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마137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4년 4월 25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건2022헌마137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김○○(외국인)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창호
피청구인광주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선고일2024. 4. 25.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7. 20. 광주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2069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2. 7. 20.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광주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2069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고,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2. 7. 1. 20:36경 광주 광산구 (주소 생략) ○○금방(이하 ‘이 사건 금방’이라 한다)에 방문하여 금팔찌를 구입하고 있을 때 마침 손님으로 온 피해자가18K 펜던트가 들어 있는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가 청구인의 쇼핑백과 바뀐 사실을 모른 채 청구인의 쇼핑백을 들고 가자, 위 펜던트가 피해자 소유임을 알면서도 펜던트가 들어 있던 쇼핑백을 가지고 갔다. 이로써 청구인은 피해자 소유 시가 40만 원 상당의 18K 펜던트 1개(이하 ‘이 사건 펜던트’라 한다)를 절취하였다(이하 ‘이 사건 피의사실’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22. 9. 26.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자신이 들고 간 쇼핑백에 이 사건 펜던트가 들어 있는 사실은 알았으나, 피해자의 쇼핑백과 청구인의 쇼핑백이 바뀐 사실을 몰라서 위 펜던트가 18K 금이라거나 피해자의 소유임을 알지 못하였고, 위 펜던트는 이 사건 금방에서 서비스로 주는 기념주화인 것으로 알았다. 피해자가 당시 현장에서 직원과 자신의 쇼핑백에 펜던트가 없다는 내용의 대화를 하기는 하였으나, 청구인은 한국어가 미숙한 외국인이므로 피해자가 직원과 나눈 대화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청구인은 피해자보다 이 사건 금방에 더 오래 머물러 있었고, 이 사건 펜던트를 다른 곳에 숨기고 현장을 곧바로 이탈하는 등 일반적인 절도범의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청구인은 이 사건 펜던트가 피해자의 물건임을 인식하지 못하여 이 사건 펜던트를 절취할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에도 피청구인은 이 사건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수사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22. 7. 1. 19:57경 18K 금팔찌를 구매하기 위하여 청구인의 남자친구와 이 사건 금방을 방문하였다. 청구인은 구매할 금팔찌를 고른 후 직원으로부터 빈 케이스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받았는데, 케이스를 쇼핑백에서 꺼내보지 않았다.
(2) 청구인은 매장 내 테이블 위에 직원으로부터 받은 쇼핑백을 두고 매장의 다른 편에 가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이때 피해자는 매장 안으로 들어와 청구인이 받은 쇼핑백 옆에 이 사건 펜던트가 담긴 자신의 쇼핑백을 놓았다. 피해자는 빈 케이스가 들어있는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이 들고 온 쇼핑백으로 오인하여 청구인의 쇼핑백을 들고 매장의 다른 편으로 갔다.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매장 안에 들어와서 청구인의 쇼핑백 옆에 자신의 쇼핑백을 놓고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의 쇼핑백으로 오인하여 들고 가는 순간까지 청구인은 매장 구석에서 출입문을 등지고 귀금속을 구경하거나 현금을 찾으러 나간 남자친구가 매장으로 돌아오는지 밖을 확인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온 모습이나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의 것으로 오인하여 가져가는 모습을 목격하지 못하였다.
(3) 청구인은 남자친구가 돌아오자 쇼핑백을 놓고 갔던 자리로 갔다. 테이블 위에는 피해자가 놓고 간 쇼핑백이 있었는데, 청구인은 쇼핑백 안에 있던 케이스를 꺼내 열어서 그 안에 이 사건 펜던트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4) 청구인은 케이스를 닫았고, 피해자가 옆으로 오자 케이스를 쇼핑백에 넣었다. 피해자는 펜던트 교환을 위해 자신이 들고 있던 쇼핑백을 직원에게 건넸지만, 직원이 빈 케이스를 보여주자 피해자는 케이스와 쇼핑백을 돌려받고 이 사건 펜던트를 찾으러 가방을 뒤지다가 펜던트를 찾지 못하고 이 사건 금방을 나갔다. 청구인은 옆에서 이러한 장면을 지켜보았고, 피해자가 나간 후 쇼핑백에서 케이스를 꺼내 열어서 사진을 찍었다.
(5) 청구인은 금팔찌 값으로 675,000원을 지불하고 이 사건 금방을 나간 후 남자친구와 차를 타고 갔다.
