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276
상법 제490조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4년 5월 30일
결정요지
가. 상법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법정하고 있는 자본금의 감소 또는 합병, 분할합병에 대한 사채권자의 이의, 해당사채 전부에 대한 지급의 유예, 그 채무의 불이행으로 발생한 책임의 면제 등은 모두 사채권자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인 점,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대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특별결의 방식에 의하여야 하는 점 등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의 문언, 상법이 직접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사항들과의 관계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은 사채권자가 보유하고 있는 사채에 관하여 이익 또는 손해가 될 수 있는 사항으로서 상법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법정하고 있는 사항에 준하여 사채권자의 집합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효력조항은 사채권자집회 제도의 취지에 따라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진 다수의 사채권자들이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법률관계의 안정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사채권자, 발행회사 및 그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개별 사채권자별로 사채에 관한 권리의무관계가 달리 조정될 수 있다면 사채권자들 사이의 불평등이 초래되는 점, 오로지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하여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이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다면 어떠한 의사결정도 할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하여 더 큰 이익을 도모하거나 더 큰 손해를 회피할 수 없게 되는 점,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특별결의 정족수를 요구하고, 사채권자 전원이 동의하지 않는 한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법원은 사채권자집회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때나 결의가 사채권자의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와 같은 경우 등에는 결의를 인가하지 못하는 등, 상법은 사채권자집회 결의절차의 적법성을 담보하고, 결의의 부당성 또는 불공정성을 예방하며, 소수 사채권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최소한의 정도를 벗어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효력조항은 사채권자집회 제도의 취지에 따라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진 다수의 사채권자들이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법률관계의 안정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사채권자, 발행회사 및 그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개별 사채권자별로 사채에 관한 권리의무관계가 달리 조정될 수 있다면 사채권자들 사이의 불평등이 초래되는 점, 오로지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하여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이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다면 어떠한 의사결정도 할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하여 더 큰 이익을 도모하거나 더 큰 손해를 회피할 수 없게 되는 점,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특별결의 정족수를 요구하고, 사채권자 전원이 동의하지 않는 한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법원은 사채권자집회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때나 결의가 사채권자의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와 같은 경우 등에는 결의를 인가하지 못하는 등, 상법은 사채권자집회 결의절차의 적법성을 담보하고, 결의의 부당성 또는 불공정성을 예방하며, 소수 사채권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최소한의 정도를 벗어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 제37조 제2항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2조 제1항, 제495조 제2항, 제498조 제1항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된 것) 제434조
상법(1962. 1. 20. 법률 제1000호로 제정된 것) 제495조 제1항, 제497조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2조 제1항, 제495조 제2항, 제498조 제1항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된 것) 제434조
상법(1962. 1. 20. 법률 제1000호로 제정된 것) 제495조 제1항, 제497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정○○
대리인 변호사 김성수
당해사건대법원 2020다221679 약정금
【주 문】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0조 중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부분 및 제498조 제2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 주식회사(변경 후 상호: □□ 주식회사. 이하 변경 전후에 관계없이 ‘○○’이라 한다)가 발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총 발행권면액 1조 3,500억원(제4-2회, 제5-2회, 제6-1회, 제6-2회, 제7회) 중 합계 2,730,813,000원을 보유하고 있었다(이하 ‘이 사건 사채’라 한다).
나. ○○의 위 발행사채에 관하여 2017. 4. 17.부터 2017. 4. 18.까지 사채권자집회가 개최되었는데, 사채권자집회는 ① 사채권자집회 결의 효력발생일까지 이미 발생하였거나 발생하는 기한의 이익 상실에 따른 연체이자를 면제하고, ② 사채의 이율을 2017. 4. 21.부터 연 1%로 변경하며, ③ 사채권자는 사채 권면액의 50% 이상을 출자하되, 원금을 신주 인수대금과 상계하고, ④ 출자전환을 위한 신주 1주의 발행가격은 40,350원으로 하며, ⑤ 출자전환 대상사채에 대하여는 신주 청약일의 첫째 날부터 이자가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2017. 4. 21. 이 사건 결의를 인가하였다(2017비합10000, 2017비합10001, 2017비합10002, 2017비합10003, 2017비합10004).
