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0헌마73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2년 3월 29일
결정요지
청구인은 부하인 박○호로부터 자신의 휴대폰 요금을 대납토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동인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 청구인은 일관되게 뇌물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박○호 역시 청구인에게 일정한 금전적 이익을 제공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자신이 자발적으로 청구인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기록에 의하면 이러한 진술들의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관련 사실관계를 좀더 면밀하게 조사하지 아니한 채, 오로지 박○호의 일부 막연한 진술만으로 청구인에게 뇌물수수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에는 수사미진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관련 사실관계를 좀더 면밀하게 조사하지 아니한 채, 오로지 박○호의 일부 막연한 진술만으로 청구인에게 뇌물수수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에는 수사미진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결정 전문
[당사자]
청 구 인 박○호
대리인 법무법인(유) 정률
담당변호사 김창해
피청구인 ○군본부 보통검찰부 검찰관
[주문]
피청구인이 2010. 9. 24. ○○본부 보통검찰부 2010년 형제62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0. 9. 24. ○○본부 보통검찰부 검찰관으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본부 보통검찰부 2010년 형제62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고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육군 준장으로 2007. 11. 7.부터 2008. 11. 9.까지 ○○ 사령부 지휘통신처 처장으로, 그 다음 날부터 현재까지는 ○○본부 정보화기획실 정보통신처 처장으로 근무하는 자인바, 2008.초경 ○○ 사령부 상사 박□호로 하여금 그가 당시 훈련연습지원관 보직임에도 불구하고 회선담당관 업무를 맡게 해 주는 등 보직상 편의 제공에 대한 답례 명목으로,
(1) 2008. 2.초경 박□호에게 청구인이 장군단 해외안보시찰(2008. 2. 11.-18.) 시 사용한 해외로밍폰의 사용료를 통신업체의 협조를 받아 처리할 것을 요청하여 박□호로 하여금 휴대폰 해외 사용료 110만 원 상당을 대신 납부하게 하였고(이하 ‘피의사실 1’이라 한다),
(2) 2008. 11. 18. 박□호에게 청구인의 아들인 박○현 명의의 휴대폰 기기 교체를 요청하여 박□호로 하여금 LG전자 휴대폰(모델명 SU600, 출고가 699,600원)을 구입하고 그 비용 중 약정에 따른 할인금을 제외한 30만 원 상당을 대신 납부하게 하였으며(이하 ‘피의사실 2’라 한다),
(3) 2008. 11. 27. ○○사령부에서 ○○본부로 이사하면서 박□호에게 이사비용으로 현금 80만 원을 건네주면서 이사비용을 정산하도록 하여 박□호로 하여금 청구인의 실제 이사비용 130만 원 중 나머지 차액 50만 원을 대신 납부하게 하였고(이하 ‘피의사실 3’이라 한다),
(4) 2009.말경 박□호에게 1년 정도 사용할 차명 휴대폰(일명 ‘대포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여 2010. 1. 15. 박□호로부터 주식회사 ○○프라임(○○사 예하 ○○ 대대 지휘통신망 광케이블 설치 업체) 명의의 휴대폰(010-2865-○○○○)을 제공받고 위 회사가 2010. 2.부터 5.까지의 요금 322,970원을 대신 납부하도록 하여(이하 ‘피의사실 4’라 한다)
총 4회에 걸쳐 합계 2,222,970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위 사건에 대하여 수사한 후,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이 전과가 없고 그 수수액이 비교적 소액인 점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0. 12. 1.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와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휴대폰 로밍비용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른 예산처리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이고, 아들 명의의 휴대폰에 대해서는 요즘 ‘공짜폰’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아들과 같이 가서 공짜폰을 만들어 주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며, 이사비용에 대해서는 박□호가 알려 주는 대로 80만 원을 지급하였을 뿐, 만일 실제 이사비용이 위 80만 원을 초과하여 발생한 사실을 알았다면 그 초과금액을 지급하였을 것이고, 차명 휴대폰에 대해서도 박□호가 먼저 차명 휴대폰이 있으니 사용해 보라고 권유해서 별생각 없이 사용한 것에 불과한 것인바, 피의사실 자체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청구인의 피의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박□호 및 관련자의 진술 등 입증자료가 충분하고, 청구인의 지위, 권한 및 박□호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박□호의 보직 변경과 청구인이 취득한 이익 사이에 대가성 역시 인정된다.
