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143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3년 6월 29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1헌마14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황○○(외국인)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금성
담당변호사 하윤홍, 양교의, 김유철, 김웅수, 신승희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선 고 일 2023. 6. 29.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12. 18.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20년 형제2909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0. 12. 18.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20년 형제2909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박○○ 및 박□□(이하 ‘1피해자’라고 한다), 한○○(이하 ‘2피해자’라고 한다), 최○○(이하 ‘3피해자’라고 하고, 모두 합하여 ‘피해자들’이라고 한다)은 하남시 (주소 생략)에 있는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이다.
박○○이 2019. 11. 9.경 위 공사현장에서 무전기로 욕설을 한 것을 기화로 청구인 및 박○○과 피해자들은 서로 시비가 되어 다투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청구인을 때려 청구인에게 약 42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전두골동의 골절상 등을 가하였고, 청구인은 이에 대항하여 망치로 1피해자의 손등을 1회 찍고, 발로 정강이를 1회 걷어차 폭행하고, 주먹으로 2피해자의 눈 부위를 1회 때려 폭행하고, 3피해자의 발을 밟고 팔뚝으로 가슴을 밀쳐 폭행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쟁점
이 사건 쟁점은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이를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인정사실
(1) 청구인과 박○○ 및 피해자들은 ○○건설 소속 건설노동자들이고, 청구인은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조선족이다.
박○○은 2019. 11. 9. 09:50경 하남시 (주소 생략)에 있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자재들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무전기로 "노조양아치들 개새끼들"이라고 욕설을 하였고, 이에 ○○노총 소속 노동자들인 피해자들이 박○○을 찾아와 다투게 되었다.
이를 본 청구인이 싸움을 말리자 1피해자는 손으로 청구인의 멱살을 잡고 청구인의 머리를 1회 들이 받는 등 폭행하고, 2피해자는 주먹으로 청구인의 얼굴을 2회 때리는 등 폭행하고, 3피해자는 무릎으로 청구인의 머리를 1회 올려 차고 이어서 주먹으로 청구인의 얼굴을 2회 때리는 등 폭행하여 청구인에게 약 42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전두골동의 골절상 등(이하 ‘이 사건 상해’라고 한다)을 가하였다.
(2) 112신고에 따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들로부터 청구인도 피해자들을 폭행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듣고 내사보고서 등을 작성하였고, 이에 따라 청구인도 폭행 혐의로 입건되었다.
(3) 1피해자는 2019. 11. 14. 경찰 조사에서 "박○○의 무전을 듣고 박○○을 찾아가 멱살을 잡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하였다. 당시 청구인이 손에 망치를 들고 2-3미터 옆에 있었는데, 손으로 저를 가리키며 ‘시발새끼’라고 하였고 제가 ‘쳐봐, 쳐봐’라고 하면서 청구인과 뒤엉키게 되었다. 그때 2피해자, 3피해자가 달려들어 청구인의 망치를 빼앗았다. 그 과정에서 청구인의 망치에 손이 긁혔고, 청구인이 머리를 들어 제 턱이 찍혔다. 청구인이 제 멱살도 잡았다. 저희가 제압했기 때문에 청구인이 망치로 누군가를 때리지는 않았다. 망치를 빼앗으려는 과정에 청구인의 망치에 2피해자의 안전모가 맞기도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1피해자는 2020. 3. 7. 경찰조사에서는 "청구인이 들고 있던 망치를 빼앗으려다가 청구인이 망치로 제 손등을 1회 찍었고, 발로 저의 정강이를 1회 걷어찼다."라고 진술하였다.
(4) 2피해자는 2019. 12. 30. 및 2020. 3. 7. 경찰 조사에서 "1피해자와 박○○의 싸움이 소강되어 가던 중 누군가가 ‘저 새끼 망치 잡았다’라고 외쳐 돌아보니 청구인이 망치를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이러다가 잘못될 것 같아 청구인이 오자마자 제가 망치를 붙잡아 빼앗았고, 그러자 청구인이 주먹으로 저의 왼쪽 눈 밑 부위를 1회 때렸다. 제가 망치를 빼앗으니 저항하면서 손을 휘두르던 중 제가 맞은 것 같다. 저는 청구인이 또 때릴까봐 청구인의 손을 붙잡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싸움이 끝날 때 보니까 여러 명이 뭉쳐있는 상태였다."라고 진술하였다.