다. ○○은 이 사건 결의에 따른 사채의 출자전환을 위하여 2017. 8. 2.부터 2017. 8. 8.까지, 2017. 12. 11.부터 2017. 12. 15.까지, 2018. 3. 8.부터 2018. 3. 9.까지 총 3회에 걸쳐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하면서, 그 청약대상자를 사채권자로 지정하였다.
라. 청구인은 자신은 출자전환 절차에 응하지 않았으므로 ○○으로부터 이 사건 사채 권면액 전부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는데, ○○은 이 사건 사채 권면액 중 50% 부분에 대한 이자만을 지급하였으므로, ○○은 청구인에게 미지급한 이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위 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8가단21035). 제1심법원이 2019. 2. 14. 이 사건 결의는 사채권자인 청구인에게 효력이 미친다면서 청구를 기각하자 청구인은 항소하였고(창원지방법원 2019나53010), 항소심법원이 2020. 2. 6. 항소를 기각하자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는 한편(대법원 2020다221679), 상고심 계속 중 상법 제490조, 제498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2020카기1011).
마. 대법원은 2020. 4. 9.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2020. 5.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상법 제490조, 제498조 제1항 및 제2항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있으나, 그 중 상법 제498조 제1항에 대해서는 고유한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 조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한편, 청구인은 상법 제490조에 관하여는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부분에 관하여 다투고 있고, 또한 위 부분만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므로, 상법 제490조에 관하여는 위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0조 중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부분(이하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라 한다) 및 제498조 제2항(이하 ‘이 사건 효력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과 묶어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들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상법(2011. 4. 14.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0조(결의사항) 사채권자집회는 이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항 및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결의를 할 수 있다.
제498조(결의의 효력) ②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그 효력이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들은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라는 매우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심판대상조항들은 출석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전체 의결권의 3분의 1 이상의 수를 보유한 사채권자의 찬성에 따라 이루어진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하여 이에 반대하는 사채권자도 위 결의에 강제되는바, 심판대상조항은 사채권자인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사적자치원칙 및 헌법 제119조에 위반된다.
다. 상법 제497조가 법원에 의한 결의의 불인가사유를 규정하고 있고, 또한 법원의 인가결정에 대하여는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즉시항고를 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사채권자의 재판청구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라. 심판대상조항들은 사채권자와 일반채권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달리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명확성원칙 위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들 중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에 관한 것이므로, 위 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반대하는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은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함으로써 그 결의 내용에 반대하는 사채권자도 그 결의에 따를 것이 강제되는 것을 다투고 있는바, 이는 이 사건 효력조항이 사채권자로 하여금 사채를 자유롭게 사용·수익·처분할 수 없도록 하고, 나아가 재산적 가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3)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헌법 제119조 제1항에 위반되고, 체계정당성 원리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헌법 제119조 제1항은 헌법상 경제질서에 관한 일반조항으로서 국가의 경제정책에 대한 하나의 헌법적 지침으로, 직업의 자유, 재산권의 보장, 근로3권과 같은 경제에 관한 기본권 및 비례의 원칙과 같은 법치국가원리에 의하여 비로소 헌법적으로 구체화되는 것이고(헌재 2020. 8. 28. 2017헌바474; 헌재 2023. 2. 23. 2020헌바11등 참조), 일정한 공권력작용이 체계정당성에 위반된다고 해서 곧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원칙 등 일정한 헌법의 규정이나 원칙을 위반하여야 하므로(헌재 2005. 6. 30. 2004헌바40등; 헌재 2023. 6. 29. 2019헌바433 참조),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4)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금융채권자인 사채권자와 일반적 상거래 등에 관한 채권자를 차별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의 이러한 주장은 일반채권자와 달리 사채권자에 관해서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 것을 문제 삼는 것으로, 결국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을 정한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5)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들은 법원의 재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조항이 아니므로 재판청구권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침해 주장은 이 사건 효력조항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을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효력을 부여함에 있어 실체적·절차적 요건이 충분하지 않아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으로는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서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6) 청구인은 쌍방 당사자의 개별적 합의를 필수요건으로 하는 의무부담행위도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포함된다면 그 결의에 찬성하지 않는 사채권자도 강제로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회사의 손실이 사채권자에게만 전가되어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또 상법상 제도인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를 통해 채무재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며, 의무부담을 내용으로 하는 출자전환, 원금 및 이자의 감축 등도 사채권자집회에서 결의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일종의 입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청구인의 이러한 주장은 심판대상조항들의 위헌성에 대한 주장이 아니라, 이 사건 결의나 이 사건 결의를 인가한 법원의 결정이라는 개별적·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관한 법원의 재판 내지 청구인의 이자지급 등 청구를 기각한 당해 사건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청구인의 위 주장들에 관하여도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7) 청구인은 그 밖에도 심판대상조항들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이나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거나, 계약의 자유나 소극적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이러한 주장들은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거나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에 대해서도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8) 따라서 이하에서는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및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헌법상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으로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그 근거로 한다(헌재 2002. 1. 31. 2000헌가8 참조). 그런데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그리고 각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법률규정은 일반성·추상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입법기술상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사용은 부득이하므로,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지고, 당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와 전체적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서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이 경우까지 명확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6. 12. 29. 2016헌바263; 헌재 2020. 12. 23. 2019헌바25 참조). 그리고 민사법규는 사회현실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흠결 없이 적용될 수 있어야 하므로, 형벌법규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23. 9. 26. 2020헌바552 등 참조).