3. 판단
가. 피의사실 1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청구인이 해외출장 전후 박□호를 불러 "휴대폰 로밍비용을 처리할 것을 지시"하였다는 박□호의 진술을 제시하고 있다(2011. 1. 14.자 피청구인 답변서 첨부서류 7. 박□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2)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휴대폰 로밍비용과 관련하여 당시 박□호가 아니라 ○○ 지휘통신참모처 운영과장 김○수 대령에게 규정대로 처리할 것을 지시한 적이 있을 뿐이며, 그 취지 역시 공무상 해외출장으로 인한 로밍비용은 예산으로 처리가 가능하므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알아보라는 것이었지 개인비용으로 지출을 명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며(수사기록 222-223면 참조), 김○수의 진술내용 역시 이와 부합한다(심판청구서 첨부서류 9. 김○수 작성의 확인서 참조).
특히, 기록에 의하면 박□호 자신도 청구인이 "해외순시를 다녀온 후 본인과 다른 장군 핸드폰 요금을 알아보고 처리해 달라고 지시를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바(위 박□호 피의자신문조서, 박□호 수사기록 1,265면 참조), 다른 장군의 예를 알아보라는 것은 결국 관련 예산처리절차를 파악해 보라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이를 박□호 개인 비용으로 처리하라는 지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아울러, 박□호도 육군교도소 수감 중이던 2011. 1. 1. 청구인에게 보낸 서신에서, "해외출장 시 로밍비 지원은 당시 과장이던 김○수 대령이 업무비로 처리하라는 지시는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몰라 미루고 있다가 영수증이 나와서 다시 물어 보기가 뭐해서 KT에 협조하여 선처리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바(2011. 3. 7. 청구인 준비서면 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이는 결국 청구인이 당시 예산처리방법을 알아보라고 지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박□호가 임의로 처리한 것임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러한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피청구인은 당시의 육군규정상으로는 ‘소장급 이상의 장교’에 한하여 로밍비용에 대해 예산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었으므로 청구인의 지시를 예산처리지시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답변서 10-12면 참조), 청구인이 당시 예산관련 육군규정의 구체적 내용까지 숙지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본부 정보화기획실 근무자의 진술에 의하면 공무해외출장 시 로밍폰의 예산처리 여부는 예산편성 부대에서 판단하여 실무자까지 예산범위 내 지원하여도 무방하며 실제로 청구인과 같이 준장 신분인 육군 정보통신학교장에 대하여 예산처리한 예가 있다는 것인바(심판청구서 첨부서류 11. 육본 정보화기획실 고정통신체계담당관 5급 서○철 작성의 확인서 참조), 이에 의하면 당시 반드시 소장급 장교가 아니더라도 해외출장 시 휴대폰 비용을 예산처리하는 관행이 일부 실제로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증거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은 해외출장으로 인한 휴대폰 로밍비용의 예산처리절차를 알아볼 것을 김○수에게 지시한 것에 불과하고 박□호에게 이를 개인비용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존재한다.
나. 피의사실 2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2008. 11.경 청구인의 지시를 받고 아들 명의의 휴대폰을 대신 사주었다."는 박□호의 진술(2011. 1. 14.자 피청구인 답변서 첨부서류 8. 박□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및 당일 박□호로부터 "휴대폰 대금조로 현금 30-40만 원을 교부받았다"는 ○○텔레콤 대표 오○택의 진술(수사기록 560면 2010. 8. 20.자 수사보고서 참조)을 제시하고 있다.
(2)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최근에 공짜폰이 많이 나와 있다던데 아들과 처 앞으로 공짜폰 2대만 조치해 주라."라고 지시한 적이 있을 뿐, 박□호 개인 비용으로 휴대폰을 구입해 달라는 지시는 내린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수사기록 223면, 청구인에 대한 피내사자신문조서 참조).
