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259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3년 10월 26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1헌바259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서○○
대리인 법무법인 우리들
담당변호사 이점인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1도8268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등
선 고 일 2023. 10. 26.
【주 문】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1. 12. 31. 법률 제1113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1호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제1호 중 각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에 관한 부분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6. 2.경부터 2019. 5.경까지 ‘○○’ 및 ‘□□’ 상호로 유흥주점을 운영하면서 현금매출액을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현금으로 별도로 관리하여 보관·은닉하고, 현금매출액이 기재된 장부와 기록을 매월 파기하고, 2016년도, 2017년도, 2018년도, 2019년도에 부가가치세 신고, 개별소비세 신고, 종합소득세 신고시 현금매출을 누락시킨 채 총 매출액을 과소 신고하여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종합소득세의 조세를 포탈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되었다.
나. 청구인은 2020. 11. 13. 부산지방법원에서 2016년도, 2017년도, 2018년도 조세포탈의 점은 각 연도별로 포괄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죄가 인정되고, 2019년도 조세포탈의 점은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죄(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본문)가 인정되어 징역 2년 6개월, 벌금 51억 원(노역장유치, 1일 510만 원)을 선고받았다(2020고합54). 청구인은 항소하였고, 부산고등법원은 2021. 6. 10. 포탈세액에 관한 검사의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후 청구인에게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하였다(2020노666).
청구인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고(2021도8268), 상고심 계속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21초기537), 2021. 8. 20. 대법원에서 상고 및 제청신청이 기각되었다.
다. 이에 청구인은 위 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등을 위배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21. 9.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제1호와 제2항 전부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부분은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1항 제1호 중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에 관한 부분과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또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1항 제1호는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되었고,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인 2017. 3. 28. 시행되었다[부칙(2016. 12. 27. 법률 제14474호) 제1조]. 포괄일죄로 되는 개개의 범죄행위가 법 개정의 전후에 걸쳐서 행하여진 경우 신·구법의 법정형에 대한 경중을 비교하여 볼 필요도 없이 범죄실행 종료 시의 법이라고 할 수 있는 신법을 적용하여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22. 9. 16. 선고 2019도19067 판결), 청구인은 연도별로 포괄일죄가 적용되므로, 청구인의 2016년도 조세포탈의 점은 위와 같이 개정되기 전 구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되고, 2017년도, 2018년도 조세포탈의 점은 위와 같이 개정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1. 12. 31. 법률 제1113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1호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제1호 중 각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가중처벌조항’이라 한다)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하 ‘벌금병과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1. 12. 31. 법률 제1113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 ①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4조 및 제5조, "지방세기본법"제129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포탈하거나 환급받은 세액 또는 징수하지 아니하거나 납부하지 아니한 세액(이하 "포탈세액 등"이라 한다)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된 것)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 ①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4조 및 제5조, "지방세기본법" 제102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포탈하거나 환급받은 세액 또는 징수하지 아니하거나 납부하지 아니한 세액(이하 "포탈세액 등"이라 한다)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그 포탈세액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한다.
