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마121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4년 8월 29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마121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손○○
국선대리인 변호사 송도인
피 청 구 인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선 고 일 2024. 8. 29.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5. 17. 서울동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466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2. 5. 17.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동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4664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2. 1. 26.경 서울 성동구 (주소 생략) 에 있는 서점(이하 ‘이 사건 서점’이라 한다)에서 피해자와 책값 환불문제에 대한 분쟁이 있던 중 휴대폰 문자로 항의하고자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서점 카운터에 있는 피해자 소유의 명함 1장을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2. 8. 2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책값 환불문제로 피해자에게 문자로 항의하고자 피해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알기 위하여 명함을 가져간 것으로,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명함에 대한 절취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청구인에게 절도 혐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22. 1. 11.경 피해자가 운영하는 이 사건 서점에서 책 3권을 41,850원에 구매하였고, 2022. 1. 15.경 이 사건 서점을 재차 방문하여 구매한 책 3권 중 2권을 반납하고, 다른 책 3권을 구매하면서 11,700원(다른 책 3권의 가격에서 반납한 2권의 가격을 뺀 차액)을 결제하였다.
(2) 청구인은 2022. 1. 25. 20:00경 이 사건 서점을 다시 방문하였고, 책 반납 및 구매 과정에서 피해자와 오해가 생겨 서로 욕설을 하는 등 언쟁을 하였다.
(3) 청구인은 2022. 1. 26. 09:30경 이 사건 서점에 가서 서점 카운터에 있는 피해자의 명함 1장을 가지고 나왔고, 피해자는 청구인에게 명함을 가져가지 말라며 제지하였다.
(4) 청구인은 그 자리에서 112신고를 하였고,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피해자의 명함을 가져간 것은 절도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경찰관에게 피해자의 명함을 반환하였다.
(5) 피해자의 명함은 가로 9cm, 세로 5cm 크기이고, 명함에는 이 사건 서점 이름, 피해자의 이름, 서점 주소, 서점 전화번호 및 팩스번호, 피해자의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나. 절도의 고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절도의 고의는 타인의 점유 하에 있는 타인 소유물을 그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 하에 이전하는 데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8도345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명함에 대한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청구인은 사건 발생 전날 책값 환불 문제 등으로 피해자와 벌인 언쟁에 대해 피해자에게 직접 항의할 경우 감정이 격앙될 것 같아 문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알기 위하여 서점 카운터에 있는 명함을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청구인과 청구인의 어머니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 내역 등을 보면 청구인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
(나) 피해자는 이 사건 서점에 들어온 불특정 손님들에게 서점을 홍보하거나 책 구매 등과 관련된 문의가 필요한 경우 피해자와 연락할 수 있도록 서점 카운터에 서점 이름, 피해자의 연락처 등이 기재된 피해자의 명함을 비치하였으므로, 청구인으로서는 서점에 방문한 다른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명함을 가져가도 괜찮을 것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 청구인은 피해자가 명함을 가져가는 것을 제지하자 직접 112에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이 사건 서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있다가 경찰관으로부터 청구인의 행위가 절도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즉시 명함을 반환하였다. 따라서 비록 청구인이 피해자로부터 명시적인 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피해자의 명함을 가지고 나왔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명함을 절취할 의사나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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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
사 건 2022헌마121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손○○
국선대리인 변호사 송도인
피 청 구 인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선 고 일 2024. 8. 29.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5. 17. 서울동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466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2. 5. 17.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동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4664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2. 1. 26.경 서울 성동구 (주소 생략) 에 있는 서점(이하 ‘이 사건 서점’이라 한다)에서 피해자와 책값 환불문제에 대한 분쟁이 있던 중 휴대폰 문자로 항의하고자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서점 카운터에 있는 피해자 소유의 명함 1장을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2. 8. 2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책값 환불문제로 피해자에게 문자로 항의하고자 피해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알기 위하여 명함을 가져간 것으로,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명함에 대한 절취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청구인에게 절도 혐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22. 1. 11.경 피해자가 운영하는 이 사건 서점에서 책 3권을 41,850원에 구매하였고, 2022. 1. 15.경 이 사건 서점을 재차 방문하여 구매한 책 3권 중 2권을 반납하고, 다른 책 3권을 구매하면서 11,700원(다른 책 3권의 가격에서 반납한 2권의 가격을 뺀 차액)을 결제하였다.
(2) 청구인은 2022. 1. 25. 20:00경 이 사건 서점을 다시 방문하였고, 책 반납 및 구매 과정에서 피해자와 오해가 생겨 서로 욕설을 하는 등 언쟁을 하였다.
(3) 청구인은 2022. 1. 26. 09:30경 이 사건 서점에 가서 서점 카운터에 있는 피해자의 명함 1장을 가지고 나왔고, 피해자는 청구인에게 명함을 가져가지 말라며 제지하였다.
(4) 청구인은 그 자리에서 112신고를 하였고,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피해자의 명함을 가져간 것은 절도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경찰관에게 피해자의 명함을 반환하였다.
(5) 피해자의 명함은 가로 9cm, 세로 5cm 크기이고, 명함에는 이 사건 서점 이름, 피해자의 이름, 서점 주소, 서점 전화번호 및 팩스번호, 피해자의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나. 절도의 고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절도의 고의는 타인의 점유 하에 있는 타인 소유물을 그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 하에 이전하는 데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8도345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명함에 대한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청구인은 사건 발생 전날 책값 환불 문제 등으로 피해자와 벌인 언쟁에 대해 피해자에게 직접 항의할 경우 감정이 격앙될 것 같아 문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알기 위하여 서점 카운터에 있는 명함을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청구인과 청구인의 어머니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 내역 등을 보면 청구인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
(나) 피해자는 이 사건 서점에 들어온 불특정 손님들에게 서점을 홍보하거나 책 구매 등과 관련된 문의가 필요한 경우 피해자와 연락할 수 있도록 서점 카운터에 서점 이름, 피해자의 연락처 등이 기재된 피해자의 명함을 비치하였으므로, 청구인으로서는 서점에 방문한 다른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명함을 가져가도 괜찮을 것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 청구인은 피해자가 명함을 가져가는 것을 제지하자 직접 112에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이 사건 서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있다가 경찰관으로부터 청구인의 행위가 절도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즉시 명함을 반환하였다. 따라서 비록 청구인이 피해자로부터 명시적인 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피해자의 명함을 가지고 나왔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명함을 절취할 의사나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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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