(2)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은 사채권자가 보유하고 있는 사채에 관하여 이익 또는 손해가 될 수 있는 사항을 의미함은 명확하다.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사채권자의 이익 또는 손해가 될 수 있는 사항인지를 열거하지 않고 있으나, 어떠한 사항이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어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이 될 수 있는지는 원칙적으로 개별적·구체적인 사안에서 그 내용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그것만으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사채권자집회는 사채권자로 구성되어, 같은 종류의 사채권자의 총의를 결정하기 위하여 소집되는 사채권자단체의 임시적 의결기관이다. 상법 제490조는 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항 및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사채권자집회에서 결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에 상법은 출석한 사채권자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사채 총액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결의하여야 하는 특별결의사항으로 자본금의 감소 또는 합병, 분할합병에 대한 사채권자의 이의(제439조 제3항, 제530조 제2항, 제530조의9 제4항, 제530조의11 제2항), 사채관리회사가 하는 해당사채 전부에 대한 지급의 유예, 그 채무의 불이행으로 발생한 책임의 면제·화해, 해당 사채 전부에 관한 소송행위 또는 채무자회생·파산절차에 속하는 행위(제484조 제4항), 사채권자집회의 대표자 선임(제500조 제1항), 집행자의 선임(제501조 단서), 사채권자집회의 연기 또는 속행(제510조 제1항, 제372조), 발행회사의 불공정한 변제 등의 취소의 소 제기(제512조, 제511조) 등을 정하고 있고(제495조 제1항, 제434조),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의 과반수로 결의할 수 있는 일반결의사항으로 사채관리회사의 사임에 대한 동의(제481조), 사채관리회사의 해임 청구(제482조), 사채관리회사의 사무승계자 선임에 대한 동의(제483조 제1항), 발행회사 대표자의 출석 요구(제494조) 등을 정하고 있다(제495조 제2항). 상법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법정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사채권자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고 볼 수 있고, 또한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규정하는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상법 제495조 제1항 및 제434조에 따라 특별결의가 요구되므로, 결국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에서 말하는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란 상법이 법정하고 있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에 준하는 것으로서 특별결의에 의한 사채권자의 집합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4) 이상과 같이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의 문언, 상법이 직접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사항들과의 관계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은 사채권자가 보유하고 있는 사채에 관하여 이익 또는 손해가 될 수 있는 사항으로서 상법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법정하고 있는 사항에 준하여 특별결의방식에 의하여 사채권자의 집합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을 의미함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그 의미가 불명확하여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집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가) 상법이 사채권자집회를 통하여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등에 관하여 결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원칙적으로 사채 자체가 장기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다수로 분할하여 채권발행의 방법을 통해 공중으로부터 집단적으로 차입하는 것이어서 사채총액의 분할된 부분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점, 사채금액을 제외하면 그 외 모든 발행조건이나 권리내용이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진 사채권자들은 서로 평등해야 한다는 점, 사채계약의 변경을 위해서 수많은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를 얻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점, 그리고 사채를 발행한 회사의 경영사정 등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 사채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회사와 사채권자 모두에게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이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유효한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채권자집회 제도의 취지에 따라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진 다수의 사채권자들이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법률관계의 안정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사채권자, 발행회사 및 발행회사와 관계된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나) 단체법적 의사결정의 원리에 따라 사채권자들로 구성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을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개별 사채권자별로 발행회사와 교섭하도록 하여 사채에 관한 권리의무관계가 달리 조정될 수 있다면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지고 있었던 사채권자들 사이의 불평등이 초래되고, 이로 인하여 입법자가 마련한 사채제도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다. 