여기서 청구인이 말하는 ‘공짜폰’의 의미가 명확하지는 아니하나 사회통념상 ‘기기를 구입하면서 따로 돈을 내지는 않고 요금제 약정 등으로 추후 요금에 가산하는 조건으로 구입하는 휴대폰’으로 그 의미를 파악함이 상당한바, 그렇다면 당일 기기대금으로 따로 현금이 수수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박□호가 방문한 휴대폰대리점 사장인 오○택은 2010. 8. 19. 탐문수사차 방문한 검찰수사관에 대하여는 "당일 박□호로부터 현금으로 30-40만 원을 받았다."라고 진술한 반면(수사기록 560면), 오○택이 2010. 10. 5. 청구인 대리인을 통하여 제출한 확인서에서는 "그 당시 구매는 더블할인으로 요금제 할인 및 2년 약정 할인으로 기기대금은 지불하지 않은 것을 확인합니다."라고 진술하여 당초 진술을 번복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와 관련하여 박□호 역시 청구인이 "공짜폰을 언급한 바는 없다."는 당초 진술을 번복하고, 오히려 자신이 먼저 "공짜 휴대폰 물량이 나오는 업체를 알고 있으니 휴대폰을 바꾸실 일이 없냐."라고 평소 청구인에게 권유를 한 바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살피건대, 오○택이 위와 같이 진술을 번복한 이상 그 진술번복의 이유, 오○택이 말하는 ‘더블할인’의 구체적인 의미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하여 당일 박□호가 오○택에게 정말로 위와 같은 현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를 좀 더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설령 박□호가 현금을 실제로 지급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박□호가 전직 정보처장 지시에 의해 수년간 수행해 오던 회선담당관에서 훈련연습지원관으로 보직이 변경되어 업무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도중, "청구인의 지시에 의해 다시 회선담당관 보직을 맡게 되어 청구인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85-86면) 등 전후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는 청구인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박□호가 청구인에 대한 충성심 또는 미안한 마음에서 스스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실을 간과한 채 행해진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은 수사미진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존재한다.
다. 피의사실 3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청구인의 이사비용으로 실제 130만 원이 발생하였으나 청구인이 80만 원만 건네주는 바람에 나머지 차액을 자신이 부담하였다."는 박□호의 진술(2011. 1. 14.자 피청구인 답변서 첨부서류 8. 박□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및 "이사비용 130만 원을 박□호로부터 지급받았다."는 현대익스프레스 직원 이○구의 진술(수사기록 551-556면 참조)을 제시하고 있다.
(2)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박□호는 자신이 "처음에 이사짐센터로부터 80만 원의 견적을 받아 이를 청구인에게 알리고 80만 원을 받아 두었으나, 당일 실제로 이사를 하다보니 5톤 트럭 1대를 더 부르게 되어 추가요금이 발생하였지만 이를 청구인에게 알리지 않고 그냥 자신이 납부처리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다(위 첨부서류 28. 서신 및 수사기록 84면 참조).
이에 의하면 박□호는 상관인 청구인에게 이사요금이 추가로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에 심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그 부분을 자신이 직접 납부처리한 것으로 보여지고, 청구인이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 또한 기록상 발견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박□호가 추가이사요금을 자신의 비용으로 납부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청구인의 ‘뇌물수수’로 의율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 역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라. 피의사실 4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의 증거로서, 청구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1년 정도 쓸 수 있는 차명 휴대폰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신이 아는 사람으로부터 구해 주었다."는 취지의 박□호의 진술(수사기록 594-595면 참조)을 제시하고 있다.
(2)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박□호가 먼저 차명 휴대폰 사용 권유를 했고 자신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박□호가 KT로부터 협조받은 것이라고 하여 별생각 없이 사용한 것이지 자신이 먼저 차명 휴대폰을 요청한 바는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심판청구서 첨부서류 7. 피내사자 신문조서 참조, 수사기록 603면).
