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마871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3항 등 위헌확인
결정일: 2023년 10월 26일
결정요지
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3항은 공기업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ㆍ감독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장관이 공기업의 계약상대방에 관해서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에 관한 내용으로서 공기업의 계약상대방과 관련된 내용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위 조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배하여 공기업의 자회사와 경쟁하는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의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공기업이 그 자회사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한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달성되는 공익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한 사회통합과 ‘고용-복지-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시키는 것으로, 제한되는 사익에 비하여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의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공기업이 그 자회사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한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달성되는 공익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한 사회통합과 ‘고용-복지-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시키는 것으로, 제한되는 사익에 비하여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 제15조, 제37조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1항, 제2항, 제3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1항, 제2항, 제3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별지 1] 청구인 명단과 같음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이하 ‘한수원’이라 한다)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한다)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에 의하여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된 공공기관이다. 청구인들은 청소 및 시설관리 용역업체를 운영하면서 한수원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한수원이 관리하는 고리, 월성, 한빛, 한울 원자력 발전소에 용역근로자를 공급해 온 사람들이다.
나. 정부는 2017. 7. 20.경 공공부분의 정규직 전환을 위하여 ‘공공부분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라 한다)을 수립ㆍ발표하였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기업이 파견근로자 등(이하 ‘비정규직 근로자’라 한다)을 비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근로자(이하 ‘정규직 근로자’라 한다)로 고용하도록 유도하면서, 공기업이 자회사를 설립하여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한 경우에는 그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이하 ‘계약사무규칙’이라 한다)에서는 제8조 제1항 제2호의2를 신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 자회사와 공기업 등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고, 2018. 7. 18. 고용노동부고시 제2018-60호로 제정된 ‘공공기관이 자회사 등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고용기준에 관한 고시’(이하 ‘수의계약고용기준고시’라 한다)에서는 공기업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회사의 요건으로 자회사의 정규직 근로자 고용기준을 규정하였다.
다. 한수원은 위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수원의 일반관리분야의 용역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 주식회사(이하 ‘퍼스트키퍼스’라고 한다)를 설립하였고, 퍼스트키퍼스는 2019. 6. 28.경 정규직 전환 채용 공고를 하였다.
라. 한수원은 청소용역 및 시설관리용역계약을 함에 있어서 퍼스트키퍼스 설립 이전에는 주로 중소기업제한 및 지역제한의 제한경쟁입찰 방식에 의하여 여러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퍼스트키퍼스 설립 이후에는 퍼스트키퍼스와 사이에서만 지속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마. 이에 청구인들은 한수원과 그 자회사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 계약사무규칙 제6조 제1항 단서 및 제8조 제1항 제2호의2 중 ‘자회사’ 부분, 수의계약고용기준고시 제2조 중 ‘자회사’ 부분이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 8.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중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은 공기업의 회계처리의 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자체만으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위 조항은 청구인들의 기본권 제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나. 또한 공기업의 계약체결방법으로 수의계약을 규정하고 있는 계약사무규칙 제6조 제1항 단서와 수의계약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자회사의 요건으로서 갖추어야 할 정규직 고용기준에 관한 수의계약고용기준고시 제2조 중 ‘자회사’ 부분과 관련하여 청구인들은 공기업의 계약체결 방법으로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한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지 않고, 위 고시 조항도 수의계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회사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자체로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공기업의 정규직 고용 의무나 자회사 설립 방식의 정규직 전환 의무를 직접 부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 부분도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공기업인 한수원이 그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 부분을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계약사무규칙 제8조 제1항 제2호의2 중 ‘공기업의 자회사’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제2호의2 중 ‘공기업의 자회사’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 2]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것)
제8조(수의계약) ①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