또한, 더 많은 금액의 사채를 가지고 있거나 회사를 상대로 강한 교섭력을 지니는 사채권자들은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권리의무관계를 조정할 수 있게 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채권자들은 정보의 부족 또는 교섭력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그 관계가 조정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효력조항은 소수 사채권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나) 반대로 오로지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하여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이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다면, 동일한 권리를 가진 다수의 사채권자들 중 일부의 사채권자가 반대할 경우에는 사채권자들은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대하여 어떠한 의사결정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하여 발행회사와 사채권자 사이의 합의를 통하여 더 큰 이익을 도모하거나 큰 손해를 회피할 수도 없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를 요하도록 한다면 오히려 소수의 사채권자의 의사가 과다 대표되거나, 이로 인하여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대 사채권자들이 다른 이익을 요구할 수도 있게 되어 사채권자들로 하여금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반대할 유인만을 제공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다) 한편, 사채권자집회는 원칙적으로 발행회사 또는 사채관리회사가 사채권자집회일의 2주 전에 소집을 통지하여야 하고, 통지서에는 집회의 목적사항이 기재되어야 한다(상법 제491조, 제491조의2, 제363조 제1항, 제2항).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원칙적으로 특별결의 정족수, 즉 출석한 사채권자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사채 총액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요구되고(상법 제495조 제1항, 제434조), 다만 상법 제481조부터 제483조까지 및 제494조의 사항에 관하여는 사채권자 의결권의 과반수만이 요구된다(제495조 제2항). 사채권자는 사채금액 합계액에 따라 의결권을 가지는데(제492조 제1항),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제510조 제1항, 제368조 제3항), 발행회사가 가진 자기사채는 사채권자집회에서 의결권이 없다(제510조 제1항, 제369조 제2항).
또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사채권자 전원이 동의하지 않는 한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상법 제498조 제1항). 법원은 사채권자집회소집의 절차 또는 그 결의방법이 법령이나 사채모집의 계획서의 기재에 위반한 때(제497조 제1항 제1호), 결의가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성립하게 된 때(제2호),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때(제3호), 결의가 사채권자의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제4호)에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를 인가하지 못하지만, 위 제1호 또는 제2호의 경우 법원은 결의의 내용 기타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의를 인가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처럼 상법은 사채권자집회의 소집절차,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정족수, 의결권의 제한, 법원의 인가에 관한 규정 등을 통하여 사채권자집회 결의절차의 적법성을 담보하고, 결의의 부당성 또는 불공정성을 예방하며, 소수 사채권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구인은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의 불인가사유가 제한적이고, 결의에 반대하는 사채권자가 결의 또는 법원의 인가결정에 대하여 다툴 수 있는 방법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원은 결의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사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에는 이를 인가할 수 없고, 결의에 반대하는 사채권자로서는 인가결정에 대하여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즉시항고할 수 있으며(제113조 제2항, 제78조), 이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으므로(제113조 제1항, 제2항, 제85조 제3항),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의 인가절차나 인가결정에 대한 불복절차가 미비하다고 볼 수 없다.
(라) 이상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최소한의 정도를 벗어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않는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효력조항은 회사의 집단적인 자금 조달방법으로 마련된 사채제도가 안정적으로 기능하고, 단체법적 의사결정의 원리를 통하여 사채권자들의 이해관계에 관한 사항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확정하며, 나아가 법률관계의 안정을 추구하는 동시에 전체 사채권자, 발행회사 및 발행회사와 관계된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사건 효력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반면, 사채권자집회 결의는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사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법원의 인가를 받을 수 없으므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 내용이 사채권자 사이의 차별을 발생시켜 결의에 반대하는 소수 사채권자에게만 특별히 불이익할 수 없고, 비록 사채권자집회 결의를 통해 사채권자의 재산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채권자 전체가 동일하게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효력조항에 의하여 반대 사채권자가 제한받는 사익의 정도가 위와 같은 공익보다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하지 않는다.
