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마166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4년 4월 25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마1666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륜담당변호사 정재봉, 김경덕, 심재국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검사
선 고 일 2024. 4. 25.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11. 8.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2022년 형제1005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2. 11. 8. 청구인에 대하여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2022년 형제1005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피해자 문○○(남, 11세)의 친모이다.
누구든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정서적 학대행위
청구인은 2022. 9. 29. 19:00경 주거지에서 하교한 피해자에게 술에 취한 상태로 아무런 이유 없이 "야야"라고 소리를 지르며 "너를 저주한다.", "귀신이 있다."라고 말하여 아동의 정신 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신체적 학대행위
청구인은 2022. 9. 일자불상경 밤 시간에 주거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아무런 이유 없이 피해자의 오른쪽 손등을 할퀴어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2022. 12. 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오랜 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훈육차원에서 "그만하라."라고 하였을 뿐인데 피해자가 이를 신고하였던 것으로 피의사실과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신체적 학대행위의 점과 관련하여서는, 피해일자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피해자의 상처는 고양이로 인한 것이며, 가사 위와 같은 언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는 피해자의 정신 또는 신체의 건강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학대행위’로 볼 수 없다.
3. 관련조항
아동복지법(2021. 12. 21. 법률 제18619호로 개정된 것)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5.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를 포함한다)
구 아동복지법(2020. 12. 29. 법률 제17784호로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2.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1) 청구인과 피해자의 관계
청구인은 피해자 문○○의 친모로, 피해자, 배우자 문□□(이하 ‘문□□’이라고 한다), 차남 문△△(남, 7세)와 함께 서울 마포구에서 거주하던 중 집 공사 문제 등으로 약 4~5년 전 이 사건 발생지인 경기 양평군으로 자녀들과 함께 이주하였고, 문□□은 직장 문제로 서울에서 따로 거주하면서 주 1~2회 정도 양평에 내려가는 등 자녀들의 양육은 청구인이 주로 전담하고 있다.
(2) 사건 발생 및 수사 경과
(가) 피해자의 담임교사 조○○는 2022. 9. 29. 22:20경 112에 ‘○○초등학교 5학년 문○○ 학생으로부터 엄마가 취해서 괴롭힌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는데, 아동이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것 같다’고 신고를 하였고, 이에 경찰관이 청구인의 주거지로 출동하였다.
출동 당시 경찰관은 피해자를 분리하여 피해내용을 확인하였는데, 피해자는 ‘엄마가 술에 취해 잔소리를 한다,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청구인은 ‘전학문제가 있어서 말을 했다’고 진술하였다. 경찰관은 피해자에게 친부가 있는 곳으로 갈 것을 두 차례 권유하였으나 피해자는 괜찮다고 하였고, 이에 경찰관은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신고사건을 현장종결처리하였다.
(나) 경기양평경찰서 APO(Anti-abuse Police Officer, 학대예방경찰관)는 2022. 9. 30. 위 112 신고와 관련하여 양평군청 아동학대전담공무원, 피해자의 담임교사와 함께 피해자를 상대로 대면 상담(모니터링)을 한 후 ‘청구인이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신고 당일에는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저주할거야"라고 말하는 등 정서적 학대가 의심된다’는 내용으로 양평경찰서에 보고하고 청구인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였다.
(다) 피해자는 담임교사의 참여하에 이루어진 2022. 10. 5. 경찰 조사 시 ‘2022. 9. 29. 저녁을 먹고 게임을 하고 있는데 청구인이 술에 취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에 겁이 나 선생님에게 신고를 하였는데 경찰이 다녀간 후 다시 흥분해 소리를 지르며 "너를 저주한다."라고 하였다. 3일 전에는 오른 손등을 손톱으로 할퀴었다.’ ‘청구인이 매일 술을 마시고 소리를 지르거나 "귀신이 들었다."는 말을 수차례 하고 "저주한다."는 말도 2회 하는 등 동생과 달리 자신만 괴롭힌다’고 진술하였다.