한편, 박□호는 최근 청구인이 먼저 차명 휴대폰을 구해달라고 하였다는 당초의 진술(수사기록 594면)을 번복하고, 자신이 먼저 상관의 편의를 위해 차명 휴대폰을 사용할 것을 제의하였음을 시인하고 있다(위 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당시 중령급 이상 장교 대부분이 차명 휴대폰을 업무 또는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육군 정보체계관리관 송○식의 진술에 의하면 불과 몇 년까지도 KT에서 대군 업무협조 차원에서 사업용 휴대전화를 육군에 제공하여 온 관행이 존재하였다는 점(첨부서류 22. 진술서 참조), 청구인은 휴대폰의 제공처가 KT가 아니라 ○○사령부의 거래업체인 ‘○○프라임'임을 알고는 즉시 그간의 사용대금을 반납조치한 점(첨부서류 23. 입금확인서참조) 등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청구인이 박□호를 통해 차명 휴대폰을 제공받아 사용하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이를 청구인의 뇌물수수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 역시 사실오인 내지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마.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에는 수사미진, 사실오인 및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박○호
대리인 법무법인(유) 정률
담당변호사 김창해
피청구인 ○군본부 보통검찰부 검찰관
[주문]
피청구인이 2010. 9. 24. ○○본부 보통검찰부 2010년 형제62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0. 9. 24. ○○본부 보통검찰부 검찰관으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본부 보통검찰부 2010년 형제62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고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육군 준장으로 2007. 11. 7.부터 2008. 11. 9.까지 ○○ 사령부 지휘통신처 처장으로, 그 다음 날부터 현재까지는 ○○본부 정보화기획실 정보통신처 처장으로 근무하는 자인바, 2008.초경 ○○ 사령부 상사 박□호로 하여금 그가 당시 훈련연습지원관 보직임에도 불구하고 회선담당관 업무를 맡게 해 주는 등 보직상 편의 제공에 대한 답례 명목으로,
(1) 2008. 2.초경 박□호에게 청구인이 장군단 해외안보시찰(2008. 2. 11.-18.) 시 사용한 해외로밍폰의 사용료를 통신업체의 협조를 받아 처리할 것을 요청하여 박□호로 하여금 휴대폰 해외 사용료 110만 원 상당을 대신 납부하게 하였고(이하 ‘피의사실 1’이라 한다),
(2) 2008. 11. 18. 박□호에게 청구인의 아들인 박○현 명의의 휴대폰 기기 교체를 요청하여 박□호로 하여금 LG전자 휴대폰(모델명 SU600, 출고가 699,600원)을 구입하고 그 비용 중 약정에 따른 할인금을 제외한 30만 원 상당을 대신 납부하게 하였으며(이하 ‘피의사실 2’라 한다),
(3) 2008. 11. 27. ○○사령부에서 ○○본부로 이사하면서 박□호에게 이사비용으로 현금 80만 원을 건네주면서 이사비용을 정산하도록 하여 박□호로 하여금 청구인의 실제 이사비용 130만 원 중 나머지 차액 50만 원을 대신 납부하게 하였고(이하 ‘피의사실 3’이라 한다),
(4) 2009.말경 박□호에게 1년 정도 사용할 차명 휴대폰(일명 ‘대포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여 2010. 1. 15. 박□호로부터 주식회사 ○○프라임(○○사 예하 ○○ 대대 지휘통신망 광케이블 설치 업체) 명의의 휴대폰(010-2865-○○○○)을 제공받고 위 회사가 2010. 2.부터 5.까지의 요금 322,970원을 대신 납부하도록 하여(이하 ‘피의사실 4’라 한다)
총 4회에 걸쳐 합계 2,222,970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위 사건에 대하여 수사한 후,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이 전과가 없고 그 수수액이 비교적 소액인 점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0. 12. 1.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와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휴대폰 로밍비용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른 예산처리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이고, 아들 명의의 휴대폰에 대해서는 요즘 ‘공짜폰’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아들과 같이 가서 공짜폰을 만들어 주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며, 이사비용에 대해서는 박□호가 알려 주는 대로 80만 원을 지급하였을 뿐, 만일 실제 이사비용이 위 80만 원을 초과하여 발생한 사실을 알았다면 그 초과금액을 지급하였을 것이고, 차명 휴대폰에 대해서도 박□호가 먼저 차명 휴대폰이 있으니 사용해 보라고 권유해서 별생각 없이 사용한 것에 불과한 것인바, 피의사실 자체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청구인의 피의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박□호 및 관련자의 진술 등 입증자료가 충분하고, 청구인의 지위, 권한 및 박□호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박□호의 보직 변경과 청구인이 취득한 이익 사이에 대가성 역시 인정된다.