2의2.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파견근로자 등(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로 한정한다)을 비정규직 근로자(「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를 말한다)가 아닌 근로자로 고용하는 자회사(다른 공공기관의 자회사를 포함한다), 출자회사(다른 공공기관의 출자회사를 포함한다) 또는 공공기관과 해당 파견근로자 등이 수행하는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넘어 국민의 권리의무를 제한하는 수의계약의 체결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자회사에 채용된 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자회사가 아닌 업체의 경쟁입찰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고 이는 결국 청구인들의 사업기회를 아예 박탈한 것이므로 법익균형성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경쟁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청구인들과 한수원의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는 한수원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려는 용역업체라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퍼스트키퍼스만 배타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청구인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청구의 적법성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자신의 기본권을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당한 사람이 청구할 수 있고,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
나.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한 공기업의 자회사(이하 ‘자회사’라 한다)는 그 설립 목적이 종전에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렇게 설립된 자회사는 공기업과의 지속적인 용역계약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 독자적인 영업과 존립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기업이 위와 같은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공기업과 자회사 간에 지속적으로 수의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제로 청구인들은 종전과 같은 제한경쟁입찰에 의한 공기업 한수원과의 계약체결 기회 자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공기업과 자회사의 수의계약 자체는 사법상 계약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은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기획재정부령으로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를 정한 것으로서, 국가가 우월적 지위에서 사적 영역에 개입하여 계약 상대방 선정과 관련한 자격 내지 조건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기업의 자회사와 경쟁하는 청구인들이 공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기 어렵게 하는 등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기본권 침해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의 직접 수범자는 아니지만,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자회사와 경쟁하여 공기업의 계약 상대방이 될 수 있는 자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실질적 규율대상에 해당하여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공기업과 자회사의 수의계약 체결 및 그에 따른 일반경쟁입찰의 미실시가 예상되므로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 및 직접성도 인정된다.
한편, 법규범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할 때의 집행행위란 공권력 행사로서의 집행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헌재 1996. 4. 25. 95헌마331 참조), 법규범이 정하고 있는 법률효과가 구체적으로 발생함에 있어 공기업의 사법상의 행위인 수의계약 체결행위를 예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법규범의 직접성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규정한 ‘다른 권리구제절차’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를 직접 대상으로 하여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권리구제절차를 의미하므로(헌재 1998. 7. 16. 96헌마246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법령인 이상 보충성은 문제되지 않는다.
5. 판단
가.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
(1) 정부는 2017. 7.경 관계부처 합동으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은 실태조사와 전환추진의 시기에 따라 3단계로 이루어지도록 하였는데, 1단계는 기존 고용노동부 공공부문 실태조사 대상기관을 대상으로, 2단계는 자치단체 출연ㆍ출자기관,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의 자회사를 대상으로, 3단계는 민간위탁기관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2) 공공기관들은 위와 같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하여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이에 정부는 정규직 전환정책으로 설립된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2018. 6. 29. 기획재정부훈령 제385호로 ‘기타공공기관 계약사무 운영규정’ 제7조 제2호의2를 신설하고, 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계약사무규칙 제8조 제1항 제2호의2를 신설하여 공공기관과 그 자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내용
(1)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과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체제의 확립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1항은 공기업의 회계원칙으로 발생주의 회계원칙을 규정하고, 제2항은 공기업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은 위 조항들에 따른 회계처리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고 있다. 위와 같은 위임에 따라 공기업의 회계처리원칙에 관하여는 ‘공기업ㆍ준정부기관 회계사무규칙’(이하 ‘회계사무규칙’이라 한다)이, 공기업의 계약의 기준과 절차, 입찰참가자격의 제한 등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는 계약사무규칙이 기획재정부령으로 규정되어 있다.
(2) 계약사무규칙 제6조는 공기업이 체결하는 계약의 방법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공기업의 계약은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입찰에 의한 방법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계약의 목적ㆍ성질ㆍ규모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수의계약이란 계약상대자를 결정함에 있어 경쟁입찰에 의하지 않고 특정인을 계약상대자로 선정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일반경쟁입찰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 인정된다. 계약사무규칙 제8조 제1항은 수의계약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이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이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청구인들이 영업을 하면서 자유롭게 경쟁하여 공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2)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넘어 규정한 것인지, 나아가 이러한 제한이 과도한 것인지 문제되므로 법률유보원칙과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3) 한편,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취지는 청구인들이 자회사와 동등하게 경쟁하여 공기업과 용역계약을 체결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여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4)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라. 법률유보원칙 위배 여부
(1) 국민의 기본권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제한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은 원칙적으로 법률로써만 가능하다. 이러한 법률유보원칙은 ‘법률에 의한’ 규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다(헌재 2018. 6. 28. 2017헌마181; 헌재 2020. 3. 26. 2019헌마212 참조).