(5) 3피해자는 2019. 11. 21. 및 2020. 3. 7. 경찰 조사에서 "1피해자와 박○○이 다투면서 밀치고 있어서, 저는 박○○을 붙잡고 말렸다. 그러던 중 청구인이 망치를 들고 나타났고 제가 ‘망치다, 뺏어’라고 외치면서 청구인의 망치를 빼앗으려 하였더니 청구인이 제 발을 한번 밟고 저를 밀쳐서 제가 넘어졌다. 제가 넘어진 상황에서 청구인이 망치를 휘둘러서 2피해자의 안전모에 맞는 것을 보았다. 1피해자와 2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달려들어 망치를 빼앗으려는 것은 보았지만 때리는 것은 보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다.
(6) 박○○은 2019. 11. 14. 경찰 조사에서 "무전을 듣고 온 1피해자, 3피해자가 저를 폭행하였고, 2피해자는 그들을 말렸다. 그러던 중 팀장인 김○○이 나와 싸움을 말려 1차적으로 싸움이 끝났는데, 1피해자는 계속 저를 밀치고 있었다. 그때 저와 같은 팀인 청구인이 작업장에서 나온 상태라 왼손에 망치가 들려있었는데, 청구인이 오른손을 내밀며 1피해자에게 ‘건들지 마, 건들지 마’라고 하였다. 1피해자는 청구인에게 ‘짱깨가 왜 끼어들어’라며 달려들어 주먹으로 청구인을 폭행하였고, 3피해자도 함께 청구인을 폭행하였다. 2피해자도 청구인의 머리를 잡았다. 당시 저와 김○○은 혹시나 청구인이 망치를 휘두를까봐 청구인의 왼손을 잡고 말렸다."라고 진술하였다.
(7) 목격자 김○○은 2019. 11. 21. 경찰 조사에서 "제가 1피해자와 박○○의 싸움을 말렸고 이후 주변에서 일을 하던 청구인이 ‘박○○에게 왜 손을 대냐’고 하면서 싸움을 말리러 왔다. 마침 작업 중이라 청구인이 망치를 들고 있었고, 1피해자와 3피해자가 청구인과 재차 시비가 붙었다. 워낙 여러 사람이 청구인에게 달려들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1피해자, 3피해자도 청구인을 잡아당겼고, 누군가 청구인의 목을 잡아 청구인이 끌려 다니기도 하였다. 저와 박○○은 망치를 빼앗기 위해 청구인의 한손을 잡았다. 여러 명이 엉켜있는 상황이라 누가 누굴 때리는 것은 보지 못했다. 제 판단으로는 청구인이 여러 명한테 둘러싸인 상태여서 저항밖에 못했던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
(8) 청구인은 2019. 11. 14. 경찰 조사에서 "1피해자가 박○○을 때리려고 하여 제가 ‘때리지 말라’고 이야기하자 1피해자가 나를 때리려고 하였다. 막는 차원에서 손으로 1피해자의 목 부분을 밀치자 1피해자가 제 얼굴을 1-2회 때리고, 머리로 제 머리를 1회 들이받았다. 2피해자와 3피해자도 주먹으로 저의 얼굴, 머리를 수회 때렸다. 1피해자의 목 부분을 밀친 것 외에 다른 사람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청구인은 2020. 1. 23. 및 2020. 3. 7. 경찰 조사에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였을 뿐이지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9) 피청구인은 2020. 12. 18. 청구인의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피해자들의 이 사건 상해 피의사실 및 박○○에 대한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 등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기소하였다. 1피해자는 재판 중 사망하여 2021. 11. 25. 공소기각 결정을 받았고, 2피해자, 3피해자는 2022. 1. 20. 각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고정182), 2023. 4. 11. 항소도 기각되어(수원지방법원 2022노711)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의 폭행사실 인정 여부
(1)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록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피의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현출된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 단순히 재량적, 심정적 판단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 증거법의 원칙에 따라 피의사실 인정 여부를 판단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헌법상 원칙에 부합한다(헌재 2018. 7. 26. 2018헌마188; 헌재 2019. 6. 28. 2017헌마882; 헌재 2020. 5. 27. 2019헌마1419 참조).