(4) 소결
이 사건 효력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들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별지] 관련조항
상법(2011. 4. 14.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2조(의결권) ① 각 사채권자는 그가 가지는 해당 종류의 사채 금액의 합계액(상환받은 액은 제외한다)에 따라 의결권을 가진다.
제495조(결의의 방법) ② 제481조부터 제483조까지 및 제494조의 동의 또는 청구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의 과반수로 결정할 수 있다.
제498조(결의의 효력) ①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법원의 인가를 받음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다만, 그 종류의 사채권자 전원이 동의한 결의는 법원의 인가가 필요하지 아니하다.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된 것)
제434조(정관변경의 특별결의) 제433조 제1항의 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한다.
상법(1962. 1. 20. 법률 제1000호로 제정된 것)
제495조(결의의 방법) ① 제434조의 규정은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에 준용한다.
제497조(결의의 불인가의 사유) ① 법원은 다음의 경우에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를 인가하지 못한다.
1. 사채권자집회소집의 절차 또는 그 결의방법이 법령이나 사채모집의 계획서의 기재에 위반한 때
2. 결의가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성립하게 된 때
3.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때
4. 결의가 사채권자의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
② 전항 제1호와 제2호의 경우에는 법원은 결의의 내용 기타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의를 인가할 수 있다.
청 구 인정○○
대리인 변호사 김성수
당해사건대법원 2020다221679 약정금
【주 문】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0조 중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부분 및 제498조 제2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 주식회사(변경 후 상호: □□ 주식회사. 이하 변경 전후에 관계없이 ‘○○’이라 한다)가 발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총 발행권면액 1조 3,500억원(제4-2회, 제5-2회, 제6-1회, 제6-2회, 제7회) 중 합계 2,730,813,000원을 보유하고 있었다(이하 ‘이 사건 사채’라 한다).
나. ○○의 위 발행사채에 관하여 2017. 4. 17.부터 2017. 4. 18.까지 사채권자집회가 개최되었는데, 사채권자집회는 ① 사채권자집회 결의 효력발생일까지 이미 발생하였거나 발생하는 기한의 이익 상실에 따른 연체이자를 면제하고, ② 사채의 이율을 2017. 4. 21.부터 연 1%로 변경하며, ③ 사채권자는 사채 권면액의 50% 이상을 출자하되, 원금을 신주 인수대금과 상계하고, ④ 출자전환을 위한 신주 1주의 발행가격은 40,350원으로 하며, ⑤ 출자전환 대상사채에 대하여는 신주 청약일의 첫째 날부터 이자가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2017. 4. 21. 이 사건 결의를 인가하였다(2017비합10000, 2017비합10001, 2017비합10002, 2017비합10003, 2017비합10004).
다. ○○은 이 사건 결의에 따른 사채의 출자전환을 위하여 2017. 8. 2.부터 2017. 8. 8.까지, 2017. 12. 11.부터 2017. 12. 15.까지, 2018. 3. 8.부터 2018. 3. 9.까지 총 3회에 걸쳐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하면서, 그 청약대상자를 사채권자로 지정하였다.
라. 청구인은 자신은 출자전환 절차에 응하지 않았으므로 ○○으로부터 이 사건 사채 권면액 전부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는데, ○○은 이 사건 사채 권면액 중 50% 부분에 대한 이자만을 지급하였으므로, ○○은 청구인에게 미지급한 이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위 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8가단21035). 제1심법원이 2019. 2. 14. 이 사건 결의는 사채권자인 청구인에게 효력이 미친다면서 청구를 기각하자 청구인은 항소하였고(창원지방법원 2019나53010), 항소심법원이 2020. 2. 6. 항소를 기각하자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는 한편(대법원 2020다221679), 상고심 계속 중 상법 제490조, 제498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2020카기1011).
마. 대법원은 2020. 4. 9.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2020. 5.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상법 제490조, 제498조 제1항 및 제2항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있으나, 그 중 상법 제498조 제1항에 대해서는 고유한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 조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한편, 청구인은 상법 제490조에 관하여는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부분에 관하여 다투고 있고, 또한 위 부분만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므로, 상법 제490조에 관하여는 위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0조 중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부분(이하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라 한다) 및 제498조 제2항(이하 ‘이 사건 효력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과 묶어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들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상법(2011. 4. 14.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0조(결의사항) 사채권자집회는 이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항 및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결의를 할 수 있다.