한편, 하위법령에 규정된 내용이 상위법령이 위임한 범위 안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특정 법령조항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수권법령조항 자체가 위임하는 사항과 그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관련 법규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 규정에 비추어 위임받은 내용과 범위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범위 안에서 규정된 하위법령 조항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헌재 2018. 5. 31. 2015헌마853 참조).
(2)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사회공공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하여 개인자본으로는 합리적인 경영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간산업이나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수단 또는 국토방위 등에 직결되어 성질상 사인이 경영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직접 기업체를 설립하여 공익사업을 수행한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그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 사회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직접 경영하거나 경영에 참가하는 기업을 공기업이라 하는데, 공기업의 사업은 위와 같이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므로(헌재 2001. 11. 29. 2001헌바4; 헌재 2016. 12. 29. 2015헌바225 참조), 공공기관운영법에서는 공기업의 자율ㆍ책임경영체제의 확립과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여러 가지 규율을 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운영법에서는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공기업의 운영에 관한 지침을 정하고 이러한 경영지침 이행에 관한 사항을 감독하거나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를 하도록 하는 등 공기업의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ㆍ감독권한을 인정하고 있다(제48조, 제50조, 제51조 등 참조).
또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는 공기업의 회계원칙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 제1항은 “공기업의 회계는 경영성과와 재산의 증감 및 변동 상태를 명백히 표시하기 위하여 그 발생 사실에 따라 처리한다.”라고 하여 공기업의 회계에 관한 원칙으로 발생주의 회계원칙을 규정하고, 제2항은 공기업이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 등에 대하여 2년의 범위 내에서 일정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은 위와 같은 공기업의 회계처리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은 공기업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ㆍ감독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공기업의 경영성과와 재산의 증감 및 변동 상태를 명백히 표시하기 위한 공기업의 회계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입찰참가자격제한과 같이 공기업의 계약상대방에 관해서도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하는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에 관한 내용으로서 공기업의 계약상대방과 관련된 내용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마.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심사기준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인격발현에 대한 침해의 효과가 작다고 할 수 있으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할 때에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인 과잉금지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헌재 2018. 5. 31. 2015헌마853 참조).
(2)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한 자회사에 대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공기업의 수의계약은 일반경쟁입찰에 대한 예외로서 계약사무규칙에서는 기관장이나 계약담당자의 자의나 비리 등이 개입되지 않도록 그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 자회사를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로 명시한 것은 공기업이 그 자회사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므로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 보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3) 침해의 최소성
(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은 비용절감과 탄력적인 인력운용을 위하여 비정규직을 확대하여 왔으나,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그 규모와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상시 노출되어 있어 사회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2017. 7.경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공공부분의 정규직 전환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였는데, 공기업에 따라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접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 정규직 전환대상 근로자들의 높은 연령 등을 이유로 직접 고용의 방법 대신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고용의 방법을 택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설립된 자회사는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한 회사이므로, 자회사의 안정적인 사업운영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과 그 자회사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공기업과 자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나) 다만 청구인들과 같이 공기업의 자회사가 아닌 자들은 이로 인해 공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받게 되었으나, 이는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 자회사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한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자회사는 경영상 필요나 시장의 수요에 따라 설립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설립된 회사이므로, 자회사가 그 설립과 동시에 기업으로서의 독자적인 경쟁력이나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적어도 자회사가 독자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할 때까지는 공기업과의 수의계약을 통하여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와 달리 자회사도 공기업의 경쟁입찰에 응하게 하면서 가산점이나 우대조건 등을 부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정도로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4) 법익의 균형성
공기업은 국가가 사회정책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자본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으로서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이에 정부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던 비정규직 문제를 공공부문에서부터 해소하고자 하였고,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를 규정한 것이다.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한 사회통합과 ‘고용-복지-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시키는 것이므로, 그 공익이 중대하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경쟁입찰이 실시되는 경우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사기업 등 민간영역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한다.
(5)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바. 소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별지 1] 청구인 명단
1~23. 강○○ 외 22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
담당변호사 조기현, 신예원, 조재휘
[별지 2] 관련조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39조(회계원칙 등) ①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회계는 경영성과와 재산의 증감 및 변동 상태를 명백히 표시하기 위하여 그 발생 사실에 따라 처리한다.
