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402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3년 10월 26일

결정요지

가.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당, 공직선거법에 따른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후보자 또는 당선된 사람, 후원회ㆍ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정치자금에 해당하는 모든 경우를 개별적, 구체적으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어떤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판단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정치자금’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정치자금법 제3조 제2호는 ‘기부’를 ‘정치활동을 위하여 개인 또는 후원회 그 밖의 자가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정의하고 이어서 “제3자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하거나 지출하는 경우와 금품이나 시설의 무상대여, 채무의 면제ㆍ경감 그 밖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등은 이를 기부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어 정치자금법상 기부가 무슨 의미인지에 관하여 불명료성은 없다.
심판대상조항의 ‘기부’ 부분에 의하여 금지되고 처벌되는 행위는 정치자금법 등 관련 조항의 문언과 입법취지, 규정형식 등을 종합하여 구체화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기부’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나. 정치자금법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후원회에 후원금을 내는 방법으로만 허용하고 후원금 기부한도, 모금 방법, 수입과 지출에 대한 회계처리 등에 관하여 상세히 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인에게 노무를 제공하여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등의 기부행위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법적 규제를 잠탈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이 크다. 이처럼 정치자금의 적정 제공을 보장하기 위하여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자의 정치활동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원외 당협위원장을 후원회지정권자에서 제외하여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지역구국회의원과의 지위, 정치활동의 대상 및 범위에 있어서의 차이, 후원회의 효과적인 통제 등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지역구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자를 후원회지정권자에서 제외한 것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정치활동을 위한 경비의 지출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위치에 있다고 볼 것인지 명확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외 당협위원장이나 지역구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자를 지역구국회의원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정치자금법(2016. 3. 3. 법률 제14074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정치자금법(2021. 1. 5. 법률 제17885호로 개정된 것) 제6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은○○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담당변호사 사봉관 외 5인
당해사건대법원 2020도2795 정치자금법위반
【주 문】
정치자금법(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자’ 중 제6조 제2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당 간부로 활동하던 청구인은 ‘2016. 6. 15.부터 2017. 5. 25.까지 사이에 주식회사 ○○가 렌트비와 임금 등을 지급하는 최○○이 운전하는 렌트 차량을 주 1~2회 합계 93회 이용함으로써,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액수 불상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라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2019. 9. 2.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8고합276).
항소심 법원은 2020. 2. 6.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검사의 항소(양형부당)가 이유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다(수원고등법원 2019노391). 이에 청구인은 상고하여 그 소송 계속 중(대법원 2020도2795)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0. 7. 9. 기각되자(대법원 2020초기437), 2020. 8.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2020. 7. 9. ‘항소심은 검사의 적법한 항소이유 기재 방식, 항소심의 심판범위, 불이익변경금지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라고 보아,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 법원은 2020. 10. 16. 청구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제1심 법원이 선고한 벌금 90만 원의 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수원고등법원 2020노437).
청구인은 2018. 6. 13.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되었고, 위와 같이 벌금 90만 원의 형이 확정됨으로써 시장직을 유지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 중 청구인과 관련된 부분은 같은 항 본문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자’에 관한 부분이고, 그중에서도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바는 국회의원은 상시 후원회가 허용되지만 원외 정치인은 후원회지정권자로 규정하지 아니하여 정치자금을 기부받을 수 없게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는 것의 위헌성이므로, 심판대상을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본문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자’ 중 제6조 제2호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나. 또한 청구인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가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위반의 죄를 범한 자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참정권,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대한 위헌결정을 통하여 향후 양형부당도 상고이유로 주장하여 100만 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시장직을 유지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심판계속 중 벌금 90만 원의 형이 확정됨으로써 시장직을 유지하게 되었으므로 이 부분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정치자금법(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자’ 중 제6조 제2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정치자금법(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①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정당ㆍ후원회ㆍ법인 그 밖에 단체에 있어서는 그 구성원으로서 당해 위반행위를 한 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의 관계가 「민법」 제777조(친족의 범위)의 규정에 의한 친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관련조항]
정치자금법(2016. 3. 3. 법률 제14074호로 개정된 것)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정치자금의 종류는 다음 각 목과 같다.
