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533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9조 위헌소원

결정일: 2024년 2월 28일

결정요지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으로서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피해, 농어업인 등의 경영 현황 및 경쟁력 제고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관련조항 등을 종합하여 보면, 대통령령에는 자유무역협정의 이행과 폐업 간의 인과관계, 자발적으로 해당 사업을 폐업할 수 있는 지급대상자의 요건 등에 관한 사항이 규정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75조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1. 7. 21. 법률 제1089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 제1항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13. 6. 17. 대통령령 제24611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86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김○○
대리인 법무법인 대화담당변호사 이형찬 외 1인
당해사건대법원 2020두40655 FTA폐업지원금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의 소
【주 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1. 7. 21. 법률 제1089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 제2항 중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0. 2.경부터 경북 칠곡군 (주소 생략) 소재지에서 버섯재배사를 설치하고 양송이버섯을 재배하여 오던 중 경제사정이 곤란해지자 한국농어촌공사에 경영회생지원농지매입사업 지원신청을 하였다.
나. 이에 따라 청구인과 한국농어촌공사는 2012. 9. 28. 위 버섯재배사 토지 및 사업장(이하 ‘이 사건 토지 및 사업장’이라 한다)을 한국농어촌공사에 매도하되, 청구인이 다시 이 사건 토지 및 사업장을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임차하고, 임차기간 내 일정한 금액으로 이 사건 토지 및 사업장을 환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에 따라 청구인은 한국농어촌공사 앞으로 이 사건 토지 및 사업장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이를 임차하여 계속 버섯을 재배하여 왔다.
다. 위 임차기간 중 청구인은 2014. 1. 7. 이 사건 토지 위에 부속건물(이하 ‘이 사건 부속사업장’이라 한다)을 증축하여 계속 버섯을 재배하여 왔고, 2018. 3. 26. 환매권을 행사하여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이 사건 토지 및 사업장의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라. 그런데 위 임차기간 동안 2015. 12. 20. 한중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었고, 2018. 6. 1. 양송이버섯이 위 협정에 따른 피해보전직접지불금 및 폐업지원금 지급대상품목으로 확정되자, 청구인은 양송이버섯 폐업을 고려하여 2018. 7. 26. 칠곡군수에게 폐업지원금 지급을 신청하였다.
마. 그러나 칠곡군수는 2018. 10. 5. “폐업지원의 조건 및 대상은 해당 협정의 발효일인 2015. 12. 20. 이전부터 해당 사업장 등을 계속하여 소유하고 있는 농업인이어야 하는데, 청구인은 한국농어촌공사에 이 사건 토지 및 사업장을 매각하였다가 환매했을 뿐이어서 위 계속 소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라는 이유로 청구인의 신청을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바. 이에 청구인은 칠곡군수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대구지방법원 2018구합25778), 제1심 법원은 2019. 7. 17. “협정 발효 당시 이 사건 토지 및 사업장은 청구인의 소유가 아니었으므로 이에 대한 처분은 적법하고, 다만 이 사건 부속사업장에 대한 부분은 증축 당시부터 청구인의 소유였으므로 이에 대한 처분은 위법하다.”라고 보아 청구인의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사. 위 판결에 대하여 청구인과 칠곡군수 측 모두 항소하였고(대구고등법원 2019누4258), 위 항소심법원은 2020. 5. 22. “이 사건 부속사업장 부분이 청구인의 소유인 것은 맞으나 ‘2018년도 FTA 폐업지원제 사업시행지침(원예ㆍ특작)’ Ⅱ. 4.에 따른 면적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라는 이유로 이에 대한 처분 역시 적법하다고 보아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인 전부 패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아.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고(대법원 2020두40655), 그 상고심 계속 중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9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0. 9. 24. 위 신청이 기각되자(대법원 2020아592), 2020. 10.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9조 중에서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1. 7. 21. 법률 제10890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이라 한다) 제9조 제2항 중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1. 7. 21. 법률 제1089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폐업 지원) ② 제1항에 따른 대상 품목의 선정기준,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ㆍ산출방법ㆍ지급절차 및 시행기간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관련조항]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1. 7. 21. 법률 제1089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폐업 지원) ① 정부는 협정의 이행으로 과수ㆍ시설원예ㆍ축산ㆍ수산 등의 품목을 재배ㆍ사육 또는 포획ㆍ채취ㆍ양식하는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품목에 대하여 농어업인 등이 폐업하는 경우에는 폐업지원금을 지급하는 시책을 일정 기간 시행할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13. 6. 17. 대통령령 제24611호로 개정된 것)
제7조(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 ①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은 해당 협정의 발효일 이전부터 폐업지원금 지급대상품목의 생산에 이용하고 있던 사업장ㆍ토지ㆍ입목(立木) 또는 어선ㆍ어구(漁具)ㆍ시설 등(이하 “사업장 또는 어선 등”이라 한다)을 철거ㆍ폐기(어선ㆍ어구의 경우에는 어업인 등이 행정기관에 인도하는 경우를 말한다)하는 경우 해당 협정의 발효일 이전부터 해당 사업장 또는 어선 등을 계속하여 소유하고 있는 농어업인 등에게 「세계무역기구 설립을 위한 마라케쉬협정」에서 허용하는 범위에서 폐업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제6조 제3항에 따른 폐업지원금 지급대상품목 고시일 직전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폐업지원금 지급대상품목을 생산하지 아니하여 사실상 폐업한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인정하는 사업장 또는 어선 등(「수산업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신고 등을 하고 일정 기간 휴업한 경우는 제외한다)을 철거ㆍ폐기하는 경우
