 공조조업을 통한 수산물의 남획과 같은 국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산자원 감소의 부분적 원인이 되고 있는 공조조업을 금지하는 것은 주요 수산자원의 보호나 어업분쟁의 해결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불필요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
3)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대형선망어업은 여전히 공조조업 방식으로 오징어 조업을 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동해구중형트롤어업과 근해채낚기어업의 어업인들에게만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한다. 대형선망어업은 어업허가를 받은 본선, 등선, 운반선으로 구성된 선단을 이루어 조업하는 선단조업 형태의 어업으로, 등선이 수산동물을 집어하면 본선이 그물로 이를 감싸서 수산동물을 포획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어업이다(수산업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8호 및 제21조 제2항 별표 2 참조). 즉 대형선망어업은 위와 같은 조업방식을 토대로 어업허가를 받은 것으로, 허가 단계에서 어획성능이나 어선 수, 조업구역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수산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므로 허가된 조업방식 외에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른 어업의 도움을 받아 조업활동을 하는 경우와는 다르다. 따라서 허가된 조업 방식 외에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어업과 공조할 수 없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이 동해구중형트롤어업과 근해채낚기어업에만 과도한 제한을 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한편 수산자원관리법은 해양수산부장관으로 하여금 수산자원의 번식ㆍ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수산자원의 포획ㆍ채취 금지 기간ㆍ구역ㆍ수심ㆍ체장ㆍ체중 등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4조 제1항 참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오징어의 경우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포획 및 채취가 금지되며(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별표 1 참조), 외투장 15센티미터 이하를 포획ㆍ채취가 금지되는 체장으로 정하고 있다(같은 조 제2항 별표 2 참조). 그러나 이러한 수산자원의 포획ㆍ채취 금지 기간 및 금지 체장의 설정은 수산자원의 번식ㆍ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수산자원의 남획을 방지하기에 충분한 대책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수산자원관리법은 감소된 수산자원을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하고, 체계적ㆍ효율적으로 수산자원을 조성함으로써 수산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어업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총허용어획량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총허용어획량제도는 지속가능한 수산자원량을 유지함으로써 수산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개별 어종에 대해 연간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을 정하고 그 한도 내에서만 어획을 허용하는 대표적인 수산자원관리제도이다. 우리나라는 1996. 12. 31. 대통령령 제15242호로 개정된 수산자원보호령에 제27조의2를 신설하면서 총허용어획량제도를 도입하였고, 이후 수산자원보호령이 폐지되고 2009. 4. 22. 법률 제9627호로 수산자원관리법이 제정되면서 제36조 이하에 총허용어획량제도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다. 오징어는 2007년부터 근해채낚기, 동해구중형트롤, 대형트롤, 대형선망 4개 업종에 대하여 총허용어획량제도의 대상어종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연근해의 오징어 어획량은 과거의 어획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이는 총허용어획량의 설정만으로는 수산자원의 보호나 감소된 수산자원의 회복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청구인들은 이미 대부분의 오징어 조업이 공조조업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어 근해채낚기어업인과 동해구중형트롤어업인 사이에 분쟁이 없고, 총허용어획량 범위 내에서는 어업인들끼리 자유롭게 경쟁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어업의 발전과 조업질서의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산자원의 무분별한 남획을 규제하지 않고 자율규제에 맡기는 경우에는 총허용어획량에 이르기까지 어선 간의 어획경쟁을 격화시켜 조업일수 단축 및 어업경비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헌재 2008. 6. 26. 2005헌마173; 헌재 2015. 7. 30. 2014헌마500 참조), 공조조업의 금지가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5) 그밖에 수산자원관리법은 공조조업 금지 조항을 위반하여 어선을 사용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제64조 제4호 참조), 행위자가 소유 또는 소지하는 어획물ㆍ어선ㆍ어구 등은 이를 모두 몰수하며, 소유 또는 소지한 물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68조 참조). 청구인들은 이러한 제재가 해당 어업인들의 조업 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된 때로부터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지속적ㆍ반복적으로 위반행위를 한 사례들이 다수 적발되고 있는바, 단순한 행정제재만으로는 공조조업을 막기 위한 확실하고 신속한 조치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6)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은 해당 어선에 사용이 허가된 어업의 어획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어업의 도움을 받아 조업행위를 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을 뿐이어서, 청구인들은 각각 허가된 방식으로 어업을 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더 이상 공조조업을 할 수 없음으로 말미암아 어느 정도의 경제적 불이익을 당할 수는 있으나, 이는 지속가능한 어업환경의 조성 및 어업질서의 유지라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또한 갖추었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