3. 판단
가. 피의사실 1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청구인이 해외출장 전후 박□호를 불러 "휴대폰 로밍비용을 처리할 것을 지시"하였다는 박□호의 진술을 제시하고 있다(2011. 1. 14.자 피청구인 답변서 첨부서류 7. 박□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2)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휴대폰 로밍비용과 관련하여 당시 박□호가 아니라 ○○ 지휘통신참모처 운영과장 김○수 대령에게 규정대로 처리할 것을 지시한 적이 있을 뿐이며, 그 취지 역시 공무상 해외출장으로 인한 로밍비용은 예산으로 처리가 가능하므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알아보라는 것이었지 개인비용으로 지출을 명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며(수사기록 222-223면 참조), 김○수의 진술내용 역시 이와 부합한다(심판청구서 첨부서류 9. 김○수 작성의 확인서 참조).
특히, 기록에 의하면 박□호 자신도 청구인이 "해외순시를 다녀온 후 본인과 다른 장군 핸드폰 요금을 알아보고 처리해 달라고 지시를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바(위 박□호 피의자신문조서, 박□호 수사기록 1,265면 참조), 다른 장군의 예를 알아보라는 것은 결국 관련 예산처리절차를 파악해 보라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이를 박□호 개인 비용으로 처리하라는 지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아울러, 박□호도 육군교도소 수감 중이던 2011. 1. 1. 청구인에게 보낸 서신에서, "해외출장 시 로밍비 지원은 당시 과장이던 김○수 대령이 업무비로 처리하라는 지시는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몰라 미루고 있다가 영수증이 나와서 다시 물어 보기가 뭐해서 KT에 협조하여 선처리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바(2011. 3. 7. 청구인 준비서면 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이는 결국 청구인이 당시 예산처리방법을 알아보라고 지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박□호가 임의로 처리한 것임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러한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피청구인은 당시의 육군규정상으로는 ‘소장급 이상의 장교’에 한하여 로밍비용에 대해 예산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었으므로 청구인의 지시를 예산처리지시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답변서 10-12면 참조), 청구인이 당시 예산관련 육군규정의 구체적 내용까지 숙지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본부 정보화기획실 근무자의 진술에 의하면 공무해외출장 시 로밍폰의 예산처리 여부는 예산편성 부대에서 판단하여 실무자까지 예산범위 내 지원하여도 무방하며 실제로 청구인과 같이 준장 신분인 육군 정보통신학교장에 대하여 예산처리한 예가 있다는 것인바(심판청구서 첨부서류 11. 육본 정보화기획실 고정통신체계담당관 5급 서○철 작성의 확인서 참조), 이에 의하면 당시 반드시 소장급 장교가 아니더라도 해외출장 시 휴대폰 비용을 예산처리하는 관행이 일부 실제로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증거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은 해외출장으로 인한 휴대폰 로밍비용의 예산처리절차를 알아볼 것을 김○수에게 지시한 것에 불과하고 박□호에게 이를 개인비용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존재한다.
나. 피의사실 2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2008. 11.경 청구인의 지시를 받고 아들 명의의 휴대폰을 대신 사주었다."는 박□호의 진술(2011. 1. 14.자 피청구인 답변서 첨부서류 8. 박□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및 당일 박□호로부터 "휴대폰 대금조로 현금 30-40만 원을 교부받았다"는 ○○텔레콤 대표 오○택의 진술(수사기록 560면 2010. 8. 20.자 수사보고서 참조)을 제시하고 있다.
(2)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최근에 공짜폰이 많이 나와 있다던데 아들과 처 앞으로 공짜폰 2대만 조치해 주라."라고 지시한 적이 있을 뿐, 박□호 개인 비용으로 휴대폰을 구입해 달라는 지시는 내린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수사기록 223면, 청구인에 대한 피내사자신문조서 참조).