(6) 피해자는 2022. 7. 4. 40만 원 상당의 이 사건 펜던트(18K 1.17돈)가 담긴 쇼핑백을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금방 내 CCTV 영상을 조회한 결과, 피해자의 쇼핑백을 가져간 사람이 청구인으로 특정되었다.
나. 절도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 의사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이용·처분할 의사를 말하고, 영구적으로 물건의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의사임은 요하지 않으며, 일시 사용의 목적으로 타인의 점유를 침탈한 경우에도 사용으로 인하여 물건 자체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모되거나 또는 상당한 장시간 점유하고 있거나 본래의 장소와 다른 곳에 유기하는 경우에는 이를 일시 사용하는 경우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113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단순히 타인의 점유만을 침해하였다고 하여 그로써 곧 절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소유권 또는 이에 준하는 본권을 침해하는 의사, 즉 목적물의 물질을 영득할 의사이거나 또는 그 물질의 가치만을 영득할 의사이든 적어도 그 재물에 대한 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9. 8. 선고 91도3149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불법영득의사는 내심의 의사에 해당하므로, 행위자가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나(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675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는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도1962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도1261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이 사건 금방에서 서비스로 주는 기념주화로 인식하여 절도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 없이 가져간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가) 청구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금방에 쇼핑백을 들고 들어와서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의 것으로 오인하여 가져갈 때까지 매장 구석에서 귀금속을 구경하거나 남자친구가 밖에서 현금을 가지고 돌아오는지 확인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쇼핑백을 든 모습을 보지 못하였다. 이에 더하여 피해자가 쇼핑백을 놓고 간 곳은 청구인이 쇼핑백을 놓고 간 곳과 상당히 근접했던 점, 피해자 역시 청구인의 쇼핑백 내 빈 케이스가 펜던트 케이스가 아닌, 팔찌 케이스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청구인은 당연히 테이블 위에 있는 쇼핑백을 자신이 놓고 간 쇼핑백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의 쇼핑백과 바뀌었다거나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인식하지 못하였을 수 있다.
또한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인수한 이 사건 펜던트 사진에는 이 사건 펜던트가 금이라는 내용의 보증서가 현존해 있으나, 수사기록에 편철된 CCTV 영상 캡처화면에 의하면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발견하였을 때 위 보증서 내지 보증서의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소지하고 있을 당시 위 보증서의 내용을 확인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처럼 보증서 등 제품의 성분을 설명하는 자료를 보지 못했던 이상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가 18K 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확인하였을 당시 청구인은 위 펜던트를 직원이 청구인에게 건네준 쇼핑백 안에 있던 것으로 인식하였고,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온 것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청구인의 쇼핑백이 다른 손님의 쇼핑백과 바뀌었을 가능성조차 인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펜던트의 외관이 주화와 닮았고, 청구인은 이 사건 펜던트의 보증서를 확인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다른 사람의 소유가 아닌, 금방에서 주는 기념주화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청구인이 피해자가 다가오자 이 사건 펜던트가 담긴 케이스를 닫아 쇼핑백에 넣었고, 피해자가 매장을 나간 뒤 다시 케이스를 꺼내어 본 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은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온 모습조차 보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가 이 사건 펜던트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가 피해자의 소유인 사실을 알았고 이를 절취할 생각이었다면, 청구인은 위 펜던트를 케이스에서 꺼내어 다른 곳에 숨기는 등 이를 적극적으로 은닉하는 행동을 하였을 것인데, 청구인은 케이스를 닫았을 뿐 위 펜던트를 은닉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펜던트를 찾지 못하고 금방을 나간 후에도 펜던트 케이스를 열어 사진을 찍고 금팔찌 값을 지급한 다음 금방에서 나갔기 때문에 위 펜던트를 숨기기 위하여 현장을 빨리 