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306
민사소송법 제203조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3년 8월 31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1헌바306 민사소송법 제203조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장○○
대리인 변호사 전상화
당 해 사 건 창원지방법원 2020가단3805 원인무효확인
선 고 일 2023. 8. 31.
【주 문】
1.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윤○○을 상대로 김해시 (주소 생략) 답 298㎡(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포함한 여러 토지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2010. 4. 14.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09가합10775 판결). 위 판결에서는, 청구인과 윤○○ 사이에 대내적으로는 윤○○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보유하기로 하되 청구인이 계약당사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소유자로부터 매수하여 청구인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로 하는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이하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이라 한다)이 체결되었고, 그에 기해 청구인과 최○○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며, 2003. 5. 12. 청구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가, 그 후에 청구인과 윤○○ 사이에 청구인의 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의무의 이행에 갈음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윤○○에게 마쳐 주기로 하는 내용의 양도약정(이하 ‘이 사건 양도약정’이라 한다)이 체결되어, 그에 따라 2005. 5. 25. 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것으로 보이므로, 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이 사건 양도약정에 따른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0. 9. 9. 기각되었고[부산고등법원(창원) 2010나999 판결], 상고하였으나 2011. 1. 27. 심리불속행 기각되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0다84741 판결, 이하 ‘전소 확정판결’이라 한다).
나. 그 후 청구인은 윤○○을 상대로 전소 확정판결의 대상이 된 토지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다시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2016. 8. 18.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일부 토지에 대한 청구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한다는 취지로 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16가합51576 판결).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7. 2. 2. 기각되었고[부산고등법원(창원) 2016나23536 판결], 상고하였으나 2017. 5. 12. 심리불속행 기각되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다213128 판결).
다. 청구인은 2020. 5. 7. 윤○○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윤○○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무효 확인 및 위 원인무효의 등기를 기초로 한 매매, 근저당권 설정 등 후속 법률행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당해 사건). 청구인은 당해 사건 소송 계속 중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 및 민사소송법 제203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은 2021. 9. 24.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조항에 관한 부분은 기각하였고, 민사소송법 조항에 관한 부분은 각하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0카기233 결정). 청구인은 2021. 10. 18.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 및 민사소송법 제203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03조(이하 ‘이 사건 민사소송법 조항’이라 한다) 및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03조(처분권주의)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판결하지 못한다.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명의신탁약정의 효력)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
②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그 일방당사자가 되고 그 타방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청구인과 윤○○ 사이의 소송에서 법원은 이 사건 민사소송법 조항을 위반하여 재판을 하였다.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은 존재하지 않는 약정임에도 법원은 이를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설령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의 사안에서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단서가 적용되므로, 청구인은 이 사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청구인이 윤○○에게 부담하는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 사건 부동산 취득에 관하여 윤○○이 제공한 매수자금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윤○○은 청구인으로부터 다른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위하여 건네받은 청구인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이용하여, 실제로 매수하지 않은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한다는 내용의 검인계약서를 위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이 사건 양도약정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를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법원은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을 위반하여 재판을 하였다.
다.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서 부동산의 보유형태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 내지 권리를 제한하므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부동산 소유자를 다른 재산 소유자와 비교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부분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면, 법률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경우에 한하여 그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위헌심판제청신청이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 의한 사실관계의 판단과 법률의 해석·적용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등 사실상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일 때에는 원칙적으로 부적법하여 이에 기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헌재 2018. 1. 25. 2016헌바357).
(2) 청구인은 위 3. 가.항 부분과 같이 이 사건 민사소송법 조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위 조항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을 주장하지 않고, 단순히 청구인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위 조항을 간과 또는 위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으로서는 부적법함을 면할 수 없다.