가. 당비
나. 후원금
다. 기탁금
라. 보조금
마. 정당의 당헌ㆍ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바.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당(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후보자 또는 당선된 사람, 후원회ㆍ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또는 그 밖의 물건
사. 바목에 열거된 사람(정당 및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
2. “기부”라 함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개인 또는 후원회 그 밖의 자가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이 경우 제3자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거나 지출하는 경우와 금품이나 시설의 무상대여, 채무의 면제ㆍ경감 그 밖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등은 이를 기부로 본다.
정치자금법(2021. 1. 5. 법률 제17885호로 개정된 것)
제6조(후원회지정권자)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이하 “후원회지정권자”라 한다)는 각각 하나의 후원회를 지정하여 둘 수 있다.
1. 중앙당(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
2. 국회의원(국회의원선거의 당선인을 포함한다)
2의2. 대통령선거의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이하 “대통령후보자등”이라 한다)
3. 정당의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경선후보자(이하 “대통령선거경선후보자”라 한다)
4. 지역선거구(이하 “지역구”라 한다)국회의원선거의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이하 “국회의원후보자등”이라 한다). 다만, 후원회를 둔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 중앙당 대표자 및 중앙당 최고 집행기관(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당헌으로 정하는 중앙당 최고 집행기관을 말한다)의 구성원을 선출하기 위한 당내경선후보자(이하 “당대표경선후보자등”이라 한다)
6.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이하 “지방의회의원후보자등”이라 한다)
7.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의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이하 “지방자치단체장후보자등”이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의 ‘정치자금’과 ‘기부’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고, 운전과 같은 무형적인 노무제공도 ‘기부’에 해당하는지 불명확하다.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이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이라는 이유로 정치인에게 직접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정치활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후보자 등이 승용하는 자동차의 운영비용을 선거비용에서 제외하는 공직선거법 제120조 제6호나,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등의 금품을 수수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라 한다) 제8조 제3항 제6호와 비교하여 볼 때,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은 적용대상의 범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어 체계정당성원칙에도 반한다.
원외 정치인은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은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는 사람과 원외 정치인을 같게 취급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의 ‘정치자금’ 및 ‘기부’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살펴본다.
(2)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것을 금지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정치인에게 기부하는 자의 정치활동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정치활동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살펴본다.
(3) 심판대상조항은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상시 후원회를 통하여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한 반면, 국회의원이 아닌 정당 소속 지역위원회 위원장(이하 ‘원외 당협위원장’이라 한다) 또는 국회의원선거를 준비하는 자 등을 후원회지정권자에서 제외하여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없게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 위배 여부가 문제된다.
(4)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규정이 자동차 운영비용을 선거비용에서 제외하고 청탁금지법 규정이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 행사에서 제공되는 교통 등의 금품을 수수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체계정당성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자동차 운영비용 또는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 기부를 공직선거법이나 청탁금지법과 달리 취급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어서 평등원칙 위반을 주장하는 취지로 볼 수 있지만, 심판대상조항과 해당 공직선거법 규정 또는 청탁금지법 규정은 입법목적이나 규율대상이 달라 위 규정들의 적용을 받는 자와 청구인을 차별이 문제되는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의 의미
법치국가 원리의 한 표현인 ‘명확성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대하여 요구되는 것인데, 규범의 의미내용으로부터 무엇이 금지되는 행위이고 무엇이 허용되는 행위인지를 수범자가 알 수 없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은 확보될 수 없게 되고, 또한 법 집행당국에 의한 자의적 집행이 가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명확성의 원칙은 특히 처벌법규에 있어서 엄격히 요구되는데, 다만 그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더라도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파악되어야 하며, 형벌 근거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더라도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야 하므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어느 정도 명확하여야 하는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각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적 규제의 원인이 된 여건이나 처벌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14. 7. 24. 2013헌바169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의 ‘정치자금’ 부분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는 2022. 12. 22. 선고한 2020헌바254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 가운데 ‘정치자금’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통상의 관념으로 정치자금이라 함은 ‘정치활동에 필요한 돈’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지만,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는 정치자금을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 정당의 당헌ㆍ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당, 공직선거법에 따른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후보자 또는 당선된 사람, 후원회ㆍ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또는 그 밖의 물건, 앞에 열거된 사람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 정의 중에서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 정당의 당헌ㆍ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부분은 예시에 속하는 것이고, 실질적으로 의의에 해당하는 부분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 앞에 열거된 사람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 부분이라 할 것이어서 통상적 이해와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그렇다면, 정치자금법에 있어서 규율대상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 불명료성은 없다.