(라) 경찰은 문□□과 상담 후 문□□이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가 청구인과 분리시키기로 하고 2022. 10. 5. 청구인에 대하여 피해아동의 주거지 등 100m 이내 접근금지 및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신청하였고,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2022. 10. 7. 2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청구를 인용하였다.
(마) 경기양평경찰서의 상급청인 경기남부경찰서는 2022. 10. 18. 청구인을 ‘2022. 9. 29.경의 정서적 학대, 2022. 10. 2.경의 신체적 학대’ 혐의로 인지하였다.
청구인은 2022. 10. 20. 경찰 피의자조사 시 ‘양평으로 이사를 온 후 피해자가 답답해하면서 계속 서울로 이사를 가자고 하여 갈등이 많았다, (정서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2022. 9. 29. 저녁 준비를 마치고 술을 마시기는 하였으나 피해자에게 소리를 지른 사실은 없다, 평소 피해자가 짜증을 많이 낸다,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에게 "야 너 엄마에게 짜증내지 마라."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저주한다거나 귀신이 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피해자가 평소 귀신이 나오는 동영상을 자주 본다, (신체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2022. 10. 2.은 주말이기 때문에 피해자는 서울 아빠한테 가 있었고 같이 있지 않았다, 2022. 10. 초경에도 피해자의 손등을 할퀸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피해자와 많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지 않는다, 피해자가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으면 계속 하라고 말한다, 피해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니까 괴롭힌다고 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붙들고 있고 시간조절을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고 진술하였다.
(바) 경찰은 2022. 10. 21. 문□□으로부터 ‘평소 청구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자주 마시며, 최근 집 문제, 피해자와의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갈등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진술을 청취하였다.
계속하여 경찰은 피해자의 담임교사로부터 ‘2022. 9. 초 피해자가 늦은 밤까지 귀가하지 않아 문□□이 실종신고를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청취하였는데, 위 실종신고에 따른 112 신고사건처리표에 의하면 문□□은 2022. 9. 6. 21:54경 피해자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신고를 하였고, 경찰은 같은 날 22:42경 지하철 인근에서 피해자를 발견하였는데 당시 피해자는 ‘전날 엄마와 말다툼하며 휴대전화를 던진 일로 꾸중을 들었는데 하교 후 집에 들어가면 다시 혼날까봐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엄마와 같이 있는 것이 싫다’고 말하였고, 경찰은 피해자를 문□□의 서울 집으로 보내 청구인과 분리조치하였다.
(사) 피해자는 문□□의 참여하에 이루어진 2022. 10. 23. 2차 경찰조사 시 ‘(신체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1차 조사 당시 경찰관에게 보여준 사진은 피해 당일 촬영했던 것이다, 그 때 피해 날짜를 잘못 진술했는데 학교에서 경찰관과 면담한 날(2022. 9. 30.)로부터 2~3일 전에 청구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냥 손등을 할퀴어 다친 것이다. 청구인은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다, 청구인의 처벌을 바란다’고 진술하였다가, 다음 날인 2022. 10. 24. ‘청구인(엄마) 벌 안 받게 해주세요, 전에 경찰에 보여준 사진은 예전에 찍은 사진이어서 청구인(엄마)이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학교 다니면서 같이 살고 싶어요’라는 자필 처벌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하였다.
(아) 경찰은 신체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피해일을 착각하여 잘못 진술하였음을 근거로 범행일자를 ‘2022. 10. 2.’에서 ‘2022. 9. 이하 불상경’으로 수정하고, 2022. 11. 7.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에 이 사건을 송치하였다(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2022년 형제10056호).
(자) 피청구인은 2022. 11. 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정서적 학대행위 부분
(1) 먼저 피해자는 2022. 9. 29.경 청구인이 술에 취하여 아무런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너를 저주한다’, ‘귀신이 있다’고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없으므로 결국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한편,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하며 나머지 증거는 모두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한 전문증거 등에 불과한 경우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진술한 피해사실 중 일부에서 위와 같은 신빙성이 결여되어 그에 관한 공소사실의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되고 나아가 그 부분 피해자의 진술이 단순한 신빙성의 부족을 넘어 허위로 꾸며낸 것일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면, 나머지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만은 유독 진실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 진술내용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 등을 치밀하게 검증하여 그 진술이 형사재판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참조).
