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260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 위헌확인

결정일: 2023년 9월 26일

결정요지

현행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제도 하에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에 의하여 직접 결정되는 것은, 어떠한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가 비례대표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할당받을 정당에 배분되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의석수라고 할 수 있다. 즉 주기적으로 실시되는 국회의원선거에서 각 정당에 배분되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의석수가 결정되면, 청구인을 비롯한 선거권자들의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권 행사는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선거권 행사에 의하여 이미 형성된 의석 분포에 기초하여, 임기 중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기는 경우 위 분포를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궐원된 의석을 어떻게 승계할지의 문제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선거권을 제한하거나 선거권에 영향을 미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선거권자인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건2021헌마260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 위헌확인
청구인권○○
대리인 변호사 이호선
선고일2023. 9. 26.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김진애 전 의원이 의원직 사직을 선언하고,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에 따라 김의겸 의원이 그 의석을 승계하자, 위 조항이 헌법의 민주주의원리, 직접선거원칙 및 평등선거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3.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 중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의 승계에 관하여만 기본권 침해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 제2항 중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보궐선거) ② 비례대표국회의원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에 궐원이 생긴 때에는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궐원통지를 받은 후 10일이내에 그 궐원된 의원이 그 선거 당시에 소속한 정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명부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후보자명부에 기재된 순위에 따라 궐원된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의원의 의석을 승계할 자를 결정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제13조(선거구선거관리) ① 선거구선거사무를 행할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라 한다)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대통령선거 및 비례대표전국선거구국회의원(이하 “비례대표국회의원”이라 한다)선거의 선거구선거사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기는 경우 별도의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고, 궐원된 의원이 그 선거 당시에 소속되어 있던 정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명부(이하 ‘후보자명부’라 한다)에 기재된 순서대로 의석이 승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의석 승계는 궐원이 발생한 시점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선거 당시 후보자명부의 순위를 확인한 선거권자들이 당선을 희망하였던 후보자가 아닌 그 다음 순위의 후보자까지도 국회의원이 되는 결과를 용인함으로써 선거 당시의 민의도 왜곡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은 민주주의원리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나. 지역구국회의원이 궐원되는 경우 의석의 승계가 발생하지 않고, 선거권자들이 보궐선거에 직접 참여하여 투표권을 행사한다. 반면, 비례대표국회의원이 궐원되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의석이 승계되므로 선거권자들이 다시 투표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직접선거원칙 및 평등선거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법령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당해 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이어야 하므로, 어떤 법령조항이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애당초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으므로 그 법령조항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2008. 2. 28. 2006헌마582 참조).
나. 현행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선거에서 지역구에 대한 소선거구 다수대표제와 전국 단위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혼합한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선거권자들이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에 대한 투표와는 별도로 정당이 제시한 후보자명부를 보고 정당에 투표하면, 각 정당이 얻은 득표율을 바탕으로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이 배분된다. 이러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하에서 선거권자는 정당이 제안한 후보자명부의 내용이나 순서를 바꿀 수 없으므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는 인물선거가 아닌 정당선거로서의 성격을 가진다(헌재 2006. 7. 27. 2004헌마217 참조). 따라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에 의하여 직접 결정되는 것은, 어떠한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가 비례대표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할당받을 정당에 배분되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의석수라고 할 수 있다(헌재 2009. 6. 25. 2008헌마413; 헌재 2013. 10. 24. 2012헌
마311 참조).
선거권의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을 통하여 형성되므로, 현재의 선거법령 하에서는 주기적으로 실시되는 국회의원선거에서 각 정당에 배분되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의석수가 일단 결정되면, 청구인을 비롯한 선거권자들의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권 행사는 완료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선거권의 행사에 의하여 이미 형성된 의석 분포에 기초하여, 임기 중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기는 경우 위 분포를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궐원된 의석을 어떻게 승계할지의 문제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선거권을 제한하거나 선거권에 영향을 미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비례대표제 자체가 정당선거의 성격을 가지는 이상, 어떤 선거권자가 당선을 원하지 않았던 후보자가 비례대표국회의원직을 승계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해당 선거권자에게 어떠한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라.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선거권이 제한을 받거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