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마384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3년 9월 26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19헌마384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대리인 변호사 신현호, 김용휘, 이종우, 정현진, 박자은
피 청 구 인 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 군검사
선 고 일 2023. 9. 26.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3. 8. 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 2019년 형제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9. 3. 8. 청구인에 대하여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 2019년 형제4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박○○, 오○○, 윤○○, 임○○, 조○○, 허○○(이하 청구인을 제외한 박○○ 외 5인을 ‘박○○ 등’이라 한다)은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로 근무를 하였던 사람들이고, 김○○는 ○○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겸 ○○대학교○○병원에서 ○○외과 전문의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청구인은 박○○ 등과 공모하여 2017. 9. 18. 김○○가 수술을 집도하지 않았음에도 환자 이□□ 등 8명의 환자에 대해 자신이 집도한 것처럼 11회에 걸쳐 수술기록지 등 진료 기록에 허위사실을 기재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등의 취지로 김○○를 고발하면서, 김○○가 직접 수술을 집도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환자 조□□에 대한 2017. 3. 9.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김□□에 대한 2017. 3. 14.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박□□에 대한 2017. 3. 22.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을 고발장에 첨부하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제출함으로써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누출하였다.』
나. 청구인은 2019. 4. 10.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의료법 제23조 제3항의 행위주체는 비의료인에 한정되고, 출력한 수술기록지는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환자 수술기록지를 수사기관에 대리수술의 증거물로 제출하는 행위는 공연성이 없어 누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의료법 제23조 제3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누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청구인은 대리수술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에서 환자 수술기록지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보더라도 청구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다. 청구인은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 수술기록지를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이는 형법 제16조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
3. 관련조항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전자의무기록) ③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탐지하거나 누출·변조 또는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및 제3항, 제18조 제3항, 제21조의2 제5항·제8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제10항을 위반한 자. 다만, 제12조 제3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과 관련 형사사건 판결(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2940 판결; 고등군사법원 2020. 9. 10. 선고 2020노66 판결; 제1군단 보통군사법원 2020. 1. 21. 선고 2019고14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0564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7. 9. 선고 2019노1842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0. 29. 선고 2019고정66 판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과 박○○ 등은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로 근무를 하였던 사람이다. 김○○는 위 ○○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겸 ○○대학교○○병원에서 ○○외과 전문 의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2) 청구인과 박○○ 등은 김○○가 대리 수술을 하였다고 고발하기로 사전에 논의하여, 2017. 9. 초순경 서울 ○○구 (주소 생략)에 있는 ○○대학교○○병원에서 환자 이□□에 대한 ‘2017. 1. 29. 수술실 간호기록지’ 등의 진료기록을 열람·출력하여 고발대리 변호사에게 건네주어, 변호사로 하여금 2017. 9. 18.경 ‘김○○가 수술 집도를 하지 아니한 환자 이□□ 등 8명에 대하여 마치 직접 집도한 것처럼 11회에 걸쳐 수술 기록지 등 진료 기록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여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작성하게 하고, 환자 이□□에 대한 수술실 간호기록지 사본, 환자 조□□에 대한 2017. 3. 9.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김□□에 대한 2017. 3. 14.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박□□에 대한 2017. 3. 22.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등을 첨부하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제출하게 하였다.
(3) 김○○는 2018. 4. 24.경 청구인과 박○○ 등이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누출하였다고 주장하며,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청구인과 박○○ 등을 무고 및 의료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12. 13. 박○○ 등의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처분(증거불충분)을, 의료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2018년 형제16028호). 당시 군복무 중인 청구인에 대해서는 같은 날 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에 사건이 분리·이송되었는데, 피청구인은 2019. 3. 8. 청구인의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처분(증거불충분)을 하고, 의료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4) 이□□는 2018. 5. 15. 자신에 관한 진료기록을 함부로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인과 박○○ 등을 고소하였다. 박○○ 등은 2019. 10. 29.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부터, 박○○ 등이 청구인과 공모하여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이□□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여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각 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박○○ 등이 청구인과 공모하여 의료인으로서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고소기간이 도과된 부적법한 고소라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위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9고정66). 위 판결에 대해 박○○ 등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0. 7. 9. 박○○ 등의 개인정보보호법위반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없는 행위라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박○○ 등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9노1842). 검사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23. 6. 29. 상고가 기각되어 항소심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0도10564).