(3) 청구인은 위 3. 나.항 부분과 같이 법원이 이 사건 양도약정의 효력을 긍정함으로써 결국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에 위반하여 재판을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당해 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에 관한 주장으로서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
(1)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계약 주체의 의사와 관계없이 명의신탁약정의 효력과 그에 기한 물권변동의 효력을 무효로 하고 있으므로 부동산 명의신탁약정을 하려는 자의 계약의 자유를 제한한다. 또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명의신탁의 방법으로 부동산 물권을 이전하거나 취득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부동산 명의신탁을 하려는 자의 재산권을 제한한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2) 계약의 자유 및 재산권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부동산 등기명의자를 실권리자와 일치시켜, 부동산실명법 도입 전 만연하던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도입되었으므로(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헌재 2013. 2. 28. 2012헌바263 참조),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부동산 물권의 실명등기를 의무화하고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을 무효화하는 것은 위 목적에 기여하는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부동산의 실권리자는 처음부터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하여 권리를 행사하면 되므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이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기한 물권변동을 무효로 본다고 하여 실권리자의 권리가 원천적으로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수탁자의 입장에서는 본래 자신의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었으므로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한다고 하여 그의 기본권이 크게 제한되지는 않는다. 만일 명의신탁약정만을 무효로 하고 그에 기한 물권변동을 유효로 본다면, 명의신탁된 부동산에 관한 권리가 언제나 명의수탁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는 결과가 되어 명의신탁자는 그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상실하게 되고, 이러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자신의 재산을 직접적으로 박탈당하는 결과를 감수하여야 한다. 이에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물권변동도 원칙적으로 무효로 함으로써 그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회복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다만, 계약명의신탁의 경우에는 명의신탁자가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명의신탁도 무효로 되므로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이나 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을 구할 아무런 권원을 가지지 못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매매대금에 상당하는 금원을 반환받을 가능성은 열려있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한편, 부동산실명법 제2조 제1호는 같은 법의 적용을 받는 명의신탁약정에서 이른바 양도담보, 상호명의신탁과 신탁법 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한 신탁의 경우를 제외하고 있다. 이들은 판례상 인정되는 명의신탁의 유형에 포함되지 아니하거나 포함된다 하더라도 오용의 우려가 거의 없는 것이므로, 법의 운용상 불필요한 혼동을 일으키지 않기 위하여 명문으로 배제한 것이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또한, 같은 법 제8조는 종중이나 종교단체의 부동산, 배우자 사이의 명의신탁에 대하여는 조세 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등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을 적용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그 적용범위를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한도 내로 정하고 있다.
부동산 등기명의자를 실권리자와 일치시키는 다른 방법으로는 등기신청절차에서의 등기원인서류의 공증방법과 실질심사주의를 도입하고,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여 간접적으로 실권리자 명의의 등기를 유도하는 방법 등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실명법 도입 전 토지거래관행이나 등기에 관한 인식의 미비, 형식적인 등기절차, 불안정한 역사적 배경 등의 이유로 상당히 많은 수의 부실등기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공증제도나 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하여 투입되는 공적인 비용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명의신탁의 효력을 부인한다고 하여 그것이 계약의 자유 또는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 및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그에 반해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은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려는 자가 자유롭게 이를 체결할 수 없게 되고, 부동산 소유자가 명의신탁이라는 형태로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명의신탁자는 어느 경우에나 궁극적으로 소유권을 이전받거나 부당이득의 법리에 의하여 금전적인 반환을 받는 구제방법을 가지고 있다. 다만, 목적 부동산이 제3자에게 이미 이전된 경우에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소유권을 이전받을 방법이 없게 되나, 이는 법익간의 충돌 시 거래의 안정 등을 위하여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제3자 보호의 문제는 명의신탁의 효력을 인정하더라도 제기되는 문제이다. 또한 명의수탁자는 본래 명의신탁의 대상이 된 부동산에 대한 실권리자가 아니었으므로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한다고 하여 그 제한되는 사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에 의하여 달성되는 공익에 비하여 제한받는 기본권의 정도가 과하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한다.
(라) 소결론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부동산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려는 자의 계약의 자유 및 부동산 명의신탁을 하려는 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3) 평등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이 부동산 소유자를 다른 재산 소유자와 비교하여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동산 명의신탁을 규율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은 조세회피 방지뿐만 아니라 부동산등기 제도를 악용한 투기·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할 때, 명의신탁 규율에 관하여 ‘부동산 소유자’와 ‘부동산 외의 재산 소유자’는 차별이 문제되는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7. 12. 28. 2017헌바130 참조). 따라서 위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사 건 2021헌바306 민사소송법 제203조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장○○
대리인 변호사 전상화
당 해 사 건 창원지방법원 2020가단3805 원인무효확인
선 고 일 2023. 8. 31.