(2)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최초 경찰조사에서 폭행을 막기 위해 1피해자의 목 부위를 밀친 사실은 인정하였지만, 이후 경찰조사에서는 일관되게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들은 청구인으로부터 폭행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① 피해자들은 자신이 당한 폭행의 태양에 대하여 진술하면서도 다른 피해자들이 어떻게 폭행당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고, 본인의 피해사실에 대하여 피해자들 본인의 진술만 있는 점, ② 1피해자, 3피해자는 청구인이 망치로 2피해자의 안전모를 쳤다고 진술하나 정작 2피해자의 진술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청구인이 누구에게 먼저 유형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피해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폭행의 태양에 관한 피해자들의 진술이 상이한 점, ③ 1피해자는 첫 번째 경찰조사에서 청구인의 망치에 손이 긁혔다고 진술하였는데, 사건 발생 4개월 후 두 번째 경찰조사에서는 당초와 달리 청구인이 망치로 자신의 손등을 찍었다고 하고, 발로 폭행당한 사실을 추가로 진술한 점, ④ 피해자들은 경찰조사에서 자신들이 폭행당한 사실만 진술하였으나, 박○○ 및 김○○의 진술에서도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청구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이 인정되며, 결국 2피해자와 3피해자는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폭행 행위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고,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폭행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과 청구인의 폭행사실을 인정할 증거에 대하여 추가 조사를 하였어야 함에도 오로지 피해자들의 경찰 진술에 기초하여 곧바로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라.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헌재 2013. 8. 29. 2011헌마743; 헌재 2017. 4. 27. 2017헌마26; 헌재 2020. 5. 27. 2019헌마1419 참조).
(2) 설령 피해자들의 진술대로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① 청구인의 폭행은 피해자들이 함께 달려들어 청구인에게 먼저 유형력을 행사하자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청구인은 여러 명으로부터 동시에 폭행을 당하여 약 42일 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한 상해를 입었지만, 이에 대항하여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 ③ 청구인 및 박○○, 김○○의 진술에 의하면 청구인은 현장에서 작업 중이었기 때문에 마침 망치를 손에 들고 있었을 뿐이지 피해자들을 폭행하기 위하여 망치를 소지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상당한 점, ④ 청구인이 적극적으로 가해하고 공격할 의사였다면 망치를 휘두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나 피해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청구인이 의도적으로 망치를 휘두르지는 않은 점, ⑤ 비교적 객관적인 목격자 김○○은 ‘청구인이 여러 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저항밖에 못했던 것 같다’라고 진술한 점, ⑥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저항하며 손을 휘두르고 몸을 미는 방법 외에 폭행을 회피할 다른 방어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들의 선제적이고 일방적인 위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유형력 행사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당시의 상황을 보다 면밀히 살펴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나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밝혀보았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바로 청구인에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사 건 2021헌마14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황○○(외국인)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금성
담당변호사 하윤홍, 양교의, 김유철, 김웅수, 신승희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선 고 일 2023. 6. 29.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12. 18.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20년 형제2909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0. 12. 18.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20년 형제2909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박○○ 및 박□□(이하 ‘1피해자’라고 한다), 한○○(이하 ‘2피해자’라고 한다), 최○○(이하 ‘3피해자’라고 하고, 모두 합하여 ‘피해자들’이라고 한다)은 하남시 (주소 생략)에 있는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이다.
박○○이 2019. 11. 9.경 위 공사현장에서 무전기로 욕설을 한 것을 기화로 청구인 및 박○○과 피해자들은 서로 시비가 되어 다투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청구인을 때려 청구인에게 약 42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전두골동의 골절상 등을 가하였고, 청구인은 이에 대항하여 망치로 1피해자의 손등을 1회 찍고, 발로 정강이를 1회 걷어차 폭행하고, 주먹으로 2피해자의 눈 부위를 1회 때려 폭행하고, 3피해자의 발을 밟고 팔뚝으로 가슴을 밀쳐 폭행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쟁점
이 사건 쟁점은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이를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인정사실
(1) 청구인과 박○○ 및 피해자들은 ○○건설 소속 건설노동자들이고, 청구인은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조선족이다.
박○○은 2019. 11. 9. 09:50경 하남시 (주소 생략)에 있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자재들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무전기로 "노조양아치들 개새끼들"이라고 욕설을 하였고, 이에 ○○노총 소속 노동자들인 피해자들이 박○○을 찾아와 다투게 되었다.
이를 본 청구인이 싸움을 말리자 1피해자는 손으로 청구인의 멱살을 잡고 청구인의 머리를 1회 들이 받는 등 폭행하고, 2피해자는 주먹으로 청구인의 얼굴을 2회 때리는 등 폭행하고, 3피해자는 무릎으로 청구인의 머리를 1회 올려 차고 이어서 주먹으로 청구인의 얼굴을 2회 때리는 등 폭행하여 청구인에게 약 42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전두골동의 골절상 등(이하 ‘이 사건 상해’라고 한다)을 가하였다.