②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ㆍ법인 또는 단체 등에 대하여 2년의 범위 내에서 일정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회계처리의 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07. 11. 28. 재정경제부령 제586호로 제정된 것)
제6조(계약의 방법) ①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계약을 체결하려면 일반경쟁에 부쳐야 한다. 다만, 계약의 목적ㆍ성질ㆍ규모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참가자를 지명하여 경쟁에 부치거나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것)
제8조(수의계약) ①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
1. 국가ㆍ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2.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그 자회사(해당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발행주식총수 또는 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법인을 말한다. 이하 같다) 또는 출자회사(해당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과 다른 공기업ㆍ준정부기관 또는 한국산업은행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합계가 발행주식총수 또는 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 이상인 법인을 말한다. 이하 같다)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가. 정부의 경영혁신을 위한 정책에 따라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업무를 위탁하거나 대행시켜 시행하는 경우
나. 해당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가지고 있는 시설ㆍ설비 또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1종 시설물의 유지관리 등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다. 주무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특정기술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라.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경영혁신을 위하여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자회사 또는 출자회사를 정리하는 경우로서 주무기관의 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3. 해외사무소에서 사용하는 물품을 현지에서 구매하는 경우
4. 국가안전보장, 외교관계, 공익목적,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항으로서 비밀리에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개발선정품 세부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으로서 기관장이 개발선정품으로 지정한 제품을 그 지정일부터 3년 이내에 그 생산자로부터 제조ㆍ구매하는 경우
6.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따른 성과공유제를 시행하여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성과공유제 확산 추진본부로부터 그 성과를 확인받은 후 2년 이내에 해당 수탁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7.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제1항ㆍ제2항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같은 조 제1항 제3호 사목에 따라 수의계약을 하는 경우에는 같은 목의 고시 금액에도 불구하고 이 규칙 제4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이 고시한 금액 미만의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8.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 제1항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
9.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4조에 따라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부동산을 부득이하게 공장용지로 사용하려는 중소기업자에게 매각하는 경우
구 공공기관이 자회사 등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고용 기준에 관한 고시(2018. 7. 18. 고용노동부고시 제2018-60호로 제정되고, 2021. 1. 15.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고용기준) 제1조에 따른 고용 기준은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를 자회사, 출자회사 또는 다른 공공기관이 붙임 1과 붙임 2에 따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청 구 인[별지 1] 청구인 명단과 같음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이하 ‘한수원’이라 한다)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한다)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에 의하여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된 공공기관이다. 청구인들은 청소 및 시설관리 용역업체를 운영하면서 한수원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한수원이 관리하는 고리, 월성, 한빛, 한울 원자력 발전소에 용역근로자를 공급해 온 사람들이다.
나. 정부는 2017. 7. 20.경 공공부분의 정규직 전환을 위하여 ‘공공부분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라 한다)을 수립ㆍ발표하였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기업이 파견근로자 등(이하 ‘비정규직 근로자’라 한다)을 비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근로자(이하 ‘정규직 근로자’라 한다)로 고용하도록 유도하면서, 공기업이 자회사를 설립하여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한 경우에는 그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이하 ‘계약사무규칙’이라 한다)에서는 제8조 제1항 제2호의2를 신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 자회사와 공기업 등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고, 2018. 7. 18. 고용노동부고시 제2018-60호로 제정된 ‘공공기관이 자회사 등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고용기준에 관한 고시’(이하 ‘수의계약고용기준고시’라 한다)에서는 공기업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회사의 요건으로 자회사의 정규직 근로자 고용기준을 규정하였다.
다. 한수원은 위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수원의 일반관리분야의 용역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 주식회사(이하 ‘퍼스트키퍼스’라고 한다)를 설립하였고, 퍼스트키퍼스는 2019. 6. 28.경 정규직 전환 채용 공고를 하였다.