특히 아동진술의 특성에 관하여 여러 연구 결과와 보고가 있으나, 아동의 연령 폭과 지적능력의 개인차가 크고, 아동의 사회·문화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순수성이 있는 아동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적지만 꾸며대서 말하는 경향이 발견되고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소극적으로 은폐하는 성향 쪽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정보의 양과 정확성 문제, 기억의 보유나 회상의 결함 문제가 있고, 암시성 질문에 쉽게 유도되고, 오염되는 경향이 있다는 등의 사정은 부정적 요소로 알려져 있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도1462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2839 판결 등 참조).
(3)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술에 취해 아무런 이유 없이 "야야"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관해 보건대, 피해자의 진술 및 문자메시지 등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당일 18:20경 귀가하여 저녁식사 후 게임을 하던 중 청구인이 아무런 이유 없이 "야야"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22:09경 담임교사에 연락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청구인은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거나 할 일을 하지 않아 이를 지적하거나 못하게 하여 피해자와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피해자는 청구인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한다면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청구인은 그것을 했는지 아닌지 계속 확인을 한다’고 진술하였던 점, 문□□은 ‘피해자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어서 벌어진 일이다, 피해자는 휴대전화 중독에 빠져 그것을 못하게 하면 자기를 괴롭힌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는 귀가 후 계속하여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청구인으로부터 지적을 당하거나 혼이 나자 우발적으로 담임교사에게 ‘엄마가 괴롭힌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귀신이 보인다’, ‘저주한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관해 보건대, 피해자는 사건 다음 날인 2022. 9. 30. APO 상담 및 2022. 10. 5. 경찰조사 시 청구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맥락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하였는지는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한편 피해자는 위 상담과정에서 ‘전학가고 싶다고 한 것은 전학가면 청구인과 같이 안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말이다, 청구인과 지내는 것이 힘들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2022. 9. 5.경에도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휴대전화를 던져 혼이 나자 귀가하지 않는 등 청구인과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에 따르면 청구인과 피해자의 동생 사이에는 별다른 갈등상황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해자는 청구인의 훈육으로 인해 청구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청구인이 아닌 친부 문□□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에 사실과 다른 진술이나 과장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결국 청구인과 피해자의 갈등관계, 위와 같은 아동진술의 특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주장하는 청구인의 발언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나 맥락, 당시 청구인의 구체적인 행동, 이에 대한 피해자의 대응 등을 조사하고 관련 법리를 검토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충분히 신빙할만한 것인지 판단하여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위와 같은 점에 관해 수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5) 가사 청구인이 피의사실과 같은 말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의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친모로 주양육자이므로 어린 자녀들이 있는 상태에서 자주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면 이는 적절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떠한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피해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행위에 대한 피해아동의 반응 및 행위를 전후로 한 피해아동의 상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행위가 피해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참조), 아동복지법에서 신체적 학대행위, 정서적 학대행위, 유기와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을 고려할 때, 정서적 학대행위는 적어도 신체적 학대행위나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의 피해를 아동에게 주는 행위이어야 할 것이므로 교육적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훈육과는 구별된다(헌재 2015. 10. 21. 2014헌바266 결정 참조).