‘정치활동’이라 함은 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둘러싼 투쟁 및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으로 일반적ㆍ사전적 의미로는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정치자금법상의 정치활동의 의미는 그 입법취지에 의하여 한정된다. 즉 정치자금법은 우리 헌법의 대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정치자금의 적정한 공급을 보장하고 수입과 지출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정치자금과 관련된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자금법은 일반적ㆍ사전적 의미의 정치활동을 하는 자 모두를 그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 또는 대의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공직선거와 관련하여 활동하는 자를 규율대상으로 하고, 그 가운데에서도 그 활동을 위하여 적정한 자금을 공급할 공익상의 필요가 있는 자로 제한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는 ‘정당’, ‘공직선거’, ‘후원회’와 관련된 사람이나 단체로서 정당법,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당사자나 이와 직접 관련한 활동을 하는 자이므로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자’도 ‘정당’, ‘선거’ 또는 ‘후원회’ 중 어느 하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고, 단순한 정당의 당원 또는 후원회의 회원으로서 활동하거나 선거 등에서 자원봉사나 무급사무직원으로 활동하는 자 등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도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제공되는 모든 금전 등의 수수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는 금품으로서 정치활동을 위한 경비로 지출될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확히 예상되는 금전 등의 수수행위에 한하여 처벌하는 것’(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4075 판결 참조),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금품을 받았다고 해도 그것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라면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6도5596 판결;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3577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구체적 사건에서 법관의 해석에 의하여 정치자금의 의미가 자의적으로 확대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의 ‘정치자금’ 부분은 정치자금법의 목적과 취지, 규정형식, 정치자금이 제공된 배경과 기간, 액수 및 범위, 정치활동의 양태, 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고, 정치자금에 해당하는 모든 경우를 개별적, 구체적으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운 점, 특히 변화하는 정치환경에 대한 법규범의 적응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사건에서 어떤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이유는 심판대상이 동일한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3) 심판대상조항의 ‘기부’ 부분에 관한 판단
통상적으로 기부라 함은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지만, 정치자금법 제3조 제2호 전문은 기부를 “정치활동을 위하여 개인 또는 후원회 그 밖의 자가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이에 더하여 제3조 제2호 후문에서 “제3자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거나 지출하는 경우와 금품이나 시설의 무상대여, 채무의 면제ㆍ경감 그 밖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등은 이를 기부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자금법에 있어서 기부가 무슨 의미인지에 관하여 불명료성은 없다.
청구인은 ‘그 밖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에 무형적인 용역의 제공도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나, 무형적인 용역의 제공이라도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것으로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정치자금법상 기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의 ‘기부’ 부분에 의하여 금지되고 처벌되는 행위는 정치자금법 등 그 관련 조항의 문언과 입법취지, 규정형식 등을 종합하여 구체화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기부’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의 ‘정치자금’과 ‘기부’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현대에는 정치활동이 고도로 조직화되어 이에 필요한 비용도 증가함에 따라 정치인에게는 정치자금 조달이 중요한 정치활동의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데, 정치자금 조달을 정치인에게 맡겨 두고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는다면 정치권력과 금력의 결탁이 만연해지고 필연적으로 기부자의 정치적 영향력이 부당하게 증대될 수 있는바, 정치자금에 대한 적정한 규제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필연적 귀결로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헌재 2004. 6. 24. 2004헌바16 참조).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는 위법한 정치자금 기부ㆍ수수와 그에 따른 부당한 혜택 제공, 공직후보자 선출 과정에서의 비리와 부정경쟁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잡고 대의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을 양성화하여 적정하게 제공되도록 할 필요성이 크다.