라. 한수원은 청소용역 및 시설관리용역계약을 함에 있어서 퍼스트키퍼스 설립 이전에는 주로 중소기업제한 및 지역제한의 제한경쟁입찰 방식에 의하여 여러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퍼스트키퍼스 설립 이후에는 퍼스트키퍼스와 사이에서만 지속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마. 이에 청구인들은 한수원과 그 자회사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 계약사무규칙 제6조 제1항 단서 및 제8조 제1항 제2호의2 중 ‘자회사’ 부분, 수의계약고용기준고시 제2조 중 ‘자회사’ 부분이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 8.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중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은 공기업의 회계처리의 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자체만으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위 조항은 청구인들의 기본권 제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나. 또한 공기업의 계약체결방법으로 수의계약을 규정하고 있는 계약사무규칙 제6조 제1항 단서와 수의계약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자회사의 요건으로서 갖추어야 할 정규직 고용기준에 관한 수의계약고용기준고시 제2조 중 ‘자회사’ 부분과 관련하여 청구인들은 공기업의 계약체결 방법으로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한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지 않고, 위 고시 조항도 수의계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회사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자체로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공기업의 정규직 고용 의무나 자회사 설립 방식의 정규직 전환 의무를 직접 부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 부분도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공기업인 한수원이 그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 부분을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계약사무규칙 제8조 제1항 제2호의2 중 ‘공기업의 자회사’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제2호의2 중 ‘공기업의 자회사’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 2]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것)
제8조(수의계약) ①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
2의2.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파견근로자 등(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로 한정한다)을 비정규직 근로자(「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를 말한다)가 아닌 근로자로 고용하는 자회사(다른 공공기관의 자회사를 포함한다), 출자회사(다른 공공기관의 출자회사를 포함한다) 또는 공공기관과 해당 파견근로자 등이 수행하는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넘어 국민의 권리의무를 제한하는 수의계약의 체결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자회사에 채용된 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자회사가 아닌 업체의 경쟁입찰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고 이는 결국 청구인들의 사업기회를 아예 박탈한 것이므로 법익균형성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경쟁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청구인들과 한수원의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는 한수원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려는 용역업체라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퍼스트키퍼스만 배타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청구인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청구의 적법성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자신의 기본권을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당한 사람이 청구할 수 있고,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
나.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한 공기업의 자회사(이하 ‘자회사’라 한다)는 그 설립 목적이 종전에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렇게 설립된 자회사는 공기업과의 지속적인 용역계약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 독자적인 영업과 존립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기업이 위와 같은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공기업과 자회사 간에 지속적으로 수의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제로 청구인들은 종전과 같은 제한경쟁입찰에 의한 공기업 한수원과의 계약체결 기회 자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공기업과 자회사의 수의계약 자체는 사법상 계약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은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기획재정부령으로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를 정한 것으로서, 국가가 우월적 지위에서 사적 영역에 개입하여 계약 상대방 선정과 관련한 자격 내지 조건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기업의 자회사와 경쟁하는 청구인들이 공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기 어렵게 하는 등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기본권 침해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의 직접 수범자는 아니지만,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자회사와 경쟁하여 공기업의 계약 상대방이 될 수 있는 자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실질적 규율대상에 해당하여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공기업과 자회사의 수의계약 체결 및 그에 따른 일반경쟁입찰의 미실시가 예상되므로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 및 직접성도 인정된다.
한편, 법규범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할 때의 집행행위란 공권력 행사로서의 집행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헌재 1996. 4. 25. 95헌마331 참조), 법규범이 정하고 있는 법률효과가 구체적으로 발생함에 있어 공기업의 사법상의 행위인 수의계약 체결행위를 예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법규범의 직접성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규정한 ‘다른 권리구제절차’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를 직접 대상으로 하여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권리구제절차를 의미하므로(헌재 1998. 7. 16. 96헌마246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법령인 이상 보충성은 문제되지 않는다.
5. 판단
가.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
(1) 정부는 2017. 7.경 관계부처 합동으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은 실태조사와 전환추진의 시기에 따라 3단계로 이루어지도록 하였는데, 1단계는 기존 고용노동부 공공부문 실태조사 대상기관을 대상으로, 2단계는 자치단체 출연ㆍ출자기관,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의 자회사를 대상으로, 3단계는 민간위탁기관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2) 공공기관들은 위와 같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하여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이에 정부는 정규직 전환정책으로 설립된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2018. 6. 29. 기획재정부훈령 제385호로 ‘기타공공기관 계약사무 운영규정’ 제7조 제2호의2를 신설하고, 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계약사무규칙 제8조 제1항 제2호의2를 신설하여 공공기관과 그 자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내용
(1)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과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체제의 확립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1항은 공기업의 회계원칙으로 발생주의 회계원칙을 규정하고, 제2항은 공기업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은 위 조항들에 따른 회계처리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고 있다. 위와 같은 위임에 따라 공기업의 회계처리원칙에 관하여는 ‘공기업ㆍ준정부기관 회계사무규칙’(이하 ‘회계사무규칙’이라 한다)이, 공기업의 계약의 기준과 절차, 입찰참가자격의 제한 등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는 계약사무규칙이 기획재정부령으로 규정되어 있다.