살피건대, 피해자는 11세의 남아로 피해자의 신장이나 체중 등 발육 상태나 위생상태가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2022. 9. 29.자 112 신고사건처리표 참고), 피해자에 따르더라도 청구인이 피해자의 등하교, 식사 등 기본적 양육의 의무를 이행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3)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청구인에 대한 피해자의 태도 및 청구인과 피해자의 갈등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의 행위가 신체적 학대행위나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의 피해를 피해자에게 주는 정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이나 변화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정상적인 훈육을 넘어서는 신체적 학대행위나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명백히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러한 점에 관하여 충분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다. 신체적 학대행위 부분
(1) 피해자는 청구인이 술에 취해 자신을 ‘그냥’ 할퀴었다고 진술하면서 그 증거로 손등을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였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및 사진을 근거로 청구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먼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2022. 9. 30. APO 상담에서는 청구인이 자신을 물고 할퀴어서 초등학교 2~3학년 때쯤 피멍이 든 적이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이 사건 피해에 관하여는 진술하지 않았다가 2022. 10. 5. 1차 경찰조사에서는 청구인이 조사일로부터 2~3일 전에 이유 없이 자신을 할퀴었다며 손등 사진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2022. 10. 23. 2차 경찰조사에서 경찰관이 피해사실을 재확인하면서 사진 촬영일자를 신문하자 1차 조사일이 아닌 APO 상담일로부터 2~3일 전의 일이라고 진술하면서 사진은 피해 당일에 촬영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살피건대 ‘술에 취해 그냥 할퀴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구체적인 경위나 세부적인 상황에 관한 묘사가 전혀 없는 일반적인 진술로서 피해자가 실제로 경험한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아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담 2~3일 전에 당한 피해에 관하여 상담 당시에는 진술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약 1개월이 지난 2차 경찰조사에서 그 시기를 번복하여 진술하였는바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 진술로 보기 어렵다. 또한 위 나.(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청구인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 후 청구인으로 인한 상처인지 모르겠다며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이 그냥 할퀴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다음으로 피해자가 제출한 사진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피해 당일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형상에 따르면 상해를 입은 직후의 상처라기보다는 오래 전의 상처로 보이는 점(청구인은 이는 고양이로 인한 상처이고 피해자의 동생이 할아버지에게 ‘형이 고양이에게 긁혔다고 그랬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한다), 위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고 번복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으로 인한 상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기 어렵다.
(3) 결국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할퀴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라. 소결
수사기록상 청구인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미진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잘못 인정하였거나 아동학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자의적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
사 건 2022헌마1666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륜담당변호사 정재봉, 김경덕, 심재국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검사
선 고 일 2024. 4. 25.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11. 8.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2022년 형제1005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2. 11. 8. 청구인에 대하여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2022년 형제1005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피해자 문○○(남, 11세)의 친모이다.
누구든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정서적 학대행위
청구인은 2022. 9. 29. 19:00경 주거지에서 하교한 피해자에게 술에 취한 상태로 아무런 이유 없이 "야야"라고 소리를 지르며 "너를 저주한다.", "귀신이 있다."라고 말하여 아동의 정신 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신체적 학대행위
청구인은 2022. 9. 일자불상경 밤 시간에 주거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아무런 이유 없이 피해자의 오른쪽 손등을 할퀴어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2022. 12. 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오랜 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훈육차원에서 "그만하라."라고 하였을 뿐인데 피해자가 이를 신고하였던 것으로 피의사실과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신체적 학대행위의 점과 관련하여서는, 피해일자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피해자의 상처는 고양이로 인한 것이며, 가사 위와 같은 언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는 피해자의 정신 또는 신체의 건강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학대행위’로 볼 수 없다.
3. 관련조항
아동복지법(2021. 12. 21. 법률 제18619호로 개정된 것)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5.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를 포함한다)
구 아동복지법(2020. 12. 29. 법률 제17784호로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2.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1) 청구인과 피해자의 관계
청구인은 피해자 문○○의 친모로, 피해자, 배우자 문□□(이하 ‘문□□’이라고 한다), 차남 문△△(남, 7세)와 함께 서울 마포구에서 거주하던 중 집 공사 문제 등으로 약 4~5년 전 이 사건 발생지인 경기 양평군으로 자녀들과 함께 이주하였고, 문□□은 직장 문제로 서울에서 따로 거주하면서 주 1~2회 정도 양평에 내려가는 등 자녀들의 양육은 청구인이 주로 전담하고 있다.