(2) 112신고에 따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들로부터 청구인도 피해자들을 폭행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듣고 내사보고서 등을 작성하였고, 이에 따라 청구인도 폭행 혐의로 입건되었다.
(3) 1피해자는 2019. 11. 14. 경찰 조사에서 "박○○의 무전을 듣고 박○○을 찾아가 멱살을 잡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하였다. 당시 청구인이 손에 망치를 들고 2-3미터 옆에 있었는데, 손으로 저를 가리키며 ‘시발새끼’라고 하였고 제가 ‘쳐봐, 쳐봐’라고 하면서 청구인과 뒤엉키게 되었다. 그때 2피해자, 3피해자가 달려들어 청구인의 망치를 빼앗았다. 그 과정에서 청구인의 망치에 손이 긁혔고, 청구인이 머리를 들어 제 턱이 찍혔다. 청구인이 제 멱살도 잡았다. 저희가 제압했기 때문에 청구인이 망치로 누군가를 때리지는 않았다. 망치를 빼앗으려는 과정에 청구인의 망치에 2피해자의 안전모가 맞기도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1피해자는 2020. 3. 7. 경찰조사에서는 "청구인이 들고 있던 망치를 빼앗으려다가 청구인이 망치로 제 손등을 1회 찍었고, 발로 저의 정강이를 1회 걷어찼다."라고 진술하였다.
(4) 2피해자는 2019. 12. 30. 및 2020. 3. 7. 경찰 조사에서 "1피해자와 박○○의 싸움이 소강되어 가던 중 누군가가 ‘저 새끼 망치 잡았다’라고 외쳐 돌아보니 청구인이 망치를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이러다가 잘못될 것 같아 청구인이 오자마자 제가 망치를 붙잡아 빼앗았고, 그러자 청구인이 주먹으로 저의 왼쪽 눈 밑 부위를 1회 때렸다. 제가 망치를 빼앗으니 저항하면서 손을 휘두르던 중 제가 맞은 것 같다. 저는 청구인이 또 때릴까봐 청구인의 손을 붙잡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싸움이 끝날 때 보니까 여러 명이 뭉쳐있는 상태였다."라고 진술하였다.
(5) 3피해자는 2019. 11. 21. 및 2020. 3. 7. 경찰 조사에서 "1피해자와 박○○이 다투면서 밀치고 있어서, 저는 박○○을 붙잡고 말렸다. 그러던 중 청구인이 망치를 들고 나타났고 제가 ‘망치다, 뺏어’라고 외치면서 청구인의 망치를 빼앗으려 하였더니 청구인이 제 발을 한번 밟고 저를 밀쳐서 제가 넘어졌다. 제가 넘어진 상황에서 청구인이 망치를 휘둘러서 2피해자의 안전모에 맞는 것을 보았다. 1피해자와 2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달려들어 망치를 빼앗으려는 것은 보았지만 때리는 것은 보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다.
(6) 박○○은 2019. 11. 14. 경찰 조사에서 "무전을 듣고 온 1피해자, 3피해자가 저를 폭행하였고, 2피해자는 그들을 말렸다. 그러던 중 팀장인 김○○이 나와 싸움을 말려 1차적으로 싸움이 끝났는데, 1피해자는 계속 저를 밀치고 있었다. 그때 저와 같은 팀인 청구인이 작업장에서 나온 상태라 왼손에 망치가 들려있었는데, 청구인이 오른손을 내밀며 1피해자에게 ‘건들지 마, 건들지 마’라고 하였다. 1피해자는 청구인에게 ‘짱깨가 왜 끼어들어’라며 달려들어 주먹으로 청구인을 폭행하였고, 3피해자도 함께 청구인을 폭행하였다. 2피해자도 청구인의 머리를 잡았다. 당시 저와 김○○은 혹시나 청구인이 망치를 휘두를까봐 청구인의 왼손을 잡고 말렸다."라고 진술하였다.
