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마852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4년 6월 27일

결정요지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여 청구인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 청구인이 피해자의 폭행을 피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밀치거나 피해자의 손을 뿌리친 것을 넘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폭행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피해자 측 목격자와 청구인 측 목격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피해자 측 목격자 진술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 측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진술만으로 피해자의 주장과 같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 여부, 청구인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유형력의 강도, 유형력 행사의 동기나 경위 등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폭행죄의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좀 더 밝혀본 후 그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폭행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내지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60조 제1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박○○
국선대리인 변호사 정환희
피청구인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3. 4. 26.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2023년 형제252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4. 26.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2023년 형제252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고,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2. 12. 18. 03:20경 포항시 남구 (주소 생략) 소재 ○○ 식당 앞 완충녹지대에서 이○○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의 연락을 받고 온 피해자 한○○(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청구인의 양쪽 어깨를 밀어서 넘어뜨리고, 청구인에게 싸우자면서 청구인을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다. 청구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와 싸우면서 오른쪽 다리로 피해자의 왼쪽 무릎과 정강이 부위를 수차례 차고, 넘어진 피해자의 얼굴을 발로 1회 차고, 주먹으로 턱, 입술, 코 부위를 3회 때리는 등 피해자를 폭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피의사실’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23. 7. 10.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청구인은 피해자의 일방적인 폭행에 대한 방어행위로 양팔을 허공에 휘두르며 피해자의 폭행을 저지하려 하였을 뿐 넘어진 피해자의 얼굴을 발로 차는 등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폭행하지 아니하였다. 더욱이 당시 청구인은 피해자의 친형인 한□□에게 왼쪽 눈을 맞아 사물이 2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나타나서 피해자를 폭행할 수 없었다.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폭행하였다는 피해자와 그 친구인 목격자 이○○, 김○○의 진술을 근거로 이 사건 피의사실을 인정하였는데, 피해자와 위 목격자들은 청구인에 대하여 불리하게 진술할 동기가 있는 자들이므로 그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
나. 설령 청구인이 위와 같이 팔을 휘두른 행위를 폭행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대방의 폭행을 저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행위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이 사건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내렸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1) 사건 발생 및 진행 경과
(가) 청구인은 2022. 12. 18. 피해자의 친구 이○○과 말다툼하고 있었는데, 이○○이 불러서 온 피해자가 청구인을 밀어 청구인은 벤치에 걸려서 뒤로 넘어졌다. 이를 시작으로 청구인은 피해자와 그의 친형인 한□□에게 폭행당하였다.
(나) 청구인은 위 폭행으로 인하여 좌측 안와골절, 좌측 안와 내벽골절, 우측 족부 염좌 등 56일간 치료가 요구되는 상해를 입었고, 2022. 12. 21. 안와 골절에 대한 관혈적 정복술 및 금속내고정술과 같은 외과 수술을 받았다. 2022. 12. 28. 의사에게 진단받을 당시 청구인의 좌측 눈 주위에 심한 부종과 동통이 존재하였고 청구인은 복시를 호소하였다.
(다) 피해자는 이 사건 피의사실 발생 직후 친구 김□□에게 “오늘 새벽에 싸웠어. 존나 아파.”라고 하면서 자신의 입술이 까진 사진 및 손이 부은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다.
(2) 청구인의 진술
청구인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청구인을 밀어서 벤치에 걸려 뒤로 넘어졌고, 일어나면서 피해자가 청구인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피해자를 밀었으나, 피해자의 형인 한□□이 주먹으로 청구인의 왼쪽 눈을 때려서 그 때부터 제대로 앞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도 피해자는 계속 싸움을 걸면서 청구인을 폭행하였고 청구인은 피하려고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밀기는 하였으나, 피해자를 다리로 차거나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피해자의 진술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청구인을 밀어 청구인이 벤치에 걸려 넘어지고 나서 청구인과 서로 주먹을 날리면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청구인이 다리로 피해자의 무릎과 정강이를 찼고, 넘어진 피해자의 얼굴을 발로 찼으며, 주먹으로 피해자의 턱, 입술, 코를 때렸다. 청구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코피가 나고 입술이 찢어져 싸움 후 근처에 있는 건물 화장실에 들어가서 코와 입에서 난 피를 씻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 사건 심판청구 후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 ‘피해자는 청구인과 맞서 싸워서 청구인으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이 없다. 청구인은 사건 당시 한□□에게 최초 폭행당해 복시로 위축되어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이어 피해자의 정식 싸움 제안을 거절했으며, 피해자의 연이은 도발과 폭행을 피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저항만 하였을 뿐이다’는 취지로 기재하여 위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다.
(4) 한□□의 진술
피해자의 친형인 한□□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청구인 사이 싸움을 말리려고 했는데, 청구인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한 대 가격하였다. 한□□은 이를 보고 화가 나서 청구인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그 후에는 피해자와 청구인이 싸웠다. 청구인이 발로 피해자의 다리를 여러 번 차고,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도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한□□은 이 사건 심판청구 후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 위 피해자의 번복한 진술과 같이 기재하여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다.
