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1272

형사소송법 제163조 위헌확인 등

결정일: 2024년 3월 28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건2020헌마1272 형사소송법 제163조 위헌확인 등
청구인양○○
대리인 법무법인 이공담당변호사 김선휴
피청구인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선고일2024. 3. 28.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사건의 배경
자유한국당은 2019. 9. 16. 한○○ ○○대학교 교수(이하 ‘한○○’이라 한다)가 2013년 ○○대학교 ○○센터의 센터장으로 재임하던 중, 조○○ 전 법무부장관과 그 부인 정○○ 전 □□대학교 교수(이하 ‘정○○’이라 한다)의 자녀 조□□에게 ○○대학교 ○○센터 명의로 된 증명서를 발급하는 데 관여하였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한○○ 외 2인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위조공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죄 등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하였다.
한○○은 같은 날 법무법인 ○○을 변호인으로 선임하였고, 법무법인 ○○은 구성원 변호사인 청구인을 담당변호사로 지정하였다.
나. 한○○에 대한 참고인조사 및 피의자신문
한○○은 2019. 9. 20. 정○○ 등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피의사건과 관련하여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 조□□에 대한 위 증명서 발급 경위 등에 관하여 조사를 받았고, 청구인도 변호인으로서 참고인조사에 동석하였다.
한○○은 그 후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피의자로서 검찰의 출석요구를 받고 2019. 11. 20.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였고, 청구인도 변호인으로서 피의자신문에 동석하였다. 당시 한○○은 검사로부터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고지받는 과정에서 진술거부의사를 표시하였고, 담당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하였다.
다. 한○○에 대한 증인 신청 및 청구인의 증인신문절차 참여 신청
정○○에 대한 구속기소 후, 검찰은 피고인 정○○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738, 2019고합927, 2019고합1050(병합)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사건(이하 ‘정○○ 사건’이라 한다)의 재판 중 한○○의 2019. 9. 20.자 참고인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정○○ 측에서 이를 부동의하자 한○○을 증인으로 신청하였다. 이에 정○○ 사건의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2 형사부, 이하 ‘이 사건 재판부’라 한다)는 한○○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공판기일 및 증인신문기일을 2020. 7. 2.로 정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20. 6. 30. 이 사건 재판부에 변호인선임신고서 및 변호인참여신청서를 제출하여, 청구인이 한○○의 변호인 자격으로 증언거부 등에 관한 적절한 조력을 할 수 있도록 증인신문에 참여하는 것을 허가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다. 한○○ 역시 같은 날 이 사건 재판부에 증인지원절차신청서를 제출하여, ‘신뢰관계 있는 사람’인 청구인의 증인신문시 동석과, 증인신문 전후의 동행 및 보호를 허가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다.
라. 피청구인의 신청 거부
이 사건 재판부의 재판장인 피청구인은 2020. 7. 2. 진행된 정○○ 사건의 제21회 공판기일(이하 ‘이 사건 공판기일’이라 한다)에 청구인과 한○○의 위 각 신청을 거부하면서, 증언거부권을 갖고 있는 증인이 증언하기 이전에 변호인과 상의하거나 변호인이 증인 대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또는 형사소송규칙상 근거 규정이 없으므로 청구인이 증인신문절차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증인신문 과정에서 한○○과 상의하는 것을 허가할 수 없고, 한○○은 형사소송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하는 ‘범죄의 피해자’가 아니므로 청구인이 한○○과 동석하는 것 역시 허가할 수 없다고 발언하였다.
피청구인이 위와 같이 청구인과 한○○의 신청을 거부하자, 한○○은 형사소송법 제148조상 자신이 공소제기를 당할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증언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만 그 이후 정○○의 변호인이 한○○의 2019. 9. 20.자 참고인진술조서에 대하여 번의하여 동의함에 따라 담당 검사는 한○○에 대한 증인신청을 철회하였고, 피청구인은 한○○에 대한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한다고 고지하였다. 결국 정○○ 사건에서 한○○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마. 청구인의 헌법소원심판청구
청구인은 ① 형사소송법이 피고인 변호인의 증인신문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다른 사건에서 스스로 피의자의 신분에 놓여 있는 증인(이하 ‘피의자 증인’이라 한다)이 해당 사건에서 변호인을 선임한 경우 그 변호인(이하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이라 한다)이 증인신문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규정은 두지 아니한 입법부작위, ② 형사소송법이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직접 신문을 받는 경우에는 변호인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그 피의자가 다른 재판의 증인으로 소환되어 자신에 대한 공소제기 우려가 있는 사항에 대하여 신문을 받는 경우 변호인 참여를 보장하는 규정은 두지 아니한 입법부작위(이하 ①과 ②를 합하여 ‘이 사건 입법부작위’라 한다)와, ③ 피청구인이 이 사건 공판기일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한○○의 증인신문에 대한 청구인의 참여 신청을 거부한 행위가 한○○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이와 표리관계에 있는 청구인의 변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9.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이 사건 입법부작위 부분
청구인은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이 증인신문에 참여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피의자 증인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이와 표리관계에 있는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이 피의자 증인을 조력할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청구인이 이 사건 입법부작위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조항이라고 판단한 형사소송법 제163조 및 제243조의2의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문제 삼아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수사절차 중 피의자신문에 관한 규정으로서 청구인이 보장받고자 하는 형사재판 과정에서의 증인신문 참여권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163조에서 청구인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증인신문에 참여할 수 있는 자를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으로만 규정함으로써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이 증인신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지 않은 같은 조 제1항 부분에 한하므로, 이 부분 심판대상을 형사소송법 제163조 제1항으로 한정한다.