제498조(결의의 효력) ②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그 효력이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들은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라는 매우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심판대상조항들은 출석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전체 의결권의 3분의 1 이상의 수를 보유한 사채권자의 찬성에 따라 이루어진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하여 이에 반대하는 사채권자도 위 결의에 강제되는바, 심판대상조항은 사채권자인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사적자치원칙 및 헌법 제119조에 위반된다.
다. 상법 제497조가 법원에 의한 결의의 불인가사유를 규정하고 있고, 또한 법원의 인가결정에 대하여는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즉시항고를 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사채권자의 재판청구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라. 심판대상조항들은 사채권자와 일반채권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달리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명확성원칙 위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들 중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에 관한 것이므로, 위 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반대하는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은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함으로써 그 결의 내용에 반대하는 사채권자도 그 결의에 따를 것이 강제되는 것을 다투고 있는바, 이는 이 사건 효력조항이 사채권자로 하여금 사채를 자유롭게 사용·수익·처분할 수 없도록 하고, 나아가 재산적 가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3)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헌법 제119조 제1항에 위반되고, 체계정당성 원리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헌법 제119조 제1항은 헌법상 경제질서에 관한 일반조항으로서 국가의 경제정책에 대한 하나의 헌법적 지침으로, 직업의 자유, 재산권의 보장, 근로3권과 같은 경제에 관한 기본권 및 비례의 원칙과 같은 법치국가원리에 의하여 비로소 헌법적으로 구체화되는 것이고(헌재 2020. 8. 28. 2017헌바474; 헌재 2023. 2. 23. 2020헌바11등 참조), 일정한 공권력작용이 체계정당성에 위반된다고 해서 곧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원칙 등 일정한 헌법의 규정이나 원칙을 위반하여야 하므로(헌재 2005. 6. 30. 2004헌바40등; 헌재 2023. 6. 29. 2019헌바433 참조),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4)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금융채권자인 사채권자와 일반적 상거래 등에 관한 채권자를 차별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의 이러한 주장은 일반채권자와 달리 사채권자에 관해서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 것을 문제 삼는 것으로, 결국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을 정한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5)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들은 법원의 재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조항이 아니므로 재판청구권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침해 주장은 이 사건 효력조항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을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효력을 부여함에 있어 실체적·절차적 요건이 충분하지 않아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으로는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서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6) 청구인은 쌍방 당사자의 개별적 합의를 필수요건으로 하는 의무부담행위도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포함된다면 그 결의에 찬성하지 않는 사채권자도 강제로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회사의 손실이 사채권자에게만 전가되어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또 상법상 제도인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를 통해 채무재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며, 의무부담을 내용으로 하는 출자전환, 원금 및 이자의 감축 등도 사채권자집회에서 결의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일종의 입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청구인의 이러한 주장은 심판대상조항들의 위헌성에 대한 주장이 아니라, 이 사건 결의나 이 사건 결의를 인가한 법원의 결정이라는 개별적·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관한 법원의 재판 내지 청구인의 이자지급 등 청구를 기각한 당해 사건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청구인의 위 주장들에 관하여도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7) 청구인은 그 밖에도 심판대상조항들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이나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거나, 계약의 자유나 소극적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이러한 주장들은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거나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에 대해서도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8) 따라서 이하에서는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및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헌법상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으로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그 근거로 한다(헌재 2002. 1. 31. 2000헌가8 참조). 그런데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그리고 각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법률규정은 일반성·추상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입법기술상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사용은 부득이하므로,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지고, 당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와 전체적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서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이 경우까지 명확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6. 12. 29. 2016헌바263; 헌재 2020. 12. 23. 2019헌바25 참조). 그리고 민사법규는 사회현실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흠결 없이 적용될 수 있어야 하므로, 형벌법규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23. 9. 26. 2020헌바552 등 참조).