한편, 군복무 중이던 청구인은 군사법원에 기소되어 2020. 1. 21. 청구인과 박○○ 등이 공모하여 이□□의 개인정보를 유출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을, 청구인과 박○○ 등이 공모하여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고소기간이 도과된 부적법한 고소라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받았다(제1군단 보통군사법원 2019고14). 이에 대한 군검사의 항소 및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다(고등군사법원 2020. 9. 10. 선고 2020노66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2940 판결).
나.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6761 판결 등 참조).
청구인은 담당교수인 김○○의 대리수술 등 의료법위반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면서, 환자 조□□, 김□□, 박□□의 각 수술기록지 사본을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청구인이 수술 날짜와 집도의 등이 기재된 각 수술기록지 사본을 제출하는 것은 김○○의 대리수술 등 의료법위반행위를 증명할 수 있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청구인은 위 수술기록지 사본들을 고발대리 변호사와 수사기관에만 제출하여 이들의 개인정보가 더 누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였다. 청구인의 행위로 침해되는 법익보다 대리수술 등 병원 내 잘못된 관행을 방지함으로써 보호되는 사람들의 생명 및 신체에 관한 법익 등이 우월하다고 보이고, 청구인은 대리수술 등 의료법위반행위를 신속하게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받아 고발을 진행하였으며, 청구인의 입장에서 김○○의 의료법위반행위를 입증할만한 다른 간이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이 위 수술기록지 사본들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함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없이 곧바로 청구인의 의료법위반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사 건 2019헌마384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대리인 변호사 신현호, 김용휘, 이종우, 정현진, 박자은
피 청 구 인 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 군검사
선 고 일 2023. 9. 26.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3. 8. 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 2019년 형제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9. 3. 8. 청구인에 대하여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 2019년 형제4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박○○, 오○○, 윤○○, 임○○, 조○○, 허○○(이하 청구인을 제외한 박○○ 외 5인을 ‘박○○ 등’이라 한다)은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로 근무를 하였던 사람들이고, 김○○는 ○○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겸 ○○대학교○○병원에서 ○○외과 전문의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청구인은 박○○ 등과 공모하여 2017. 9. 18. 김○○가 수술을 집도하지 않았음에도 환자 이□□ 등 8명의 환자에 대해 자신이 집도한 것처럼 11회에 걸쳐 수술기록지 등 진료 기록에 허위사실을 기재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등의 취지로 김○○를 고발하면서, 김○○가 직접 수술을 집도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환자 조□□에 대한 2017. 3. 9.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김□□에 대한 2017. 3. 14.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박□□에 대한 2017. 3. 22.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을 고발장에 첨부하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제출함으로써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누출하였다.』
나. 청구인은 2019. 4. 10.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의료법 제23조 제3항의 행위주체는 비의료인에 한정되고, 출력한 수술기록지는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환자 수술기록지를 수사기관에 대리수술의 증거물로 제출하는 행위는 공연성이 없어 누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의료법 제23조 제3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누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청구인은 대리수술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에서 환자 수술기록지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보더라도 청구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다. 청구인은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 수술기록지를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이는 형법 제16조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