2. 건축ㆍ도로개설 그 밖의 시설물의 설치 등 농어업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사업장 또는 어선 등을 철거ㆍ폐기하는 경우
3. 그 밖에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이 확정된 경우 등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86호로 개정된 것)
제7조(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 ② 폐업지원금 지급대상자의 자격요건에 필요한 세부사항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은 해당 협정의 발효일 이전부터 해당 사업장, 토지 등을 계속하여 소유하고 있는 농어업인 등을 폐업지원금의 지급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과 같은 임차 경작자를 폐업지원금의 지급대상자에서 제외함으로써 헌법 제121조 제1항 경자유전의 원칙, 제123조 제4항 농ㆍ어민의 이익 보호 규정, 제11조 제1항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재산권,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은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규정만으로는 누가 폐업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이것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살펴본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해당 자유무역협정의 발효일 이전부터 해당 사업장, 토지 등을 계속하여 소유하고 있는 농어업인 등을 폐업지원금의 지급대상자로 규정하고 있어 헌법 제121조 제1항 경자유전의 원칙, 제123조 제4항 농ㆍ어민의 이익 보호 규정, 제11조 제1항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재산권,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법률이 아닌 시행령(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1) 포괄위임금지원칙
헌법 제75조에서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며,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22. 12. 22. 2019헌바237 참조).
(2) 위임의 필요성
정부는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으로 과수ㆍ시설원예ㆍ축산ㆍ수산 등의 품목을 재배ㆍ사육 또는 포획ㆍ채취ㆍ양식하는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품목에 대하여 농어업인 등이 폐업하는 경우에는 폐업지원금을 지급하는 시책을 일정 기간 시행할 수 있는바(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제9조 제1항 참조), 폐업지원금 제도는 위와 같은 품목에 관련된 농어업인 등의 경영을 안정시키고 해당 품목을 구조조정, 즉 자발적인 폐업을 유도함으로써 생산량 조절을 통하여 해당 품목을 건전하게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폐업지원금의 지급기준’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으로서 입법부가 법률에서 직접 정하기보다 행정부가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피해, 농어업인 등의 경영 현황 및 경쟁력 제고, 농어업 등과 관련된 무역 시장 현황, 지원금 규모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위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예측가능성
자유무역협정은 무역자유화를 내용으로 하여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나 지역무역연합체와 체결한 국제협정으로서 농산물 또는 수산물 등에 대한 관세의 감축 및 철폐, 시장접근의 확대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협정을 말한다(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제2조 제1호 참조). 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은 자유무역협정을 이행할 때에 농어업 등의 경쟁력을 높이고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농어업인 등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농어업인 등의 경영 및 생활의 안정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참조), 정부는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으로 발생하는 농어업인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농어업 등의 경쟁력을 높이고 원활한 구조조정과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3조 참조). 정부는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으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농어업인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자유무역협정 이행에 따른 농어업인 등 지원에 관한 종합대책을 수립하여야 하고, 위 대책을 수립할 때에는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이 농어업 생산감소 및 농어가 소득감소 등 농어업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ㆍ분석하여 그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여야 한다(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제4조 제1항, 제4항 참조).
폐업지원금은 농어업 등의 구조조정 촉진 및 폐업으로 인한 사업전환기 농어업인 등의 새생활 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바, 이는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지급되는 공익적 성격의 금원으로 조성된 기금의 범위에서(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제15조 제3호 참조) 한시적으로 기간을 정하여(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제9조 제1항 참조) 지원을 하는 것이다. 폐업지원금을 받고 폐업을 한 농어업인 등이 폐업 지원 대상 품목을 다시 재배하는 경우 등에는 그가 받은 지원금의 전부 또는 일부가 환수될 수 있다(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제21조 제1항 제3호 참조).
한편,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으로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가격 하락의 피해를 입은 품목에 대하여 피해를 직접 보전하는 피해보전직접지불금은 ‘해당 협정의 발효일 이전부터’ 해당 품목을 생산한 농어업인 등을 지급대상자로 하고 있다(자유무역협정농어업법 제6조 제1항 참조).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대통령령에는 자유무역협정의 이행과 폐업 간의 인과관계, 자발적으로 해당 사업을 폐업할 수 있는 지급대상자의 요건 등에 관한 사항, 이와 반대로 폐업지원금의 제도 취지에 맞지 않아 지급 제외 대상에 해당하는 기준 등이 규정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