(2) 사건 발생 및 수사 경과
(가) 피해자의 담임교사 조○○는 2022. 9. 29. 22:20경 112에 ‘○○초등학교 5학년 문○○ 학생으로부터 엄마가 취해서 괴롭힌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는데, 아동이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것 같다’고 신고를 하였고, 이에 경찰관이 청구인의 주거지로 출동하였다.
출동 당시 경찰관은 피해자를 분리하여 피해내용을 확인하였는데, 피해자는 ‘엄마가 술에 취해 잔소리를 한다,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청구인은 ‘전학문제가 있어서 말을 했다’고 진술하였다. 경찰관은 피해자에게 친부가 있는 곳으로 갈 것을 두 차례 권유하였으나 피해자는 괜찮다고 하였고, 이에 경찰관은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신고사건을 현장종결처리하였다.
(나) 경기양평경찰서 APO(Anti-abuse Police Officer, 학대예방경찰관)는 2022. 9. 30. 위 112 신고와 관련하여 양평군청 아동학대전담공무원, 피해자의 담임교사와 함께 피해자를 상대로 대면 상담(모니터링)을 한 후 ‘청구인이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신고 당일에는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저주할거야"라고 말하는 등 정서적 학대가 의심된다’는 내용으로 양평경찰서에 보고하고 청구인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였다.
(다) 피해자는 담임교사의 참여하에 이루어진 2022. 10. 5. 경찰 조사 시 ‘2022. 9. 29. 저녁을 먹고 게임을 하고 있는데 청구인이 술에 취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에 겁이 나 선생님에게 신고를 하였는데 경찰이 다녀간 후 다시 흥분해 소리를 지르며 "너를 저주한다."라고 하였다. 3일 전에는 오른 손등을 손톱으로 할퀴었다.’ ‘청구인이 매일 술을 마시고 소리를 지르거나 "귀신이 들었다."는 말을 수차례 하고 "저주한다."는 말도 2회 하는 등 동생과 달리 자신만 괴롭힌다’고 진술하였다.
(라) 경찰은 문□□과 상담 후 문□□이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가 청구인과 분리시키기로 하고 2022. 10. 5. 청구인에 대하여 피해아동의 주거지 등 100m 이내 접근금지 및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신청하였고,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2022. 10. 7. 2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청구를 인용하였다.
(마) 경기양평경찰서의 상급청인 경기남부경찰서는 2022. 10. 18. 청구인을 ‘2022. 9. 29.경의 정서적 학대, 2022. 10. 2.경의 신체적 학대’ 혐의로 인지하였다.
청구인은 2022. 10. 20. 경찰 피의자조사 시 ‘양평으로 이사를 온 후 피해자가 답답해하면서 계속 서울로 이사를 가자고 하여 갈등이 많았다, (정서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2022. 9. 29. 저녁 준비를 마치고 술을 마시기는 하였으나 피해자에게 소리를 지른 사실은 없다, 평소 피해자가 짜증을 많이 낸다,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에게 "야 너 엄마에게 짜증내지 마라."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저주한다거나 귀신이 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피해자가 평소 귀신이 나오는 동영상을 자주 본다, (신체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2022. 10. 2.은 주말이기 때문에 피해자는 서울 아빠한테 가 있었고 같이 있지 않았다, 2022. 10. 초경에도 피해자의 손등을 할퀸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피해자와 많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지 않는다, 피해자가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으면 계속 하라고 말한다, 피해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니까 괴롭힌다고 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붙들고 있고 시간조절을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고 진술하였다.
(바) 경찰은 2022. 10. 21. 문□□으로부터 ‘평소 청구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자주 마시며, 최근 집 문제, 피해자와의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갈등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진술을 청취하였다.