(2) 계약사무규칙 제6조는 공기업이 체결하는 계약의 방법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공기업의 계약은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입찰에 의한 방법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계약의 목적ㆍ성질ㆍ규모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수의계약이란 계약상대자를 결정함에 있어 경쟁입찰에 의하지 않고 특정인을 계약상대자로 선정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일반경쟁입찰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 인정된다. 계약사무규칙 제8조 제1항은 수의계약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이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이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청구인들이 영업을 하면서 자유롭게 경쟁하여 공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2)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넘어 규정한 것인지, 나아가 이러한 제한이 과도한 것인지 문제되므로 법률유보원칙과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3) 한편,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취지는 청구인들이 자회사와 동등하게 경쟁하여 공기업과 용역계약을 체결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여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4)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라. 법률유보원칙 위배 여부
(1) 국민의 기본권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제한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은 원칙적으로 법률로써만 가능하다. 이러한 법률유보원칙은 ‘법률에 의한’ 규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다(헌재 2018. 6. 28. 2017헌마181; 헌재 2020. 3. 26. 2019헌마212 참조).
한편, 하위법령에 규정된 내용이 상위법령이 위임한 범위 안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특정 법령조항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수권법령조항 자체가 위임하는 사항과 그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관련 법규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 규정에 비추어 위임받은 내용과 범위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범위 안에서 규정된 하위법령 조항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헌재 2018. 5. 31. 2015헌마853 참조).
(2)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사회공공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하여 개인자본으로는 합리적인 경영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간산업이나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수단 또는 국토방위 등에 직결되어 성질상 사인이 경영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직접 기업체를 설립하여 공익사업을 수행한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그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 사회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직접 경영하거나 경영에 참가하는 기업을 공기업이라 하는데, 공기업의 사업은 위와 같이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므로(헌재 2001. 11. 29. 2001헌바4; 헌재 2016. 12. 29. 2015헌바225 참조), 공공기관운영법에서는 공기업의 자율ㆍ책임경영체제의 확립과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여러 가지 규율을 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운영법에서는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공기업의 운영에 관한 지침을 정하고 이러한 경영지침 이행에 관한 사항을 감독하거나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를 하도록 하는 등 공기업의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ㆍ감독권한을 인정하고 있다(제48조, 제50조, 제51조 등 참조).
또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는 공기업의 회계원칙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 제1항은 “공기업의 회계는 경영성과와 재산의 증감 및 변동 상태를 명백히 표시하기 위하여 그 발생 사실에 따라 처리한다.”라고 하여 공기업의 회계에 관한 원칙으로 발생주의 회계원칙을 규정하고, 제2항은 공기업이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 등에 대하여 2년의 범위 내에서 일정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은 위와 같은 공기업의 회계처리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은 공기업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ㆍ감독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공기업의 경영성과와 재산의 증감 및 변동 상태를 명백히 표시하기 위한 공기업의 회계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입찰참가자격제한과 같이 공기업의 계약상대방에 관해서도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하는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에 관한 내용으로서 공기업의 계약상대방과 관련된 내용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마.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심사기준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인격발현에 대한 침해의 효과가 작다고 할 수 있으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할 때에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인 과잉금지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헌재 2018. 5. 31. 2015헌마853 참조).