[관련조항]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조세 포탈 등) ①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공제를 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 환급·공제받은 세액(이하 "포탈세액 등"이라 한다)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 등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포탈세액 등이 3억 원 이상이고, 그 포탈세액 등이 신고·납부하여야 할 세액(납세의무자의 신고에 따라 정부가 부과·징수하는 조세의 경우에는 결정·고지하여야 할 세액을 말한다)의 100분의 30 이상인 경우
2. 포탈세액 등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② 제1항의 죄를 범한 자에 대해서는 정상(情狀)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다.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1. 12. 31. 법률 제1113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 ①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4조 및 제5조, "지방세기본법"제129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포탈세액 등이 연간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개정된 것)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 ①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4조 및 제5조, "지방세기본법" 제102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포탈세액 등이 연간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청구인은 조세 포탈로 과세관청으로부터 이미 본세에서 가산세를 더하여 합계 97억 원 상당을 부과 받았음에도,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징역 2년 6개월에 더하여 51억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의 과세기간 동안의 실제 수익액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은 감당할 수 없는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여 가혹한 형벌을 부과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상당히 증가하였음에도 오래전 개정된 내용대로 10억 원을 포탈하는 경우와 1조 원을 포탈하는 경우를 동일한 잣대로 처벌하는 것이므로 부당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 또한 벌금병과조항은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법관의 양형재량을 침해하고, 자유형과 함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서 노역장 유치를 하는 경우 사실상 징역형의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므로 일사부재리원칙 내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나. 포탈세액이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조세포탈범의 경우 벌금형과 징역형의 선택이 가능하고 자진신고시 형을 감경할 수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은 포탈세액이 10억 원 이상인 조세포탈범에 대하여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포탈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내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포탈세액 액수에 따른 자의적인 차별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다. 가중처벌조항은 연간 포탈세액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를 규정하는데, ‘연간’의 의미가 불분명하여 한 해 동안 포탈세액의 합계액이 10억 원 이상이어야 하는지, 수년간 포탈세액을 합산하여 10억 원이 되면 한 해 포탈세액이 10억 원에 미달하더라도 위 법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불명확하고, 기간에 대하여 구체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가중처벌조항 중 ‘연간’ 부분의 법문이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므로, 이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을 위배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한다.
(2) 청구인은 가중처벌조항의 법정형이 과도하다는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므로, 가중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한다. 청구인은 가중처벌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헌법 제10조에서 정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헌법 제10조는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설정하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의 헌법상 근거가 되는 조항이므로(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참조),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이상 이에 대해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청구인은 벌금병과조항이 필요적으로 배수벌금을 병과하도록 규정하여 과도하다는 위헌성을 다투면서, 법관의 양형재량을 침해하고, 자유형과 벌금형을 함께 선고받으면서 노역장 유치를 하는 경우 일사부재리원칙 내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위 주장은 모두 책임이 행위에 상응하지 않고 과도하다는 것이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에서 판단한다.
(3) 청구인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청구인은 포탈세액 등이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벌금형과 징역형의 선택이 가능한 반면에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이 평등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포탈세액 등이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도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2항이 적용되어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게 되므로 청구인 주장의 차별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나. 가중처벌조항의 위헌 여부
(1) 가중처벌조항의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해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에서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다만, 구성요건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더라도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헌재 2016. 7. 28. 2015헌바6).
대법원은 가중처벌조항의 ‘연간’ 부분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1항에 있어서 ‘연간’은 위 조항의 적용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포탈세액을 합산하여야 할 대상기간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그 죄수와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를 결정하는 주요한 구성요건의 하나이므로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조세포탈행위가 그 위반의 죄가 되고 또 어떤 형벌이 과하여지는지 알 수 있도록 그 개념이 명확하여야 하는데, 위 조항에서와 같이 연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그 기산시점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역법상의 한 해인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1년간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렇게 보는 것이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요청에 보다 부응한다 할 것이고, 포탈범칙행위는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3 소정의 신고·납부기한이 경과한 때에 비로소 기수에 이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연간 포탈세액 등’은 각 세목의 과세기간 등에 관계없이 각 연도별(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포탈한 또는 부정 환급받은 모든 세액을 합산한 금액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면서(대법원 2000. 4. 20. 선고 99도3822 전원합의체 판결), 과세기간과 상관없이 한 해인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1년간 포탈한 또는 부정 환급받은 세액을 합산하여 연간 포탈세액을 정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를 통한 해석방법으로 가중처벌조항의 ‘연간’의 의미에 대하여 명확한 기간이 정해졌고, 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 장기간 동일한 취지의 법원의 판례가 집적되었으므로, 이 부분의 불명확성은 이미 치유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헌재 2003. 1. 30. 2002헌바53 참조).
따라서 가중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가중처벌조항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원칙 및 비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정형의 높고 낮음은 입법정책 당부의 문제이고,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1995. 4. 20. 91헌바11; 헌재 1998. 5. 28. 97헌바68).