계속하여 경찰은 피해자의 담임교사로부터 ‘2022. 9. 초 피해자가 늦은 밤까지 귀가하지 않아 문□□이 실종신고를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청취하였는데, 위 실종신고에 따른 112 신고사건처리표에 의하면 문□□은 2022. 9. 6. 21:54경 피해자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신고를 하였고, 경찰은 같은 날 22:42경 지하철 인근에서 피해자를 발견하였는데 당시 피해자는 ‘전날 엄마와 말다툼하며 휴대전화를 던진 일로 꾸중을 들었는데 하교 후 집에 들어가면 다시 혼날까봐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엄마와 같이 있는 것이 싫다’고 말하였고, 경찰은 피해자를 문□□의 서울 집으로 보내 청구인과 분리조치하였다.
(사) 피해자는 문□□의 참여하에 이루어진 2022. 10. 23. 2차 경찰조사 시 ‘(신체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1차 조사 당시 경찰관에게 보여준 사진은 피해 당일 촬영했던 것이다, 그 때 피해 날짜를 잘못 진술했는데 학교에서 경찰관과 면담한 날(2022. 9. 30.)로부터 2~3일 전에 청구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냥 손등을 할퀴어 다친 것이다. 청구인은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다, 청구인의 처벌을 바란다’고 진술하였다가, 다음 날인 2022. 10. 24. ‘청구인(엄마) 벌 안 받게 해주세요, 전에 경찰에 보여준 사진은 예전에 찍은 사진이어서 청구인(엄마)이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학교 다니면서 같이 살고 싶어요’라는 자필 처벌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하였다.
(아) 경찰은 신체적 학대의 점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피해일을 착각하여 잘못 진술하였음을 근거로 범행일자를 ‘2022. 10. 2.’에서 ‘2022. 9. 이하 불상경’으로 수정하고, 2022. 11. 7.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에 이 사건을 송치하였다(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2022년 형제10056호).
(자) 피청구인은 2022. 11. 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정서적 학대행위 부분
(1) 먼저 피해자는 2022. 9. 29.경 청구인이 술에 취하여 아무런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너를 저주한다’, ‘귀신이 있다’고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없으므로 결국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한편,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하며 나머지 증거는 모두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한 전문증거 등에 불과한 경우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진술한 피해사실 중 일부에서 위와 같은 신빙성이 결여되어 그에 관한 공소사실의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되고 나아가 그 부분 피해자의 진술이 단순한 신빙성의 부족을 넘어 허위로 꾸며낸 것일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면, 나머지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만은 유독 진실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 진술내용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 등을 치밀하게 검증하여 그 진술이 형사재판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참조).
특히 아동진술의 특성에 관하여 여러 연구 결과와 보고가 있으나, 아동의 연령 폭과 지적능력의 개인차가 크고, 아동의 사회·문화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순수성이 있는 아동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적지만 꾸며대서 말하는 경향이 발견되고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소극적으로 은폐하는 성향 쪽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정보의 양과 정확성 문제, 기억의 보유나 회상의 결함 문제가 있고, 암시성 질문에 쉽게 유도되고, 오염되는 경향이 있다는 등의 사정은 부정적 요소로 알려져 있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도1462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2839 판결 등 참조).