이탈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다) 또한 청구인은 2018년 3월경에 우리나라에 입국한 사람으로, 청구인이 피해자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정도의 한국어 능력을 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청구인이 피해자가 이 사건 금방에서 판매하는 펜던트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자신이 들고 있는 펜던트는 직원이 건네준 쇼핑백 안에 있던 것으로 생각하였고 자신의 쇼핑백이 피해자의 쇼핑백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할 만한 정황도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찾는 펜던트가 청구인이 들고 있던 이 사건 펜던트일 수도 있다고 인식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
사건2022헌마137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김○○(외국인)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창호
피청구인광주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선고일2024. 4. 25.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7. 20. 광주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2069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2. 7. 20.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광주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2069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고,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2. 7. 1. 20:36경 광주 광산구 (주소 생략) ○○금방(이하 ‘이 사건 금방’이라 한다)에 방문하여 금팔찌를 구입하고 있을 때 마침 손님으로 온 피해자가18K 펜던트가 들어 있는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가 청구인의 쇼핑백과 바뀐 사실을 모른 채 청구인의 쇼핑백을 들고 가자, 위 펜던트가 피해자 소유임을 알면서도 펜던트가 들어 있던 쇼핑백을 가지고 갔다. 이로써 청구인은 피해자 소유 시가 40만 원 상당의 18K 펜던트 1개(이하 ‘이 사건 펜던트’라 한다)를 절취하였다(이하 ‘이 사건 피의사실’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22. 9. 26.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자신이 들고 간 쇼핑백에 이 사건 펜던트가 들어 있는 사실은 알았으나, 피해자의 쇼핑백과 청구인의 쇼핑백이 바뀐 사실을 몰라서 위 펜던트가 18K 금이라거나 피해자의 소유임을 알지 못하였고, 위 펜던트는 이 사건 금방에서 서비스로 주는 기념주화인 것으로 알았다. 피해자가 당시 현장에서 직원과 자신의 쇼핑백에 펜던트가 없다는 내용의 대화를 하기는 하였으나, 청구인은 한국어가 미숙한 외국인이므로 피해자가 직원과 나눈 대화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청구인은 피해자보다 이 사건 금방에 더 오래 머물러 있었고, 이 사건 펜던트를 다른 곳에 숨기고 현장을 곧바로 이탈하는 등 일반적인 절도범의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청구인은 이 사건 펜던트가 피해자의 물건임을 인식하지 못하여 이 사건 펜던트를 절취할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에도 피청구인은 이 사건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수사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22. 7. 1. 19:57경 18K 금팔찌를 구매하기 위하여 청구인의 남자친구와 이 사건 금방을 방문하였다. 청구인은 구매할 금팔찌를 고른 후 직원으로부터 빈 케이스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받았는데, 케이스를 쇼핑백에서 꺼내보지 않았다.
(2) 청구인은 매장 내 테이블 위에 직원으로부터 받은 쇼핑백을 두고 매장의 다른 편에 가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이때 피해자는 매장 안으로 들어와 청구인이 받은 쇼핑백 옆에 이 사건 펜던트가 담긴 자신의 쇼핑백을 놓았다. 피해자는 빈 케이스가 들어있는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이 들고 온 쇼핑백으로 오인하여 청구인의 쇼핑백을 들고 매장의 다른 편으로 갔다.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매장 안에 들어와서 청구인의 쇼핑백 옆에 자신의 쇼핑백을 놓고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의 쇼핑백으로 오인하여 들고 가는 순간까지 청구인은 매장 구석에서 출입문을 등지고 귀금속을 구경하거나 현금을 찾으러 나간 남자친구가 매장으로 돌아오는지 밖을 확인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온 모습이나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의 것으로 오인하여 가져가는 모습을 목격하지 못하였다.
(3) 청구인은 남자친구가 돌아오자 쇼핑백을 놓고 갔던 자리로 갔다. 테이블 위에는 피해자가 놓고 간 쇼핑백이 있었는데, 청구인은 쇼핑백 안에 있던 케이스를 꺼내 열어서 그 안에 이 사건 펜던트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4) 청구인은 케이스를 닫았고, 피해자가 옆으로 오자 케이스를 쇼핑백에 넣었다. 피해자는 펜던트 교환을 위해 자신이 들고 있던 쇼핑백을 직원에게 건넸지만, 직원이 빈 케이스를 보여주자 피해자는 케이스와 쇼핑백을 돌려받고 이 사건 펜던트를 찾으러 가방을 뒤지다가 펜던트를 찾지 못하고 이 사건 금방을 나갔다. 청구인은 옆에서 이러한 장면을 지켜보았고, 피해자가 나간 후 쇼핑백에서 케이스를 꺼내 열어서 사진을 찍었다.
(5) 청구인은 금팔찌 값으로 675,000원을 지불하고 이 사건 금방을 나간 후 남자친구와 차를 타고 갔다.