나. 피청구인의 행위 부분
이에 더하여,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한○○의 증인신문에 대한 청구인의 참여 신청을 거부하여 한○○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이와 표리관계에 있는 청구인의 변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163조 제1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 및 피청구인이 이 사건 공판기일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한○○의 증인신문에 대한 청구인의 참여 신청을 거부한 행위(이하 ‘이 사건 거부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163조(당사자의 참여권, 신문권) ①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증인신문에 참여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변호인의 ‘변호권’은 그 변호인의 조력을 필요로 하는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표리관계에 있는 기본권이므로, 심판대상조항과 이 사건 거부행위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판단하려면 그 전제로서 청구인의 의뢰인이자 피의자 증인인 한○○의 기본권 침해 여부도 함께 논의하여야 한다.
나.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므로, 피의자 증인을 포함한 불구속 피의자나 피고인은 형사소송법상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수사 및 재판의 모든 절차에서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을 옆에 두고 조언과 상담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헌법 제12조 제2항에서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은 장차 피의자나 피고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도 인정되고, 형사재판의 증인의 경우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의하여 증언거부권을 명문으로 보장받는데, 변호인의 조력은 이러한 진술거부권 내지 증언거부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다. 특히 피의자 증인은 즉석에서 증인신문 내용을 듣고 증언거부권의 행사 여부나 증언 범위 등을 바로 판단하여 대응하여야 하는바, 이 과정에서 변호인의 적절한 조력을 받지 못한다면 피의자 증인 자신에 대한 수사 및 재판 절차에서도 진술거부권이 형해화될 수 있다.
다. 이 사건 거부행위는 증인의 변호인이 증인신문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명시적 근거규정이 없는데도 정당한 변호행위를 제한한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기본권의 제한을 위하여 요구되는 목적의 정당성 및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한○○ 및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 거부행위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헌재 2022. 6. 30. 2014헌마760등 참조).
여기에서 ‘법원의 재판’은 법원이 행하는 공권적 법률판단 또는 의사의 표현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국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종국판결 외에 본안전 소송판결 및 중간판결, 기타 소송절차의 파생적·부수적인 사항에 대한 공권적 판단도 포함한다(헌재 2018. 8. 30. 2016헌마263 등 참조).
이 사건 거부행위는 피청구인이 이 사건 재판부의 재판장으로서 소송절차에 대하여 내린 공권적 판단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에서 말하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고,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거부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결국 법원의 재판을 그 대상으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부적법하다.
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직접 침해당한 경우에 청구할 수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정○○ 사건 또는 다른 형사재판에서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으로서 심판대상조항을 다투기 위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 사건에서 한○○에 대한 증인채택 결정은 이 사건 공판기일에 취소되었고, 한○○은 그 이후 정○○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해당 사건에서 증인으로 신문을 받은 사실이 없다. 한○○이 더 이상 정○○ 사건의 증인이 아니게 된 때부터는 청구인 역시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 지위를 가지지 않는바,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한○○에 대한 변호권 내지 조력할 권리가 침해된다고 볼 수 없게 되므로, 이 사건 공판기일 이후 이루어진 이 부분 심판청구와 관련하여 청구인에게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2) 청구인은 공권력작용과 현재 관련이 있어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청구인이 장차 언젠가는 특정 법률규정으로 인하여 기본권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우려는 단순히 장래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에 불과하여 침해의 현재성을 구비하였다고 할 수 없다(헌재 1989. 7. 21. 89헌마12; 헌재 2009. 11. 26. 2008헌마691 참조).
정○○ 사건에서 한○○에 대한 증인채택이 취소된 이상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과 현재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과 관련하여 청구인이 장래 기본권 침해를 받을 수 있음이 현재 확실히 예측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침해의 현재성 역시 결여하였다.
(3) 결국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및 현재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별 지】
[별지]관련조항
형사소송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30조(변호인선임권자) ①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②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과 형제자매는 독립하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된 것)
제148조(근친자의 형사책임과 증언 거부) 누구든지 자기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1.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사람
2. 법정대리인, 후견감독인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150조(증언거부사유의 소명) 증언을 거부하는 자는 거부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1987. 11. 28. 법률 제3955호로 개정된 것)
제161조의2(증인신문의 방식) ④ 법원이 직권으로 신문할 증인이나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신청에 의하여 신문할 증인의 신문방식은 재판장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된 것)
제163조의2(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동석) ①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는 경우 증인의 연령, 심신의 상태,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증인이 현저하게 불안 또는 긴장을 느낄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직권 또는 피해자·법정대리인·검사의 신청에 따라 피해자와 신뢰관계에 있는 자를 동석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