조세포탈범은 국가의 존립기반인 국가의 재정권을 침해하는 국가적 법익에 관한 범죄로서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헌법상 국민의 기본적 의무인 납세의무를 면탈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반사회적, 반윤리적 범죄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복지국가적 경향이 갈수록 강화되어가는 오늘에 있어서는 조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국민의 담세율과 담세액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 조세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관심이 증대된 한편 조세포탈의 금액과 방법도 거대하고 교묘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현상 및 사회사정의 변화는 조세포탈범에 대하여 특별법에 의한 가중처벌을 필요로 하게 하였으며, 이에 종래의 ‘조세범 처벌법’의 법정형을 대폭 가중하여 그 포탈세액 등에 따라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가중처벌조항이 입법되었다(헌재 1998. 5. 28. 97헌바68).
가중처벌조항은 국가경제규모의 확대, 물가상승, 사회가치관 및 국민 법감정의 변천에 따라 가중처벌의 기준포탈세액이 상향조정되어 왔는데, 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포탈세액 등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규정하고 있다.
조세포탈죄는 조세의 적정한 부과·징수를 통한 국가의 조세수입의 확보를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5도954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조세포탈범은 재정범으로서 일반형사범에 비하여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위와 같은 보호법익을 고려할 때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조세포탈액 등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중되므로, 가중처벌조항을 포함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 제1항이 조세포탈액 등을 기준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일응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가중처벌조항은 가중처벌의 기준으로 ‘포탈세액 등이 연간 10억 원 이상’을 규정하고 있는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조세포탈행위가 국가적 법익에 관한 범죄이고 반사회적, 반윤리적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처하는 ‘조세범 처벌법’의 처벌규정이 너무 가벼워서 범죄예방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가중처벌을 위하여 특정범죄가중법제8조 제1항을 입법하게 된 것이다. 이는 2005. 12. 29. 개정된 기준이고, 개정 당시보다는 국민 총소득 및 국가경제규모가 증가하였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 총소득 수준에서도 10억 원의 경제적 가치는 상당히 크다고 할 것인 점, 거액의 조세포탈에 대한 국민 일반의 법감정 내지 비난여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간 포탈세액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 가중처벌조항으로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은 입법자의 입법정책적 결단으로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가중처벌조항의 법정형 하한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구체적인 재판에서 법관이 법률상 감경 및 작량감경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죄질이 경미하거나 비난가능성이 적은 경우 그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할 수 있어서, 그 가중의 정도가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가중처벌조항이 연간 포탈세액 등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한 것에는 수긍할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인바, 가중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성을 갖추었다.
다. 벌금병과조항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1) 선례의 요지
벌금병과조항 및 그와 내용이 동일한 구 특정범죄가중법(1990. 12. 31. 법률 제4291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수차례 합헌결정을 하였다(헌재 1998. 5. 28. 97헌바68; 헌재 2005. 7. 21. 2003헌바98; 헌재 2009. 3. 26. 2008헌바52등; 헌재 2015. 7. 30. 2015헌바175; 헌재 2015. 12. 23. 2015헌바244). 위 결정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조세포탈범에 대한 벌금의 필요적 병과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며, 벌금병과조항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는 조세포탈행위의 반사회성, 반윤리성에 터 잡아 거액의 조세포탈자에 대하여 경제적인 불이익을 가하고, 아울러 그가 부정하게 취한 이득을 박탈함으로써 국민의 납세윤리를 확립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서 비롯된 것인바, 법관은 정상에 따라 작량감경 등을 통한 벌금형의 감액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벌금형만의 선고유예도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규정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것이라거나 범행자를 귀책 이상으로 과잉처벌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편, 입법자가 벌금병과조항에서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일정액 이상의 조세포탈범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입법자의 결단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법관의 양형재량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중처벌금지원칙은 한 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것으로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중처벌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거듭 행해질 때 발생하는 문제로 이 사건과 같이 벌금형을 선고받는 자가 그 벌금을 납입하지 않은 때에 그 집행방법의 변경으로 하게 되는 노역장 유치와는 관련이 없다.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 유치는 이미 형벌을 받은 사건에 대해 또다시 형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형벌 집행 방법의 변경에 불과한 것이므로, 이를 가지고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벌금병과조항은 벌금의 액수를 특정 금액으로 하여 하한이나 상한을 정하지 않고 포탈세액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 사이에서 정하도록 하는 배수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벌금부과 방식은 탄력적으로 벌금병과를 하지 못하도록 하여 자칫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조세포탈로 얻은 수익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는 일반 국민의 법감정에 반할 뿐 아니라 국민들이 국가의 형사사법기능 전체를 불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벌금병과조항은 범죄결과 발생한 수익을 초월하는 재산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여 범죄수익을 통한 경제적 혜택을 일절 누릴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범죄를 근절하고자 한 것이고, 범죄수익의 박탈은 물론 더 나아가 막대한 경제적 손실까지 입을 수 있다는 경고를 통해 조세포탈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벌금병과 방식이 지나치게 과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헌재 2020. 3. 26. 2017헌바129등 참조).