(6) 피해자는 2022. 7. 4. 40만 원 상당의 이 사건 펜던트(18K 1.17돈)가 담긴 쇼핑백을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금방 내 CCTV 영상을 조회한 결과, 피해자의 쇼핑백을 가져간 사람이 청구인으로 특정되었다.
나. 절도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 의사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이용·처분할 의사를 말하고, 영구적으로 물건의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의사임은 요하지 않으며, 일시 사용의 목적으로 타인의 점유를 침탈한 경우에도 사용으로 인하여 물건 자체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모되거나 또는 상당한 장시간 점유하고 있거나 본래의 장소와 다른 곳에 유기하는 경우에는 이를 일시 사용하는 경우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113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단순히 타인의 점유만을 침해하였다고 하여 그로써 곧 절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소유권 또는 이에 준하는 본권을 침해하는 의사, 즉 목적물의 물질을 영득할 의사이거나 또는 그 물질의 가치만을 영득할 의사이든 적어도 그 재물에 대한 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9. 8. 선고 91도3149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불법영득의사는 내심의 의사에 해당하므로, 행위자가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나(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675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는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도1962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도1261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이 사건 금방에서 서비스로 주는 기념주화로 인식하여 절도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 없이 가져간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가) 청구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금방에 쇼핑백을 들고 들어와서 청구인의 쇼핑백을 자신의 것으로 오인하여 가져갈 때까지 매장 구석에서 귀금속을 구경하거나 남자친구가 밖에서 현금을 가지고 돌아오는지 확인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쇼핑백을 든 모습을 보지 못하였다. 이에 더하여 피해자가 쇼핑백을 놓고 간 곳은 청구인이 쇼핑백을 놓고 간 곳과 상당히 근접했던 점, 피해자 역시 청구인의 쇼핑백 내 빈 케이스가 펜던트 케이스가 아닌, 팔찌 케이스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청구인은 당연히 테이블 위에 있는 쇼핑백을 자신이 놓고 간 쇼핑백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의 쇼핑백과 바뀌었다거나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인식하지 못하였을 수 있다.
또한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인수한 이 사건 펜던트 사진에는 이 사건 펜던트가 금이라는 내용의 보증서가 현존해 있으나, 수사기록에 편철된 CCTV 영상 캡처화면에 의하면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발견하였을 때 위 보증서 내지 보증서의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소지하고 있을 당시 위 보증서의 내용을 확인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처럼 보증서 등 제품의 성분을 설명하는 자료를 보지 못했던 이상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가 18K 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확인하였을 당시 청구인은 위 펜던트를 직원이 청구인에게 건네준 쇼핑백 안에 있던 것으로 인식하였고,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온 것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청구인의 쇼핑백이 다른 손님의 쇼핑백과 바뀌었을 가능성조차 인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펜던트의 외관이 주화와 닮았고, 청구인은 이 사건 펜던트의 보증서를 확인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를 다른 사람의 소유가 아닌, 금방에서 주는 기념주화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청구인이 피해자가 다가오자 이 사건 펜던트가 담긴 케이스를 닫아 쇼핑백에 넣었고, 피해자가 매장을 나간 뒤 다시 케이스를 꺼내어 본 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은 피해자가 쇼핑백을 들고 온 모습조차 보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가 이 사건 펜던트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청구인이 이 사건 펜던트가 피해자의 소유인 사실을 알았고 이를 절취할 생각이었다면, 청구인은 위 펜던트를 케이스에서 꺼내어 다른 곳에 숨기는 등 이를 적극적으로 은닉하는 행동을 하였을 것인데, 청구인은 케이스를 닫았을 뿐 위 펜던트를 은닉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펜던트를 찾지 못하고 금방을 나간 후에도 펜던트 케이스를 열어 사진을 찍고 금팔찌 값을 지급한 다음 금방에서 나갔기 때문에 위 펜던트를 숨기기 위하여 현장을 빨리 이탈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다) 또한 청구인은 2018년 3월경에 우리나라에 입국한 사람으로, 청구인이 피해자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정도의 한국어 능력을 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청구인이 피해자가 이 사건 금방에서 판매하는 펜던트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자신이 들고 있는 펜던트는 직원이 건네준 쇼핑백 안에 있던 것으로 생각하였고 자신의 쇼핑백이 피해자의 쇼핑백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할 만한 정황도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찾는 펜던트가 청구인이 들고 있던 이 사건 펜던트일 수도 있다고 인식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