(7) 목격자 김○○은 2019. 11. 21. 경찰 조사에서 "제가 1피해자와 박○○의 싸움을 말렸고 이후 주변에서 일을 하던 청구인이 ‘박○○에게 왜 손을 대냐’고 하면서 싸움을 말리러 왔다. 마침 작업 중이라 청구인이 망치를 들고 있었고, 1피해자와 3피해자가 청구인과 재차 시비가 붙었다. 워낙 여러 사람이 청구인에게 달려들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1피해자, 3피해자도 청구인을 잡아당겼고, 누군가 청구인의 목을 잡아 청구인이 끌려 다니기도 하였다. 저와 박○○은 망치를 빼앗기 위해 청구인의 한손을 잡았다. 여러 명이 엉켜있는 상황이라 누가 누굴 때리는 것은 보지 못했다. 제 판단으로는 청구인이 여러 명한테 둘러싸인 상태여서 저항밖에 못했던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
(8) 청구인은 2019. 11. 14. 경찰 조사에서 "1피해자가 박○○을 때리려고 하여 제가 ‘때리지 말라’고 이야기하자 1피해자가 나를 때리려고 하였다. 막는 차원에서 손으로 1피해자의 목 부분을 밀치자 1피해자가 제 얼굴을 1-2회 때리고, 머리로 제 머리를 1회 들이받았다. 2피해자와 3피해자도 주먹으로 저의 얼굴, 머리를 수회 때렸다. 1피해자의 목 부분을 밀친 것 외에 다른 사람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청구인은 2020. 1. 23. 및 2020. 3. 7. 경찰 조사에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였을 뿐이지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9) 피청구인은 2020. 12. 18. 청구인의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피해자들의 이 사건 상해 피의사실 및 박○○에 대한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 등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기소하였다. 1피해자는 재판 중 사망하여 2021. 11. 25. 공소기각 결정을 받았고, 2피해자, 3피해자는 2022. 1. 20. 각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고정182), 2023. 4. 11. 항소도 기각되어(수원지방법원 2022노711)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의 폭행사실 인정 여부
(1)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록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피의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현출된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 단순히 재량적, 심정적 판단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 증거법의 원칙에 따라 피의사실 인정 여부를 판단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헌법상 원칙에 부합한다(헌재 2018. 7. 26. 2018헌마188; 헌재 2019. 6. 28. 2017헌마882; 헌재 2020. 5. 27. 2019헌마1419 참조).
(2)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최초 경찰조사에서 폭행을 막기 위해 1피해자의 목 부위를 밀친 사실은 인정하였지만, 이후 경찰조사에서는 일관되게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들은 청구인으로부터 폭행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① 피해자들은 자신이 당한 폭행의 태양에 대하여 진술하면서도 다른 피해자들이 어떻게 폭행당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고, 본인의 피해사실에 대하여 피해자들 본인의 진술만 있는 점, ② 1피해자, 3피해자는 청구인이 망치로 2피해자의 안전모를 쳤다고 진술하나 정작 2피해자의 진술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청구인이 누구에게 먼저 유형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피해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폭행의 태양에 관한 피해자들의 진술이 상이한 점, ③ 1피해자는 첫 번째 경찰조사에서 청구인의 망치에 손이 긁혔다고 진술하였는데, 사건 발생 4개월 후 두 번째 경찰조사에서는 당초와 달리 청구인이 망치로 자신의 손등을 찍었다고 하고, 발로 폭행당한 사실을 추가로 진술한 점, ④ 피해자들은 경찰조사에서 자신들이 폭행당한 사실만 진술하였으나, 박○○ 및 김○○의 진술에서도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청구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이 인정되며, 결국 2피해자와 3피해자는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폭행 행위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고,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폭행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과 청구인의 폭행사실을 인정할 증거에 대하여 추가 조사를 하였어야 함에도 오로지 피해자들의 경찰 진술에 기초하여 곧바로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라.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헌재 2013. 8. 29. 2011헌마743; 헌재 2017. 4. 27. 2017헌마26; 헌재 2020. 5. 27. 2019헌마1419 참조).
(2) 설령 피해자들의 진술대로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① 청구인의 폭행은 피해자들이 함께 달려들어 청구인에게 먼저 유형력을 행사하자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청구인은 여러 명으로부터 동시에 폭행을 당하여 약 42일 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한 상해를 입었지만, 이에 대항하여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 ③ 청구인 및 박○○, 김○○의 진술에 의하면 청구인은 현장에서 작업 중이었기 때문에 마침 망치를 손에 들고 있었을 뿐이지 피해자들을 폭행하기 위하여 망치를 소지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상당한 점, ④ 청구인이 적극적으로 가해하고 공격할 의사였다면 망치를 휘두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나 피해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청구인이 의도적으로 망치를 휘두르지는 않은 점, ⑤ 비교적 객관적인 목격자 김○○은 ‘청구인이 여러 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저항밖에 못했던 것 같다’라고 진술한 점, ⑥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저항하며 손을 휘두르고 몸을 미는 방법 외에 폭행을 회피할 다른 방어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들의 선제적이고 일방적인 위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유형력 행사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당시의 상황을 보다 면밀히 살펴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나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밝혀보았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바로 청구인에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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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