(5) 목격자들의 진술
(가) 청구인 측 목격자들의 진술
1) 청구인의 친구인 이□□은 ‘피해자가 청구인을 밀어 청구인이 벤치에 걸려 뒤로 넘어졌다. 청구인이 일어나면서 피해자를 밀었는데 그 때 한□□이 청구인의 눈을 주먹으로 때렸다. 피해자는 청구인에게 계속 싸우자며 시비를 걸었지만 청구인은 싫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청구인은 저항을 했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피해자에게 멱살을 잡혀 얼굴을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청구인의 친구인 안○○은 ‘피해자가 청구인을 밀어 청구인이 벤치에 걸려 뒤로 넘어졌다. 청구인이 일어나면서 피해자를 밀었는데 한□□이 자신의 동생을 쳤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눈을 주먹으로 때렸다. 청구인은 눈이 잘 안 보인다며 눈을 부여잡고 있었다. 피해자는 청구인에게 다가와 싸우자고 했지만, 청구인은 싸우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피해자는 청구인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청구인의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폭행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 하였을 뿐 먼저 피해자를 때리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청구인의 친구인 박□□은 ‘피해자가 청구인을 밀어 청구인이 벤치에 걸려 뒤로 넘어졌다. 청구인이 일어나면서 피해자를 밀었는데 한□□은 이를 보고 화가 나서 청구인의 눈을 주먹으로 때렸다.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싸우자고 하자 청구인은 싸우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피해자가 먼저 공격하여 청구인의 얼굴을 여러 번 타격하였다. 청구인은 주먹을 맞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 측 목격자들의 진술
1) 피해자의 친구 이○○은 ‘청구인이 계속 싸우자고 하여 겁이 나서 친구인 피해자에게 와달라고 했다. 피해자가 오자 청구인은 피해자에게 계속 싸우자며 말싸움을 했다. 그러다가 청구인이 피해자를 밀었고, 한□□은 이를 보고 청구인을 때렸다. 청구인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가 피해자와 싸우게 되었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다리를 계속 걷어차다가 피해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번 때렸다. 이로 인하여 피해자의 얼굴에서 피가 났다. 청구인이 벤치에 발이 걸려서 넘어진 것 같지는 않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피해자의 친구 김○○은 ‘피해자가 청구인을 일방적으로 때린 것이 아니며 청구인과 피해자는 싸운 것이다. 청구인이 발로 피해자의 다리를 차는 것을 목격하였지만, 다른 것은 보지 못했다. 싸움이 끝나고 피해자가 피를 씻을 곳을 물어봤는데, 피해자가 어디를 다쳐서 피가 났는지는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의미하고(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3186 판결 등 참조),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 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직접적, 간접적 수단이나 작위, 부작위에 의해서도 모두 가능하다고 할 것이나,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공격이라고 볼 정도이어야 한다(대법원 1986. 10. 14. 선고 86도1796 판결 등 참조). 또한 유형력 행사의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상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9302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피청구인은 피해자가 친구 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 청구인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폭행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내용의 피해자 및 피해자 측 목격자들의 진술, 현장 CCTV 영상 분석 결과 등을 근거로 이 사건 피의사실을 인정하였다.
(나)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와 한□□은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경찰 조사 진술을 번복하여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 ② 이 사건 피의사실 발생 당시 현장에 있었던 청구인의 친구 이□□, 안○○, 박□□은 모두 청구인이 피해자의 일방적인 폭행을 피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밀치거나 피해자의 손을 뿌리쳤을 뿐 피해자를 먼저 폭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해자의 친구인 이○○과 김○○의 진술만으로 청구인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폭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청구인, 이□□, 안○○, 박□□의 진술은 싸움의 계기부터 싸움의 상황까지 주요한 부분이 일치하는 반면, 이○○ 및 김○○은 청구인이 피해자의 얼굴을 때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진술이 일치하지 아니하고, 이○○의 진술처럼 청구인의 폭행으로 피해자의 얼굴에서 피가 났다면 김○○이 이를 기억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김○○은 피해자가 어디를 다쳐서 피가 났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청구인은 중상을 입을 정도로 피해자 및 한□□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이○○과 김○○은 이에 대해서는 거의 진술하고 있지 않아 이○○과 김○○의 진술 자체의 신빙성도 낮아 보이는 점, ④ CCTV 영상 화면으로는 청구인과 피해자 중 누가 주먹을 날리고 가격하는지 특정하기 어려운 점, ⑤ 피해자가 친구에게 보냈다는 얼굴과 손등 사진을 살펴보아도 피해자의 입술만 약간 까진 것에 불과할 뿐, 청구인이 이 사건 피의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면 발생하였을 만한 상처는 보이지 않는 점, ⑥청구인의 상해 정도 및 청구인이 상해를 입게 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은 피해자의 폭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를 밀치고 손을 뿌리쳤을 뿐 더 나아가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가할 이유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청구인이 이 사건 피의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 측 진술이 청구인 측 진술과 차이가 있고, 그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피해자 측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진술만으로 피해자의 주장과 같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 여부, 청구인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유형력의 강도, 유형력 행사의 동기나 경위 등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폭행죄의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좀 더 밝혀본 후 그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다. 소결
사정이 이와 같다면,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이 사건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