(3)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술에 취해 아무런 이유 없이 "야야"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관해 보건대, 피해자의 진술 및 문자메시지 등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당일 18:20경 귀가하여 저녁식사 후 게임을 하던 중 청구인이 아무런 이유 없이 "야야"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22:09경 담임교사에 연락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청구인은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거나 할 일을 하지 않아 이를 지적하거나 못하게 하여 피해자와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피해자는 청구인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한다면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청구인은 그것을 했는지 아닌지 계속 확인을 한다’고 진술하였던 점, 문□□은 ‘피해자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어서 벌어진 일이다, 피해자는 휴대전화 중독에 빠져 그것을 못하게 하면 자기를 괴롭힌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는 귀가 후 계속하여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청구인으로부터 지적을 당하거나 혼이 나자 우발적으로 담임교사에게 ‘엄마가 괴롭힌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귀신이 보인다’, ‘저주한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관해 보건대, 피해자는 사건 다음 날인 2022. 9. 30. APO 상담 및 2022. 10. 5. 경찰조사 시 청구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맥락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하였는지는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한편 피해자는 위 상담과정에서 ‘전학가고 싶다고 한 것은 전학가면 청구인과 같이 안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말이다, 청구인과 지내는 것이 힘들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2022. 9. 5.경에도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휴대전화를 던져 혼이 나자 귀가하지 않는 등 청구인과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에 따르면 청구인과 피해자의 동생 사이에는 별다른 갈등상황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해자는 청구인의 훈육으로 인해 청구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청구인이 아닌 친부 문□□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에 사실과 다른 진술이나 과장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결국 청구인과 피해자의 갈등관계, 위와 같은 아동진술의 특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주장하는 청구인의 발언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나 맥락, 당시 청구인의 구체적인 행동, 이에 대한 피해자의 대응 등을 조사하고 관련 법리를 검토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충분히 신빙할만한 것인지 판단하여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위와 같은 점에 관해 수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5) 가사 청구인이 피의사실과 같은 말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의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친모로 주양육자이므로 어린 자녀들이 있는 상태에서 자주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면 이는 적절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떠한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피해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행위에 대한 피해아동의 반응 및 행위를 전후로 한 피해아동의 상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행위가 피해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참조), 아동복지법에서 신체적 학대행위, 정서적 학대행위, 유기와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을 고려할 때, 정서적 학대행위는 적어도 신체적 학대행위나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의 피해를 아동에게 주는 행위이어야 할 것이므로 교육적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훈육과는 구별된다(헌재 2015. 10. 21. 2014헌바266 결정 참조).
살피건대, 피해자는 11세의 남아로 피해자의 신장이나 체중 등 발육 상태나 위생상태가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2022. 9. 29.자 112 신고사건처리표 참고), 피해자에 따르더라도 청구인이 피해자의 등하교, 식사 등 기본적 양육의 의무를 이행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3)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청구인에 대한 피해자의 태도 및 청구인과 피해자의 갈등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의 행위가 신체적 학대행위나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의 피해를 피해자에게 주는 정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이나 변화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정상적인 훈육을 넘어서는 신체적 학대행위나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명백히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러한 점에 관하여 충분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다. 신체적 학대행위 부분
(1) 피해자는 청구인이 술에 취해 자신을 ‘그냥’ 할퀴었다고 진술하면서 그 증거로 손등을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였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및 사진을 근거로 청구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먼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2022. 9. 30. APO 상담에서는 청구인이 자신을 물고 할퀴어서 초등학교 2~3학년 때쯤 피멍이 든 적이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이 사건 피해에 관하여는 진술하지 않았다가 2022. 10. 5. 1차 경찰조사에서는 청구인이 조사일로부터 2~3일 전에 이유 없이 자신을 할퀴었다며 손등 사진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2022. 10. 23. 2차 경찰조사에서 경찰관이 피해사실을 재확인하면서 사진 촬영일자를 신문하자 1차 조사일이 아닌 APO 상담일로부터 2~3일 전의 일이라고 진술하면서 사진은 피해 당일에 촬영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살피건대 ‘술에 취해 그냥 할퀴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구체적인 경위나 세부적인 상황에 관한 묘사가 전혀 없는 일반적인 진술로서 피해자가 실제로 경험한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아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담 2~3일 전에 당한 피해에 관하여 상담 당시에는 진술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약 1개월이 지난 2차 경찰조사에서 그 시기를 번복하여 진술하였는바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 진술로 보기 어렵다. 또한 위 나.(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청구인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 후 청구인으로 인한 상처인지 모르겠다며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이 그냥 할퀴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다음으로 피해자가 제출한 사진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피해 당일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형상에 따르면 상해를 입은 직후의 상처라기보다는 오래 전의 상처로 보이는 점(청구인은 이는 고양이로 인한 상처이고 피해자의 동생이 할아버지에게 ‘형이 고양이에게 긁혔다고 그랬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한다), 위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고 번복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으로 인한 상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기 어렵다.
(3) 결국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할퀴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라. 소결
수사기록상 청구인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미진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잘못 인정하였거나 아동학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자의적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