3. 관련조항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전자의무기록) ③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탐지하거나 누출·변조 또는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및 제3항, 제18조 제3항, 제21조의2 제5항·제8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제10항을 위반한 자. 다만, 제12조 제3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과 관련 형사사건 판결(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2940 판결; 고등군사법원 2020. 9. 10. 선고 2020노66 판결; 제1군단 보통군사법원 2020. 1. 21. 선고 2019고14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0564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7. 9. 선고 2019노1842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0. 29. 선고 2019고정66 판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과 박○○ 등은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로 근무를 하였던 사람이다. 김○○는 위 ○○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겸 ○○대학교○○병원에서 ○○외과 전문 의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2) 청구인과 박○○ 등은 김○○가 대리 수술을 하였다고 고발하기로 사전에 논의하여, 2017. 9. 초순경 서울 ○○구 (주소 생략)에 있는 ○○대학교○○병원에서 환자 이□□에 대한 ‘2017. 1. 29. 수술실 간호기록지’ 등의 진료기록을 열람·출력하여 고발대리 변호사에게 건네주어, 변호사로 하여금 2017. 9. 18.경 ‘김○○가 수술 집도를 하지 아니한 환자 이□□ 등 8명에 대하여 마치 직접 집도한 것처럼 11회에 걸쳐 수술 기록지 등 진료 기록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여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작성하게 하고, 환자 이□□에 대한 수술실 간호기록지 사본, 환자 조□□에 대한 2017. 3. 9.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김□□에 대한 2017. 3. 14.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환자 박□□에 대한 2017. 3. 22.자 전자 수술기록지 사본 등을 첨부하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제출하게 하였다.
(3) 김○○는 2018. 4. 24.경 청구인과 박○○ 등이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누출하였다고 주장하며,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청구인과 박○○ 등을 무고 및 의료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12. 13. 박○○ 등의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처분(증거불충분)을, 의료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2018년 형제16028호). 당시 군복무 중인 청구인에 대해서는 같은 날 제9보병사단 보통검찰부에 사건이 분리·이송되었는데, 피청구인은 2019. 3. 8. 청구인의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처분(증거불충분)을 하고, 의료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4) 이□□는 2018. 5. 15. 자신에 관한 진료기록을 함부로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인과 박○○ 등을 고소하였다. 박○○ 등은 2019. 10. 29.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부터, 박○○ 등이 청구인과 공모하여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이□□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여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각 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박○○ 등이 청구인과 공모하여 의료인으로서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고소기간이 도과된 부적법한 고소라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위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9고정66). 위 판결에 대해 박○○ 등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0. 7. 9. 박○○ 등의 개인정보보호법위반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없는 행위라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박○○ 등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9노1842). 검사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23. 6. 29. 상고가 기각되어 항소심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0도10564).
한편, 군복무 중이던 청구인은 군사법원에 기소되어 2020. 1. 21. 청구인과 박○○ 등이 공모하여 이□□의 개인정보를 유출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을, 청구인과 박○○ 등이 공모하여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고소기간이 도과된 부적법한 고소라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받았다(제1군단 보통군사법원 2019고14). 이에 대한 군검사의 항소 및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다(고등군사법원 2020. 9. 10. 선고 2020노66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2940 판결).
나.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6761 판결 등 참조).
청구인은 담당교수인 김○○의 대리수술 등 의료법위반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면서, 환자 조□□, 김□□, 박□□의 각 수술기록지 사본을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청구인이 수술 날짜와 집도의 등이 기재된 각 수술기록지 사본을 제출하는 것은 김○○의 대리수술 등 의료법위반행위를 증명할 수 있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청구인은 위 수술기록지 사본들을 고발대리 변호사와 수사기관에만 제출하여 이들의 개인정보가 더 누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였다. 청구인의 행위로 침해되는 법익보다 대리수술 등 병원 내 잘못된 관행을 방지함으로써 보호되는 사람들의 생명 및 신체에 관한 법익 등이 우월하다고 보이고, 청구인은 대리수술 등 의료법위반행위를 신속하게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받아 고발을 진행하였으며, 청구인의 입장에서 김○○의 의료법위반행위를 입증할만한 다른 간이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이 위 수술기록지 사본들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함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없이 곧바로 청구인의 의료법위반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