심판대상조항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것을 금지하여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법적 규제를 부당하게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고 정치자금의 적정 제공을 보장함으로써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헌재 2017. 8. 31. 2016헌바45 참조).
(2) 피해의 최소성
역사적ㆍ경험적으로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은 주로 특정 정치인 등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으므로, 정치자금법은 그러한 부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엄격한 법적 규제를 가하고 있다.
정치인이나 정당이 선거운동이나 정당활동과 같은 정치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정치자금이 소요되므로 정치자금 기부를 완전히 금지할 수는 없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에 대한 규제가 철저하지 않으면 자칫 정치자금 기부가 부정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자금법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후원회에 후원금을 내는 방법으로만 허용하고 있으며, 후원금 기부한도, 모금 방법, 수입과 지출에 관한 회계처리 등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정치인에게 노무를 제공하여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의 정치자금 기부는 후원회를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제공된 노무의 경제적 가치를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어려운바, 이에 대해서는 기부한도나 모금 방법, 수입과 지출내역의 공개 등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규율이 입법기술상 용이하지 않다.
정치자금법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의 방법으로 후원회에 대한 후원금 기부만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도, 제10조 제3항에서 후원회가 아닌 후원회지정권자가 후원금을 직접 기부받은 경우 일정 기간 내에 후원금과 기부자의 인적사항을 후원회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하면 이를 후원회가 기부받은 것으로 의제함으로써 합법화하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후원금의 액수나 후원인이 확인됨으로써 정치자금에 관한 법적 규제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후원회에 대한 기부와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정치자금법 제10조 제3항은 괄호 안에 “후원회지정권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ㆍ지출하거나 금품ㆍ시설의 무상대여 또는 채무의 면제ㆍ경감의 방법으로 기부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라고 정하여 후원회지정권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앞서 본 예외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은 비용 직접 부담행위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그 가치 평가가 어려운 점을 이용하여 정치인이나 후원인이 법적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의 직접 부담과 같은 기부행위는 실제로는 정치인에게 각종 편익을 제공하면서 이를 기부로 위장하여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법적 규제를 우회ㆍ잠탈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이를 원천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이 크다.
이와 같이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각종 법적 규제를 우회ㆍ잠탈하는 것을 방지하고 정치자금의 적정 제공을 보장하기 위하여,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목적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단서는 정치자금을 기부ㆍ수수한 사람이 민법 제777조의 친족관계에 있는 경우 처벌하지 않는 예외를 두어 처벌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기부를 받았다고 해도 그것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라면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357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고 있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자의 정치활동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나,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즉 정치자금을 양성화하여 불법적인 정치자금의 기부ㆍ수수를 방지하고 정치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통하여 대의제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한받는 사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갖추고 있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정치활동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라. 평등원칙 위배 여부
헌법재판소는 2022. 12. 22. 선고한 2020헌바254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헌법 제46조 제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은 어느 누구의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고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자신의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는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지역구에서 선출되지 않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일정한 지역구에서 선출되는 지역구국회의원의 경우에도 국민 전체를 대표하여 국정 전반에 걸쳐 국민의 추정적 의사를 대변할 책임을 지는 대의기관의 구성원으로서 헌법상 기관에 해당하므로,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상당한 규모의 정치자금이 소요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원외 당협위원장은 당원협의회라는 법률상 임의기구의 대표자에 불과하고, 정당법 제37조 제3항 단서에 따라 당원협의회의 사무소 설치도 금지될 뿐만 아니라 활동내용도 당원들의 지역 활동 지원, 당원교육, 지역 현안 파악 등 자신이 속한 정당을 위한 당원협의회의 지역 활동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소요되는 정치자금을 국회의원에 견주어 비교하기는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이 원외 당협위원장을 후원회지정권자에서 제외하여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지역구국회의원과의 지위, 정치활동의 대상 및 범위에 있어서의 차이, 후원회의 효과적인 통제 등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지역구국회의원선거를 준비하는 자를 후원회지정권자에서 제외한 것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정치활동을 위한 경비의 지출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위치에 있다고 볼 것인지 명확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외 당협위원장이나 지역구국회의원선거를 준비하는 자를 지역구국회의원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선례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