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1097

서울특별시고시 제2020-85호 위헌확인

결정일: 2023년 7월 20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건2020헌마1097 서울특별시 고시 제2020-85호 위헌확인
청구인○○당
대표자 고○○
대리인 법무법인 파라클레투스
담당변호사 이명규, 유승수, 구주와
피청구인서울특별시장
대리인 법무법인 이후 담당변호사 최환석, 송영훈, 정상원
선고일2023. 7. 20.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8. 15. 효자동삼거리 일대에서 집회를 하려는 정당이다.
나. 피청구인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 한다)의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2020. 2. 27.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감염병예방법’이라 한다)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하여,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효자동삼거리로 이어지는 광장, 도로 및 주변 인도 등(이하 ‘서울광장 등’이라 한다)을 집회금지 대상장소로 정하고 적용시기를 2020. 2. 26. 00시부터로 하며,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사전통지를 생략한다는 내용의 ‘서울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심내 집회 제한 고시’(서울특별시고시 제2020-85호)를 발령하였다.
다. 청구인은 서울광장 등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는 위 고시가 청구인의 집회의 자유, 정당활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8.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서울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심내 집회 제한 고시’(2020. 2. 27. 서울특별시고시 제2020-85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고시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고시]
서울특별시 고시 제2020-85호
서울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심내 집회 제한 고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에 의거 다음과 같이 도심 내 집회를 제한하였음을 고시합니다.
서 울 특 별 시 장
□ 집회금지 개요
가. 집회금지 대상장소
1)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효자동삼거리로 이어지는 광장, 도로 및 주변 인도
2) 신문로 및 주변 인도
3) 종로1가 도로 및 주변 인도
4) 광화문광장에서 국무총리공관까지의 도로 및 주변 인도
5) 기타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인근 장소
나. 적용시기 : 2020년 2월 26일 00시부터
다. 위반시 처벌 : 위반한 집회 주최자 및 참여자 대상 300만 원 이하의 벌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제7호)
라.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사전통지를 생략합니다.
[관련조항]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5. 7. 6. 법률 제13392호로 개정되고, 2020. 8. 11. 법률 제174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 ①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모든 조치를 하거나 그에 필요한 일부 조치를 하여야 한다.
2.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8. 3. 27. 법률 제15534호로 개정되고, 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0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7. 제47조 또는 제49조 제1항(같은 항 제3호 중 건강진단에 관한 사항은 제외한다)에 따른 조치에 위반한 자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고시는 처분적 고시로서 고시 자체로 서울광장 등의 장소에서 모든 집회가 금지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고시에 대한 법적관련성 요건이 충족된다.
집회 참가자에 대한 마스크 착용, 참가자 명단 작성비치, 1m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손세정제 구비 등의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집회를 허용하는 등 집회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덜 침익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이 사건 고시는 서울광장 등의 장소에 대하여 원천적으로 모든 종류의 집회를 무기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이 사건 고시가 서울광장 등의 장소에서 모든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 제21조 제2항이 규정한 허가제를 취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정당의 집회는 정당 활동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요소임에도,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정당의 집회가 금지되므로 청구인의 정당활동의 자유가 침해된다.
4. 판단
가. 헌법소원심판청구와 보충성 요건
헌법소원심판은 그 본질상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침해에 대한 예비적이고 보충적인 최후의 수단이므로, 공권력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기본권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다른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야 비로소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이 사건 고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여 행정소송 등으로 다툴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이 사건 고시의 성격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으로서 특정 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1두2799 판결 참조).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불복방법 선택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상대방의 인식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서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241458 판결 참조).
이 사건 고시는, 피청구인이 구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하여 2020. 2. 26. 00시부터 서울광장 등 도심 내 특정한 장소에서의 집회를 직접 금지하는 것으로, 장래의 불특정하고 추상적이며 반복되는 사항을 규율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시간적·공간적으로 특정한 사안에 대하여 규율하는 것이다. 더욱이 구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은 하위 법령에의 위임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등 방역당국이 집합제한 등의 특정한 감염병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문언상으로도 방역당국의 구체적 ‘처분’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고시는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사전통지를 생략합니다."라고 기재하고 있는바, 이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처분의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사유를 기재한 것으로, 피청구인도 이 사건 고시가 처분이라는 전제에서 이를 발령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보면 불복방법 선택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고시가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 공권력 행사’라고 인식하였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대법원도 이 사건 고시와 동일한 규정 형식을 가진 서울특별시장의 대면예배 제한 고시(서울특별시고시 제2021-414호) 취소청구 사건에서 위 고시에 대한 취소소송이 적법하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함으로써, 위 고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효력기간이 경과한 위 고시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는 판단을 한 바 있다(대법원 2022. 10. 27.자 2022두48646 판결).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고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다. 소결
이상과 같이 이 사건 고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바,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에 앞서 항고소송 등의 구제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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