청구인은 실제 수익에 비하여 과다한 벌금형을 부과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청구인은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종합소득세를 포탈하였고, 종합소득세가 소득에 근거하여 부과하는 것과 달리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는 모든 거래에 일률적으로 부과되고 청구인이 거래별로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세금으로, 청구인의 실제 수익금액과 포탈세액 등에 비례한 벌금형의 액수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고, 벌금병과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벌금병과조항에 관하여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영진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이영진의 벌금병과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나는 배수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벌금병과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에 대한 가중규정인 가중처벌조항은 포탈세액 등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 적용되는데, 벌금병과조항은 이 때 포탈세액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가중처벌조항과 벌금병과조항이 함께 적용되면서 연간 포탈세액 등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 최소한 20억 원 이상의 벌금이 필요적으로 병과된다.
그런데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제70조)은 선고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 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최소한 2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하여 5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된 결과 배수벌금을 감당할 재력이 없어 환형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가중처벌조항에서 정한 징역형 외에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 범죄로부터 생기는 불법수익을 박탈하는 것은 원래 몰수제도의 고유한 기능인데, 배수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여 범죄수익을 박탈하려는 입법방식으로 벌금형이 그 기능을 떠맡는 것은 몰수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벌금형의 병과는 책임원칙에 의해 정해지는 형량의 한계에 머물러야 하고,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의 총량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을 것이므로, 행위와 책임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징역과 병과되는 벌금 어느 한쪽의 부과량에 따라 다른 한쪽의 부과량이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하도록 하는 입법형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징역형과 벌금형의 하한을 각각 정하는 것은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이끌어 내기 어렵게 한다. 특히 총액벌금형을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유형과 벌금형을 상호 환산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행위자에 대하여 그의 책임 이상의 처벌을 하게 될 여지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배수벌금형의 형태가 필요적 병과형제도와 결합하는 경우 더욱 배가된다.
다.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게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2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사안에서 죄질이나 불법성,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아 선고유예를 한다는 것은 실무상 쉽지 않다.
2018. 1. 7.부터 시행 중인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죄에 병과되는 고액의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배수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함에 있어서 작량감경,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을 모두 고려하여 적정한 양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라. 나아가 공범에 대하여 벌금병과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특히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공범 중에는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범행가담 정도나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획일적으로 모든 공범에 대해 고액의 배수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이 될 수 있다.
마.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면,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의 병과 여부 및 적정한 벌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벌금형을 임의적 병과로 변경하고, 벌금 액수의 상한만을 두는 것 내지 벌금액의 상한이 있는 벌금형의 임의적 병과를 전제로 하되 위반행위에 의한 이득액에 따라 벌금액의 상한을 단계화시키는 형식으로서 이득액이 벌금형의 상한을 초과하는 경우 벌금액을 이득액 이하로 부과할 수 있도록 입법하는 방식[예컨대 벌금 슬라이드(slide)제]을 도입하는 것 등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바.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배수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벌금병과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