(2)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한 자회사에 대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공기업의 수의계약은 일반경쟁입찰에 대한 예외로서 계약사무규칙에서는 기관장이나 계약담당자의 자의나 비리 등이 개입되지 않도록 그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이 고용안정을 위하여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 자회사를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로 명시한 것은 공기업이 그 자회사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므로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 보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3) 침해의 최소성
(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은 비용절감과 탄력적인 인력운용을 위하여 비정규직을 확대하여 왔으나,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그 규모와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상시 노출되어 있어 사회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2017. 7.경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공공부분의 정규직 전환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였는데, 공기업에 따라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접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 정규직 전환대상 근로자들의 높은 연령 등을 이유로 직접 고용의 방법 대신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고용의 방법을 택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설립된 자회사는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한 회사이므로, 자회사의 안정적인 사업운영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심판대상조항은 공기업과 그 자회사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공기업과 자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나) 다만 청구인들과 같이 공기업의 자회사가 아닌 자들은 이로 인해 공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받게 되었으나, 이는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 자회사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한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자회사는 경영상 필요나 시장의 수요에 따라 설립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공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설립된 회사이므로, 자회사가 그 설립과 동시에 기업으로서의 독자적인 경쟁력이나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적어도 자회사가 독자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할 때까지는 공기업과의 수의계약을 통하여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와 달리 자회사도 공기업의 경쟁입찰에 응하게 하면서 가산점이나 우대조건 등을 부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정도로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4) 법익의 균형성
공기업은 국가가 사회정책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자본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으로서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이에 정부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던 비정규직 문제를 공공부문에서부터 해소하고자 하였고,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기업의 수의계약사유를 규정한 것이다.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한 사회통합과 ‘고용-복지-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시키는 것이므로, 그 공익이 중대하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경쟁입찰이 실시되는 경우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사기업 등 민간영역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한다.
(5)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바. 소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별지 1] 청구인 명단
1~23. 강○○ 외 22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
담당변호사 조기현, 신예원, 조재휘
[별지 2] 관련조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39조(회계원칙 등) ①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회계는 경영성과와 재산의 증감 및 변동 상태를 명백히 표시하기 위하여 그 발생 사실에 따라 처리한다.
②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ㆍ법인 또는 단체 등에 대하여 2년의 범위 내에서 일정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회계처리의 원칙과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07. 11. 28. 재정경제부령 제586호로 제정된 것)
제6조(계약의 방법) ①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계약을 체결하려면 일반경쟁에 부쳐야 한다. 다만, 계약의 목적ㆍ성질ㆍ규모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참가자를 지명하여 경쟁에 부치거나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8. 7. 5. 기획재정부령 제683호로 개정된 것)
제8조(수의계약) ①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
1. 국가ㆍ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2.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그 자회사(해당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발행주식총수 또는 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법인을 말한다. 이하 같다) 또는 출자회사(해당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과 다른 공기업ㆍ준정부기관 또는 한국산업은행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합계가 발행주식총수 또는 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 이상인 법인을 말한다. 이하 같다)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가. 정부의 경영혁신을 위한 정책에 따라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업무를 위탁하거나 대행시켜 시행하는 경우
나. 해당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가지고 있는 시설ㆍ설비 또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1종 시설물의 유지관리 등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다. 주무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특정기술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라.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경영혁신을 위하여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자회사 또는 출자회사를 정리하는 경우로서 주무기관의 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3. 해외사무소에서 사용하는 물품을 현지에서 구매하는 경우
4. 국가안전보장, 외교관계, 공익목적,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항으로서 비밀리에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개발선정품 세부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으로서 기관장이 개발선정품으로 지정한 제품을 그 지정일부터 3년 이내에 그 생산자로부터 제조ㆍ구매하는 경우
6.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이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따른 성과공유제를 시행하여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성과공유제 확산 추진본부로부터 그 성과를 확인받은 후 2년 이내에 해당 수탁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7.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제1항ㆍ제2항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같은 조 제1항 제3호 사목에 따라 수의계약을 하는 경우에는 같은 목의 고시 금액에도 불구하고 이 규칙 제4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이 고시한 금액 미만의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8.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 제1항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
9.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4조에 따라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부동산을 부득이하게 공장용지로 사용하려는 중소기업자에게 매각하는 경우
구 공공기관이 자회사 등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고용 기준에 관한 고시(2018. 7. 18. 고용노동부고시 제2018-60호로 제정되고, 2021. 1. 15.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고용기준) 제1조에 따른 고용 기준은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를 자회사, 출자회사 또는 다른 공공기관이 붙임 1과 붙임 2에 따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경우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