【주 문】
1.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윤○○을 상대로 김해시 (주소 생략) 답 298㎡(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포함한 여러 토지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2010. 4. 14.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09가합10775 판결). 위 판결에서는, 청구인과 윤○○ 사이에 대내적으로는 윤○○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보유하기로 하되 청구인이 계약당사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소유자로부터 매수하여 청구인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로 하는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이하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이라 한다)이 체결되었고, 그에 기해 청구인과 최○○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며, 2003. 5. 12. 청구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가, 그 후에 청구인과 윤○○ 사이에 청구인의 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의무의 이행에 갈음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윤○○에게 마쳐 주기로 하는 내용의 양도약정(이하 ‘이 사건 양도약정’이라 한다)이 체결되어, 그에 따라 2005. 5. 25. 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것으로 보이므로, 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이 사건 양도약정에 따른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0. 9. 9. 기각되었고[부산고등법원(창원) 2010나999 판결], 상고하였으나 2011. 1. 27. 심리불속행 기각되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0다84741 판결, 이하 ‘전소 확정판결’이라 한다).
나. 그 후 청구인은 윤○○을 상대로 전소 확정판결의 대상이 된 토지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다시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2016. 8. 18.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일부 토지에 대한 청구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한다는 취지로 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16가합51576 판결).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7. 2. 2. 기각되었고[부산고등법원(창원) 2016나23536 판결], 상고하였으나 2017. 5. 12. 심리불속행 기각되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다213128 판결).
다. 청구인은 2020. 5. 7. 윤○○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윤○○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무효 확인 및 위 원인무효의 등기를 기초로 한 매매, 근저당권 설정 등 후속 법률행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당해 사건). 청구인은 당해 사건 소송 계속 중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 및 민사소송법 제203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은 2021. 9. 24.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조항에 관한 부분은 기각하였고, 민사소송법 조항에 관한 부분은 각하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0카기233 결정). 청구인은 2021. 10. 18.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 및 민사소송법 제203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03조(이하 ‘이 사건 민사소송법 조항’이라 한다) 및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03조(처분권주의)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판결하지 못한다.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명의신탁약정의 효력)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
②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그 일방당사자가 되고 그 타방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청구인과 윤○○ 사이의 소송에서 법원은 이 사건 민사소송법 조항을 위반하여 재판을 하였다.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은 존재하지 않는 약정임에도 법원은 이를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설령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의 사안에서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단서가 적용되므로, 청구인은 이 사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청구인이 윤○○에게 부담하는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 사건 부동산 취득에 관하여 윤○○이 제공한 매수자금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윤○○은 청구인으로부터 다른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위하여 건네받은 청구인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이용하여, 실제로 매수하지 않은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한다는 내용의 검인계약서를 위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이 사건 양도약정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를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법원은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을 위반하여 재판을 하였다.
다.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서 부동산의 보유형태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 내지 권리를 제한하므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부동산 소유자를 다른 재산 소유자와 비교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부분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면, 법률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경우에 한하여 그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위헌심판제청신청이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 의한 사실관계의 판단과 법률의 해석·적용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등 사실상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일 때에는 원칙적으로 부적법하여 이에 기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헌재 2018. 1. 25. 2016헌바357).
(2) 청구인은 위 3. 가.항 부분과 같이 이 사건 민사소송법 조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위 조항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을 주장하지 않고, 단순히 청구인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위 조항을 간과 또는 위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으로서는 부적법함을 면할 수 없다.
