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마1338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3년 7월 20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마1338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김□□, 모 이○○
대리인 변호사 장성균
피 청 구 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선 고 일 2023. 7. 20.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7. 22.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1588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2. 7. 22. 청구인에 대하여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1588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피해자 서○○(16세)은 서울 (주소 생략)에 있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다.
청구인은 2022. 4. 8. 10:00경 위 학교 운동장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흡연 사실을 학교에 알렸는지 여부에 대해 물어보면서 손을 청구인의 얼굴 부분에 갖다 대자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1회 때려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2. 9. 15.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피해자의 흡연 사실을 학교에 알렸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먼저 청구인에게 위협적인 말을 하면서 청구인의 얼굴 부분에 손을 갖다 대자 이에 대응하여 청구인도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손을 가져다 댄 사실만 있을 뿐이지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폭행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받아들여 기소유예처분한 것은 부당하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학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흡연 사실을 학교에 알린 사실에 대해 물어보면서 손을 청구인의 얼굴 쪽으로 들고 있었다. 그러자 청구인이 비웃으면서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2회 정도 때렸고, 목도 졸랐다’는 취지로 기재하였고, 경찰 조사에서도 ‘흡연 사실을 학교에 알렸는지 물었고, 청구인이 비웃듯이 말해서 이에 화가 나 손을 들어 청구인의 왼쪽 얼굴 쪽으로 가져가자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2회 가량 때렸고, 목을 잡아 흔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반면에 청구인은 피해자 신분으로 이루어진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와서 헌혈버스 안에 있던 청구인의 왼쪽 얼굴 부분에 오른손을 갖다 대었고, 이에 청구인도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얼굴 부분을 잡았다. 그러자 피해자가 오른손으로 청구인의 목을 세게 움켜쥐었고, 청구인의 목을 잡은 채 밖으로 내동댕이쳤으며 그 다음 상황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의자 신분으로 이루어진 경찰 조사에서도 ‘먼저 피해자가 청구인의 얼굴 부분을 잡았고, 이에 청구인도 피해자의 얼굴에 손을 살짝 대는 정도로 잡았다. 그 후 피해자가 청구인의 목을 움켜쥐고 버스 밖으로 내동댕이쳤으며, 기억을 잃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경찰은 이 사건 발생 장소 인근에 있었던 학생 8명의 진술서를 학교 측으로부터 제출받았고, 이 중 청구인의 폭행 장면을 직접 목격하였다고 진술서에 기재한 학생은 5명이었는데, 이 사건 당시 위 헌혈버스 밖에 설치된 휴식공간에 있었던 김△△, 김▽▽, 박○○, 김◇◇는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때렸다’는 취지로 기재한 반면, 이 사건 당시 위 헌혈버스 안에 있었던 최○○은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손을 갖다 댔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4) 그러나 위 5명의 학생들에 대한 경찰 조사에서 김△△은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때린 것이 아니라 살짝 1대 건드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최○○도 ‘청구인이 때리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손을 살짝 대는 것을 보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김▽▽과 김◇◇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박○○은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진술서에 기재한 내용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적은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5) 그 후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경찰서는 2022. 7. 12. 청구인의 폭행 혐의가 인정된다며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해 폭행 혐의를 인정하여 2022. 7. 22.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하였는지, 행사했다면 어떠한 내용의 유형력을 행사한 것인지, 그와 같은 유형력의 행사를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다. 청구인의 유형력 행사 여부 및 그 내용
피해자는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2회 때리고, 목을 잡아 흔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목을 잡아 흔드는 행위는 목격하지 못할 경미한 행위라고 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고 진술서를 작성했던 8명의 학생들 모두 청구인이 피해자의 목을 잡아 흔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을 진술서에 기재하거나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 없었다. 또한 청구인의 폭행 장면을 직접 목격하였다고 진술서에 기재했던 5명의 학생들 중 최○○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처음에는 ‘청구인이 먼저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때렸다’라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나중에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때리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라거나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을 살짝 건드렸다’라는 진술로 변경한 반면에, 이 사건이 발생한 헌혈버스 안에서 이 사건을 목격했던 최○○만이 일관되게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때린 것이 아니라 손을 살짝 대는 정도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피해자의 경우 이 사건 당시 청구인에게 약 2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검 열상, 비골 골절 등의 상해를 가한 혐의로 학교에서의 불이익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해 있었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책임을 낮추려는 의도로 청구인의 행위를 과장되게 진술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위와 같은 목격자들의 진술, 피해자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때리고 목을 잡아 흔들었다’는 취지의 피해자 주장은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은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청구인이 피해자와 헌혈버스 안에서 말다툼을 하다 피해자가 먼저 손을 청구인의 얼굴 쪽에 갖다 대려고 하자 이에 대응하여 청구인도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손을 가져다 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라. 청구인 행위의 폭행죄 해당 여부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의미하고(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3186 판결 등 참조),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 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직접적, 간접적 수단이나 작위, 부작위에 의해서도 모두 가능하다고 할 것이나,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공격이라고 볼 정도이어야 한다(대법원 1986. 10. 14. 선고 86도1796 판결 등 참조). 또한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상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9302 판결 참조).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손을 가져다 댄 청구인의 행위를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① 이 사건 당시 청구인과 피해자는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동기생이었고, 둘 사이에 말다툼은 있었으나 더 나아가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가할 이유나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② 피해자가 먼저 청구인의 얼굴 부분에 손을 갖다 대려는 행위를 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청구인도 대항하려는 의사로 손을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갖다 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청구인이 행한 유형력은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손을 가져다 댄 정도에 불과한 점, ④ 그와 같은 정도의 유형력 행사만으로 피해자가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행위를 두고 피해자의 신체에 대해 불법적인 공격을 한 것, 즉 폭행을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소결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청구인이나 목격자들의 진술과 차이가 있고, 그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및 피해자의 주장과 같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 여부, 청구인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유형력의 강도, 유형력 행사의 동기나 경위 등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폭행죄의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좀 더 밝혀본 후 그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폭행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