여기서 청구인이 말하는 ‘공짜폰’의 의미가 명확하지는 아니하나 사회통념상 ‘기기를 구입하면서 따로 돈을 내지는 않고 요금제 약정 등으로 추후 요금에 가산하는 조건으로 구입하는 휴대폰’으로 그 의미를 파악함이 상당한바, 그렇다면 당일 기기대금으로 따로 현금이 수수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박□호가 방문한 휴대폰대리점 사장인 오○택은 2010. 8. 19. 탐문수사차 방문한 검찰수사관에 대하여는 "당일 박□호로부터 현금으로 30-40만 원을 받았다."라고 진술한 반면(수사기록 560면), 오○택이 2010. 10. 5. 청구인 대리인을 통하여 제출한 확인서에서는 "그 당시 구매는 더블할인으로 요금제 할인 및 2년 약정 할인으로 기기대금은 지불하지 않은 것을 확인합니다."라고 진술하여 당초 진술을 번복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와 관련하여 박□호 역시 청구인이 "공짜폰을 언급한 바는 없다."는 당초 진술을 번복하고, 오히려 자신이 먼저 "공짜 휴대폰 물량이 나오는 업체를 알고 있으니 휴대폰을 바꾸실 일이 없냐."라고 평소 청구인에게 권유를 한 바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살피건대, 오○택이 위와 같이 진술을 번복한 이상 그 진술번복의 이유, 오○택이 말하는 ‘더블할인’의 구체적인 의미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하여 당일 박□호가 오○택에게 정말로 위와 같은 현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를 좀 더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설령 박□호가 현금을 실제로 지급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박□호가 전직 정보처장 지시에 의해 수년간 수행해 오던 회선담당관에서 훈련연습지원관으로 보직이 변경되어 업무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도중, "청구인의 지시에 의해 다시 회선담당관 보직을 맡게 되어 청구인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85-86면) 등 전후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는 청구인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박□호가 청구인에 대한 충성심 또는 미안한 마음에서 스스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실을 간과한 채 행해진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은 수사미진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존재한다.
다. 피의사실 3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청구인의 이사비용으로 실제 130만 원이 발생하였으나 청구인이 80만 원만 건네주는 바람에 나머지 차액을 자신이 부담하였다."는 박□호의 진술(2011. 1. 14.자 피청구인 답변서 첨부서류 8. 박□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및 "이사비용 130만 원을 박□호로부터 지급받았다."는 현대익스프레스 직원 이○구의 진술(수사기록 551-556면 참조)을 제시하고 있다.
(2)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박□호는 자신이 "처음에 이사짐센터로부터 80만 원의 견적을 받아 이를 청구인에게 알리고 80만 원을 받아 두었으나, 당일 실제로 이사를 하다보니 5톤 트럭 1대를 더 부르게 되어 추가요금이 발생하였지만 이를 청구인에게 알리지 않고 그냥 자신이 납부처리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다(위 첨부서류 28. 서신 및 수사기록 84면 참조).
이에 의하면 박□호는 상관인 청구인에게 이사요금이 추가로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에 심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그 부분을 자신이 직접 납부처리한 것으로 보여지고, 청구인이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 또한 기록상 발견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박□호가 추가이사요금을 자신의 비용으로 납부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청구인의 ‘뇌물수수’로 의율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 역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라. 피의사실 4에 대하여
(1) 피청구인은 위 피의사실의 증거로서, 청구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1년 정도 쓸 수 있는 차명 휴대폰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신이 아는 사람으로부터 구해 주었다."는 취지의 박□호의 진술(수사기록 594-595면 참조)을 제시하고 있다.
(2)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박□호가 먼저 차명 휴대폰 사용 권유를 했고 자신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박□호가 KT로부터 협조받은 것이라고 하여 별생각 없이 사용한 것이지 자신이 먼저 차명 휴대폰을 요청한 바는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심판청구서 첨부서류 7. 피내사자 신문조서 참조, 수사기록 603면).
한편, 박□호는 최근 청구인이 먼저 차명 휴대폰을 구해달라고 하였다는 당초의 진술(수사기록 594면)을 번복하고, 자신이 먼저 상관의 편의를 위해 차명 휴대폰을 사용할 것을 제의하였음을 시인하고 있다(위 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당시 중령급 이상 장교 대부분이 차명 휴대폰을 업무 또는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첨부서류 28. 서신 참조), 육군 정보체계관리관 송○식의 진술에 의하면 불과 몇 년까지도 KT에서 대군 업무협조 차원에서 사업용 휴대전화를 육군에 제공하여 온 관행이 존재하였다는 점(첨부서류 22. 진술서 참조), 청구인은 휴대폰의 제공처가 KT가 아니라 ○○사령부의 거래업체인 ‘○○프라임'임을 알고는 즉시 그간의 사용대금을 반납조치한 점(첨부서류 23. 입금확인서참조) 등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청구인이 박□호를 통해 차명 휴대폰을 제공받아 사용하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이를 청구인의 뇌물수수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 역시 사실오인 내지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마.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에는 수사미진, 사실오인 및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