(2)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은 사채권자가 보유하고 있는 사채에 관하여 이익 또는 손해가 될 수 있는 사항을 의미함은 명확하다.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사채권자의 이익 또는 손해가 될 수 있는 사항인지를 열거하지 않고 있으나, 어떠한 사항이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어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이 될 수 있는지는 원칙적으로 개별적·구체적인 사안에서 그 내용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그것만으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사채권자집회는 사채권자로 구성되어, 같은 종류의 사채권자의 총의를 결정하기 위하여 소집되는 사채권자단체의 임시적 의결기관이다. 상법 제490조는 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항 및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사채권자집회에서 결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에 상법은 출석한 사채권자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사채 총액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결의하여야 하는 특별결의사항으로 자본금의 감소 또는 합병, 분할합병에 대한 사채권자의 이의(제439조 제3항, 제530조 제2항, 제530조의9 제4항, 제530조의11 제2항), 사채관리회사가 하는 해당사채 전부에 대한 지급의 유예, 그 채무의 불이행으로 발생한 책임의 면제·화해, 해당 사채 전부에 관한 소송행위 또는 채무자회생·파산절차에 속하는 행위(제484조 제4항), 사채권자집회의 대표자 선임(제500조 제1항), 집행자의 선임(제501조 단서), 사채권자집회의 연기 또는 속행(제510조 제1항, 제372조), 발행회사의 불공정한 변제 등의 취소의 소 제기(제512조, 제511조) 등을 정하고 있고(제495조 제1항, 제434조),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의 과반수로 결의할 수 있는 일반결의사항으로 사채관리회사의 사임에 대한 동의(제481조), 사채관리회사의 해임 청구(제482조), 사채관리회사의 사무승계자 선임에 대한 동의(제483조 제1항), 발행회사 대표자의 출석 요구(제494조) 등을 정하고 있다(제495조 제2항). 상법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법정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사채권자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고 볼 수 있고, 또한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규정하는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상법 제495조 제1항 및 제434조에 따라 특별결의가 요구되므로, 결국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에서 말하는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란 상법이 법정하고 있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에 준하는 것으로서 특별결의에 의한 사채권자의 집합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4) 이상과 같이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의 문언, 상법이 직접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사항들과의 관계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은 사채권자가 보유하고 있는 사채에 관하여 이익 또는 손해가 될 수 있는 사항으로서 상법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사항으로 법정하고 있는 사항에 준하여 특별결의방식에 의하여 사채권자의 집합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을 의미함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결의사항조항이 그 의미가 불명확하여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집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효력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가) 상법이 사채권자집회를 통하여 사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 등에 관하여 결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원칙적으로 사채 자체가 장기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다수로 분할하여 채권발행의 방법을 통해 공중으로부터 집단적으로 차입하는 것이어서 사채총액의 분할된 부분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점, 사채금액을 제외하면 그 외 모든 발행조건이나 권리내용이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진 사채권자들은 서로 평등해야 한다는 점, 사채계약의 변경을 위해서 수많은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를 얻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점, 그리고 사채를 발행한 회사의 경영사정 등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 사채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회사와 사채권자 모두에게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이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유효한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효력이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채권자집회 제도의 취지에 따라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진 다수의 사채권자들이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법률관계의 안정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사채권자, 발행회사 및 발행회사와 관계된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나) 단체법적 의사결정의 원리에 따라 사채권자들로 구성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을 그 종류의 사채를 가진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개별 사채권자별로 발행회사와 교섭하도록 하여 사채에 관한 권리의무관계가 달리 조정될 수 있다면 동일한 사채에 체화되어 있는 동일한 권리를 가지고 있었던 사채권자들 사이의 불평등이 초래되고, 이로 인하여 입법자가 마련한 사채제도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다. 또한, 더 많은 금액의 사채를 가지고 있거나 회사를 상대로 강한 교섭력을 지니는 사채권자들은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권리의무관계를 조정할 수 있게 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채권자들은 정보의 부족 또는 교섭력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그 관계가 조정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효력조항은 소수 사채권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나) 반대로 오로지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하여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의 효력이 모든 사채권자에게 미치도록 한다면, 동일한 권리를 가진 다수의 사채권자들 중 일부의 사채권자가 반대할 경우에는 사채권자들은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대하여 어떠한 의사결정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하여 발행회사와 사채권자 사이의 합의를 통하여 더 큰 이익을 도모하거나 큰 손해를 회피할 수도 없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사채권자 전원의 동의를 요하도록 한다면 오히려 소수의 사채권자의 의사가 과다 대표되거나, 이로 인하여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대 사채권자들이 다른 이익을 요구할 수도 있게 되어 사채권자들로 하여금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반대할 유인만을 제공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다) 한편, 사채권자집회는 원칙적으로 발행회사 또는 사채관리회사가 사채권자집회일의 2주 전에 소집을 통지하여야 하고, 통지서에는 집회의 목적사항이 기재되어야 한다(상법 제491조, 제491조의2, 제363조 제1항, 제2항).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원칙적으로 특별결의 정족수, 즉 출석한 사채권자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사채 총액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요구되고(상법 제495조 제1항, 제434조), 다만 상법 제481조부터 제483조까지 및 제494조의 사항에 관하여는 사채권자 의결권의 과반수만이 요구된다(제495조 제2항). 사채권자는 사채금액 합계액에 따라 의결권을 가지는데(제492조 제1항),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제510조 제1항, 제368조 제3항), 발행회사가 가진 자기사채는 사채권자집회에서 의결권이 없다(제510조 제1항, 제369조 제2항).