(3) 청구인은 위 3. 나.항 부분과 같이 법원이 이 사건 양도약정의 효력을 긍정함으로써 결국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에 위반하여 재판을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당해 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에 관한 주장으로서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
(1)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계약 주체의 의사와 관계없이 명의신탁약정의 효력과 그에 기한 물권변동의 효력을 무효로 하고 있으므로 부동산 명의신탁약정을 하려는 자의 계약의 자유를 제한한다. 또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명의신탁의 방법으로 부동산 물권을 이전하거나 취득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부동산 명의신탁을 하려는 자의 재산권을 제한한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2) 계약의 자유 및 재산권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부동산 등기명의자를 실권리자와 일치시켜, 부동산실명법 도입 전 만연하던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도입되었으므로(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헌재 2013. 2. 28. 2012헌바263 참조),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부동산 물권의 실명등기를 의무화하고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을 무효화하는 것은 위 목적에 기여하는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부동산의 실권리자는 처음부터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하여 권리를 행사하면 되므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이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기한 물권변동을 무효로 본다고 하여 실권리자의 권리가 원천적으로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수탁자의 입장에서는 본래 자신의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었으므로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한다고 하여 그의 기본권이 크게 제한되지는 않는다. 만일 명의신탁약정만을 무효로 하고 그에 기한 물권변동을 유효로 본다면, 명의신탁된 부동산에 관한 권리가 언제나 명의수탁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는 결과가 되어 명의신탁자는 그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상실하게 되고, 이러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자신의 재산을 직접적으로 박탈당하는 결과를 감수하여야 한다. 이에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물권변동도 원칙적으로 무효로 함으로써 그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회복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다만, 계약명의신탁의 경우에는 명의신탁자가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명의신탁도 무효로 되므로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이나 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을 구할 아무런 권원을 가지지 못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매매대금에 상당하는 금원을 반환받을 가능성은 열려있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한편, 부동산실명법 제2조 제1호는 같은 법의 적용을 받는 명의신탁약정에서 이른바 양도담보, 상호명의신탁과 신탁법 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한 신탁의 경우를 제외하고 있다. 이들은 판례상 인정되는 명의신탁의 유형에 포함되지 아니하거나 포함된다 하더라도 오용의 우려가 거의 없는 것이므로, 법의 운용상 불필요한 혼동을 일으키지 않기 위하여 명문으로 배제한 것이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또한, 같은 법 제8조는 종중이나 종교단체의 부동산, 배우자 사이의 명의신탁에 대하여는 조세 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등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을 적용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그 적용범위를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한도 내로 정하고 있다.
부동산 등기명의자를 실권리자와 일치시키는 다른 방법으로는 등기신청절차에서의 등기원인서류의 공증방법과 실질심사주의를 도입하고,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여 간접적으로 실권리자 명의의 등기를 유도하는 방법 등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실명법 도입 전 토지거래관행이나 등기에 관한 인식의 미비, 형식적인 등기절차, 불안정한 역사적 배경 등의 이유로 상당히 많은 수의 부실등기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공증제도나 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하여 투입되는 공적인 비용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명의신탁의 효력을 부인한다고 하여 그것이 계약의 자유 또는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 및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그에 반해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은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려는 자가 자유롭게 이를 체결할 수 없게 되고, 부동산 소유자가 명의신탁이라는 형태로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명의신탁자는 어느 경우에나 궁극적으로 소유권을 이전받거나 부당이득의 법리에 의하여 금전적인 반환을 받는 구제방법을 가지고 있다. 다만, 목적 부동산이 제3자에게 이미 이전된 경우에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소유권을 이전받을 방법이 없게 되나, 이는 법익간의 충돌 시 거래의 안정 등을 위하여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제3자 보호의 문제는 명의신탁의 효력을 인정하더라도 제기되는 문제이다. 또한 명의수탁자는 본래 명의신탁의 대상이 된 부동산에 대한 실권리자가 아니었으므로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한다고 하여 그 제한되는 사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에 의하여 달성되는 공익에 비하여 제한받는 기본권의 정도가 과하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한다.
(라) 소결론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부동산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려는 자의 계약의 자유 및 부동산 명의신탁을 하려는 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3) 평등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이 부동산 소유자를 다른 재산 소유자와 비교하여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동산 명의신탁을 규율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은 조세회피 방지뿐만 아니라 부동산등기 제도를 악용한 투기·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할 때, 명의신탁 규율에 관하여 ‘부동산 소유자’와 ‘부동산 외의 재산 소유자’는 차별이 문제되는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7. 12. 28. 2017헌바130 참조). 따라서 위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동산실명법 조항들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