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306

정밀신체수색 위헌확인

결정일: 2023년 9월 26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0헌마306 정밀신체수색 위헌확인
청 구 인 김○○
대리인 변호사 장경욱, 신윤경, 정진아
피 청 구 인 ○○구치소장
선 고 일 2023. 9. 26.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2019. 10. 18. 체포되어 ○○구치소에 구금되었던 사람이다. 피청구인은 2019. 10. 28.부터 2020. 1. 22.까지 청구인이 법원에 출정하거나 변호인을 접견할 때 총 30회의 신체검사를 실시하였다. 위 신체검사는, 여성 교도관이 독립된 공간에서 청구인으로 하여금 하의와 속옷을 무릎까지 내리도록 하여 육안으로 살펴보고, 수용복 상의의 지퍼를 연 뒤 안에 입고 있던 옷을 복부 위까지 걷어 올려 털도록 한 다음, 수용복 상의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확인하는 방법으로 행해졌다. 이에 청구인은 위 신체검사로 인하여 인격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2020. 2.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2020. 1. 23. 이후부터 청구인에 대하여 외표검사만을 실시하였으며, 청구인은 2020. 3. 16. 보석신청이 인용되어 석방되었다. 한편, 피청구인은 2020. 4. 8. ‘변호인 접견 수용자 신체검사 합리적 운영’이라는 내부지침을 발령하였고, 위 지침은 최근까지도 시행 중이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19. 10. 28.부터 2020. 1. 22.까지 법원에 출정하거나 변호인을 접견하는 청구인에 대하여, 여성 교도관을 통해 독립된 공간에서 ‘청구인으로 하여금 하의와 속옷을 무릎까지 내리도록 하여 육안으로 살펴보고, 수용복 상의의 지퍼를 연 뒤 안에 입고 있던 옷을 복부 위까지 걷어 올려 털도록 한 다음, 수용복 상의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확인하는 방법’으로 실시한 총 30회의 신체검사(이하 ‘이 사건 검사’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3조(신체검사 등) ① 교도관은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면 수용자의 신체·의류·휴대품·거실 및 작업장 등을 검사할 수 있다.
② 수용자의 신체를 검사하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고통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유의하여야 하며, 특히 신체를 면밀하게 검사할 필요가 있으면 다른 수용자가 볼 수 없는 차단된 장소에서 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검사는 법원 출정 및 변호인 접견시마다 행해진 것으로, 기본권 침해가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적 해명이 중대하여 심판의 이익이 인정된다. 이 사건 검사는, 반입금지물품을 소지할 가능성 및 외표검사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 이유 유무를 불문하고 고통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실시되었으므로, 인격권, 신체의 자유, 재판청구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 검사는 이미 종료되어 이 사건 심판청구를 인용하더라도 청구인에 대한 권리구제는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되었다.
나. 다만 헌법소원심판은 객관적 헌법질서를 보장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으므로,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06. 6. 29. 2004헌마826 참조). 이때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란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성이 있는 것을 의미하고,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란 단순히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당해 사안을 떠나 일반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헌법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하여 그 해명이 긴요한 경우를 의미한다(헌재 2018. 8. 30. 2014헌마681 참조). 한편 동일한 쟁점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선례를 통해 이미 헌법적 해명을 마쳤고 같은 판단을 변경할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같은 판단을 반복하여 밝힐 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한다(헌재 2015. 7. 30. 2012헌마610 참조).
다. 피청구인은 2020. 1. 23. 이후부터 청구인에 대하여 외표검사만을 실시하였으며, 청구인은 2020. 3. 16. 보석신청이 인용되어 석방되었다. 한편, 피청구인이 2020. 4. 8. 발령하여 최근까지 시행하고 있는 ‘변호인 접견 수용자 신체검사 합리적 운영’에 의하면, 법원 출정 및 변호인 접견시 ‘의류를 착의한 상태에서 고정식 물품 검색기를 통과하게 한 뒤 휴대식 금속탐지기 또는 손으로 촉수 검사를 실시’하는 ‘통상적인 신체검사’를 원칙으로 하여야 하고, ‘가림막 등이 설치된 별도의 신체검사실에서 가운을 입히고 동성의 적정 필요 직원만 입회하여 실시’하는 ‘정밀 신체검사’는 엄중관리 대상자, 부정물품 소지·수수 의심 또는 전력이 있는 수용자 등 특별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한 정밀 신체검사 중에서도 ‘팬티를 무릎까지 내려 육안으로 검사’하는 방법은 특히 필요한 경우로 한정된다. 그렇다면 더 이상 피청구인이 이 사건 검사와 같은 유형의 신체검사를 반복할 위험은 없다고 할 것이다.
라. 헌법재판소는 헌재 2002. 7. 18. 2000헌마327, 헌재 2006. 6. 29. 2004헌마826 등의 결정에서, 수용시설 내에서 ‘상의를 속옷과 함께 겨드랑이까지 올리고, 하의를 속옷과 함께 무릎까지 내려서 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시된 신체검사가 헌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 대하여 해명한 바 있다. 수용자가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흉기 등 위험물 및 반입금지물품을 소지·은닉한 채 입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며, 다른 방법 예컨대 외부로부터의 관찰 또는 촉진에 의한 검사 등으로는 위 물품을 도저히 찾아내기 어렵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수용자에 대한 기본권 침해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수단과 방법으로 실시되는 경우에 한하여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 선례들에서 이 사건 검사와 같은 유형으로 행해진 신체검사의 헌법적 허용범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이미 헌법적 해명을 마쳤고 위 선례들의 판단을 변경할 사정이 없는 이상, 동일한 쟁점에 대하여 같은 판단을 반복하여 밝힐 심판의 이익이 없다. 이 사건 검사가 행해진 상황, 횟수, 대상, 방법 등이 위 선례들에서 문제된 신체검사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당해 사안에서 문제되는 신체검사의 허용 여부를 달리하는 요소일 뿐 이를 넘어서서 이에 대한 일반적인 허용범위 자체를 달리 판단해야 할 요소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선례들의 판단 이외에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일반적이고 중대한 사항이 남아있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