또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사채권자 전원이 동의하지 않는 한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상법 제498조 제1항). 법원은 사채권자집회소집의 절차 또는 그 결의방법이 법령이나 사채모집의 계획서의 기재에 위반한 때(제497조 제1항 제1호), 결의가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성립하게 된 때(제2호),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때(제3호), 결의가 사채권자의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제4호)에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를 인가하지 못하지만, 위 제1호 또는 제2호의 경우 법원은 결의의 내용 기타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의를 인가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처럼 상법은 사채권자집회의 소집절차, 사채권자집회 결의의 정족수, 의결권의 제한, 법원의 인가에 관한 규정 등을 통하여 사채권자집회 결의절차의 적법성을 담보하고, 결의의 부당성 또는 불공정성을 예방하며, 소수 사채권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구인은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의 불인가사유가 제한적이고, 결의에 반대하는 사채권자가 결의 또는 법원의 인가결정에 대하여 다툴 수 있는 방법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원은 결의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사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에는 이를 인가할 수 없고, 결의에 반대하는 사채권자로서는 인가결정에 대하여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즉시항고할 수 있으며(제113조 제2항, 제78조), 이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으므로(제113조 제1항, 제2항, 제85조 제3항),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의 인가절차나 인가결정에 대한 불복절차가 미비하다고 볼 수 없다.
(라) 이상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효력조항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최소한의 정도를 벗어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않는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효력조항은 회사의 집단적인 자금 조달방법으로 마련된 사채제도가 안정적으로 기능하고, 단체법적 의사결정의 원리를 통하여 사채권자들의 이해관계에 관한 사항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확정하며, 나아가 법률관계의 안정을 추구하는 동시에 전체 사채권자, 발행회사 및 발행회사와 관계된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사건 효력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반면, 사채권자집회 결의는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사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법원의 인가를 받을 수 없으므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 내용이 사채권자 사이의 차별을 발생시켜 결의에 반대하는 소수 사채권자에게만 특별히 불이익할 수 없고, 비록 사채권자집회 결의를 통해 사채권자의 재산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채권자 전체가 동일하게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효력조항에 의하여 반대 사채권자가 제한받는 사익의 정도가 위와 같은 공익보다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효력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하지 않는다.
(4) 소결
이 사건 효력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들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별지] 관련조항
상법(2011. 4. 14. 제10600호로 개정된 것)
제492조(의결권) ① 각 사채권자는 그가 가지는 해당 종류의 사채 금액의 합계액(상환받은 액은 제외한다)에 따라 의결권을 가진다.
제495조(결의의 방법) ② 제481조부터 제483조까지 및 제494조의 동의 또는 청구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의 과반수로 결정할 수 있다.
제498조(결의의 효력) ①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는 법원의 인가를 받음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다만, 그 종류의 사채권자 전원이 동의한 결의는 법원의 인가가 필요하지 아니하다.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된 것)
제434조(정관변경의 특별결의) 제433조 제1항의 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한다.
상법(1962. 1. 20. 법률 제1000호로 제정된 것)
제495조(결의의 방법) ① 제434조의 규정은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에 준용한다.
제497조(결의의 불인가의 사유) ① 법원은 다음의 경우에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를 인가하지 못한다.
1. 사채권자집회소집의 절차 또는 그 결의방법이 법령이나 사채모집의 계획서의 기재에 위반한 때
2. 결의가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성립하게 된 때
3.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때
4. 결의가 사채권자의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때
② 전항 제1호와 제2호의 경우에는 법원은 결의의 내용 기타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의를 인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